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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02 22:25:59
Name 으나
Subject 아래 교원을 글을 읽고...
마재윤 선수과 강민 선수의 4강보고 그 이야기 들어보려고 들어왔는데 아래 교원글 읽고 눈물이나서 pgr에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현재 교직경력 4년차인 초등교사입니다. 제가 처음 교단에 발령을 받고 섰을 때 일입니다. 그 당시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한달에 1번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칭찬 어린이 뽑아서 이른바 선생님과 데이트~ 그때 뽑힌 아이들 중 한 어머니가 저한테 영화 볼 때 쓰라고 문화상품권 5만원을 주시더라구요. 그러나 전 그 상품권을 받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돌려주기도 그래서 결국 그 상품권으로 그 아이에게 줄 책 3권 사고 나머지는 공책이나 학용품 사서 저희반 애들한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편지써서 어머니한테 제가 한 일에 대해 적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스승의 날 때 그 어머니가 책한권을 주시면서 편지에다 선생님의 그 순수한 마음 영원히 간직하지라고 하였습니다. 꼭 지금 그 편지를 받았을 때의 느낌입니다. 그때도 감사하다는 마음보다는 우리 교육이 얼마나 불신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는데 아래 리플들을 보니 다시 마음이 아파옵니다. 무엇이 우리 교육에 이런 불신을 가져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실 한 것은 정부, 여론 그리고 학부모와 우리 교사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서로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한발짝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비판하면서 결국 뒤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결국 다시 마음을 다 잡습니다. 내가 좀 더 노력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노력하는 교사가 되어 우리 교육의 불신을 없애고 같이 전진할 수 있는 교육의 풍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제가 처음 교단에 섰을 때 가졌던 제 마음 잃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러한 불신들을 보니 더 마음 다 잡습니다. 사실 지금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승진을 위한 점수 때문이 아니라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부딪쳤던 문제들이 답답해서 좀 더 학문적으로 공부를 할 필요성이 있어 공부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 제 생각이 더 확실해지네요.

  ‘일부 교사의 모습을 가지고 모든 교사를 왜곡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 이제 지겨우시죠.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믿음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땅의 교육은 뒤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교대에서 힘들게 공부했으면 보상받을 심리는 절대 아닙니다. 분명 다른 이의 눈으로 봤을 때는 우리는 철밥통에, 편한 직장입니다. 심지어 제 친구들도 그렇게 가끔 말하긴 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희들보다 편할 수는 있지만 그 속에 안주하지는 않는다고..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이세상에는 어려운 일도 더 많지만 어떻게 보면 편할 수 있는 일을 하기에 노력을 더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저는 정책이나 정치논리, 경제 논리는 잘 모릅니다. 그냥 이 땅의 교사로서 살고 싶을 뿐입니다.

  죄송합니다. 뜬금없이 제 이야기만 이야기해서..  pgr논쟁 자체에 끼어들기 싫어서 그동안 글만 읽었는데..  아래글을 보다가 그냥 눈물이 나와 못쓰는 글 그냥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아마 전 이 글을 올려놓고 내가 왜 글올렸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말하고 싶었습니다. 믿음을 달라고.. 저도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고...  내일은 학교가서 우리반애들 한번씩 더 안아주어야 겠습니다.





뱀다리1> 아래글에 리플을 달라고 했지만 쓰다보니 너무 많은 양이 되어 여기다 적습니다. 운영자분들이 보시고 제 글 삭제 하시고 리플로 넣으셔도 상관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뱀다리2>정말 뜬금없지만 원래 pgr에 들어 왔던 본 목적 :
            마재윤 선수 결승 진출 축하합니다!! 강민 선수 힘내세요!! 두사람이 보여준 경기 정말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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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02 22:37
수정 아이콘
적어도 제 기억에는 존경하는 선생님들이 굉장히 많네요..

우리나라에도 얼마나 좋은 선생님들이 많은데요..

화이팅!
항즐이
06/11/02 22:37
수정 아이콘
‘일부 교사의 모습을 가지고 모든 교사를 왜곡하지 마라!’
이런 말은 듣기 싫습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어떤 조직에 속함으로써 그 정/부 영향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가지게 됩니다.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라고 말하고
나쁜 일에 대해서는 "내가 아닌 일부"라고 면책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개개인이 바꿀 힘이 없다면
적어도 자신은 그러지 않으면서
부끄러워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부모님도 평생 교직에 계십니다.
부모님도 상당히 괴로워 하시죠..

