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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동양의 학자가 서양 사학으로부터 계시를 받는다면 그러면 서양학자는 그가 동양을 이해할 때까지 그가 직면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의 오묘함을 영원히 깨닫지 못할 것이다. 일단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사상계를 초월하여 중서 양대 사학의 계통을 나란히 두고 관찰해보면 중요한 차이점이 바로 남김없이 드러난다. 이 양대 문화는 역사와 전통에 대하여 모두 두려울만큼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양자의 역사정신은 서로가 너무 다르며 양자의 사상계통은 너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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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풍부한 역사 전적들은 마치 관료들에게 가끔씩 참고하도록 비치되어있는 것이지 많은 대중들에게 주어지는 보통의 읽을거리는 아닌듯하다. 서양 사학이 링케의 건전한 지침에서 벗어나는 때가 이와 동일한 노선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라고 나는 늘 회의하곤 한다. 여기에는 아마도 왜 서양학자가 동양을 살펴야 하는가라는 더욱 진일보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동양 학자들은 아마 나를 용인하지 못하겠지만 만약에 내가 서양학자는 오로지 사학이 어떻게 길을 잘못 들 수 있는지를 알기위해서 반드시 중국의 경우를 주시해야한다고 말한다면 그들은 나를 이해할 것이다.
역사저술은 그 전통이 형성된 장구한 세월동안 중국과 서양이 단절된채 완전히 각자 따로 발전하여 '편협'의 극단으로 치우쳤다. 같은 이유로 중국의 저술들은 서양사학의 발전의 한 요인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모두 중국의 성취가 우리에게 조금도 중요하지않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 저술의 기원을 인류 초기의 신앙과 연결시키고 또 민족의 역사적 경험과 연계시키고자 하면, 이것은 비교적 기초적인 일례로서 비교적 깊은 수준까지 토론할 수 있다.
중국의 자연과학이나 사학 중 어느 것이든 유럽의 그것과 비교하는 일이 세계사 연구에 있어서 적절한 기점이다. 비록 이 두 전통이 기원과 성장에 있어서 각기 독립적이지만, 피차 소통할 수 없을만큼 그렇게 격리되어있었던 것은 아니다. 만약에 서양인이 중국 사학의 섬세한 부분들을 놓친다고는 하더라도 그들은 또한 그 뛰어난 점을 알아볼 수는 있다. 이 두 계통 사이의 차이점을 살펴보려는 시도는 우리들로 하여금 '세계사'의 특질을 통찰하게 할 수 있게하고 또한 문화의 비교연구 속에 내재된 의미를 살펴보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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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서양의 고대사학 비교中, 어문학사, 두유운 지음, 이준희 옮김 -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중국 고대사학의 우월성을 예시, 입증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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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중국사학과 서양사학에 대한 사견입니다)
중국과 서양의 고대사학을 비교하는 책을 읽어보니 확실히 고대엔 중국의 사학이 훨씬 발전했었던 것 같다.
진실을 추구하는 구진求眞개념, 믿을 수 있는건 그대로 기록하고 의심스러운 것은 제쳐두는 궐의闕疑 개념 등이 그것인데 사서에 어떤 기록이 실려있으면 그것을 기록한 사가史家들에 의해 자체 검증되었을 것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사가에의한 기록들은 믿어도 좋을 듯 하다.
반면 서양의 고대사학은 서사적이고 묘사적이며 창의적이었으므로 구진 개념이 좀 약했었기에 시대가 가면 갈수록 비판 사학으로 발전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비록 고대에는 사학의 발전이 뛰어나지 않았으나 중세와 근현대를 지나면서 사학의 구조적 방법을 발견, 계승하여 진화시키면서 여전히 답보 상태였던 중국 사학을 추월하고 우위에 서게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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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학은 그이후로도 그냥 구조적으로는 발전하지않은 채 전례만 운운하고 고대를 숭앙하는 풍조때문에 사학적으로 더이상 발전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미시적으로나 지엽적으로는 분명 귀중한 사료들이고 양도 풍부하지만 서양사학처럼 거시적으로는 하나의 체례같은 단계에는 많이 미치지 못했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