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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6/25 11:41:40
Name 불가리
Subject [잡담] 최희섭
언론이 만들어 낸 것 같은 이승엽의 최연소 300홈런이긴 하지만 대단한 기록임에는 분명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이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고려대를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기아(당시 해태)로 입단(1차지명)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박찬호 때도 그랬듯이 한국 프로야구의 여건에서는 공갈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동양인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에서 그가 보여주는 능력이 대단하긴 하지만,
삼진은 접어두고라도, 홈런보다는 2루타가 많은 점이 많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하긴 하지만, 발이 빠른 편이 아닌 그가 보여줘야 하는 것은
2루타 보다는 홈런이기 때문입니다.

동양인으로서 그 정도면 잘 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것이 최희섭의 한계가 아니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이 잘 모르실 것 같은, 최희섭의 아마시절 얘기를 좀 적어볼까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광주일고 시절과 고려대 시절이 되겠습니다.

저는 사실 남들이 말하면 아마야구에 넋 나간 녀석이라고 할 정도의 매니아입니다.

1977년부터 실업야구 롯데를 응원해 지금까지 오고 있으며, 1978년에 부산고 양상문의 투구를 본 이후로, 수시로 동대문야구장을 다녔으며, 몇 년 동안은 하던 사업을 제켜두고 전국 고교야구 대회나 대학야구대회 전경기를 관람하기도 했으니까요.
물론 지방 대회도 많이 갔습니다.

고교야구를 보면서, 동대문야구장에서 장외홈런을 기록했던 지금 기아의 장성호라던가, 봉황대기 전경기에서 홈런(6경기 홈런)을 기록한 지금 한양대의 김진욱도 기억에 남지만,
펜스 맞히는 1루타(-_-)의 사나이 최희섭도 인상에 많이 남는군요.

최희섭은 그랬습니다.

홈런도 많이 기록했지만, 최희섭의 장기라면 역시 빨랫줄 같은 타구를 펜스에 날리고도
그 타구가 너무도 빨라서  2루를 가지 못했던 점이었습니다.
(운 좋게도 외야수가 펜스 맞은 공을 더듬으면, 2루타가 됩니다 ^^;)

신일고 2학년의 봉중근과 결승에서 맞붙어 이길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결정적일 때, 저지른 주루실수라던가, 타격 재능은 뛰어나지만, 야수들의 마지막 땅이랄 수 있는 1루 조차도 버거워 보이는 어설픈 수비.

평범한 내야 플라이나 파울 플라이 조차도 불안하게 잡거나 놓치고 마는 최희섭의 1루 수비.
(당시 최희섭의 별명이 '콘크리트 허리'였습니다. 유연성이라곤 전혀 없어 보이는 아주 딱딱한 허리를 가졌다는 말이었죠)

그런 최희섭이 메이저리그에서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하는 선수. 수비가 뛰어난 1루수라는 평을 듣는 걸 보면, 참 재미있고 웃음도 나옵니다.

