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3/03 22:24:31
Name Kai ed A.
Subject 살을 주고 뼈를 친다, 뼈를 주고 숨을 끊는다.
바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모두 지키려 하면 대마를 잃는다"

이른바 "수비바둑"의 한계를 보여주는 말이죠.

최근에 마재윤 선수에게 패배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이 말이 상당히 와닿습니다. 뮤탈 몇기, 저글링 몇기로 이곳 저곳을 찌르는 것을 막는데 급급하다가 결국 운영에 말려 패배하는, 보는 입장에선 지는 선수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삽만 푸다가 져버리는 그러한 경기 말이죠.

수비를 잘 하는 선수 일수록 이러한 운영에 쉽게 말립니다.

이것만 깔끔히 막아내고 바로 역습하자

어? 좀 귀찮네? 수비 병력을 보강할까.

왜 이리 막을 데가 많아

어어? 어느새 병력이 저렇게...

...식으로 말이죠.

오늘 경기도 마재윤 선수는 상대방의 멀티를 공격함으로써 시선을 분산시키고 자신만의 무언가를 해보려 했지만 김택용 선수의 플레이는 지금껏 그가 상대했던 게이머와 조금 다른 면을 보였습니다.

분명 김택용 선수의 수비는 『깔끔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매 경기마다 멀티한 넥서스가 번번히 공격에 부서졌죠. 하지만 그 수비 실패 이상을 공격과 게릴라 성공으로 상쇄해버렸습니다. 당연히 마재윤 선수 입장에선 『수비가 더디네... 이건 확실히 깰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근데 내 드론 어디갔어?』가 된거죠.

결국 마재윤 선수는 자신이 상대방을 농락했던 그 플레이(시야를 돌려놓고 자신만의 운영을 이루는)에 반격을 당한 셈입니다. 사실 김택용 선수의 프로브 정찰 지속은 마재윤 선수의 오버로드/드론 정찰 지속의 프로토스판인 것이죠.

자신의 실체가 불분명한(엄옹이 유령이라고 칭하는 바로 그) 마재윤 선수로서는 자신의 판박이, 다시 말해 거울과 같은 김택용 선수의 플레이에 완전히 말려들어버린 것입니다. 거울에 흐릿하게 보이는 생물이 자신을 거울에 비쳤을때 그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공격하다가 깨진 거울 파편에 온몸이 갈갈이 찢겨버린 셈이랄까요?

마재윤 선수가 때리면 그걸 막기보단 더 아픈데를 때리기... 살을 주고 뼈를 치고, 뼈를 주고 목숨을 끊어버리는... 어찌보면 오영종 선수보다 사신스럽더군요. 서늘하게 다가와서 숨을 끊는 사신의 이미지보다는 일본 만화 블리치에 등장하는, 피튀기게 치고받는 사신의 모습... 김성모식 표현을 하자면...

『가랑비는 맞는다. 하지만 폭풍은 내것이야!!!』

자, 어쨌거나... 마본좌의 7일 천하는 끝났습니다. 오늘 경기가 마재윤 선수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새롭게 등장한 김택용이라는 샛별이 어떻게 될지도 기대가 되는군요. 푸켓에서 등장한 젊은 괴물! 이름하야 "푸켓 몬스터 김택용"! ...물론 이 별명이 정식 별명이 되긴 힘들겠지만 앞으로 귀추가 주목 됩니다.







......저로선 기존 게이머들이 좀 더 분전했으면 좋겠습니다만.(그러니까 임요환이라거나 묘화니라거나 임일병이라거나 가르시아라거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3/03 22:27
수정 아이콘
푸켓몬 -> 정말 처음봤을 때 웃겨죽는 줄 알았습니다.;

'총통'과 '독재자'를 하야시킨 '젊은 혁명가'가 있지 않나요 ~
라디오스타
07/03/03 22:29
수정 아이콘
김택용의 별명은 익스트림 입니다~
Kai ed A.
07/03/03 22:29
수정 아이콘
SlowCar// 저는 오늘 경기를 보면서 쿠바의 영웅 체게바라를 떠 올렸습니다. 뭐랄까, 게릴라나 기동이 체게바라 기본 전술이랑 유사하더라구요.
김주인
07/03/03 22:35
수정 아이콘
오늘로 인해 엠비시게임의 본좌교체가 이루어져 김택용 선수가 다시 3회우승을 이뤄낼지, 아님, 마재윤 선수가 원래 내 노는 마당이야 하며 가져갈지..암튼 김택용 선수로 인해, 스타판이 더 재밌어진 건 분명합니다.

