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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2/28 11:14:53
Name kama
Subject RKO! RKO!



언제였나, 항상 사서보는 게임 잡지에 한 프로레슬링 게임 공략이 실렸다. 프로레슬링은
어렸을 적 헐크 호건 할아범과 워리어 아저씨가 난동을 부리고 장의사 분께서 등장했을
때까지만 보고 기억에서 잊혀진 스포츠라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평도 괜찮았고,
별 생각없이 단순하고 터프한 액션게임을 하고 싶었기에 찾아보았지만 한국에서 프로레
슬링의 인기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비디오게임에선 미국게임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
던 시기였는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반 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잘 가지 않던
한 가게에서 난 그 게임을 찾았고, 옛 기억을 떠올리며 구입을 했다.

그 게임이 PS용 WWE 스맥다운2였다. 그 당시 케이블 채널 돌리다 어, 프로레슬링을
하네~하면서 가끔 봤던 것도 WCW였기 때문에 골드 버그와 부커T, 스팅과 크로우는
알아도 더 락과 스톤 콜드는 몰랐었지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드는 CAW시스템과 무한하
게 반복되는 시즌 모드로 정말 재미나게 즐겼고, 자연스레 WWE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어느덧, 케이블 시장이 활성화가 되고 온게임넷과 겜비씨만 왔다리 갔다리 하던 내 채널
편향성도 각종 스포츠 채널로 확대가 되어갔다. 내가 케이블에서 해준 WWE관람에 재미
를 붙인 것이 WWE 스맥다운2를 했던 시기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그 게임의 덕분에 난 WWE 중계를 하는 시간이면 스타리그만큼은 아니더라도 꾸
준히 시청을 하였고 거기서 난 한 선수의 데뷔전을 보게 되었다.

  랜디 오턴. 본명은 Randall Keith Orton. 줄여서 RKO. 지금도 충분히 젊지만(......동갑
인데 그는 젊어보이면서 왜 난 늙어보일까나) 그때는 정말 젊었고(나도 젊었고ㅜ.ㅜ)
풋풋한 신예였다. 3대가 프로레슬링 선수였고 아버지가 한 시기를 풍미했던 카우보이 밥
오턴(물론 난 밥 오턴을 본 적 없었지만)이라는 점에서 제2의 락이 될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라고 해설진이 말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뭐, 플라잉 크로스 보디프레스였던 최초의 피니쉬가 오버 드라이브로, 또 최근에 한창
주가를 올리는 RKO로 바뀌면서 이제는 빼도박도 못할 악역, 그것도 카리스마 넘치는 압
도적인 힘의 악역이 아닌 비열하고 야유를 가장 많이 듣는 악역이 되어버렸지만(얼굴도
좀 살이 쪄버렸고ㅡㅡ;;) 잠깐이나마 타이틀을 줘서 최연소 챔피언의 명성도 가지고 있고
레전드 킬러와 RKO라는 확실한 각인도 있으니 제2의 락까지는 못되더라도 어느정도는
성공했다고는 할 수 있으려나.

  어쨌든 각종 수퍼스타들이 WWE무대를 떠나고, 시나리오도 무한 반복과 오버의 연속
으로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난 이 비열한 악역의 선수가 앞으로
어떻게 더 비겁하게 베이비페이스들을 농락하고 응징을 당할 것인가 하는 기대에, 그리고
언젠가는 선역이 되어서 환호 속에 챔피언 벨트를 들어올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투덜거
리면서 WWE를 계속 볼 것만 같다.


==========================================================





  이 선수를 알게 된 것도 랜디 오턴이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선수 때문이다. 공통점이
라고는 레전드 킬러라는 별칭뿐. 이 별명도 르상직.....아니 오상직 기자님의 열성적인
기사로 인해 만들어졌다, 하는 생각이긴 하지만 뭐 닭이 먼저건 계란이 먼저건 실제로
잘 때려잡으니 어울리는 별명이라고 밖에. 사실 그가 세상에 이름을 날린 2006프로리그
전기 때만해도 난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레전드킬러? 랜디 오턴에서 따온 모양이네?
라는 생각이 전부. 실제로 큰 임팩트를 선사하지는 못했었다. 전기리그 신인왕. 6승이란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박정석, 이윤열, 박태민이라는 우승자들까지 꺾었으니 뭐가 부족
하냐~라고 할 수 있지만 6승 뒤에는 5패가 붙어있었고 그의 뒤에는 4승 무패의 노준동
이란 선수가 있었던 것이다. 팀도 최하위권에 머물었겠다, 실제로 그는 무대 중심으로
올라서진 못했다.

