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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06 13:53:16
Name 찬양자
Subject 선생이라는 이름을 가지고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분들.. 존경합니다.
저도 교회에서 성가대아이들 지휘자를 맡으면서 나름대로 아이들을 가르치고있는
한명의 선생님입니다.
나이는 비록 21살밖에 되지않았지만요.^^

일단 한 문장으로 주제를 말하자면..
상처가 많이 됩니다.

오늘 이메일이 왔습니다. 네 녀석한테서.. 물론 한 아이가 대표로 썼겠지요.
차별하지말라고.. 중간중간에는 친구들에게나 쓸수있는 쌍욕들이
여기저기 섞여 있더군요.
작년같앴으면 충격받아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을테지만.
쉽게 넘어가려 합니다.
이제 3주일뒤면 제 손을 떠날 아이들이 되니깐요.

제가 아는 학교에서 음악선생님을 하시는분은
어느날 음악실 청소를 하다 보니 책상에 xxx 씨x년 이라는 낙서를보고는
나도 드디어 욕먹는 선생님이 됐구나. 이제 드디어 나도 학교 선생인가.
라고 말하시며 우스개소리로 농담하시듯이 말하시지만
사실은 얼마나 씁슬하시겠어요.
제 심정이 그렇습니다.-_-;;;

내 나름대로는 차별하지 않겠노라고.
같은 눈으로 기준으로 아이들을 봐주겠노라고. 수없이 다짐했는데.
몇몇 아이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제 마음속에 이런 쳐죽일 놈들 -_-;;
이런 생각이 들지않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열정이 식은건가요?)
더욱 걱정인건 이제 또 주일이 오면 그친구들 얼굴을 보고 어떤얘기를 해야할지도
참 걱정이네요.
아이들을 상처받게 하긴 싫은데.
무턱대고 겁없이 뛰어든 선생인데 60~70명 아이들을 맡으려다보니
이게 가끔은 숨이 턱턱 막힐때도 있더군요.

이제 얼마안남은 그 친구들과 함께할수있는 날들동안
더 웃게 만들어줘야할텐데..
참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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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곰탱이
04/12/06 14:08
수정 아이콘
다른글은 쉽게 지나가도 이런 글들은 쉽게 지나가지 못하는 것은
제가 사범대학생이라서 일까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힘내세요..
오이부침
04/12/06 14:15
수정 아이콘
아..그래도 마음에 상처가 덜하신다니 다행이십니다. 일단 누구로부터 받는 비난이건 자신을 향한 비난은 결코 기분좋은 일일 수가 없지요. 거기다가 오해로 빚어진 비난이라면 더 그런것 같습니다.
일단은 상처받지 않게 해결하시려는 선생님의 마음씀씀이가 무척이나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찬양자님보다 더 나이든 시기였음에도 그런 비난을 받으면 어떻게든 좋게 해결해 나가야 겠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일단 받은 상처에 얽매여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만큼 철이 없었거든요.
지금은 나이가 들다보니 여러번의 경험이 저를 철들게 합니다.
일단은 그 친구들과 함께 진심으로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 어떠실지..너무나 상투적이고 흔한 충고입니다만 서로의 오해를 푸는데 있어서 이거 이상 좋은 방법을 저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서로의 입장을 고수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저 설교나 잔소리밖에 될 수 없겠지만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이해해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면 오해는 풀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찬양자님이 좀더 참고 좀더 이해해야 할 듯 합니다. 앞선자가 뒤따른자를 기다려줘야 하듯이 말입니다. 쓰고보니 안쓰느니만 못한 충고가 되었습니다만 찬양자님의 고민에 동참하고자 한글 써 봅니다.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04/12/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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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가는군요.
제 동생도 중등학교 선생님입니다. 그래도 지방에 있어서 그런지 그런 극단적인 내용의 글을 쓰는 아이들은 없나보네요. 어쩌면 있어도 속으로 삭이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동생이 보여주는 제자들의 편지글을 보면 다들 감사하다는 소박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보는 제자들이 더 많겠지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모든 선생님들을 존경합니다.^^
chobo salsal
04/12/06 14:39
수정 아이콘
저희 누님도 며칠전에 임용고시 보고 왔습니다.벌써 삼수째..(사수던가?)
다른 건 몰라도..
앞으로 태어날 제 자식놈들은 그딴 XXX없는 짓 못하게 교육 단단히 시키겠습니다.이노무자식들 어디 선생님한테..-_-+
리부미
04/12/06 15:00
수정 아이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종족이 선생님이라는 종족(?)입니다..^^
제일 되고 싶은 꿈이기도 하고요..

