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는 의외로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한국은 1910년 일본에게 나라를 뺏기고 36년 동안 독립운동을 한 끝에 1945년 광복을 맞이합니다. 폴란드는 19세기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에게 삼국분할을 당해 지도에서 지워집니다. 그리고 무려 123년 동안 독립운동을 지속하며 폴란드라는 정체성을 유지했고 1918년 당당히 나라를 되찾습니다. 그 다음엔 다들 아시다시피 2차대전에서 독일에게 선빵(...)을 맞고 다시 멸망합니다. 그리고 추축국의 패전으로 또 다시 나라를 되찾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당하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한국이 만날 중국에게 맞고, 일본에게 맞고 했지만 고구려나 발해가 동아시아를 지배한 역사를 갖고 있듯이, 폴란드도 전 국경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거나(폴란드는 유럽 딱 가운데입니다. 막을, 맞을 곳이 사방이죠) 동유럽 국가들을 모조리 패고 다녔던 역사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흥미로운 점이 서희가 거란과 협상으로 강동 6주를 얻어낸 것과 비슷하게 폴란드는 아직 토착 종교가 주류던 시기에 카톨릭 전파라는 명분으로 침입한 게르만족에 맞서면서 "카톨릭, 받긴 받을게. 대신 너희한테 안 받고 로마한테 직접 받을게"라며 로마에게서 직접 카톨릭을 받아들입니다. 침략군은 벙찐 채로 있다가 돌아가고 맙니다. 억지라면 억지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재밌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역사만 비슷한 것도 아니고 비행기 사고로 명을 달리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은 방한했을 때 일부러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 학생들을 찾아가는 등 애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네? 폴란드어과가 있냐구요? 무려 1987년부터 있었습니다. 아무도 모르지만...
그리고 폴란드는 의외로 뭔가 해낸 게 많은 나라입니다. 인물을 훑어보면 코페르니쿠스, 마리 스쿼도프스카 퀴리, 쇼팽(국적은 프랑스였지만 스스로를 폴란드인으로 여겼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쉼보르스카(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등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상당히 많죠. 그 중 코페르니쿠스가 졸업한 야기엘로인스키 대학교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대학이기도 합니다. 현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인 안드제이 두다와 베아타 쉬드워도 이 곳 출신이죠. 마지막으론 제가 이 글을 쓴 이유인데, 폴란드는 세계에서 2번째로 헌법을 만든 나라라는 점입니다. 폴란드인들도 그걸 자랑스러워해 독립기념일도 뒤로하고 제헌절을 폴란드 최대의 국경일로 생각할 정도죠. 제헌절은 5월 3일, 바로 다음주 화요일입니다. 이 제헌절을 기념해 올해 5월 1일 청계광장에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 1회 폴란드의 날 행사가 열립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라며 폴란드 대사관의 폴란드의 날 소개를 발췌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폴란드의 날”은 서울의 중심에서 열릴 폴란드 문화축제입니다. 하루간 한국인, 방문객, 한국에 거주중인 폴란드인들 모두를 서울 청계광장으로 초대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폴란드 문화와 언어를 알리고, 한국에서 시판중인 폴란드의 제품들을 홍보합니다. 행사에 오시면 폴란드 문화를 배워갈 수 있으며, 다양한 폴란드 제품(폴란드 전통 도자그릇, 아로니아 제품, 초콜릿, 사탕 등)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날”은 폴란드 여행, 폴란드 대학으로의 연수 등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학과의 전통 춤 학회 ‘마주르카’가 폴란드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 춤 공연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이번 축제에 폴란드 문학작품을 출판하는 출판사들이 참여하여 동화책,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5월 1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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