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이야기가 나오니 그냥 체험담이나 풀까 합니다.
아데노 바이러스가 참 극성입니다.

제 애도 그놈의 감기때문에 3달째 항생제를 먹고있는데, 이제 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약을 끊어도 될까 고민중인데 제가 다니는 소아과를 한번 더 가자니 그놈의 대기가 참 힘들어요.
살짝 애 상태봐서 걍 소아과  안가고 끊을까 고민중입니다.

1.
제가 주로 다니는 소아과는 가끔 뉴스에도 나오는 대기와 오픈런으로 유명한 그 소아과입니다.
그리고 차량으로 20분 거리중 유일하게 입원이 가능한 소아과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소아과가 아예 없는건 아닌데 입원을 할만큼 상태가 심각해지면 그 소아과로 갈수밖에 없죠. 그리고 일단 그곳에서 약을 먹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완전히 낫기 전까지는 계속 다녀야 합니다.

아데노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 작년만 해도 병원 여는 시간이 9시면 8시에 기다리면 되었는데 지금은 7시에 가도 대기인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 문을 열어주지 않기에 밖에서 기다려야하죠.
엄마 혼자 아이를 데리고 가서 기다리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감기걸린 애를 밖에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데리고 있을수는 없으니까요.

실제로 반차쓴 아빠들이 줄을 서고 있거나 할머니들이 대신 줄을 서계시죠.
애가 얼마나 많이 아프고 병원을 얼마나 많이 가는데 병원갈때마다 반차쓰는건 너무나 힘든 일이죠.
저도 종종 동생에게 부탁하거나 어머니께 부탁해서 대신 줄을 서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야근 근무는 당직의사가 별로 없어서 더 사람이 몰리는 기분입니다.
저번달만 해도 5시에 7시 야간표를 뽑으로 갔는데 대기인원이 이미 60번이더라고요. 6시반정도 되니 이미 마감되서 구급차를 타고온 아이가 그냥 돌아가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도 최근 뉴스를 많이 타서 그런가 아데노바이러스가 좀 한풀 가셔서 그런가 오후와 야간 대기줄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6시에만 오면 밤 9시쯤엔 야간진료를 볼수있습니다.

입원가능한 소아과, 야간진료와 주말진료가 가능한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만...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솔찍히 지금 당장 아픈애 봐줄테니 몇배로 더 내라면 저는 돈 내겠습니다. 내 애가 아픈데 몇 만원이 아깝겠습니까... 비용 올려도 좋으니 소아과 좀...)


2.
저는 애초부터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었고, 또 육아를 생각해서 대우와 급여는 구리지만 재택이 혼합된 회사로 이직을 한 상황이라 다른 가정들보다는 훨씬 애보기가 수월한 상황인데도 부부가 아이를 둘이서만 오롯이 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지금 5월 중순인데 올해 폐렴두번, 장염 한번 해서 입원실 대기를 건것이 3번이 됩니다.
그리고 3번 모두 입원실이 없어서 대기상태에서 기다리다 애가 나았습니다! 짜잔!

참고로 입원실은 2인실은 거의 없고, 1인실은 1박에 50만원이랍니다. 특실 55만원짜리까지 대기를 걸었지만, 3-4일간 안나오더라고요.

아픈 애는 저절로 낫나요? 아니죠.
입원할만큼 아픈애를 누군가는 돌봐야합니다.
저야 재택이 가능한 회사고, 자율근무이기 때문에 낮에는 아픈 애를 보고 (가끔 정말 급하면 어머니께 같이 돌봄을 부탁하고 틈틈히 급한 업무처리도 하고), 밤에는 (평일이고 주말이고) 새벽 2-3시까지 일을하고 주육야근을 해서 아이를 돌볼수 있었다만 (그리고 이미 제 몸은 면역력이 만신창이입니다 흐흐 ) 저처럼 5개월동안 3주씩 가정보육을 할수 있게 해주는 회사는 많지 않죠.

저는 근무가 자유롭고 또 친정 어머니도움이 있어도 이렇게 키우기가 쉽지 않은데 과연 부부 둘만이 키울수 있는 집이 있을까요?

이 사회는 일을 하며 육아를 하는것이 너무 힘든것 같습니다.
일을 안해도 육아하는 것도 물론 힘듭니다. 일 할래 육아 할래하면 차라리 일하는걸 선택했기에 저는 일하고 있죠.
가끔 너무 살기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경력단절은 누가 책임져주나요,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죠.


3.
어린이집 각종 전염병이 리필됩니다.
애가 나으려면 어린이집에 안가면 되지만, 제가 일을 하려면 애는 어린이집에 가야죠.
어린이집을 다니다보면 아프고, 아프면 가정보육해야하고, 나아서 보내면 다시 아픕니다.

항생제 먹이고 싶지 않지만 항생제를 안먹일수가 없는 상황.
애는 언제까지 아플까요...

뭐 크면 언젠가는 덜아프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는 것 같긴해요.

어린이집 선생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그저 빛빛빛



더 힘든 상황에서 육아하신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육아 꿀팁, 아기 건강관리 팁 좀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