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1/31 03:59:40
Name 정일훈
Subject '둘째'가 훌륭히 살아가야할 이유를 확인시켜 주신 분들께...감사
94년에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국에 들어갔으니, 카메라 앞에서 일을 시작한 지 십년이 넘었습니다. 지난 십년간 방송일을 하면서 공교롭게도 줄줄이 생방송을 도맡아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녹화방송보다 생방송이 편하다고, 어지간한 일에도 방송사고 안 낼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 저였는데, 오늘 오프닝 멘트를 하다가 그만, 거의 방송사고를 낼뻔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리고는 다음말을 해야하는데 그만 목이 턱 막혀서 말이 이어지지 않더군요. 사실 방송이고 뭐고 그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자칭 생방송에 이골이 난 인간을 이토록 곤혹스럽게 만든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보여주신 모습은 한국 e스포츠에 미래가 있음을 확인하는 희망입니다. 그것은 한국 e스포츠가 어쩌다 잠깐 나타난 블록버스터 한장에 좌지우지 되는 얄팍한 트랜드의 타켓이 아니라 스스로 선순환하며 자전과 자정을 거듭하는 움직이는 위대한 시장구조임을 증명해 낸 것입니다. 지난 5년간 그것을 가능토록 한 위대한 한국의 e스포츠 팬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2002년 3월, 스타리그를 그만두면서 여러분께 '저는 지금 여러분을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과 함께 할 더 넓고 더 아름다운 자리를 찾아 먼저 길을 봐 두러 미리 좀 가는 것입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삼년 만에 그 약속을 정말 지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 동안 그럴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준 내 아내와 아들, 그리고 WEG를 만들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안 팎의 식구들 모두에게 무릎을 꿇고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과정의 고단함을 이유로 여러분께 '원조'를 '구걸' 했으므로, 이제는 '희망'과 '비전'을 말씀드려야 할 듯합니다.

WEG는 말씀드린대로 한국이 만든 표준을 세계의 것으로 하고자하는 시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남에게 주어야 할 것도, 받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그 거래의 결과로 남는 것은 결국 '세계 표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즐기는 그 방식 그대로, 전세계인이 즐기는 것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헐리웃이 영화의 표준이 되었듯이, 메이저리그가 야구의 표준이 되었듯이, 축구의 표준은 유럽 축구이듯이 전세계의 게이머들과 디지털 세대들은 한국의 표준을 e스포츠의 그것으로 인정케 될 것입니다.

www.esai.cn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e스포츠 커뮤니티 입니다.
www.replays.net 중국에서 e스포츠 관련 동영상이 많기로 소문난 사이트입니다.
www.cga.com.cn 중국 최대 프리 배틀넷입니다. 회원이 4천5백만, 최대 동접자는 50만까지 나옵니다.
www.gamespot.com.cn 중국 최고 권위의 게임웹진입니다. 메인 페이지 상단에 '競技'라고 쓰여진 메뉴로 들어가 보십시요.
더불어 중국에서 WEG 중계방송을 볼수있는 곳은 www.sina.com.cn, www.tom.com, www.qq.com, www.china.com, www.gamespot.com.cn입니다.

www.sk-gaming.com 유럽최고 인기의 SK gaming 홈페이지입니다.
www.mousespots.com 역시 독일 최고 인기 프로팀 Mouz의 홈페이지입니다.
www.teamnoa.net 현 세계 랭킹 1위인 Noa 팀의 홈페이지입니다.
www.fragbite라고 유명한 e스포츠 사이트 운영자들은 우리가 원한다면 전원이 WEG 스태프로 일할 용의가 있답니다.

인터넷이 잘 발달된 한국에서, 한국의 e스포츠가 세계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들어가보시기 바랍니다. 머지 않은 미래, 한국이 연간 수천만불을 주고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방송하듯이, 전세계의 주요 미디어들이 한국의 WEG를 엄청난 돈을 주고 중계방송하도록 하겠습니다. 약속합니다.

어미가 자신을 포기하고 둘째에 매달리는 이유가 '날버린 첫째와 가족에게 복수하기 위함'일 리가 없습니다. 모두가 포기한 자식을 훌륭히 키워내는 것은, 그것은 첫째에게도 남편에게도 소중한 일입니다.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낸 위대한 어머니는 제가 아니라 여러분 자신입니다.