돈을 받이 받는 직업도 아니라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어느 누구에게 가르쳐준다는....
뭐 사명감 이런 저런거...
에구... 정리가 안되는데,,,
그런 장인정신(?)으로 이겨내세요!!
저도 꼭 선생님종족이 될껍니다~~~~~~~ 아자자자!!
술푼기대
04/12/06 16:01
수정 아이콘
모든 선생님이, 글쓴이 님과 같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네여...
edelweis_s
04/12/06 16:17
수정 아이콘
학생들 사이에 끼어 있는 몇몇 꼴통-_-;;들을 보면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지 조금이나마 느껴집니다. 같은 나이에서 봐라봐도 저렇게 답답한대, 그걸 옳은 길로 인도해야하다니. 그래도 찬양자 님 같은 선생님들이 있어야, 부족한 학생들이 그나마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선생님한다면, 제자 때려잡아서 신문에 나올지도 쿨럭 ㅜㅜ
04/12/06 16:37
수정 아이콘
중고등 문제아들도 무섭지만, 요즘은 초등학생들이 더 무섭다고 하더군요.

사실 전 선생님들의 부정적인 모습만 너무 많이 봐 와서... -_-;;; 물론 아주 가까이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들도 많지만요.
어쨋든 글쓴 분 참 멋진 선생님이십니다.
'고민할 걸' 고민하시는 모습에...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04/12/06 17:07
수정 아이콘
아~~ 벌써 12월인가요?
아이들이 미워지기 시작한걸 보니 벌써 방학이 다가왔나 보내요.
어서 방학이 되어 그동안 몰래 쌓아온 미움, 차별, 안타까움, 두려움 등 모든 걸 털어버렸으면 좋겠네요.
그리고는 새로이 사랑과 관심, 따뜻한 눈빛으로 가득 채워 내년을 열어야겠습니다.

p.s 1. 저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지금은 성함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수많은 선생님들...그때는 몰랐는데...이제야 알겠네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p.s 2. (저희반)☆☆야! 고맙다..새미랑 약속 지켜줘서..^^
p.s 3. 이번주 토요일날 저희반 아이들 5명이랑 pc방 가기로 했는데...아마도 3:3팀플을 할것 같은데...좀 살살해야 되겠죠.^^ 걍 포톤만 박고 질럿만 뽑으면 되겠죠..(정석표 깡 질럿의 힘을 보여줘야지^.^)
구경만1년
04/12/06 17:26
수정 아이콘
Iam샘님// 제친구도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가장 싫어하는 말이 '선생' 이렇게 불리는거구 가장 좋아하는 말이 '샘' 이라고 하더군요 ^^;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일이 '선생님'이란 일일수도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다른사람을 자신과 다른사람을 인도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하지만 '직업'이란 의미에서의 '선생님'은 또 세상에서 가장 보람된 일을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

우리나라의 모든 '선생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힘내십시오~~
이디어트
04/12/06 17:33
수정 아이콘
예로부터 군사부일체라고 했건만...
낙서하는거야 학창시절의 로망이지만...
편지로 욕까지 하다니... 저같으면 가만 안뒀을껀데...
참 성격 좋으시네요...;;
항즐이
04/12/06 17:34
수정 아이콘
중학교때 서울에서 전학온 친구가 담임 선생님에게 대들었다고 (귀엽게 반항한 거였지만..) 반 애들이 격분해서 화장실 뒤로 끌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 뭐 때리기는 커녕 사투리로 "니 함만 더 그래바라 죽는다 고마" .. 한게 고작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너무 순진들했습니다. -_-;;

암튼.. 선생님에게 대놓고 욕설을 보내다니.. 참.. 깡들 좋아졌네요;;

물론 맘에 안 드는 선생님도 분명 있었고 또 우울한 기억들도 있었습니다만, 그걸 그렇게 표현하는 건 좀 "대단"하군요.

