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2/12 12:55:12
Name Timeless
Subject [소설]When a Man Loves a Woman #4: 첼린지리그
'자존심'

없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비굴해서가 아니라 나는 무엇이든지 설렁설렁한다.

운동을 해도, 게임을 해도, 시험을 봐도 그냥 대충대충 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넌 자존심도 없냐?'며 나를 자극해보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다.

하지만 어제부터 진정이 안된다. 분명히 남자 친구 나오면 나랑 한 번 붙여 볼텐데...

내가 무참히 져버리면 더 이상 나에게 배우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남자 친구가
소개해줄 다른 사람에게 배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두근두근 했던 나는
그 전설 상의 닭을 쫓던 멍멍이가 될 것이다. 여기 혼자 있는 채널에서 그녀의 아이디를
검색해보게 되겠지..

그럴 수는 없다! 그 남자 친구의 종족을 알아서 맹연습해야겠다. 다음주라.. 1주일이면
충분하다. 그 종족에 대해 하루에 50게임씩 하고, 리플 보고, 반성하고, 고치면 된다!

오랜만에 불타오른다.

우선 이 놈의 버릇부터 고쳐야겠다.

'왼 손은 거들 뿐'

이란 슬램덩크 강백호 대사를 스타에 적용하는 나의 버릇.

부대지정 연습, 렐리 포인트 연습, 유닛 뽑기 연습, 단축키 누르기 연습, 화면 지정 연습

F3 게이트 화면으로 지정 -> F4 렐리 될 화면으로 지정
게이트 클릭 -> 컨트롤 3,4,5,6
3z4z5z6z 3d4d5d6d 3k4k5k6k 3t4t5t6t
F3 게이트 화면 -> 게이트 하나 클릭 & R -> F4 렐리 될 화면 & 클릭

점점 속도가 붙는다. 물론 이것이 바로 게임상에서도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일단
연습이다.

벌써 몇 시간째일까? 이제 제법 익숙하다. 더불어 왼손도 저려온다.

그 때, MinusTongJang이 들어왔다.

'오빠 저 이제 입구 잘 막아요^^ 로템 어디서든지 다 막을 수 있어요.'

기특하게도 내 말을 잘 듣는다. 단축키도 외우고, 입구도 제대로 막을 줄 알면
이제 왕초보는 아니라고 봐도 되겠지.

이제 물어볼 때다.  과연 남자 친구 종족이 뭘까?

테란이면 좋겠다. 나름대로 테란전은 '왼손은 거들 뿐'으로도 잘 해왔다.
토스라면 할 만하다. 일주일이면 충분히 준비할 수 있지. 적어도 쉽게 지지는 않을 수 있어.
저그라면.. 뭐 일주일동안 몇 백게임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남자 친구는 종족이 뭐야?'

'랜덤이요'

랜덤이요. 랜덤이요. 랜덤이요. 랜덤이요. 랜덤이요.

때려치워어어어. 일주일동안 내가 전 종족을 상대로 강해지는 방법은?
드래곤볼에 나오는 '시간과 정신의 방'에 들어가서 하루를 1년으로 쓰는 방법 밖에 없다.

아하! 드래곤볼을 모아서 신룡님께...

집어치워어어어.

'근데 이제 테란한데요. 요즘 저그 박태민, 박성준 소식 듣고 불타오르고 있데요. 저그킬러가 되겠다고'

'신이시여~~~'

'네?'

혼잣말이 잘못 대화창에 나가버렸다. 어쨌든 테란으로 결정되었다. 내가 원하는 바다.

일단 이 아이 레슨부터 해야지.

'오늘은 입구 막았으니 초반 방어법에 대해서 배워볼꺼야'

프로브 러쉬(3기~4기가 입구 SCV 건물지을 때 견제 하는 것), 가스러쉬, 매너 파일런,
입구 파일런, 질럿푸쉬, 드라군 푸쉬, 질럿 캐넌 푸쉬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서 막는 법, 대처 방법도 가르쳐주었다.
훌륭한 스승으로서 스타만 가르쳐주었.. 지는 않다. 여러가지 정보를 얻었다.

정혜인, 20세, 교대 1학년생, 집은 부평, 언니 한 명, 남동생 한 명

좋다. 집도 my place에서 가깝고 나이도 딱 4살차이. 거기다가!! 언니도 있..

고는 아니고, 어쨌든 좋은 느낌이다.

좋은 느낌을 놓치고 싶지 않다.

자자~ 분노의 연습 모드 들어간다.

오늘부터 테란전 300게임이다.


그렇게 나만의 첼린지리그는 시작되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미
05/02/12 13:19
수정 아이콘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피식 했습니다-_-; 잘 읽었구요. 여전히 기대합니다.
재민이고모
05/02/12 14:38
수정 아이콘
기다리다가 목 빠질 뻔 했습니다. ㅠ_ㅠ 너무 재밌게 읽고 있어요.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05/02/12 16:51
수정 아이콘
와~ 드디어 나왔군요. 정말 잘 읽고 있어요. 얼른 다음 편이 나왔으면.
ChRh열혈팬
05/02/12 18:15
수정 아이콘
연재속도를 fastest로..ㅠ_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991 스타크래프트의 클라이막스가 다가오는가...? [31] legend5105 05/02/12 5105 0
10990 듀얼 대진표는 나왔습니다. 하지만, [74] 세상에서젤중7251 05/02/12 7251 0
10987 꿈의리그가 현실로 다가올지 모릅니다~! [36] Eva0105799 05/02/12 5799 0
10985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4회] [4] Port3659 05/02/12 3659 0
10984 프로게이머를 육성하는 모바일게임이 나오면 어떨까요? [14] 테란유저3824 05/02/12 3824 0
10983 리플레이 스페셜? 과연 프로그램의 정체는 뭔가요? [76] 하수태란5882 05/02/12 5882 0
10982 아트저그, 그가 보고싶습니다.. [30] 온게임넷매니5180 05/02/12 5180 0
10981 [소설]When a Man Loves a Woman #4: 첼린지리그 [4] Timeless4291 05/02/12 4291 0
10980 꿈을 꿨다.....그리고 앞으로는..... [1] legend3344 05/02/12 3344 0
10979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6] BaekGomToss3586 05/02/12 3586 0
10978 주간 PGR 리뷰 - 2005/02/05 ~ 2005/02/11 [14] 아케미4490 05/02/12 4490 0
10977 뇌출혈에 관한 질문입니다. [17] 치토스4076 05/02/12 4076 0
10974 프로게이머 데이터베이스-1.임요환 [31] legend4734 05/02/12 4734 0
10973 더 발전하기 위한 한걸음 [3] 난고시생)3362 05/02/12 3362 0
10970 차기 듀얼토너먼트 대진표 예상 [40] Altair~★5019 05/02/11 5019 0
10969 '삼국지연의'에서 가장 아쉬운 인물이 누구일까요? [120] NewWorldOrder4897 05/02/11 4897 0
10968 심심할 때 가끔은 스타리그 정리를.. [6] 일택3536 05/02/11 3536 0
10967 논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 [13] 총알이 모자라.3738 05/02/11 3738 0
10966 [잡담]삐삐쓰던 시절 이야기.... [13] Zard3231 05/02/11 3231 0
10964 (천성산 문제로써)마지막 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1] 작곡가인구3310 05/02/11 3310 0
10963 오늘 병무청을 다녀왔습니다. [7] Flyagain3355 05/02/11 3355 0
10962 옵저버 일 하실 분을 구합니다. [37] 김희제5221 05/02/11 5221 0
10961 새로운 방식의 게임리그 [8] taxpert3374 05/02/11 337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