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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8 18:47
촉한정통론으로 많이 까이기도 했지만, 유관장은 주인공 말고는 어울리는 자리가 없죠. 시작부터 최후까지 주인공다웠습니다.
이릉대전은 유비의 최고의 실책일 수도 있지만, 역시 그 남자니까 그렇게 했겠죠. 그런 사람이니 모두가 그를 존경했을 것이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8/09/28 18:49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결점을 뛰어넘을 영웅의 자질을 그는 지니고 있었습니다. 주군 유비에 대한 그 끝 모를 의리 말이지요. 이미 손아귀에 넣은 부귀영화를 마치 아무것도 아닌 양 내던지고 적수공권인 유비에게 돌아가는 관우의 모습은 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유비가 모든 인재와 병력을 뽑아간 이후에도 얼마 안 되는 남은 병력만으로 죽을힘을 다해 형주를 지켜내는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하지요. 그는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인간이었습니다.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신념을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자였습니다.
아름다운 문단입니다 다만 막문장의 타인을 자신으로 바꾸고 싶네요. 데드풀에서 이런 대사가 있죠. 영웅은 매순간 영웅다운게 아니라 4ㅡ5번 순간 그런거라구요.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18/09/28 18:56
연의를 'The Romance'라고 번역한 것과, 글곰님께서 이 글을 쓰신 연유는 서로 맞닿아 있지 않을까하는 느낌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8/09/28 18:56
어릴땐 잠깐의 분노를 못이겨 이릉대전을 일으킨 유비의 무능함을 탓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나니깐 조조도 손권도 의형제가 아니라 자기 친형제가 죽어도 그런 짓을 안할거 같은 짓을 유비니깐 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웹툰 삼국전투기를 보면 유비가 굉장히 바보스럽게 나오지만 한중공방전을 기점으로 사람이 변하면서 그간의 모든건 그저 이떄를 위해 참아왔을 뿐이라는 걸 드러냈죠. 그간 무수한 굴욕과 치욕 온갖 고통속에서도 인내하며 참고 또 참았던 유비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든 인내심을 내팽겨치고 분노에 몸을 실어서 손권을 공격하죠 자기의 모든걸 걸고 (작중 유비는 이제 다 지쳤다고 표현하죠) 앞에도 언급했듯이 유비의 이런모습을 어릴떈 비웃었지만 시간이 지나고나니 이떄 관우(+장비)의 죽음에 분노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처한다면 그건 이미 유비가 아닌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관우와 장비의 죽음 이전의 굴욕들은) 유비니깐 인내했고 유비니깐 참아왔지만 관우(와 장비의) 죽음은 유비이기떄문에 분노했고 유비이기때문에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거라는 생각이..
18/09/28 19:02
연의에서 죽은 관우의 영혼이 여몽에게 복수해서 죽인 걸 보고 저는 굉장히 쫌스럽다고 봤거든요. 남자가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저런다고요. 중국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봐요.
18/09/28 19:20
관우를 제후의 예로 장사지낸건 손권입니다. 손권 역시 관우라는 존재를 탐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걸보면 당대 관우의 위상이 마지막까지 어땠는지 능히 짐작가능하죠.
개인적으론 관우가 7군수몰 후 돌아와 1년만 참았더라면,아니면 여몽과 조조가 조금만 더 일찍 죽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여몽도 죽고 조조도 죽은 북벌이었다면 역사가 많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8/09/28 19:21
그 조조도 하후연이 죽었을땐 엄청나게 분노해서 군사를 일으키려 했습니다.... 여기는 신하들이 말려서 참았죠.
근데 그 뒤에 한중을 치러간거보면 아무리 냉정한 영웅도 형제가 죽으면 분노를 참지 못합니다. 애초에 아버지가 죽어서 복수를 한 인물이기도 하구요.... 손권은 뭐 참았을거 같습니다. 형이 서주에서 죽었어도 크게 복수를 하려고 하진 않았으니가요
18/09/28 21:04
그동안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관우도 그렇고 유비도 그렇고 제갈량도 그렇고 인생 막판이 드라마틱하게 비극으로 끝났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을 정통성과 무관하게 촉에 이끌리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적으로 위촉오 중 촉이 삼국지의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어요.
18/09/28 22:41
사실 관우는 좀 이상한 부분이 있는 사람이고, 완전무결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긴 합니다. 어떻게 보면 죽을 때의 모습이 너무 강렬해서 생전의 과오가 전부 덮어진 면도 있지요. 우리도 언제고 죽을 때가 오면 남부끄럽지 않게 잘 죽기를 바랍니다.
18/09/29 01:44
정말 잘 읽었습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그러니 다음 글은 이궁의 변 부터 손호까지 연재부탁드립니다(???)크크크
18/09/29 03:18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할수록 관우가 이렇게 함정에 빠져 죽은게 관우가 무능하고 식견이 없어서 라기보다는 상황이 그만큼 최악으로 왔다고 느껴지네요.