힘내세요. ^^
04/12/06 17:47
수정 아이콘
제가 있는 곳은 아주 시골이라서 아이들이 착해요. 간혹 불쾌하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아이들이 있는데....그럴땐 다른 애들이 그 아이를 째려 봐요. 그럴땐 오히려 제가 더 미안할 때가 있죠.
참고로 저희 학교는 전교생이 74명 입니다..오붓하죠~~누구네 집에 송아지 놨다더라...등등.. 비밀이 없죠..
며칠 전에는 동네 모 할아버지네 송아지가 도망나와서 학교 운동장을 배회한적이 있었죠.
그래서 아이들이 송아지를 잡아다 줬다는.......
결론은 수업을 제대로 못했다는...
그래서 아이들은 더욱 좋아했다는...
그래서 저는 교감샘에게 혼났다는...T T.
종합백과
04/12/06 17:58
수정 아이콘
힘내시길 바랍니다.

요즘은 탈권위주의다 뭐다 해서, 너무 옛것들 중 올바른 가치들조차 타박하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 중에는 돈을 걷는 촌지 교사가 있을지도 모르고, 성추행 교사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 이야기들이 뉴스가
되는 이유는 '세상에 이런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자신이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생님들 대다수는 나쁘다고 결론지어 놓고, 뉴스에 그런 얘기만 나오면 자신의 의견을 합리화시키는,
이런 방식은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선생님, 경찰분들, 소방관님들, 환경미화원분들 등. 세상에서 철밥통이다, 부정부패의 극이다 비난받고 있으시지만
대다수의 분들은 박봉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고 계십니다. 국민의 돈으로 밥 얻어먹는 공무원...
전 이런 이야기 정말 싫어합니다. 예전 군사정권이나 왕조 시절의 분풀이를 위해서일까요? 구청이든, 동사무소든, 경찰서
이든, 왜 이리 함부로 행동들 하시는지.

밑의 오랜만의 공룡님의 글도 읽어보았습니다만, 저도 육두문자 난무하는 pgr 보다는 가식적인 Pgr 이 좋습니다.
단, Pgr 에서의 예의 지키기가 가식적이다 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자조적인 얘기지만, 어딘가에 가서
'pgr 의 단점은 사람들이 가식적이라는 거야' 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으면 가식쟁이로 보는 분위기라서 그런지,
어느덧, pgr 과 가식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네요.
언제나
04/12/06 18:03
수정 아이콘
역시 pgr의 댓글은 너무 감동적인 경우가 많군요.
특히나 p.p님의 댓글은 저를 한번더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은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이 생각을 두번하기 보다는 한번 할 뿐입니다. 아이들이 책상에 누구누구 욕을 했다... 그 선생님께서는 그 글에 '이제 나도 선생님이 되었구나'라고 한다고 생각하신다. 물론 그 글에 아이들이 변했다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게 막말하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그 이유가 있습니다. 단지 그 선생님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바른 행동을 하시고도 아이들이 이해 못했느냐 아니냐를 따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분명히 한번쯤 고민해 볼 문제 입니다.

찬양자님께서 차별하지 말라는 글을 받으셨다고 하셨지요? 그러면 아이들이 보기에는 분명한 차별을 겪은 겁니다. 그것도 4명에게요.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분명한 심한 차별을 하셨을 겁니다. 그것을 찬양자님이 의도 하였던, 아니던가 그들은 차별을 겪은 겁니다. 그 차별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차별을 겪은 이유를 알고는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두번 생각해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찬양자님께 고맙다는 자신이 이러한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을뿐, 그냥 자신이 차별을 당한 일에 대한 한번의 생각으로 찬양자님에게 글을 보냈을 뿐입니다.

