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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19 17:25:18
Name 콩탕망탕
Subject [질문] 농담의 소재로 지역감정은 안되고, 민족간의 감정은 되는가?
미드 홈랜드 시즌1중 6편에서 한장면입니다.
CIA요원인 주인공 여자(기네스 펠트로)가 감시대상인 남자랑 같이 술을 거나하게 먹고 나서
비틀거리면서 걷다가 다음과 같은 대화를 합니다. (둘이 살짝 썸타는 분위기)

여 : 맙소사, 너무 많이 마셨어요. 토하면 안되는데
남 : 토하게요? 괜찮아요?
여 : 난 아일랜드 핏줄이라구요
남 : 아일랜드인은 안 토해요?
여 : 네, 영국인한테 인사할때 빼고

이런 농담을 하고나서 둘이 아주 배를 잡고 깔깔대고 웃다가.. 결국은 갑자기 분위기 꽁냥꽁냥하게 가는데요..

대충 보니까.. 이 농담의 바탕에는 아래 두가지가 깔려있는것 같은데요
1. 아일랜드인은 술을 잘 먹는다
2. 아일랜드인은 영국인을 싫어한다. 또는 둘은 사이가 안 좋다..

여기서 1번은 그러려니 하는데요(찾아보니까 아일랜드인=술고래 관련한 유머가 아주 많은듯)
2번 관련해서.. 영국인이라면 이 농담에 기분나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위 농담의 아일랜드/영국을 우리나라의 이웃도시인 아산/천안 또는 광주/대구로 바꾼다면
해당지역의 어떤 사람들은 매우 기분이 나빠할것 같고.. 왠지 이런 농담은 하면 안될것 같습니다.
반면에 위 농담의 아일랜드/영국을 한국/일본으로 바꾼다면..
뭐 이건 또 나름 재미있어 보이네요. 제가 한국인 입장이라서 그렇겠지만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글의 제목과 같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역감정 관련한 농담을 공개된 자리에서 하면 매우 비난받을것 같은데
국가간 또는 민족간의 감정을 소재로 하는 농담은 상대적으로 덜 부담이 되는건가..
그렇다면 그 차이가 무엇일까..
혼자서 생각하다가..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떨까 해서 질게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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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정살
20/11/19 17: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네스 펠트로 아닌데요. 클레어 데인즈입니다.

그리고 아일랜드와 영국의 관계는 해방되지 않은 한국과 일본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콩탕망탕
20/11/19 17:34
수정 아이콘
그러네요.. 분명히 클레어 데인즈인걸 알고 봤는데.. (줄리엣이 이렇게 변했나? 하면서..)
한때 마음속 원픽이었던 기네스 팰트로 이름이 무의식중에 나왔네요.
20/11/19 17:37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장면을 직접 제가 보진 않았습니다만, 주신 단서로 보기에는 '사적인 꽁냥꽁냥한' 대화라는 맥락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자기 핏줄에 대한 농담을 하면서 서로 가까운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고요.

제가 시나리오 작가라면 다른 맥락에서의 농담을 쓸 수도 있었겠지요. 남의 핏줄에 대고 함부로 드립을 치는 못난 고용주, 다른 영국인이 술자리에 같이 있는데도 '아일랜드인은 영국인 싫어해'라고 대놓고 말하는 거친 캐릭터 등등... 다만 여기서는 '분위기 오른 남녀 사이, 적당히 사회적인 선을 문대면서 농담하면서 서로 웃기'에 해당하는 장면인것 같습니다. 서로 한국인 캐릭터였어도 의도하는 장면을 적당히 지역드립으로 연출 할 수 있었을거라고 봅니다.
곰그릇
20/11/19 17: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리나라 기준으로 지역감정에 관한 농담은 아무래도 일베의 영향이 커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인터넷을 쓰지 않는 나이 많으신 분들은 반대로 지역감정에 관한 농담을 자주 하시죠

근데 전 저런 수준의 농담조차 아예 금한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거의 대부분의 비유는 다 없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어려워요
리얼월드
20/11/19 18:07
수정 아이콘
전라도와 경상도를 농담으로 쓰면 분위기 이상해지지만
충청도는 또 괜찮고...
곰그릇
20/11/19 18:12
수정 아이콘
그것도 그렇죠
사실 ~하쥬 이런식의 충청도 방언이나 충청도 사람들은 느릿느릿하다(혹은 조금 더 심하게는 멍청하다)는 밈은
다른 지역의 지역감정에 관한 농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많이 쓰잖아요

