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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5/24 16:42:14
Name 최동민
Subject <잡설>2055년, 스타크래프트 4
번화한 이곳.. 이름은 모른다. 북적대는 사람들과 굉음을 내지르는 숨가쁜 도시.. 얼마만에 보는 광경인지.. 요환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 이 곳은 어디인지.. 혹시나 자신을 알아보는 이가 있을까봐 요환은 내심 움츠려들고 있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를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무언가 죄를 지은 것처럼 요환은 의식적으로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 하고 있었다.

"이봐. 너, 왜 날 피하는 거야?"

"누구신지요...?"

"하.. 이 녀석 말하는 폼좀 봐라.. 지금이 어느 시절인데.. 말투가.. 너 혹시 타임머신 타고 온 괴물쯤이라도 되는거냐?"

"타임머신...?"

"참나.. 이거 완전히 바보로구나.. 밥은 먹었냐..?"

"..."

"따라와라. 내가 밥이라도 사 주지.."

어딘가로 바쁘게 가는 그였다. 첫 만남에서의 괴이한 면과 다르게 그는 나쁘지 않은 사람같아 보였다. 식사가 끝나고 ...

"너 몇살이냐? 이름은 뭐냐?"

"아랫사람 대하듯 그러지 마. 난 스물 두 살이고 이름은 임 요환이다."

"어라? 동갑이잖아..? 내 이름은 윤열이다. 이윤열. 흔히들 방학테란이라고 놀리지만.. 너 스타 할 줄 알지?.. 내가 테란하거든. 언젠가는 천재테란이라고 부르게 만들어줄테다.."

"너... 스타 잘 하냐?"

"글쎄...? 하지만 너정도 바보는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어."

"그럴까...? 그럼 어디.."

"너.. 지금 덤비는거냐? 좋아.. 어디 해볼까?"

처음으로 해보는 타인과의 실전경기였다. 비록 노인의 오두막에서 배틀 넷이라는 것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노인과 가을을 제외하고 실제로 타인과 마주하는 게임은 처음이었다. 요환은 처음엔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에게 한 수 가르쳐주고 싶었다. 생긴걸 보아하니 얼굴에 여드름이 아직도 남아있는게 어린 녀석 같은데 다짜고짜 자신에게 말을 놓는 것이나 여러 가지 것들이 괜히 괘씸하게만 생각되었다. 그러나 윤열이가 없었다면 자신은 아직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윤열이가 한편으로는 고맙게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랜덤으로 잡으면 윤열이의 허점들을 잘 알수 있게 되겠지.. 간신히 이겨주는 척 하자.. 라고 생각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첫판, 로스트 템플이었다. 자신은 저그였고, 윤열은 오로지 테란이었다. 앞마당 먹고 쉽게쉽게 올라간 테크트리를 윤열은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이어지는 럴커 드랍과 함께 뮤탈리스크 견제공격에 윤열은 그만 어이없게 gg를 선언하고 말았다.

"쳇.. 이게 뭐야.. 다시 한번 해.."

둘째 판 역시 로스트 템플이었고 자신은 랜덤 플토였다. 간단한 패스트 다크 드랍에 역시 윤열은 gg를 치지도 않고 게임을 포기하고 말았다.

"너.. 생각보다 잘 하는 구나.."

"니가 못한다는 생각은 안 해보냐..?"

"뭐라구? 너 내가 얼마나 잘 하는 지 몰라서 그래.. 아.. 니가 랜덤을 선택하니까 그렇잖아.. 내가 초반부터 scv를 두마리나 희생해서 정찰을 해야 하는 데 그게 테란한테 얼마나 큰 타격인지 넌 모를거야."

"푸훗.. 정말 하룻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른다더니 정말.."

결국 셋째판은 둘 다 테란을 고르기로 했다. 요환은 패스트 골리앗 드랍으로 방향을 잡고 4 골리앗 드랍이 시도되었을때 윤열은 이제 막 탱크가 한 대, scv 15기 정도, 벌쳐가 두 기 였다. 어이가 없어서 대충대충 컨트롤 해 주고 다음번엔 12 골리앗 드랍을 갔을 때, 윤열의 본진에는 탱크 두기와 scv 13기가 전부였다. 역시 윤열은 gg선언없이 게임을 포기했다.

"너... 혹시 드랍류 고수냐? 그냥 심심하니까 여기까지 와서 놀아준다는 마음으로 해 보는 거냐?"

"드랍류가 뭔데...?"

"쩝.. 내 말을 말지.. 기초 상식도 모르면서 어떻게 실력이 그렇게 좋은거냐? 내가 설명을 해 줄게.."

윤열의 설명을 들으며 요환은 비로소 자신이 있는 곳이 노인의 오두막이 아닌, 현실세계임을 깨닿게 되었다. 이곳이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야할 세상임을... 그날 밤을 새 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간단히 윤열에게 해 주자 윤열은 적이 놀라는 눈치였다. 세상에 그런 곳도 있느냐며..

이튿날 간단한 주민신고등의 절차를 마치고 요환은 곧바로 윤열과의 대전에 들어갔다. 윤열은 보기보다 집념이 강한 아이 같았다. 비록 아직 자신의 실제 나이를 털어놓진 않았지만 요환은 그에대한 고마움에 윤열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세번째로 생긴 지인(知人)이란 걸 알면 윤열은 고마워할까? 별의별 생각에 요환은 혼자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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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5/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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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 재미있습니다..
화이팅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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