쌍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더욱이 습관적으로 나오는 쌍욕이 선생님 앞에서 툭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교정을 해주면 모두 자신의 잘못을 금방 인정합니다. 그런데 이는 자신이 잘못한 점을 분명히 인식을 했을때만 이지요.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했을 경우는 쌍욕을 한 행위의 잘못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왜 자신에게 뭐라 하는가를 생각하고 행동하지요.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은, 그 속에 또 욕설이 들어있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도 자신이 누군지 밝히면서도 그런 이메일을 받으셨다면, 그 학생에게 제대로된 이야기를 한번 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래야 그 학생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찬양자님께서도 얼마남지 않은 날들을 그 학생들과 웃으며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겁니다.
위드커피
04/12/06 18:10
수정 아이콘
선생이 선생 다워야 선생님이죠.

요즘은 너무 개념없는 일부 선생들과
교단의 여성화 때문에 걱정입니다.
찬양자
04/12/06 18:18
수정 아이콘
교단의 여성화가 문제라니요?
무슨말씀이신지?
찬양자
04/12/06 18:18
수정 아이콘
격려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여러 조언과 충고 귀담아 듣고 제 생각과 잘 버무려 좋은 결과를
낼께요^^
항즐이
04/12/06 18:30
수정 아이콘
위드커피님은 교직에 여선생님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을 두고 교단의 여성화라고 하신 모양입니다.

그런데 주제 글은 일반 교직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거든요, 사실. ^^

좀 더 찬양자님께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셨더라면 좋을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언제나님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pgr눈팅경력20년
04/12/06 18:51
수정 아이콘
이 글을 읽으니 왠지 기분이 좋아지네요..^^
영혼의 귀천
04/12/06 19:11
수정 아이콘
위드키피님...
그러면... 학생은 학생다워야 학생아니겠습니까?
너무 개념없는 선생님보다 개념없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더 많습니다.
학생이 욕을 하든, 주먹을 휘두르던.....학부모가 찾아와서 교무실을 엎어놓든, 멱살을 잡든......
교사는 교사이기 때문에 교사의 윤리로써 묵묵히 얻어맞고만 있어야 한다면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언론에 보도되는 교사들은 말 그대로 언론에 나올만한 일들을 했기 때문에 보도되는 겁니다.
그런 교사의 수백배, 수천배는 더 많은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삼아 학생들을 대하고 있습니다.
'나 학교 다닐때 이상한 선생님들 많았다'라고 하시는 분들.... 그냥 일반적인 선생님보다 이상한 선생님이 더 많았습니까?
다만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강한 성격을 가지신 분들이 더 많은 거겠죠.

교직의 여셩화....가 문제이긴 하지만......
해결방법은 없죠.
어차피 공립은 시험을 통해서 교직에 진출하게 되는데, 시험에 합격하는게 여성이 훨씬 많더라는 겁니다.
대신 사립은 남선생님이 훨씬 많죠. 여선생님보다 남선생님을 선호하니까...
저희 과만 해도 남자 선배들은 임용고사 준비하지 않고 사립으로 빠지는 분들 많습니다.
학교 다닐때 언니들 코피터져 가며 도서관에서 밤새워 공부할때, 남자선배들 술마시고, 노래부르며 다녀도 사립으로 더 빨리 빠져 나가더군요.
그것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남자 선배들도, 여자 선배들도, 그리고 저나 제 동기들, 후배들... 모두 주어진 조건 내에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이니까요.