오늘 WEG는 그 수많은 페이지 중 단 한장을 넘겼을 뿐입니다. 혹시 오늘 여러분께 보여졌던 모습들이 크게 나빠보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일로써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허락을 내일 다시 오늘과 똑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정일훈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안전제일
05/01/31 04:06
수정 아이콘
오늘 현장에 오신 많은 팬들을 보고 저도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는데
관계자 분들에게는 어떤 의미였을지...상상하고도 남음입니다.
사실 스타리그를 떠나신다고 하셨을때 그 의미와 발걸음을 이해는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사람입니다.
조금더 있어주셨으면 어땠을까...뭐 그런 생각도 종종 해보지요.
그렇지만 더 큰 무언가를 이뤄나가는 것을 지켜볼수 있게 해주시는게 이렇게 좋을지는 몰랐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대회 좋은 리그 좋은 방송 많이 많이 부탁드립니다.
(아아..이러다 있다가 오후에 또 올라가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어질-)
05/01/31 04:10
수정 아이콘
이 새벽에(?) 정일훈 캐스터께서 직접 글을 올리셔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넘치는 열정과 자신감..정말 멋있으십니다. 그리고..꿈....
힘내세요^^ 항상 관심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라임O렌G
05/01/31 04:20
수정 아이콘
어제 정말 사람들 꽉 찼더군요.. 솔직히 놀랬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발전 있기를 바랍니다.. 스포츠의 표준이 미국이든 유럽이든 e-스포츠의 표준만큼은 한국이 가져왔으면 좋겟습니다.. 정말 힘드실텐데도 이렇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정일훈 캐스터님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ArcanumToss
05/01/31 04:26
수정 아이콘
약속을 꼭 지켜주세요.
신바람 나서 일을 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꿈은 이뤄집니다.
05/01/31 04:36
수정 아이콘
꼭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지방민인지라 방청이나 tv로 시청은 못하더라도 vod는 꼭 챙겨서 보겠습니다. \
05/01/31 04:56
수정 아이콘
꿈은 이루워 진다
그날은 올것이고, 꼭 오리라 확신합니다 .
전 멀리사는 관계로 직접보러갈수는 없지만, 온게임넷으로나마 지켜보겠습니다 ^^
양정민
05/01/31 06:14
수정 아이콘
글을 읽는 제가 더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정일훈 캐스터님을 포함한 모든 e-스포츠 관계자분들...
감사합니다.이런 좋은 게임문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생해주셔서.^^
아케미
05/01/31 07:45
수정 아이콘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멋있는 대회를 만드는, 둘째를 잘 키우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니… 정일훈 캐스터를 비롯해 이번 WEG 모든 관계자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별 도움은 못 되겠지만)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 ^^
컨트롤황제
05/01/31 08:52
수정 아이콘
진짜 멋지신 분 같아요. 정일훈 케스터님....
지금의 10대들은 모두가 응원하고있답니다.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결과 보여주시길 바래요.
지수냥~♬
05/01/31 09:07
수정 아이콘
정일훈 겜스터님 존경합니다 ^^
DuomoFirenze
05/01/31 09:17
수정 아이콘
어제 weg보면서 어찌나 가슴이 찡하던지.. 힘내세요..
05/01/31 09:35
수정 아이콘
메가스튜디오에 가득차던 사람들을 보고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워크로도 이만큼 채울 수 있구나"
라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이 힘은 World E-sports Games의 원동력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일훈님 오늘도 좋은 중계 부탁드립니다. ^^
Daydreamer
05/01/31 10:40
수정 아이콘
작년 이맘때였던가, E-sports 세미나를 할 때였습니다. 강남의 모 일식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일훈님이 가벼운 한탄조로 '지금 내 나이가 37인데, 이 나이에 이런 미친짓 하는게 과연 옳은 선택인지 모르겠다'라고 말씀하셨죠. 그때는 아직 WEG가 완전히 자리잡기도 전이었는데 말이죠. 순간 코끝이 찡해지더라구요. 이번의 이 첫 걸음, 그때의 찡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네요.

첫발을 잘 디딘 줄째, 끝까지 훌륭히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저번 글 끝에도 썼지만, 일훈님이라면 또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힘내세요. ^^
낭만토스
05/01/31 11:07
수정 아이콘
'과연 스타크레프트를 빼고 흥행에 성공할수 있을까?' 라는 물음표를 수도 없이 던저 왔습니다. 그러나 어제 방송을 보고 지워버렸습니다.