앞으로, 어느 방송사든 김택용 선수를 주목해서 적당한 별칭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외모'까지 받혀주는 김택용 선수.. 정말 차세대 플토 스타입니다.
확실히 푸켓몬은 좀 아니잖아요? ~~^^;;
Name=네임
07/03/03 22:35
수정 아이콘
혁명가 택 게바라
07/03/03 22:37
수정 아이콘
근데 '푸켓몬'도 정말 센스넘치는 작명인 만큼, 이윤열 선수의 '수달'과 같은 뉘앙스의 닉네임으로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을 것 같네요.

푸켓몬이라.. 정말 봐도봐도 재밌습니다. ^^
블러디샤인
07/03/03 22:39
수정 아이콘
혁명가 용게바라 -_-;;
07/03/03 22:39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 패배가 마재윤 선수에겐 약이 될 것 같아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에 맞춰 진화를 거듭하며 여기까지 온 선수인만큼 이번 패배한번으로 무기력하게 대책없이 몰락하진 않을 듯 합니다.. 오히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되길...
김사무엘
07/03/03 22:40
수정 아이콘
근데 최연성 선수가 본좌 하야 할 때도 큰 한방은 질레트배 4강이었지만 결정타는 싸이언배 대 마재윤전 5:빵 스토리였거든요. 그것도 상성종족에게..... 김택용 선수는 마재윤 선수에게 그 전철을 밟도록 몰아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스토브 리그 끝나고 개막되는 다음 시즌에 확실하게 증명이 되겠지요. 본좌 교체식이 일어날지 아닐지.
큐리스
07/03/03 22:42
수정 아이콘
저도 혁명가 괜찮다고 생각하구요.
푸켓몬도 애칭으로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글 내용에도 적극 동감하는데요.
강민선수와의 4강전을 보고...
'딱히 뭘 잘하는 지 모르겠는데 다 잘 하네... 마재윤과라고 봐야 되나'
하는 느낌이었는데요.
이번 결승은 운영마저도 마재윤식 운영이었다고나 할까요.
솔직히 이런 스타일이 다른 저그에게도 꼭 먹힐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마재윤 선수를 상대하는 해법으로 상당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07/03/03 22:42
수정 아이콘
어린왕자 김택용
07/03/03 22:44
수정 아이콘
그런데 차기시즌 하긴 하나요..? 협회 때문에 못하는건 아닐지..
07/03/03 22:45
수정 아이콘
근데 혁명가는 썩 어울리지는 않는듯.. 단어가 그다지 폼새도 안 나고 의미 자체도 너무 단기적인 이미지만 강조되서.. 예를 들어 김택용선수가 나중에 터줏대감같은 게이머가 될 시대에 '혁명가 김택용'이러면 매치가 안 되죠. 별명이라면 아무래도 좀 더 포괄적이고 그 선수를 대표하는, 나중에도 통용될 수 있는 그런 쪽이 좋지 않을까요.. 막상 저는 떠오르는 별명이 없긴 하지만요 -,.-;;
연성,신화가되
07/03/03 22:53
수정 아이콘
7일천하라니요...허허..이렇게까지 폄하되는건가요?
파에톤
07/03/03 23:14
수정 아이콘
저는 2경기때 옵저버 타이밍 늦추면서 최대한 공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07/03/03 23:17
수정 아이콘
7일천하라뇨 ㄱ-;
마재윤이 패운이 따르는 선수라고도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이번에도 이 패배가 약이될지, 독이될지 지켜봐야 겠지요. 김택용 선수의 경기를 보자면 뭐 무난하게 다 잘합니다. 오늘 김택용 선수의 빌드나 플레이가 엄청 참신하거나 신선하거나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더블넥에서 가스를 빨리 캐고, 1스타에서 커세어를 잃지 않고 꾸준히 모으며 다크로 흔들고 게이트 물량을 폭발시켜서 끝내는 플레이. 빌드의 최적화와 타이밍과 멀티테스킹의 조화였지 뭐 새로운 플레이를 펼친건 아니죠. 확장도,타이밍도,견제도,물량도 다 잘합니다. 프로토스의 최연성,마재윤 과 랄까요.
펠릭스~
07/03/03 23:25
수정 아이콘

갑자기 이윤열 전때 올라왔던
글래디 에이터 짤방이 생각나서........