좋은 댓글들 밑에 발끈하는 글을 달아서 죄송합니다.
찬양자님도 맘 고생많으시겠지만, 이번 일이 약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내가 학생들에게 무심코 하는 행동들을 다시 돌아볼 계기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앞으로는 더 많은 경험 가지고, 더 좋은 교사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
청보랏빛 영혼
04/12/06 19:2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년 전만해도 제 인생 최고의 목표는 선생님이 였답니다.....
아빠가 선생님이라는 것도 영향이 있었지만... 제 인생에서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부모님보다 더 소중한 존재였을 겁니다.
맞벌이 하시는 엄마, 아빠를 대신해서 교실에 남아서 이것저것 책을 읽해해주셧던 초등학교때 선생님들...
어려운 시기에 항상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셨던 중학교 담임 선생님.
다른 건 그럭저럭 나오는데 영어 듣기만 유독 못하는 저에게 조용히 영어 듣기 테이프를 건내 주셨던 고3 담임선생님...
수학처럼 재밌는 과목은 없다는 걸 가르쳐주려고 수업시간에 노래에 춤까지 추셨던 고등학교 수학선생님 ^^;;;
한분 한분 저에게는 모두 소중한 선생님이셨습니다.
물론 제 친구들 중에서도 선생님들에게 이유없는 반감을 가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냥 때리기만 하면 반항하고, 욕하고, 쓸데없는 소문을 퍼트리죠...
소수일 뿐입니다.
아주 소수라고 생각하세요.

저처럼 '선생님' 이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인생의 방향조차 잡지 못했을 아이들도 있답니다.
아직도 좋아했던 선생님 생일을 꼬박꼬박 챙기는 친구도 있구요.
매년 크리스마스때마다 선생님집을 찾아가는 친구도 있습니다.

제가 수능을 잘 못봐서 교대에 못가고, 간호과에 들어오게 됬지만.
제게 다시한번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고3으로 돌아갈수만 있게 된다면 정말 제 인생 모든 것을 걸고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꼭 선생님이 되는 길을 걸을겁니다.