최희섭의 지금 모습은, 예전 아마츄어 시절의 그와는 너무도 달라진 모습이라 흐뭇도 합니다만, 서두에 언급했듯이 2루타 보다는 홈런을 더 날려주는 거포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1차지명 1명(대개 대졸자), 고졸 우선지명 3명(고졸자)이던 97년 당시에
고졸선수로는 최초이자 고졸타자로도 최초로 파격적 1차지명 선수인 최희섭의 더 큰 걸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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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03/06/25 12:20
수정 아이콘
올 시즌 기아는 최희섭 스타일의 김주형 선수를 1차지명했죠... 포지션은 좀 틀리지만... 투수인 김수화를 버리고 기아가 지명한 만큼 내년 시즌 기대가 되는 선수입니다...(며칠 전에 끝난 청룡기가 생각나네요..후후) 엘지 팬이지만 야구팬으로서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김주형 선수...쩝
03/06/25 13:00
수정 아이콘
불가리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 너무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읽으면서 새삼 최희섭 선수가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선천적으로 허리가 유연하지 않은 선수가 허리를 유연하게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테니 말이죠.
구장의 길이가 더 길다는 것 (이것은 많은 2루타의 플러스 요인)
야수들의 수비능력 (이것은 2루타 만들기의 마이너스 요인) 이렇게
생각하면 + - = 0
2루타를 많이 만들게 되기까지 최선수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네요.
수비 역시 마찬가지구요.. ^^
그의 성격이 참으로 유연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올시즌 그의 활약이 점점 더 기대가 됩니다.
좋은 글과 정보 감사합니다. (__) kid 올림..
불가리
03/06/25 13:01
수정 아이콘
김주형은 작년부터 무척 탐나던 선수인데, 올해 초에 효천고 김수화가 나타나서, 기아가 김수화를 지명하면(투수니까), 김주형은 2차 1번으로 롯데 올 줄 알고 휘파람 불었다가 낭패 봤습니다 -_-;
03/06/25 13:15
수정 아이콘
김수화 선수 너무 좋은선수이던데;
청룡기때 보니까 너무 혹사시키더라구요. 김수화선수 어머니도 막 울으시고.
감독도 게임전에 수화를 내보내는게 너무 미안하다..라고 말하고..
청룡기 보면서도 참 기분이 좀 묘했습니다.
물론 겜 자체는 너무 잼있었습니다만 ^-^;
물빛노을
03/06/25 13:51
수정 아이콘
청룡기 결승전의 김수화 선수는....안타깝기 그지없더군요.
불가리
03/06/25 16:09
수정 아이콘
참고로 최희섭선수의 성격은 정말 좋더군요. 동향의 후배들이나 광주지역 초등학교 선수들이 관전와도 어찌나 친절하던지... 김수화는 고려대에서 1억 5천만원에 재학중 메이저리그를 보장했답니다. 올해 눈에 띄는 재목이 없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김수화에게 집중하고 있구요. 그러나 김수화 본인은 롯데행으로 거의 굳혔다고 하더군요. (이 글은 극비정보였습니다)
김효경
03/06/25 16:12
수정 아이콘
작년 김대우 사건을 생각하면 아직 롯데가 안심하기엔 이르지 않을까요 흐흐흐
03/06/25 18:41
수정 아이콘
고교야구... 참 좋아하는데 요새 모교의 성적이 영 신통치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서울예선을 뚫기가 너무 힘드니... -.-;;
서쪽으로 gogo~
03/06/25 18:57
수정 아이콘
김대우...-_-;; 보내려면 한살이라도 어릴 때 보내야 하는데...
03/06/26 00:00
수정 아이콘
고교야구하니까 생각나는데.. 얼마전 청룡기에서 저희모교가 결승에서 연적패 당했었는데..ㅠ-ㅠ 요즘은 야구를 잘하시는지...동대문에 자주 오더군요^^
온리시청
03/06/26 01:01
수정 아이콘
zanee님....혹시 광주 동성고와의 경기인가요?
야구는 끝나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말을 새삼 확인시켜준 경기였죠...
두 학교 모두 저와 상관없지만 저는 엄청 재미있게 봤습니다....^^;
마요네즈
03/06/26 05:39
수정 아이콘
김수화 선수 왠지 지적으로 보이지 않나요? (저만 그렇다면 할말 없지만 ㅡㅡ;;) 청룡기 볼때 가장 눈에 뛰던데.. 저는 비록 대구고를 열렬히 응원했습니다만 ㅡㅡa 그러나 제가 보기에도 김수화선수, 당연한 것 처럼 느껴지겠지만(?) 너무 혹사당했었던건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군요,,
03/06/26 06:03
수정 아이콘
온리시청// 넹.. 동성고와 순천효천고의 경기에요^^; 우승하나 싶었는데-_-;;;; 져버리더군요. 허허;;
불가리
03/06/26 10:31
수정 아이콘
대구고 우승하시는 마요네즈님. 올해 대구고의 전력은 명실상부 전국 최강입니다. 아직까지도 그 화려한 멤버들이 제 기량을 발휘 못해서 안타깝더군요.
러브민트
03/06/26 20:21
수정 아이콘
기아는 김수화선수는 메이져리그에 갈확률이 크기때문에 김주형선수를 뽑은겁니다. 사실 투수가 더 탐나긴하죠 호호호~
김홍혁
03/06/27 01:31
수정 아이콘
테클은 아닙니다만..
최희섭선수 도루 무지 잘합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청소년선수권에서 엄청난 몸집의 왼손슬러거가 무지하게 빠른발을 이용하여 도루하고 과감한 백홈을 하는 모습에 반해따고 하더군요...
샤이닝토스
03/06/27 15:16
수정 아이콘
최희섭 선수 12초대의 빠른발을 가지고 있다는 기사를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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