더욱 힘내셔서 한국의 e-sport가 세계적인 스포츠가 되게 해주세요 ^^

화이팅!
Lenaparkzzang
05/01/31 11:11
수정 아이콘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일훈님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응원할께요. 파이팅!!
난폭토끼
05/01/31 11:22
수정 아이콘
정일훈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명의 팬으로서, 언제나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한 최선의 지지를 보내고, 또 사랑할 겁니다.


정일훈님을 비롯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05/01/31 12:11
수정 아이콘
둘째야 장하다!!
훈박사
05/01/31 13:28
수정 아이콘
존경스럽습니다.
여.우.야
05/01/31 14:04
수정 아이콘
아직은 잘 모르는 둘째지만,
워3를 사랑하는 분들과
정일훈 캐스터의 의지에 반하고 또 반하여,
이제 둘째도 첫째만큼의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기로,
마악 결심했습니다.
너무너무 멋집니다. 워3 화이팅!!
그리고 정일훈 캐스터 화이팅 ^^*
아이엠포유
05/01/31 14:11
수정 아이콘
시작만큼 끝도 좋기를 희망합니다.
souLflower
05/01/31 15:05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모두 잘 될껍니다..
05/01/31 22:43
수정 아이콘
가득 채워진 사람들을 보면서 혼자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정일훈 캐스터님 정말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항상 수고하세요.
퀸오브저그
05/01/31 23:59
수정 아이콘
척박했던 초기 스타크래프트세계를 개척했듯이, 워크래프트도 개척할것을 믿습니다. 뭔가 어마어마한 일이 실현될것같은 느낌이 오는데요?
행복덩어리^^v
05/02/02 22:30
수정 아이콘
무언가 감동입니다..... 정일훈 캐스터님의 여유있는 미소가 참 좋아요. 인품도 좋으실 듯..^^ 저두 화이팅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685 [gm] vs ToT 클랜전 [21] 편지할께요5647 05/01/31 5647 0
10684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4] 요린★3293 05/01/31 3293 0
10682 ToT 클랜이 그렇게 잘했던가요;; [7] 부농쉑쓰레빠4007 05/01/31 4007 0
10680 글을 처음 써봅니다. 호주오픈을 보고 말입니다. [6] 말다했죠~3182 05/01/31 3182 0
10679 귀족은 황제만큼이나 강했습니다. 어쩌면 더욱더… [7] ☆FlyingMarine☆3951 05/01/31 3951 0
10678 이런 일도 있군요.. [6] 가슴에묻으며3285 05/01/31 3285 0
10677 [펌] 서광록 해설위원이 어제 쓰신글입니다 [33] 지수냥~♬6072 05/01/31 6072 0
10674 이창수 선수라고 혹시 아십니까? [24] DeaDBirD4252 05/01/31 4252 0
10673 '둘째'가 훌륭히 살아가야할 이유를 확인시켜 주신 분들께...감사 [24] 정일훈4147 05/01/31 4147 0
10672 새로운 도전 - 노는 포털 우주(UZOO) [43] Altair~★5577 05/01/30 5577 0
10671 ToT 클랜과 Hyo 클랜의 친선대결 [34] ShaRp5771 05/01/31 5771 0
10670 [펌]나는 다시태어나도 한국인으로 태어나겠다 [50] -_-5300 05/01/30 5300 0
10669 스타리그 주간 MVP (1월 다섯째주) [59] nting3734 05/01/30 3734 0
10668 죽을 뻔 했네요;; [28] flyintosea4361 05/01/30 4361 0
10667 그냥 이런저런 글들 적어봅니다... [2] CooL3396 05/01/30 3396 0
10666 [소설]1장 베스트길드의 오프라인 대회 [4] 저그맨3589 05/01/30 3589 0
10663 [Daydreamer의 自由短想] #2. 라이벌 : 나를 빛나게 하는 힘 - 임진록 [10] Daydreamer3489 05/01/30 3489 0
10662 [소설]When a Man Loves a Woman #1: 초보를 만나다 [10] Timeless3945 05/01/30 3945 0
10660 [잡담] DayFly의 싸이를 가다. [14] 낭만드랍쉽5903 05/01/29 5903 0
10659 오늘 임요환 선수... 물량보다 더 느껴지는 건... [64] 임정현10534 05/01/29 10534 0
10658 Mbc 팀리그 박지호 vs 임요환 선수 경기 관전평 [15] 인생엔 정답이6149 05/01/29 6149 0
10656 축구팀 유니폼카대신 스타크래프트팀 유니폼을 입고싶습니다~! [25] tajoegg4493 05/01/29 4493 0
10653 난 이 경기는 꼭 본다!! [88] PlusU_U6266 05/01/29 626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