아자아자! 힘내세요! 아직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The Essay
04/12/0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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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식이 아닌 '기간제'라는 꼬리를 달고 있는 초보 중의 상 초보 쌤이긴 하지만, 글쓰신 분의 칭찬은 안 그래도 교만해지는 저를 더욱 더 교만(?)해지게 하네요... 농담이구요..^^;...
제가 시골의 자그마한 학교에서 근무해서 도시의 학생들의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수도 있겠지만, 요즘 아이들... 정말 무서울 정도로 '예리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조금이라도 합리적이지 못하면 그에 따른 반응이 바로바로 나타나지요. (물론 사람이 한결같이 다 똑같을 수 없는 것처럼 아이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이지만 말입니다)
저 역시 위의 어느 분의 말씀처럼 찬양자님께서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차이'를 두신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차별'로 느껴진 것은 아닐까요. 어른들이라면 '차별'과 '차이'를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지만,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기에 충분히 오해할 여지는 있다고 느껴집니다.
자신들이 '차별'을 받았다고 해서, 그래도 선생님이고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험한 소리까지 하며 항의성 메일을 보냈다는 아이들의 태도는 분명 잘못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폭력이 합리화될 수 없듯이, 이것 역시 '언어폭력'이기에 절대로 합리화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아직 2년차 밖에 되지 않는 초보 쌤이지만, 감히 조심스럽게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보십시오.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눈높이에 맞추라고 하는 것보다, 선생님이 허리 숙여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훨씬 더 쉽고 효과적일 겁니다. 교사는 허리 숙임으로서 시쳇말로 '지고도 이기는 것'이 될 테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자존감'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공유할 무언가를 - 저의 경우는 아이들과 같이 스타를 하거나 같이 Pgr21을 봅니다 - 우선 나눠보십시오. 그렇게 서로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가진 다음에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보십시오. 무작정 "왜 그런 메일을 보냈니?"라는 말씀보다는 예를 들면 "아유, 요새 선생님이 맨날 실수만 하네. 선생님이 좀 부족하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해보십시오.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인내심과 포용심, 아이들에 대한 존중감을 갖고 여유 있게 풀면 충분히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그런 '언어폭력' 역시 흔히 알고 있는 '폭력'과 다를 바 없다고 분명히 말씀해주십시오.
힘내십시오.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한 지금의 그 고민. 너무나 소중하고도 소중한 고민입니다. 그 고민을 즐겨보십시오. 쪼금(?) 괴로우시겠지만 아이들은 그 선생님의 고민에 정직하답니다.
머리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보다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절실한 요즘입니다. 저 역시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마음을 따스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려고 아둥바둥 중입니다만, 맨날 실수연발이군요.
훗날... 선생님의 자리에서 떠나오실 날, 아이들이 진심으로 '우리 선생님'을 아쉬워하기를 기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04/12/06 19:48
수정 아이콘
제가 지금 하는 일 중에도 가르칠 때가 있습니다.(주로 성인들입니다.)
가르치다 보면 분명 예쁜 학생들이 있고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는 학생들도 있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은 공평함에 있어 좀 더 신중하셔야겠죠. 자신도 모르게 차별하게 될 수도 있는 마음을 '선생님'으로서의 힘으로 극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중학생들을 상대로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쳤던 적이 있었습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여러 가지를 느꼈었지요.
아이를 알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에 그 아이를 판단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과
또한 성적과 말 잘듣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요.
아이들과 만나는 초반에 쉬이 친해지는 것 보다 조금 천천히 한명한명 알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당시는 스타가 나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여서 아이들과 스타 이야기를 하면서 엄청 세련된(!) 선생님이 될 수 있었지요.^^
여러 분들께서 조언 해주셨으니 글쓰신 분도 많은 도움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제리맥과이어
04/12/06 22:22
수정 아이콘
참..모든 사람이 다 좋을 수는 없다는게 어쩔수가 없네요.
애들도 어른들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더 순수하겠지만 역시 누구나 다 '좋은 사람'일수는 없겠죠.
21살이라니, 많이 상처가 되는게 정상이겠네요. 제가 마흔살이 되서 그런일을 겪어도 여전히 마음이 아플것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선생님 한분을 알게 되었는데, 이십대 초반의 동안의 여자선생님인데 이제 삼년됐는데 아이들에게 치여서 늘 피곤한 모습...
그 분 말이 애들이 무서운 선생님한테는 말도 잘들으면서 자기가 말하면 우습게 여길때 제일 밉다고...만만히 안보일려고 하다보니 자꾸 사악해진다고 하시더라구요..(물론 농담조..^^)
크헛~그 얘기 들으니까 저 중학교때 애들이 짖궃게 굴어서 울며 나가시던 초년생 여선생님 생각도 나고...정말 애나 어른이나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건 똑같은것같아요..
그래도 선생님들은 대단하십니다. 전 중고등학교때 애들이 뒤에서 선생님 욕하는거 들으면서 아...난 절대 저 일은 못하겠다 생각했죠. 전 맘에 상처를 잘받는 성격에 남이 나 욕하는거 절대 못견디는 성격이거든요....(으..이놈의 성격..)

그건 그렇고 글쓴 님...마음에 상처가 된다는 말 정말 이해가 되요. 어떤 심정인지 알것같네요. 앞으로 애들 다시 대할것도 걱정도 되시겠고... 근데도 애들상처를 더 걱정하시다니 마음씨도 착하신 분이네요. 그래도 어렵겠지만 그 애들을(네명이라니 소수인듯하네요.) 불러서 어떤 점이 그랬니?? 나는 그런뜻이 아니었다고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게 좋을것같네요. 자세한 좋은 대화기술은 잘모르겠지만 아, 위의 에세이님께서 잘써주셨네요. 그냥 넘어가면 둘다 어색해지고 님에게도 상처로 남을 수 있을테니, 그것보다는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기회를 가지는게 좋겠네요. 또, 위기를 기회로, 오히려 걔네랑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죠. 아, 써놓고 보니 위에 분들이 저랑 같고 더 좋은 방법들을 마니 써주셨네요.. 화이팅~
잿빛토끼
04/12/0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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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로그인 하게 하네요..^_^

네.. 저도 이제 1년만 있으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몸입니다.

글쓰신 분의 마음을 저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성인이나 현자가 아닌 이상 자신을 욕하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일이 힘들다는 것을 실습때 알아버렸지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마디는.. 진실을 통한다는 것입니다. 어딜가나 말입니다.