  그가 이름을 날린 것은 언제일까. 서바이버리그에서 최연성이란 걸출한 선수를 잡으면서
레전드킬러라는 별명이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증명했을 때였을까. 하지만 이 때도 최연성
선수의 부진이 중점적으로 부각이 되었고 오히려 멋진 리버 컨트롤로 최종전에서 승리한
박영민 선수가 더 주목을 받았었다. 아직 그는 실력은 뛰어난, 하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받을 거리도 별로 없던 저그 신예에 불과했을 뿐이다. 아니, 주목거리는 하나 있
었다. 오상직 기자와의 관계ㅡㅡ;;;

  그리고 시작된 2007프로리그 후기리그. 창단효과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전기리그의
참담한 성적으로 르카프 오즈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당연히 그 팀 소속의 신인
왕 선수에게도 많은 시선이 가지 않았다. 대부분 오버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대업을 세운
SKT가 언제까지 왕자에서 버티고 있을지, 그리고 KTF와 CJ등의 다른 강팀들이 이를
과연 두고 볼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한 주, 한 주가 지나가고 성적들이 쌓여
나가자 사람들은 스타리그와 함께 부활을 하는 사신과 저그전을 했다하면 패배를 모르는
한 선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저그전만 하고 있으니 진짜 실력은 알 수 없다, 저그는
무엇보다 테란을 잘 잡아야한다 식의 의심섞인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승리가 누적되어가면서 결국 10승 1패와 저그전 7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이
선수의 실력을 부정하는 사람은 극소수로 밀려나버렸고, 그는 지금 프로리그 다승왕-
MVP 동시석권에 1년 만에 신인왕-다승왕-MVP라는 굴직한 상을 모두 가져갈 수 있는
위치에 올라있다.

  영원한 제국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흥이 있으면 쇠가 있는 법. 그동안 오랜기간 지켜
보면서 좋아하는 선수들의 부진과 은퇴는 안타깝고 슬픈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래도
이 선수처럼 젊은 기세를 한껏 내보이면서 오직 앞을 보고 달리는 듯한 진격을 보여주는
이가 있기에 난 아직도 주변의 구박을 참아내면서 스타를 보고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양쪽 개인리그의 탈락,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 등의 좌절을 겪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두려움 하나 없는 플레이로 멋진 RKO를 작렬시키길 바란다.  



이 세레모니를 한 번 보고싶다;;(표정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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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rolls
06/12/28 11:24
수정 아이콘
갑자기 그 짤방이 생각납니다....ㅠ_ㅠ..
카이레스
06/12/28 11:37
수정 아이콘
판때기로 가리고 세레모니를 한다면..-_-)+
이승용
06/12/28 11:45
수정 아이콘
RKO, 랜디 오턴..
예전에 트리플 H, 바티스타, 릭플레어와 같은 퓨드 였다가, 챔피언 벨트먹으면서, 선역비슷하게 잠시 돌아섰을땐, 저도 엄청 좋아했죠.
요세는 Rated R Star 에지하고 Rated-RKO 인가 하면서 악역하는거같던데..
국민학교때 (초등학교때죠^^) 92년도였나요, 밀리언 달러맨이 레슬러메니아에서 타이틀 디펜드 했을때와, 리전드 오프 둠등으로 한때 레슬링보다가 외국으로 나오면서 못봤다가, 99년도에 더롹,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등으로 한 2~3년동안을 꾸준히봤었었더랬죠.. 그러다가 이나라 방송에서 레슬링을 안해줘서T_T
1년전부터 토토디스크등으로 다운을 받아서 보고는 있었는데요, 얼마전에 cyber sunday에서 시나, 킹부커, 빅쇼 경기중에 펜더레인인가 하는녀석이 의자샷때린거 보고 레슬링 접었습니다..
오히려 오프닝매치였던 케인 vs 우마가가 더 완성도는 높았던듯.