광통령이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김택용 선수도 제대로된 이미지를 가져야 겠네요
뉴타입 플토인데..
원팩입스타™
07/03/03 23:28
수정 아이콘
글 내용 거의 공감하고 제 생각과도 거의 일치하는데 7일 천하 이 대목은 상당히 좀 그렇네요. 힘들게 양대뛰면서 우승, 준우승 한건데요. 준우승도 충분히 잘했으니 마본좌 세상이 몰락했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파에톤
07/03/03 23:32
수정 아이콘
문제는 경기 내용과 스코어죠.
플토에게 3:0 셧아웃, 그것도 완벽하게.
경기 내용은 마재윤선수와 그 팬들도 인정하기 싫을 정도.
다음 신한마스터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7일천하라는 말이 틀린것도 아닐것 같네요.
07/03/04 00:42
수정 아이콘
광통령의 뒤를 이어 등극한 택통령 -_- 이라고 부르던데요?
THE FINAL
07/03/04 01:06
수정 아이콘
7일천하라뇨....
한방토스
07/03/04 01:42
수정 아이콘
택통령 ...택 총리부터 올라와야 합니다. ㅡㅡ;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9803 마재윤이 거품이라느니..그런말좀 삼가했으면.. [37] 바이폴라5003 07/03/03 5003 0
29802 2.69%가 100%가 되는 순간...... [11] 골든드라군3682 07/03/03 3682 0
29801 기욤의 현신이 돌아오다. [4] rakorn4089 07/03/03 4089 0
29800 마재윤 선수 괜찮습니다.. [11] 아린셜이움4185 07/03/03 4185 0
29798 마재윤선수, 그리고 화룡 점정;; [4] 냠냠^^*4106 07/03/03 4106 0
29797 아아.. 다들 지금 저 재수생이라 컴 못하니 낚는거죠 =ㅁ=;;;!!?!! [15] lxl기파랑lxl4351 07/03/03 4351 0
29796 살을 주고 뼈를 친다, 뼈를 주고 숨을 끊는다. [22] Kai ed A.4833 07/03/03 4833 0
29794 전 마재윤선수 팬이지만 그다지 좌절먹진 않았습니다. [7] 고인돌4230 07/03/03 4230 0
29793 마재윤에 대한 오해. [21] S&S FELIX5660 07/03/03 5660 0
29792 기사만 보고도 전율이일다.... [2] 2초의똥꾸멍4544 07/03/03 4544 0
29790 마재윤의 패배 이유 [25] 김성진5505 07/03/03 5505 0
29789 절대 본좌, 역대 최강 본좌란 수식어는 잠시 보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149] 김주인7471 07/03/03 7471 0
29786 김택용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정말 무서운거였군요.;;; [6] 김호철4777 07/03/03 4777 0
29785 결승전을 보고 나서.. [7] 매트릭스3741 07/03/03 3741 0
29784 마재윤, 그에겐 약이 된 결승전, [19] 4419 07/03/03 4419 0
29783 산왕........ 그리고 마재윤 [3] 미소속의슬픔4308 07/03/03 4308 0
29782 곰TV MSL 결승전 시청후기 [1] 그를믿습니다3695 07/03/03 3695 0
29781 정보를 얻어오라!! [5] Jonathan3944 07/03/03 3944 0
29780 아아.. 김택용.. 아아.. 마재윤.. [8] 블러디샤인4465 07/03/03 4465 0
29778 아, 이 복잡한 심경. 아무도 이기길/지길 원치 않았는데.. [4] e-뻔한세상3879 07/03/03 3879 0
29777 믿고싶지 않습니다. [2] Black_smokE3824 07/03/03 3824 0
29776 마본좌의 팬이기 전에... [4] D.TASADAR4293 07/03/03 4293 0
29775 오늘 마재윤의 플레이는 어땠나요? [58] dkTkfkqldy7281 07/03/03 728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