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알에도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분이 계신것 같기도 하고, 저도 평소에 생각해보던 문제라 한번 얘기를 꺼내 볼까 합니다

저는 어렸을 적 부터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일본 버블 황금기 시절에 잘 팔리고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들만 골라와서 들여오는걸 즐기다 보니
게임에도 만화에도 푹 빠질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흔히들 게임불감증이라고 그러죠. 이제는 어렸을 때 느꼈던 신선한 감각도 없고 버블 황금기 시절에 나온 명작보따리들을 차례차례 풀러내가며 즐기지도 않으니까요. 이미 다 해봤던 장르 해봤던 형식 구조는 대강 알고 있고 여기서 이렇게 조작하면 이런 전개가 나오겠구나 하는 식상한 느낌..

더욱이 게임은 돈이 덜 드는 대신 시간을 태우는 여가이다 보니 직장인이 되고 나서 느끼게 되는 현타가 가중됩니다. 그냥 하루 정도 잠깐 기분내서 놀이기구 타고 돌아가고 싶은 느낌인데 그런 정도로 시간을 투자라면 튜토리얼밖에 못 끝내요 엔딩까지 보려고 하면 어느센거 게임불감증과 현타가 도져서 하던 게임 멈추고 끝내버리곤 하죠

다른 취미를 찾아본 적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연마다 한두어번씩 가는 해외여행이 참 리프레쉬가 되더군요. 내가 모르는 언어로 쓰인 곳에 가서 내가 모르는 일상의 풍경을 찍고 오는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해외여행이 막히고 나서는 제주도에 가서 제주도 한바퀴를 도는 여행을 했었는데 외국에 나갔을 때의 그 기분이 들지는 않더라고요. 물론 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찾기 위해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고 한번씩 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기도 했는데 대개는 그저 일회성 경험으로 끝나기만 하고 푹 빠져들게 몰입할 만한건 찾지 못하겠더라고요

사화에서의 이런 저런 경쟁에 지쳐서 집에 돌아오고 나면 그저 익숙했던 컨텐츠 자극적인 컨텐츠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면, 지금 그냥 제 모습이 알코올 중독이나 흡연 중독에 찌들어 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론을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 또한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있고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할만한 실마리도 못 찾고 있으니까요. 취미를 찾아봐라 자기계발을 해봐라 다 머릿속으로는 아는 말들이지만 무기력과 우울증의 늪에서 빠져나오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재미와 열정을 크게 못 느끼니까.

해결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회인들.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주부들도 많으니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이 심해 고통스럽다면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