저 역시 제가 속한 많은 조직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믿어달라고하는 신뢰의 요구 보다는
반성과 개선의 각오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좋은 선생님들을 굉장히 많이 만난 편이고,
늘 선생님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잘못된 일들도 있고
반성해야 할 부분들이 있겠죠.
다시이곳에
06/11/02 22:39
수정 아이콘
교육관련글이 나오면 덧글 썼다 지웠다 계속하다가 결국은 한숨 쉬고 지워버리고 맙니다. 저 아래 글도 괜히 썼나싶어요. 교사되신지 4년되셨군요. 말썽부리는 아이들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을 보며 희망을 갖습니다. 힘들다가도 아이들 보면 나도 모르게 웃게 되고 말이죠. 우리 모두 힘냅시다!
쭈너니
06/11/02 22:39
수정 아이콘
공무원 준비를 하는 저로써는 솔직히..1.2 대 1,1.3 대 1 한번이라도 되어봤으면 좋겠네요..ㅠㅠ(비꼬는거 아닙니다..) 우리 공무원 준비생들은 더 충원 해달라고 투쟁 안하나..??(먼산 두리번....두리번..)
06/11/02 22:44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저도 '일부을 전체를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 싫어합니다. 제글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인데.. 일방적으로 신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많이 노력하고 할테니 오로지 비난만 하지 않았으며 한다는 것입니다. '노력'이라는 단어는 결국 '자기반성'에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결국 세상을 바꾸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 노력이 꽃을 피우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믿자는 것입니다. 분명 아무런 노력과 반성이 없는 믿음은 헛된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반성에 노력, 믿음이 들어간다면 더 힘이 날 것이 입니다.
연휘군
06/11/02 23:05
수정 아이콘
쭈너니 // 시험에 응시할 자격제한을 생각하면 공무원시험과 경쟁률을 비교하면 안되겠죠 ^-^?
루크레티아
06/11/02 23:09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그래도 신뢰가 없는것 보다야 있는게 노력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더 힘이 나겠죠.

아이들 가르쳐서 쌀값 버는 입장에서 상당히 공감이 가는 글이군요. 물론 전 학교 교사는 아니지만 저런걸 느낄때가 상당히 많습니다. 무슨 일이든 양쪽이 서로 믿고 교감을 가져야만 잘 되겠죠.
항즐이
06/11/03 02:38
수정 아이콘
저도 학생 가르치고 쌀 값 벌고 있습니다. (_ _);;
공으로 벌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도...)
Ange Garden
06/11/03 02:54
수정 아이콘
16년차 초등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열심히 하십시오. 어느 누가 뭐래도 애들을 가르치는 것은 '우리'입니다. '우리'가 '우리'에 대한 회의를 느낄때 아이들도 '우리'를 떠나갑니다. 교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이때일수록 처음 초심을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

[내가 아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GutsGundam
06/11/03 13:31
수정 아이콘
그래도 교사에 대한 불신은 버리기 어렵네요.
촌지 하나로 학생에 대한 대우가 달라지고..

슬쩍 슬쩍 주변에 아는 여교사들은 조건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할 생각에 눈이 멀어있고..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런 여교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더군요. 어떤 여자 교사분이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하면서 그런 여자들을 비아냥 거리기도 했죠.

여교사 비난을 안한다고 해도 뉴스에 좋은 스승이라고 소개되는 분들이 나오는다는 것은 그만큼 교사들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요즘 애들 또는 20대들에게는 학교보다 학원이 공부적인 면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오히려 많은 가르침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정당한 돈을 주고 시작하기에 촌지 먹이지 않아도 되는 학원강사들이 더 정직해 보인다는 생각도 듭니다.

교사하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학원폭력의 피해자에 대한 경우죠.
한국사회가 그렇기도 하지만 교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학원폭력에 대해서 아주 무감각하다 못해 네가 못나서 그런거다 식으로 피해자를 대하고, 피해자의 편에서 생각하지도 않으려고 하며 그저 무시할뿐이죠.
그러니까 결국 자살하거나 유학가거나 하는겁니다.

월급만 받으면 된다식으로 애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안하는 교사들의 모습보면 개인적으로 빨리 교원평가제 도입해서 달달 볶아줬으면 합니다.

이래저래 원글쓴 분처럼 신뢰 어쩌고 하면서 뒤에서 강타 먹이는 교사들을 나름대로 계속 경험해봐서 저는 교사들의 항변이나 교대생들의 항의는 그저 헛소리로만 들립니다. 개인적으로도 교사에 대한 불신을 씻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일부 교사들을 만난 분들이 정말 부럽게 느껴지는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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