진정한 참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그 사랑이 부매랑이 되어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교육의 효과는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잖아요^_^?


제가 전혀 생각 못하던 선생님을 기억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의 길을 선택한 것처럼 말입니다..


진실은 통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언젠가는 돌아옵니다.. 언젠가는..
04/12/06 23:20
수정 아이콘
최근 본 영화중에 여선생 대 여제자가 생각납니다.
염정아의 엽기적인 연기에 엄청나게 웃기도 했지만
아이든 어른이든 사람이면 누구나 애정과 관심과 이해를 필요로 한다는 걸 다시한번 되새기게 되더군요.
완벽한 인간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저 잘난 맛에 혼자 살 수 있는 사람 역시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지요.
저도 어딜가나 ~씨 대신에 ~샘, ~선생님 이라는 호칭을 더 많이 듣는 사람입니다.
샘이라고 불리기에 모든 면에서 참 조심스럽습니다.
작은 행동 하나, 단어 선택 하나가 다 조심스럽고 어렵습니다.
참 짜증스러울 때도 있지요. 뭔 영광을 보려고 내가 이러나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일은 매우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더 조심하고 절제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암튼 우리 사회가 누가 날 이해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 아시겠지만 이해의 영어 어원을 찾아보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 자신에게 더더욱 필요한 말이기도 한 '이해'을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
04/12/07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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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외국이란 데를 갔다오신 어머니께서 피렌체에서 사왔다는 손목고리는 (팔찌라기보다는 고리 -_-) 그냥 그랬습니다. 어머니도 음 한번 껴보렴~ 하고 다른 것 꺼내시느라 바쁘시더군요. 아마 제가 저번 여행에서 선물을 안사온 데 대한 복수였나봅니다.
어머니께서는 부스럭부스럭 무언가를 꺼내셨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면서 로마에서 샀다는 인형을 꺼내드시더니 반 애들 꺼라고 하셨습니다. (그 인형을 뭐라고 하나요 줄이 연결되어있어서 관절마다 움직일 수 있는 -_-; 나무 인형) 어머니께서는 시골 마을 분교에서 일하시는 선생님이십니다. 물론 반 아이들 인원수가 얼마 되지 않으니 다 챙기실 여유도 되셨겠지만 여름방학 당신께서 처음 해외여행이란 것을 다녀오시면서 챙겨오신 그 선물에 선생님이란 단어가 새겨져있는 듯 했습니다.
그 학교 아이들은 시골아이들이라 때묻지 않고 순수해서 참 좋다고 하십니다. 서로 점심시간에 선생님 옆에 앉으려고 가위바위보를 한다고 합니다. 맛있는 반찬이 나오면 선생님 식판을 계속 쳐다보고 있답니다. " 그래서 내가 걔한테 소세지 줬잖아.. 또 하루는 너무 얄미워서 선생님도 소세지 좋아해라면서 안줬잖아.. " 라고 말씀하시면서 웃으시는 어머니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시골까지 통근해야되는 그 분교행이 (선생님 수도 작아서 일도 많다네요) 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어머니께 그런 소박한 즐거움을 주는 그 학교가 전 너무 좋네요. 어머니는 원래 미대 진학을 원하셨던 분이지만 아이들과 같이 그림을 그리며 지내는 지금의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계신 듯 합니다.
선생님.. 저는 한번도 꿈꿔보지 않았지만.. 언제나 감사드리고 또 그 어떤 직업보다 인격적 성숙도가 높아야하는 어려운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가시는 (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보탭니다.
evermine
04/12/07 23:41
수정 아이콘
저도 애들을 가르치고 있는 입장이라서 그냥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하고갑니다. 버릇없는 애들 얘기하면서 선생님들끼리 가끔 농담으로 그런 얘기하죠.. 걸상에 껌붙여 놓으라고^^; 그래도 선생님선생님 따라다니면 어찌나 귀여운지.. 다큰 재수생도 귀여워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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