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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5 15:57
더미의 역설이란 게 있습니다. 모래더미에서 모래 한 알 씩을 제거해나가도 모래더미는 계속 모래더미다. 그러면 모래더미에서 모래를 한 알 빼고 전부 제거해도 그게 모래더미냐? 그러면 모래더미는 대체 뭐냐?는 역설이죠. 이걸 뇌세포에 적용하고 뇌세포 더미가 나라고 정의하면, 뇌세포가 점차 없어져감에 따라 내가 점차 없어져간다는 데에서 나라는 거 자체가 없다는 결론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그러면 더미의 역설로 가서, 모래더미라는 게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으니 모래더미란 건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아요.
18/10/15 15:57
본문처럼 호들갑 떠는 글 따위가 질색인게 이미 인간들은 본문의 주장을 하는 철학 사조를 이미 한참 전에 제시하고 전개해 왔거든요
무슨 혁명적인 사조며 근거 따위가 아니라 이전에도 지금도 제시되고 논의되어 온 일개 사조일 뿐인데 과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출처:님 이전글 댓글
18/10/15 16:03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살아간다]는 정답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정의하고 믿고 싶은 거겠죠. 그래야 존재할 용기, 혹은 살아갈 힘이 생긴다면 말이에요. 종교가 괜히 생겨났겠습니까.
18/10/15 16:04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 잠깐 전의 나와 지금 순간의 나는 다르다.
난 나일 뿐이야. 그 누구도 날 대신 할 수 없어~ - 포켓몬 2기 오프닝
18/10/15 16:04
재능이 어떻고 노력이 어떻고
결정론이 어쩌고 저쩌고 결국 우리같은 평범한 인간수준에서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죠 그게 내가 프로그래밍 된거든 통속의 뇌든, 꿈속이든 매트릭스든... 그게 아니면 허무주의 일뿐
18/10/15 16:11
요즘 이런 글들이 자꾸 올라오는 걸 보니, 한국에서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을 부정할 수가 없네요.
근데 해외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문제.
18/10/15 16:43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지금 맛나게 먹고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통속의 뇌가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떻습니까. 맛있는데요.
18/10/15 16:47
대체로 공감하는 편인데, 단순히 그냥 무언가가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랑 자유의지 혹은 자아가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랑은 좀 맥락이 다르다고 봅니다. 단순히 뭔가가 존재한다 혹은 존재하지 않는다 할 때의 존재란 건 결국 인간의 인지 판단에 불과하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얘깁니다. 데카르트 언급하셨는데 아마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도 해보셨을 겁니다.
'나라는 존재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유기적 상호작용이 생각을 발생시키는 거고 내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세포가 존재하는 거라는데, 그게 따지고 보면 나 아니야? 그걸 나라고 칠 수 있는 거 아니야?' 맞는 말이지만 딱 정답이라는 건 아니고 결국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죠. 다시 말해 관점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겁니다. 본질이 없다는 거죠. 반면 자유의지 얘기할 때의 자유의지나 자아가 진지하게 존재한다고 했을 때는 좀 맥이 다르다고 봅니다. 이때의 존재 주장은 유신론과 같습니다. 자아를 영혼처럼 믿는 것이며 자유의지를 초월적 실체로 받아들이는 거죠. 이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아닙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게 아닙니다. 모 아니면 도입니다.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물론 과학의 탐구 대상은 되지 않습니다. 검증도 불가능합니다. 그저 믿음의 영역입니다. 자연주의적 세계관으로 보면 없는 셈치는 것들이죠. 자유의지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용어의 혼란 얘기가 또 많이 나오는데, 상기한 저 두 가지 맥락 차이가 잘 고려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혼란이라고 봐요 저는. 좀 더 예시해보자면 전자는 볼펜이 짧냐 기냐를 판단하는 겁니다. 관점에 따라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죠. 그러나 후자는 볼펜 속에 볼펜 심이 있냐 없냐 하는 얘기입니다. 관점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같은 건 적용되지 않습니다. 있거나 없거나입니다.
18/10/15 17:34
음 그래서 전 자아가 있다면 존재도 있고
반대로 자아가 없다면 존재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물에게 이름, 즉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인간이니까요
18/10/15 17:42
고대 그리스 소피스트의 궤변을 보는 것 같은데 약간 진부한 내용이네요.
세상 모든게 의심스러운건 사실이죠. 두뇌 및 기억의 이상이나 조작으로 모든 사실와 거짓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데카르트는 모든게 의심스럽지만 내가 생각을 하고 있는 사실만은 절대 의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죠. 하지만, 의심스럽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세상의 존재에 대해서 99.99 프로 확신하지만 100프로는 확신 할 수 없다는 것이죠. 뇌세포가 죽어 갈수록 일정한 사고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지 생각이 어느순간 갑자기 생각이 사라지고 하는 것은 아니죠. 그냥 뇌의 활동은 생명을 유지하고 번식하기 위한 생명 장치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생각과 영혼에 큰 의미를 부여하니까 복잡해 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에 따르는 허무주의는 어쩔수 없긴 하죠. 실제로 우리가 그렇게 엄청난 존재들은 아니니까요.
18/10/15 17:52
본문은 지극히 환원론적인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고 밑글의 자유의지 논쟁에서도 보시겠지만 (과학자들 말대로라면) 이미 결론이 난 논리입니다.
그리고 데카르트 이야기는... 글 제대로 안 읽으신 걸로 알겠습니다
18/10/15 17:58
저는 그냥 허무주의적 관점이 사실이든 아니든 인간 인지능력으로는 진실을 알수없는 일이니 현재까지는 그냥 믿고싶은대로 믿고 살아가는게 한계라고 봤는데 현대 철학에서는 뭔가 더 발전이 있는건가요?
예전부터 늘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18/10/15 18:17
글쓴이의 의도는 알겠지만, 원래 허무주의자라서 그런가 별 데미지가 없네요. 크크크
애초에 내가 사는 이유가 뭐지?->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드물겁니다. 그냥 도파민 같은 보상을 많이 얻고, 죽음에 관한 고통을 피하고 싶은거죠.
18/10/15 18:28
내가 분리될 수 있는 부분으로 되어있다는 점에서 당연한거죠. 자동차가 조금씩 기능 잃는다고 자동차가 아닌 것이 아니듯 사람도 마찬가지죠. 나를 하나의 생물 개체로 정의하면 뇌 날라가서 생각못해도 나인 것이고, 자아로 인식하면 뇌가 작동하는 하나의 패턴이겠죠. 자아는 연속성에서 봐야하는게 어짜피 어릴 때 나랑 지금의 나랑도 달라요.
어떻게 보던지간에 허무주의적인 결론이 나지만 신이 이 세상에서 배제될 때 부터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18/10/15 19:06
세상 복잡하게 보기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죠
내눈에 티끌하나 가시하나만 들어가도 엄청난 고통을 느끼는게 모든 나약한 인간들이죠 과학자들이나 철학자들의 추상적인 개념이나 관념보다는 현실의 내가 살아가는 자체가 중요하죠 당장 식사를 해야되고 잠을 자야되는 약한 신체를 가진인간에 불과하죠 우리 모두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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