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5/09 19:41:36 |
Name |
공룡 |
Subject |
스타대회 만들기. |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예전에 체험했습니다.
학교 기숙사 조교로 있을 때였습니다.
기숙사 오픈하우스때 축제도 같이 하는데 그때 쓸만한 기숙사 행사를 뭘로 할까 하다가 스타대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군요. 오프라인으로 해야 하기에 장소와 컴퓨터가 필요했지만 다 데리고 피씨방에 가기에는 예산이 부족했죠^^; 상품이라고 해봐야 다음학기 기숙사에 잔류할 수 있는 입사권(?)과 문화상품권을 주는 식으로 총상금 15만원 정도의 조촐한 대회였습니다. ^^
컴퓨터는 사생들을 구슬려서 설치를 했고, 케이블은 샀습니다. 연결잭도 몇개 사야 했지요. 이래저래 돈이 많이 들어가더군요^^ 음료수도 준비하고 컴퓨터 설치를 돕는 도우미들에게 간식이라도 사주고.... 어느사이 공금은 다 써버리고 사비가 들어가면서 주머니는 가벼위지고^^
막상 대회를 시작하니 문제점이 또 생겼습니다. 키보드가 조금 특이한게 섞여 있었거든요. 사무실 가서 컴퓨터 키보드 가져오고... 사무실 컴퓨터 업무는 중단되고 --; 그런데 이번에는 컴 하나가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분명 전날 체크할때는 잘만 되던 컴이.... 급조해서 다른 컴을 가져다 놨더니 또 다른 컴이 문제... 결국 대회는 30분 이상 늦어졌지만 시작은 할 수 있었지요. 관객이 많아 중간에 음료수와 간식이 떨어졌기에 또 열심히 사날라야 했고 대회 시간이 늦춰진 덕에 시간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첫 대회인지라 경험이 없어 유한이 아닌 무한에서 한 덕에 시합은 대부분 길어졌지요 ^^;
결국 무사히 게임은 끝났고, 빌린 강당을 치우고, 컴퓨터 주인들에게 컴을 가져다주는 일로 밤이 늦도록 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도와준 도우미들이 고마워서 또 그날 밤 새벽까지 뒷풀이를 했지요^^
하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그날 30만원이 조금 넘는 사비가 들어갔습니다. 뒷풀이에서 식성 좋은 녀석들이 너무 많았던 덕에^^ 다시는 스타대회 하고싶지 않더군요.
다음년도에 또 했습니다. --
이번에는 다른 행사를 하고 싶었지만 딱히 할게 없더군요. 그리고 그당시 대회에서 3위를 했던 친구가 층장이 되었는데 강력히 주장하더군요. 연습을 더 했기에 이제 1등을 할 수 있다면서... 자기가 설치같은건 다 해준다고 하기에 또 하기로 했습니다.
정말 한번의 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기에 경험으로 인해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놈의 욕심이 문제입니다. 유한맵을 골랐고, 맵 추첨함을 만들었고, 대진표도 만들었고, 팀플전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팀플전은 또하나의 문제가 있는것이 1대1은 랜카드와 케이블만 있으면 되지만 팀플을 하려면 허브가 필요했지요^^; 또한 컴을 더 설치해야 했기에 랜카드, 케이블, 허브.. 빌릴때까지 빌리고 어쩔 수 없는건 샀습니다. 작년 대회를 알기에 구경꾼이 더 늘었고, 덕분에 음료수와 간식은 더 필요했죠.
그래도 대회 진행은 매끄로웠습니다. 저도 참가했죠. 물론 예선 1차전에서 최단시간 패배기록을 세우며 떨어졌지만^^; 그렇게 잘 하다가 그만 제가 사람들 정리하면서 코드 하나를 뽑아버렸습니다. 컴퓨터 세대가 드랍이 되었고 재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죠--; 정말 미안하더군요. 그런데 끝나갈 무렵 부정선수가 한명 있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숙사생 온니였는데 일반 학생이었더군요. 이미 대회는 절반 이상 끝이 났고 시간도 없었기에..... 그냥 일반 학생도 참가가능으로 중간에 바꿔야 했습니다. 시끄러웠죠^^;;;
결국 대회는 끝이 났습니다. 작년과 똑같은 상황에서 열심히 치우고.. 뒷풀이 하고....
상금 15만원짜리 대회도 이렇게 복잡한데 큰 대회는 얼마나 더할까요. 선수들 스케쥴 문제에 따른 시간과의 싸움, 대회에 책정된 돈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할때의 고민, 부정선수, 갑자기 드랍되는 컴퓨터들......
그러하기에 pgr에서 대회를 개최했다는 말에 깜짝 놀랐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런 경험이 있으시다고는 하지만 이번에 하게 될 랜파티도(이제 거의 결정된 듯 하더군요^^) 그리 쉬운 일은 아닐듯 합니다. 제가 그 작은 대회나마 치루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예산이나 설치할 컴퓨터가 아니었습니다. 대회를 만들고픈 제 바람이 워낙 컸기 때문이지요.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바로 호응과 도움이었습니다. 그것이 즐길수 있는 대회가 되느냐 되지 않느냐를 가름하더군요. 흠... 저요? 전 그때 반반이었습니다. 물론 뒷풀이는 호응이 너무 좋아서 제 지갑이 슬펐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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