관우는 나름대로 충분한 대비를 했고 최악을 생각하면서 움직였는데도 최악의 최악의 최악의 상황이 되어서 죽은 것같습니다. 그 최악들중 하나만 제대로 되었어도 죽지는 않았을 것같기도 하구요. 그냥 단순히 오만했고 관우의 군재가 그정도였다 라고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상황이 복잡했던 것같습니다. 나름대로의 봉화를 통한 대비도 했으나 여몽과 육손에 책략으로 무효화되었고 후방을 맡은 미방이 배신할거라고 과연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촉나라에서 미축의 위치를 생각하면. 거기다가 상용에서 구원도 안왔죠. 이 모든 퍼즐들이 다 어긋나버리는 바람에 (하나만 제대로 되었어도) 죽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유비의 복수전은 사실 과연 이게 일어나지 말았어야할 전쟁인가싶습니다. 아니 과연 안일어날 수 있었을까? 개국공신이자 친동생같은 관우와 형주를 동시에 잃었는데 이걸 그냥 참고 그 화를 북쪽으로 풀어라?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죠. 그렇다고 오나라가 관우를 죽인건 우리가 일부러 죽인게 아니라 장수가 공세울려고 하려다가 죽인거다 미안하다 라고 사과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걸 그냥 넘어가는건 유비의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인데요. 관우를 죽인 시점에서 유비는 군세를 일으킬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육손과 여몽은 천재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천재적인 재능은 군세에 한정되어있었고 큰 그림을 그리는데에는 주유와 노숙에 미치지 못했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네요. 만약 육손과 여몽이 꿈꾸었던게 현상유지라면 절대 될리가 없었을 겁니다. 위나라의 국력은 오나라와 촉나라가 합한 것에 두배에 달할 정도인데 그런 두나라가 공존할 수 있을리가 없죠. 공존이라도 꿈을 꿀려면 최소한 천하이분지계는 되야할텐데 촉나라가 있는 시점에서 그건 불가능했을테구요. 차라리 이릉대전에서 대승한 기세를 몰아서 촉나라를 멸망시키던지 아니면 위나라를 쳐서 진출을 했어야했는데, 삼국의 운명은 오나라가 주저앉기로 마음먹은 시점에서 끝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제리는 사실 그렇게까지 저평가를 받은 인물은 아닌데 (말년제외) 아마 삼빠들에게 가장 저평가를 받는 이유중 하나는 관우를 죽이고 형주를 차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우가 이루었던 성과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지 못해서 그런 것같네요. 촉 뒤통수때리고 관우 처형했으면 그 기세를 몰아서 위나라를 두들겨 패던지 조조가 천도를 언급할정도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야하는데 형주 점령을 끝으로 그냥 쭈구리로 있다가 현상유지하다가 그냥 멸망.
18/09/29 03:23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예전엔 이릉 대전을 일으킨 유비가 소의를 위해 대의를 버린 행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유비에겐 죽은 관우의 복수만한 대의가 없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실의 재건이나 조비의 타도가 유비에겐 하찮은 일이었을 수도 있었겠죠. 형주의 수복은 부수적인 이유였을테구요. 나이가 들어서 다시 삼국지에 대한 글을 보면 어렸을 때의 견해나 생각의 차이와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복잡미묘하네요. 오랜만에 책장에 꽂힌채 잊혀졌던 삼국지나 다시 정주행해봐야겠습니다.
18/09/29 10:55
저도 이릉대전에 대한 생각은 나이를 먹을수록 바뀌네요. [의동생이 죽었다고 그런 전쟁을 일으킬 사람이기 때문에 유비가 그런 인재들을 얻고 거기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이다] 라고..
그리고 어차피 할 수밖에 없는 전쟁이었다면 제갈량이 그냥 같이 따라갔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ㅠㅠ
18/09/29 11:58
관우 상대하겠다고 모인 면면을 보면
거의 위와 오의 올스타 네임드급으로 모였었는데 삼국지 사상 누구 하나 잡겠다고 천하세력이 그렇게 몰려든건 동탁이나 원술밖엔 안떠오르네요. 원술은 옥새나 황제 참칭 등 그렇다쳐도 동탁은 황제까지 쥐고 세력도 강력했던 당대 최고 군벌이기라도 했는데 관우 세력은 그에 비교가 안되는 수준인데 저 파급력이었다는게 당시 관우의 위명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합니다.
18/10/03 16:22
이런 거 볼때마다 삼국지 게임 하고 싶어요. 그나마 가장 하기 좋다는 11 만 여러번 깼는데 이 작품도 하다보면 단점이 좀 있어서. 진짜 실력이랑 의지 있는 회사가 거금들여 야심차게 만든 삼국지 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삼탈워가 기대에 부응 해줄 수 있을지.. 전세계에서 잘 팔릴 수는 없어도 중국 시장만 꽉 잡아도 손해는 안 볼거 같은데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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