어려워요 정답이 뭔지도 모르겠고
사실 이런식의 농담은 일반적으로 엄청나게 쓰죠 싫어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언급이 커져야 거기서부터 멈추기 시작하는 거고
한량기질
20/11/19 18:17
수정 아이콘
확실히 충청도 강원도는 상대적으로 괜찮죠. 감자국이라든지...촌놈이라든지...예전 정치인들이 유발시킨 영호남 지역감정이 아무래도 큰 것 같아요.
김티모
20/11/19 17:57
수정 아이콘
킬리언 머피 주연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라는 영화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거에요. 1920년대 배경 아일랜드 독립투쟁 영화입니다.
샤르미에티미
20/11/19 17:59
수정 아이콘
그냥 대체적으로 받아들여지냐 아니냐지 기준은 딱히 없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아닌 거고 또 한중일도 아니죠. 대놓고 일본 싫다 중국 싫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한국 드라마에서 농담 주고 받는 거라도 그럴 수가 있나요. 한국인들이야 안 싫어하는 사람들 꽤 많겠지만 한국 드라마 소비 시장인 일본-중국에서 엄청 싫어할 테니까... 또 받아 들여지다가 아닌 것들도 많아서 그냥 안 받아들여지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못 하게 되는 딱 기준이 그거라고 봅니다.
타마노코시
20/11/19 18:01
수정 아이콘
민족 간의 갈등은 내 vs 외 라면, 지역감정에 대한 부분은 내 vs 내 이기 때문에 더 민감한 면도 있겠죠..
그랜드파일날
20/11/19 18:01
수정 아이콘
사회마다 다르지만 서구권에서는 지역/국가 드립이 관대하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 제작한 한국계 나오는 코미디 프로그램인 <김씨네 편의점> 같은 경우, 현대차는 봐주는데 일본차 불법주차는 안봐주는 모습이 나오죠. 서구에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을 보여줍니다. 국가만 그런가? 라기에는 영국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 스코틀랜드 악센트로 대놓고 놀리기도 하죠 (우리나라로 치면 지방 사투리 썼다고 놀린건데 난리나겠죠.). 지금도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그래도 우리가 잉글랜드보단 방역 잘했다' 이러고 있고 북부 잉글랜드 사람들은 '그래도 우리가 남부보단 낫지.' 이럴 정도라 우리가 보기엔 사이 문제 있어? 소리 나올법 하죠. 대신 서구 사회는 인종적으로는 훨씬 민감하고요.

그리고 아일랜드-북아일랜드 접경 지대는 아직도 영국인이라고 하면 실시간으로 갑분싸 분위기입니다. 어찌보면 사적으론 잘 지내는 한일 관계보다도 심하죠. 미국인 작가 입장에서 심각한 관계를 나름대로 위트로 풀어가려고 한 게 아닐까 싶네요.
Karoliner
20/11/19 18:02
수정 아이콘
아일랜드는 영국에 감정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나라에요. 아일랜드 대기근 같은거 보면 솔직히 한국-일본 보다 더하면더했지...
20/11/19 18:20
수정 아이콘
영국애들이 아일랜드에 한 짓 생각하면 당연히..;; 일본이 한국에 했던것보다 몇십 몇백배로 지독하게 굴었던 놈들입니다.
겨울삼각형
20/11/19 18:21
수정 아이콘
그말을 한 본인이 아일랜드인이면 넘어거줘야죠.

GTA5에 N워드가 많이 나오지만,
화자가 흑인이면 유머가되는거죠.

백인 캐릭이 N워드 쓰면 바로 다큐고.


아일랜드인들은 하얀흑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대기근이나 독립때의 이야기를 보면
아일랜드인이 잉글랜드인을 결코 좋게 못본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텐
20/11/19 18:58
수정 아이콘
보통 약->강 은 드립이 많이 허용되고
강->약은 매우 좁게 허용되는 경향이 있죠
콩탕망탕
20/11/20 09:01
수정 아이콘
질문글 올린 사람입니다.
의견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지역감정 관련해서는.. 저도 충청도의 어떤 특성에 관련해서는 부담없이 농담을 하는 편이긴 한데
이것은 제가 충청도 태생에 평생을 충청도에서 살다시피 한 사람이라서 일종의 자학개그이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와 대비되는 문제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좀 자유롭다는 느낌이 드는데
A vs B 지역을 소재로 하는건 좀 다른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씀해주신 영화도 찾아보고, 아일랜드-영국 사이의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일이 대댓글을 달지는 않았지만 답변 주신 분들 모두에게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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