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거 게시판 여러분. 오늘은 정통 보수의 바로미터 나경원 의원님의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러 왔습니다. 옛날엔 전쟁, 정변, 숙청 등을 거쳐 권력이 이동하였으나, 현대의 시민들은 무분별한 네거티브/마타도어를 퍼다 나름으로써, 비행 권력자에게 선거를 통해 권력을 인도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선거는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마치 전쟁을 하는 것처럼 여러 수단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하게 됩니다. 다음 사진들은 몇 가지 예시입니다.
[1. ???이 민주당에게 매복의 독을 시전하였습니다. 읍읍읍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였습니다.]
[2.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탄핵 정국 7개월은 참 급박하게 흘러갔습니다. 제 생각엔 직접적인 국정농단 세력이 아니면서, 가장 큰 역풍을 맞고 큰 타격을 입은 정치인은 아마 나경원 의원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고, 정치인은 미래를 예측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 정치인 중 가장 경겨망둉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리는 대화백은 나경원 의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회창 전 후보가 발탁한 정치인입니다. 아시다시피 이회창 후보는 나경원 의원 뿐만 아니라 박근혜, 조윤선, 이혜훈 등의 여성 정치인 영입에도 힘을 쓸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을 지녔습니다. 이 분의 인재영입 면면을 보면 만약 대통령이 되셨을 때 또 어떤 인사를 발탁하셨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는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동작을 국회의원을 사퇴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재보선이 열리게 되는데요. 이 지역엔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대표가 본래 측근 금태섭 의원을 전략공천하려다가 금 의원의 고사로 광주에서 선거사무소를 연 기동민 의원(박원순 시장 비서실장 출신)을 차출합니다.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노동당에서는 김종철 의원이 등판하였습니다. 본래 새누리당에서는 김문수 지사를 이 지역에 보내려고 했는데, 박원순 시장과의 대리전에 부담을 느꼈는지 김 지사가 완강히 거부하며 나경원 의원이 여기에 급히 나가게 되었죠.
저는 이 지역구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시장에 가면 옥수수 파는 할머니가 6.25 때 곡식을 저기에 묻었다고 이야기하고 미용사 아주머니가 머리 자르다 말고 갑자기 대통령 임기 얼마 안 남았는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 급하냐고 할 정도로 고령층도 많고 보수적인 동네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시 재보선에서는 약 900여표 차이로 새정연-진신 단일후보 노회찬 후보가 석패했었던 것 같은데, 기동민 의원으로 향한 무효표가 1000장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노 후보는 지역구를 다지기는커녕 다음 총선에서는 창원으로 내려가는 화전민 정치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그럴거면 나오질 말지 아 갑자기 화가 나네요. 부들부들..
그렇게 재보선 - 20대 총선에서 동작을 사수에 성공한 나경원 의원은 이제 4선의 중진이 됩니다. 하지만 탄핵 정국 속에서 보수가 분열하며 엄청난 비판에 맞닥뜨리게 되죠. 새누리당 내 비박 세력이 둘로 갈려 김무성계는 탈당, 유승민계는 잔류를 고려하던 중 나경원 의원이 비박을 대표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게 되는데요. 결론은 정우택 의원에게 패배하며 비박계 집단 탈당의 원인을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나갈 거면 깔끔하게 나가지, 선거 불복하고 나가는 것은 좋게 보이진 않습니다만 당시 상황을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면도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문제는 나경원 의원이 탈당 대신 당을 지키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개혁보수신당을 표방하고 나간 비박계 의원들이 나 의원을 깎아내리게 됩니다. 대학시절 서로의 집을 방문할 정도로 절친한 친구였던 이혜훈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를 보장해주지 않아서 잔류한 것이라 주장했고, 김성태 의원은 나 의원이 자기 앞에서 원래 잘 운다며 은근히 멕이기도 하였습니다. 나 의원은 여러가지 큰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였지만, 자기가 대선캠프 특보 시절 모시던 이회창 전 대표가 2007년에 독자 출마를 결심하자 한나라당 대변인 신분이었지만 비판을 아낄 정도로 뒤끝은 자제하는 사람이었기에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더욱 견디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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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763578)
나경원 의원은 새누리당에 남아 반기문 전 UN 총장 영입에 힘 썼습니다. 그렇지만 당원의 본분은 잊지 않았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처럼 반기문 캠프, 바른정당에 반씩 발 걸치고 간 보다가 당원들에게도 한 소리 듣고 반 총장 불출마로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누를 범하지는 않은 것이죠. 오히려 반 총장의 불출마 선언을 듣고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반 전 총장 개인이나 대한민국의 긴 역사를 볼 때에는 오히려 더 나은 결정인 것 같다]며 이제 현직 정알못 동네 할아버지가 된 이에게 4선의원답게 덕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는 안희정 지사를 만나러 가기도 하였으나, 안 지사를 보수의 계승자로 인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4월 20일 즈음이 되자, 슬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의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민주당측의 떡밥 살포가 있었습니다. 저는 두 가지 이유때문에 저건 내부단속용 밑밥깔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는 이미 각 커뮤니티들에서 안 후보를 지지하며 여론전을 펼치던 지지자들이 전 변협회장 영입 건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였고, 두번째
[결정적인] 이유는 나경원 의원이 드디어 빨간옷을 입고 선거연락소 개소식에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선을 일주일 앞둔 오늘, 결과가 어떠했습니까. 나경원 의원을 웃음거리로 만든 김성태 의원은 물론이요, 편법, 특혜, 불공정을 바로 잡는 것이 좌클릭이냐며 역시 방송에서 나 의원을 비판하던 장제원 의원도 결국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들은 나 의원에게 무슨 면목이 있어서 저렇게 돌아오는 것일까요. 나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지 않은 것이 정치적으로 신의 위반이라며 열을 내던 주호영 의원 정도만 바른정당에 잔류함으로써 체면을 구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바른정당의 남은 18명이 힘을 모아 새 보수 건설을 이뤄준다면 어찌 대단한 일이 아니겠습니까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3. 야 표창원! 너 짭새야? 난 철새야!]
보수의 수호자이자, 돌아올 탕아들에게 돌을 맞고 희생한 영웅... 羅크나이트의 시련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닙니다. 지금 나경원 의원은 양쪽 모두에서 공격받고 있습니다. 친박 세력에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들겨 맞고, 야당 지지자들에겐 미운 털이 박혀서 계속 두들겨 맞고 있지요. 아니 촛불 집회와 탄핵 반대집회에 모두 참가하지 않았다는 걸 자랑이랍시고 말하는 유력 대선 후보도 있는데 너무도 불공평한 처사입니다.
지금까지 여러분께 저희 동네 국회의원을 영업해서 좀 넘겨보려고 했는데 방금 선거게시판에 올라온 여론조사를 보니 다시는 이 나라에 저와 같은 불행한 유권자가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급 마무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짤만 하나 올려봅니다. 나경원 의원.. 당신은 대체 몇 수 앞을 내다본 것인가요.
[4. 언O야, 영O아, 이게 바로 정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