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1/15 00:55:46
Name Magic_'Love'
Subject 나의 스타크래프트 관람 답사기~
처음 스타를 본건 고 1때였습니다. 이사를 마치고 새 집에서 tv를 보는 도중 옛날 집에서는 나오지 않던 몇가지 채널이 더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itv가 있었는데요 채널을 돌리다가 tv에서 갑자기 스타가 나오길레...이게 뭐지? 하는 생각으로 처음 본 것 같네요...그 때 캐스터 전용준 해설 이기석...훗.. 아직까지 기억합니다. 당시에는 스타를 방송으로도 해주는구나 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거 보니까 꽤 재밌길레..매주 시청했는데(1주일에 2일인가 해주더군요) 한 2달인가 지나서 갑자기 안 나오더라구요.텔레비가 고물이어서 그런건데..그 때는 그걸 모르고 왜 안나오지..? 했었죠.

무한에서 입구 막고, 벙커 짓고, 탱크 뒤에 배치하고 벽에 터렛 2줄씩 두른 다음에 무한 레이스 하다가 번번히 지는 완전 저급 테란 유저였던 저였기에 스타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맨날 지기만 해서...그래서 itv 안나와도 그냥 뭐...안나오는갑다...했습니다.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말입니다.

그리고 다시 스타를 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 못해 방안에서 뒹굴거리는게 너무 싫어 공부나 한번 해볼까 하는 미-_-친 생각을 하던 그 때...kbs 9시 뉴스 끝나고 해주는 스포츠 뉴스를 보기 위해 시간 맞춰서 tv를 켰는데...kbs9시 뉴스 마지막 부분이 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타이틀이 이거였습니다. "고교생 챔피언되다"

엥...?  뭔소랴...? 고교생...?  챔피언...?

약간은 의아하게 뉴스를 보았는데요...그것은 바로 스타에 관한 뉴스였습니다. 넓은 공간에....엄청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두명의 선수 같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쩌꾸 저쩌구 하더니 고교생이 챔피언이 되었다는 소리가 나오고 그 고교생 챔피언이 인터뷰를 하더군요...뭐라고 했는지는 잘...

여기서 문제...그는 누구일까요?
.
.
.
.
.
에...아마도 다 아실겁니다. 팩토리 개조해서 탱크 2대씩 나오게 한 바로 이모군 이었습니다.

솔직히 그 뉴스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복싱 세계 타이틀전을 해도 관객이 저렇게 모이지는 않을텐데...도대체 스타가 어떻길레 결승전 한다고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거지..?

시간을 보내기가 너무 힘들었던 저에게 그 뉴스는 암흑속의 빛...--; 같은 것이었습니다. 스타를 한번 보자는 생각으로 당장 컴퓨터를 켰습니다. 모든것이 다 있다고 믿은 인터넷에 접속한다음.....그 다음.....음....어디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상당히 난감하더군요...그 순간 고1때 본 itv가 떠올라서 itv에 접속했습니다. 그리고 대략 30분 정도 걸려 스타 관련 부분을 찾아 난생 처음 vod라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재밌더군요...그래서 많이 봤습니다. 밤을 새가면서 봤죠..그 때가 아마 랭킹전 5차전이었나...홍진호 선수가 우승한 그 시즌이었는데..하여튼..그랬죠..

정말로 시간 때우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운영도 컨트롤도 생산도...아무것도 모르는 완전 백지 였던 저에게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는 정말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아하~! 저렇게 하는 거였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그렇게 나름대로 재밌게 보던 가운데....전 정말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 분' 의 플레이를 봤기 때문이죠...

경악..혼란...어이없음..이게 말이 돼?...도대체 이 사람 누구야..!!

정말로 소름끼치는 말도 안돼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한 남자를..-_-만나버린 것이었습니다. 위의 언급한 바로 그분이었습니다. 무한에서 입구방어 터렛 공사 앤드 무한 레이스밖에 할 줄 몰랐던 저급 테란인 저한테 저그는 암울 그 자체였습니다. 뭘 해보지도 못하고 무한 히드라...4드론...에 이겨본적이 없었고, 또한 친구들이랑 스타할때 테란 하면 x신 소리 듣던 그때에 스타를 접었기 때문에 테란이 저그한테 어떻게 이겨....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그분의 플레이를 봤으니 기분이 어떻겠습니까...가히..신세계에 온 느낌이랄까요..무릉 도원이 바로 여기구나...하는 느낌...에...뻥입니다..죄송...--;

하여튼 정말로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쓰레기라고 여겼던 마린으로 럴커를 잡는가 하면 진짜로 한번도 써본적 없었던 ,왜 있는지 몰랐던 드랍쉽으로 수많은 멀티를 날려버리는 그의 플레이에 정말로 반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그분의 동영상을 모두 찾아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itv에 있는 동영상은 전부 다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분꺼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것도 역시 다 봤구요...