정말 존 시나, 역대 챔피언중 경기력은 최하인거 같아요T_T
이승용
06/12/28 11:47
수정 아이콘
갑자기 딴데로 얘기가 샜었었는데, Randy Orton은 마이크웍도 그렇고, 실력도 그렇고 조금 더 캐리어를 쌓고 한방에 선역으로 잘 돌아선다면, The Rock까진 안되더라도, The Rock Jr. 정도의 인기는 끌수 있을듯 싶습니다. (경기력은 랜디가 더 낳은듯 싶구요^^)

레전드 킬러 이제동선수, 앞으로 더욱 많은 레전드들을 죽여주시고(?) 몇년후엔 레전드로 기억되시길 바랍니다^^
Copy cat
06/12/28 12:05
수정 아이콘
오턴.. 해병대탈영후 불명예제대한 선수죠..
우리나라 탈영의 그 후덜덜한 처벌을 생각하면..-_-;;
간장종지
06/12/28 12:42
수정 아이콘
저 포즈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름 자막의 위치!
연아짱
06/12/28 12:49
수정 아이콘
WWE 최대 삽질은
랜디 오튼이 선역으로 돌아서서 evolution 애들하고 갈등할 때 푸쉬를 넣어주다가 막판에 솩 빼버리고
결국 그 푸쉬를 존 시나에게 몰아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 때 재미도 있고 분위기도 좋았는데 왜 푸쉬를 멈춘거여..
그리고 나서 JBL 대 존시나 같은 매치를 우려먹다니... 아우 지겨웠어~ -_-;;;
06/12/28 12:52
수정 아이콘
락도 초창기에는 악역으로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현재 랜디 오턴 악역이지만 인기는 많은 것으로 압니다.
무엇보다 경기력이 뒷받침되니까요.

랜디오턴과 이제동선수와 매치가 된다는게 재미있네요
라푼젤
06/12/28 13:28
수정 아이콘
락이 보구싶네요. 그 말빨.그 오바.그 개성넘치는 스탈. 진짜 10년에 한번나올까말까한 재능있는 선수.
구경플토
06/12/28 13:38
수정 아이콘
(표정이 중요!) <- 한표!
저 엄청나게 오만해 보이는, 하지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표정!
멋진 악역이야 말로 멋진 선역보다 더 중요한 흥행 요소라 생각합니다.
Soulchild
06/12/28 13:50
수정 아이콘
1998년 레슬매니아에서 숀마이클스를 누르고 오스틴이 첫 챔프를 먹었던 그 시점부터 새롭게 시작되었죠!! 숀이 은퇴하고 오스틴, HHH, 락 삼두마차에 항상 탑에 있었던 언더테이커 캬~ 98년부터 2001년까지가 WWE 제2의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레슬링 역사에 길이 남을 (음 저만의 생각일지도..)커트앵글도 한 몫했구요.. WCW, ECW가 WWE에 흡수되고 나서부터는 왠지 그 시절만큼 재미가 없더군요...
06/12/28 17:07
수정 아이콘
연아짱님// 그건 삽질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랜디오턴-선역의 분위기가 과도하게 호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존시나가 Raw에 와서도 이보다 더 호응이 없을것이라고는 WWE측에서는 꿈에도 몰랐겠죠.

사족//WWE측에서는 에지를 최고의 악역으로 군림시키고 있는데 ..
존시나를 악역으로 돌릴것인가 말것인가 고민할때 존시나를 악역으로 전환시키고
에지를 선역으로 전환시켰어야 했다고 봅니다. 에지는 악역도 최고지만 선역 역시 정말 대단한 인기몰이를 할수있는 몇안되는 선수거든요.
그리고 에지까지 악역이다보니 트리플 H가 선역으로 돌아섰다고 봐야하는데
아무래도 트리플 H의 진가는 악역에서 나오는건 대부분의 매니아들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고요.
제로벨은내ideal
06/12/28 18:03
수정 아이콘
The youngest WorldHeavyWeight Champion~~~!!!
제로벨은내ideal
06/12/28 18:04
수정 아이콘
랜디오턴 좋아했었는데 개인행실이 문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ㅠ.
생머리지단
06/12/29 19:08
수정 아이콘
락이 정말 최고였었죠..
시나경기는 역시 재미가 없구요. 락과 스톤콜드가 뛰놀던 그때가 그립군요 ㅎ
06/12/31 14:30
수정 아이콘
왜 에디게레로는 한마디도 안나오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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