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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7 00:07:36
Name 밀림원숭이
Subject 맛있는 라면 끓이는 법-1편
ㅡ 1. 시장이 반찬이다.

"목욕재계" 란 말이 있다.
(제사를 지내거나 신성한 일 따위를 할 때) 목욕하여 몸을 깨끗이 하고,
부정(不淨)을 피하여 마음을 가다듬는 일.

라면하나 먹는데 몸을 깨끗히 하고 정신을 가다듬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 라고 했던가.

뱃속이 허전 할 수록 그만큼 라면의 맛은 배가 될 것이다.

거기에 라면 중앙에 놓여있는 노오~란 노른자만큼이나 둥근 달이 뜬 야심한 밤이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보글보글' 아직 끓고있는 국물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그것의 유혹 앞에선 어제 시작한 다이어트나 내일 퉁퉁 부을 얼굴따위는
이미 잊은지 오래다.



오늘은 금요일.

주 5일제 근무의 시작은 나른한 금요일 오후속에서 졸고있던 나를 그 밖으로 꺼내주었다.

연휴라는 생각에 뭘할까, 여행을 갈까 하는 등 생각이 많았지만

제 버릇 남 주랴..

16인의 전사들이 만들어내는 최고 경기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진 못 했다.




평범한 일상을 살고있는 현대인이 그렇듯 아침은 건너뛰자.

점심은 가까운 식당에서 얼큰한 국밥 한그릇 먹자.

개인적으로 소고기국밥이나 순대국밥을 추천한다.



오후 6시.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거의 모든 일과가 마무리 되는 시간이다.

기분좋은 금요일 저녁.

시원한 맥주 한잔의 유혹을 뿌리치긴 쉽지가 않다.

"스타 안 보냐고?
재방보면 되지 뭐.
결과만 모르면 재방이 광고도 적고 더 좋아.
암~ 그렇고 말고!"

친구들과 잘 아는 호프집을 찾는다.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500cc 한잔씩 시킨다.

딱 한잔만 먹을려고 했다.


시작은..



목의 갈증이 없어졌을 때쯤,

각자의 이야기 보따리가 터지기 시작한다.

그 보따리 속에 내 이야기 보따리도 두고싶었나보다.

계속해서 그것을 들이키며 수줍음 많은 이 친구를 부르고 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내 보따리는 너무 내성적인것 같다.

남들처럼 쉽게 보여주고 자랑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각자의 보따리를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집에 갈 시간이되었다.

한 녀석이 부인에게서 온 전화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지 미안한척 자리를 빠져나간다.

미혼이라도 별 다를것은 없다.

애인한테 걸려온 전화를 정자세로 받는 넘이나,

테이블 구석에서 "사랑해~"를 외치는 넘이나..

다들 한심하다 한심해.

헌데 무진장 부러운건 왜인지.. T_T

이유가 어떠하든 모두가 각자의 본진으로 회군하는 분위기다.

그것이 폭탄드랍이든(부인의 잔소리. 알아도 막기 힘들다.),

리버or템플러드랍이든(애인의 잔소리. 때에 따라선 당하는 쪽에서 이득을 본다-_-; ①⑨ 상.상.금.지)

메딕이 없어 스팀을 쓸수없는 난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 안에서의 여유는 때때로 나를 즐겁게 한다.

화려한 간판의 불빛과 내 얼굴이 서로 어우러져 창문속에 그려질 땐

무슨 영화속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듯 분위기 있게 자세를 가져본다.



오는 길에 슈퍼에 들렸다.

XX마트처럼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의 크기는 아니지만,

라면과 계란을 사기에는 충분하다.

얼굴도 모르는 손님에게 연방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봉투값 20원 받습니다." 라고 외쳐되는 그곳보다

감기 조심하라는 짧은 말 한마디가 훨씬 정겹게 들리는 건 내가 국어를 못해는 그런것 같지는 않다.

손 "수" 때릴 "타" 수 흐~ 면...-_-;;

5개를 사고 10개씩 파는 계란 한통을 샀다.



"Best Game Movie~ "

"휴~ 다행이다."

시계는 이미 11시를 지났으나 늘 그렇듯 아직 시작하지 않은 듯 보인다.

  


To Be Continue...