다 보니까..다시 심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워크래프트를 본다고 하더군요 바로..옹겜넷에서 말이죠...스타도 있다고 하길레 들어가봤습니다. 거기서부터...그렇게 저의 스타 관람은 시작되었고...현재까지 이르게 되었죠..

옛날 생각을 하면서 문득 떠오른 재밌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저에게 처음 스타를 알게 해준 사람은 이윤열 선수 였습니다만...저는 지금 임요환 선수 팬입니다...참 아이러니 하지요...

또...이윤열 선수 때문에 스타를 봤지만 임요환 선수 때문에 스타를 시작했습니다...나도 한번 저렇게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 때문이었지요...물론...절대로 그렇게 못한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ㅜ.ㅜ

임요환, 이윤열 선수가 있었기에...정말로 재밌는 스타를 알고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고마운 분들이지요..두 선수 모두...

거기에다가 폭풍저그...가장 싫어하던 종족인 저그를 좋아하게 만들어 버린 선수입니다. 몽상가와 악마, 영웅...역시 이 선수들도 플토를 좋아하게 만들어준 선수이지요...

그렇게 생각해보면...스타를 시작하게 해준건 임요환, 이윤열 선수 였지만 정말로 스타를 좋아하고 참 맛을 알게 해준 선수는 프로게이머 전부 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환상적인, 묵직한, 전략적인, 재밌는 플레이 하나 하나가 이제는 스타를 보는 낙이 되어 버렸네요...

어쩌면 저는 모든 프로게이머에게 빚이 있는 것 같습니다.그냥 앉아 있으면 즐거움을 잔뜩 선사해주기 때문입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정말로...감사합니다...(--)(__)(^^)~

p.s

정말 글 쓰기 힘들군요...pgr에서는 거의 팅만 하는데 직접 글 쓰는게 정말 힘든것이란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정말로 글 잘쓰시는 분들..부러버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손가락바보
04/11/15 02:16
수정 아이콘
저도 itv로 스타리그에 입문한 사람입니다. 군대에서 일요일 아침마다 보던 랭킹전의 재미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특히 위에 나왔던 5차전을 제대로 봤는데 그래서 김성제 선수의 팬이 되었다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010 PGR을 떠나며 쓴소리... [26] 기억의 습작...4693 04/11/15 4693 0
9009 요즘 몇가지 불만 주저리 주저리; [4] 굼시3348 04/11/15 3348 0
9008 [소설] Girl - 1화 [4] 베르커드3280 04/11/15 3280 0
9007 나의 스타크래프트 관람 답사기~ [1] Magic_'Love'3522 04/11/15 3522 0
9005 아~ 머리아퍼!!('빠'와 '까'에 대한 단상.) [25] 산적3514 04/11/14 3514 0
9004 임선수 관련 기사 파포에 떴네요;;(새걸로 또 떴네요;;) [34] 사탕발림꾼5747 04/11/14 5747 0
9003 선수들 상처 입히는 자.. 떠나라 [5] Timeless3376 04/11/14 3376 0
9002 인간은 로보트가 아닙니다. [1] 킬리란셀로3191 04/11/14 3191 0
9000 [잡담]횡설 수설. [4] 시퐁3325 04/11/14 3325 0
8999 매니아들의 명반으로 남아버린 앨범 [21] Ace of Base4288 04/11/14 4288 0
8997 에버배 4강 2주차를 보고.. [5] TomatoNYou3248 04/11/14 3248 0
8996 StarCraftProGamer에게 쓰는 편지. [8] 맑☆은☆아☆3148 04/11/14 3148 0
8995 불신의 세상을 보며..... [12] Polaris3243 04/11/14 3243 0
8994 조용히 한걸음씩 [16] Ace of Base3500 04/11/14 3500 0
8992 pgr학교에서 보면요. [11] Narcis3176 04/11/14 3176 0
8991 진짜 임요환 선수, 차라리 은퇴가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41] 벌쳐는사기6993 04/11/14 6993 0
8990 Fighterforum.com -> FIGHT?! [67] 맑☆은☆아☆3870 04/11/14 3870 0
8987 스타리그 주간 MVP (11월 둘째주) [77] 이뿌니사과3414 04/11/14 3414 0
8986 한웅렬 선수 아깝네요 [29] 에버레스팅4078 04/11/14 4078 0
8985 메이저리그, 임진록, 그리고 구걸하는 거지저그론 [53] 지나가다말다3844 04/11/14 3844 0
8984 그들은 프로니까. 아니,겨우 프로에 불과하니까. [10] 3148 04/11/14 3148 0
8982 [어설픈 발제]임요환 선수의 빌드, 정말 필승 빌드입니까? ㅇㅇ; [61] ijett5478 04/11/14 5478 0
8981 예술의 바이오닉, 김동진선수 [31] 저그맨3586 04/11/14 358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