쓰다 지쳤습니다. ㅠ.ㅠ

2편은 취향과, 3편은 데코레이션^^;을 주제로 쓸 생각입니다.
챌린지리그 재방송하네요.
결과는 알지만 조금만 보다 자야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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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
04/10/27 00:10
수정 아이콘
소소하고 작은 즐거움을 찾아..
이렇게 선물처럼 올려주시는 글을 가끔 만나게 되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비록 소재는 조금 위험 천만하지만요...으하하하! 2편과 3편도 기다리겠습니다./^^
04/10/27 00:20
수정 아이콘
저랑 일과가 비슷하신듯.. 특히 베스트게임무비 요부분에서 피식~
저도 자취생활 3년째... 라면이 때론 지겹기도 하지만.. 가난한 학생 주제에 불평한다고 뭐 달라지겠습니까.. 감수하고 살아야지요..
라면 맛있게 끓이는 저만에 방법은 저처럼 느끼한것 별로 안좋아하시는 분은요..
좀 귀찮겠지만 면이랑 스프넣은 국이랑 따로 끓여서 드셔보세요.. 물양 잘 맞추시고요..
면에 있는 기름기가 싹 제거되서 아주 담백한 맛을 즐길수 있답니다.. ^^
어딘데
04/10/27 00:35
수정 아이콘
수타면도 맛있지만 제가 추천하는 라면은 "양념이 진짜라면"입니다
라면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일단 제가 먹어 본 라면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기억상실
04/10/27 00:39
수정 아이콘
가장 맛있는 라면끓이는방법은 설명서에 적혀있는데로 하는것입니다.
enthusiasm
04/10/27 00:46
수정 아이콘
전 라면 하루에 1개 먹는데 저보다 더먹는분 계시나요?
양정민
04/10/27 00:48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했던 글과는 조금 다르네요.^^
어쨋든 머니머니해도 라면은 신라면이 아닐까요?
estrolls
04/10/27 01:11
수정 아이콘
신라면+청양고추+북어+고춧가루+마늘다진거조금+파
이렇게 먹으면...ㅡ_ㅡ)b
빗물은 빈맥주
04/10/27 01:11
수정 아이콘
잠도 안오고......
갑자기 출출해지는게... 라면이 땡기는...... -_-;;
밀림원숭이님
제 비만의 공범 ㅠ.ㅠ
제 취향이긴하지만
라면에... 약간의 어묵을 넣어서 끓이면 정말 맛있답니다 ^_^
어묵 안에 라면 양념이 쏙쏙 배어서... 정말 (ㅠ.ㅠ)b
Summerof69
04/10/27 02:40
수정 아이콘
입에 침만 잔득 고이게 하고 2편을 기다리라니요 ㅜ.ㅜ
케샤르
04/10/27 07:38
수정 아이콘
하하 글이 소소하고 공감이 마구 되네요.

제가 지향하는 그런 글입니다^^
Cool-Summer
04/10/27 10:04
수정 아이콘
아~ 라면먹고싶다^^
책임지세요!!! 일해야한단말이에욧
우승호
04/10/27 16:05
수정 아이콘
입에 침 잔뜩 고이게 해놓고 2편이라니요 ㅠ_ㅠ
포켓토이
04/10/27 16:22
수정 아이콘
음식의 맛을 결정짓는데는 미각뿐만 아니라 오감이 모두 작용합니다. 그러나 실제 조리를 할때 보면 보통 미각,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도 시각 정도만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나머지 감각들도 만족시켜야 합니다.
라면의 숨겨진 맛중에서 식감, 즉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촉, 씹히는 맛과 관련한 노하우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센불에서 단숨에 끊여내라- 라는 것이죠. 가정집보단 요리집에서 쓰는 강한불을 쓰는게 좋고, 가정집에서도 스프를 먼저 물에 넣고 끓여서 물의 끓는점을 올려 좀더 뜨거운 물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해서 면을 좀더 쫄깃쫄깃한 상태로 만드는 노하우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노하우입니다. 그러나 두번째건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바로 냄새에 관한 것입니다.
인간의 코는 특별히 약한 기관입니다. 한가지 종류의 냄새에 계속 노출되면 금방 피로해져서 냄새를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즉 우리가 라면을 다 끓여서 막 먹으려고 하면 이미 우리의 코는 라면냄새를 느낄 수 없는 상태입니다. 맛의 중요한 요소가 사라져버린 것이죠. 이걸 극복하는 노하우는 간단합니다. 라면을 직접 끓이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냄새가 나지 않는 곳에서 기다리다가 요리가 다 되면 그때서야 라면을 먹는 것이죠. 그럼 라면냄새를 맘껏 즐기실 수 있습니다. 라면맛이 배가되는 것도 당연하구요. 물론 솔로이신 분들에겐 어려운 노하우입니다만...
타이푼
04/10/27 16:41
수정 아이콘
에....저는 매일 푸라면 2봉지 그리고 큰사발 하나씩을...
뭐 라면끓이는 노하우라면 면보다 스프를 일찍 넣는게 더 좋습니다..면이 더 쫄깃해지죠.

참치캔 기름 빼서 넣어 보세요. 고소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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