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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8/03 17:08:12 |
Name |
edelweis_s |
Subject |
[논픽션같은픽션-_-]빙화(氷花) 1 |
빙화(氷花)
“잘 왔네.”
임요환이 문을 열자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이오, 임 형”
폭풍검(暴風劍) 홍진호!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수많은 강자들을 쓰러뜨리며 최강의 칭호를 노렸던 검술의 귀재. 비록 황제(皇帝)라는 고수를 만나 최강의 칭호는 얻지 못했으나, 중원의 이야기꾼들은 언제나 폭풍검의 이야기를 하곤 했다.
“왜 이렇게 늦었나.”
홍진호를 집 안에 들이며 임요환이 물었다. 홍진호는 손바닥을 탁! 치며 빙그레 웃었다.
“재미있는 녀석을 한 명 만났는데. 혹시 임 형은 아실까 모르겠어.”
******
“아니, 뭐야 이 자식은! 술 먹은 사람 처음 봐? 어딜 재수 없게 쳐다보는 거야?”
작은 객잔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름한 객잔의 지붕을 날려버릴 듯한 기세로 큰 소리는 또 한번 들려왔다.
“그냥 조용히 술이나 쳐먹어! 남의 일에 상관하지 말고.”
목소리의 주인공은 수염이 덥수룩한 덩치 큰 털보였다. 삿갓을 쓴 젊은 청년에게 고함을 지르는 털보의 기세가 워낙 흉폭하여, 그 누구도 털보의 횡포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청년은 담담히 술잔을 비우며 대답했다.
“술을 먹었으면, 술값을 내야지. 당연한 것 아닌가?”
청년의 목소리는 상황에 걸맞지 않게 침착했다. 그러한 청년의 말을 듣고 털보는 눈이 붉어질 정도로 분노했다. 털보의 큰 덩치에 비해 청년은 너무나도 빈약해 보였다. 털보의 우락부락한 주먹은 금방이라도 청년을 덮칠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 청년의 입에서 얼음을 토해내는 듯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팔 하나로 봐주지. 남은 팔로 술값을 내고 지금 당장 꺼져라.”
“뭐, 뭐야? 이 자식을……! 아악!”
청년에 말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른팔을 내지른 털보는 비명을 지르며 뒹굴었다. 강맹하게 휘둘러져야할 털보의 오른팔이 어느새 잘려나간 것이다. 털보의 잘린 오른팔은 바닥에 떨어져 붉은 피를 쏟아냈다.
청년은 자리에서 일어나 울부짖는 털보 앞에 섰다.
“돈을 꺼내기 쉽게 팔 하나를 남겨줬는데, 한 팔로는 돈을 못 꺼내는 건가?”
이 청년이 털보의 팔을 잘랐단 말인가. 그 누구도 그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털보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허둥대며 허리춤에서 돈을 꺼냈다. 청년은 그 돈을 낚아채듯이 빼앗고 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허리춤에 손을 넣더니 자기의 돈을 꺼내 같은 상 위에 올려놓았다.
“주인장. 나와 이 사람의 술값이오.”
객잔에서 털보의 횡포에 벌벌 떨던 사람들은 청년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나 청년은 그런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객잔 문을 나섰다. 고요한 객잔에는 털보의 신음소리만이 조용히 들려왔다.
******
임요환을 만나러 가는 길에 들린 객잔에서 홍진호는 우연히 보았다. 그 청년의 검. 범인 같았으면 감히 알아챌 수도 없을 정도로 빼어난 쾌검(快劍)이었다. 어려보이는 행색에 벌써 그 정도의 실력이라니……. 이야기라도 한 번 해보면 알아낼 것이 있을까 해서, 이렇게 객잔 앞에서 그 청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때, 청년이 삿갓을 바로 쓰며 홍진호의 앞을 스쳐지나갔다.
“이봐 자네.”
홍진호가 지나가는 청년을 불렀다. 청년은 우뚝 멈춰서더니 뒤를 돌아보았다. 홍진호는 삿갓에 가려진 얼굴을 정확히 보려고 애쓰며 입을 열었다.
“실력은 좋은데, 손이 너무 험하군. 자네 정도의 실력이면 적당히 타이를 수도 있었을 터인데.”
“…….”
“또 검이 매우 빠르더군. 이름이 뭔가? 그 정도 실력이면 중원에서 이름 깨나 떨쳤을 법 한데. 난 홍진호라고 하네.”
홍진호의 물음에 청년은 짐짓 놀라며 삿갓을 벗었다. 청년의 행동거지는 상당히 날렵하고 우미(優美)했다. 또한 청년의 외모는 수려했지만 무서울 정도로 냉랭한 기를 풍기고 있었다.
청년은 정중하게 포권(包拳)했다. 그리고 곧이어 흘러나온 목소리는 객잔에서의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와는 달리, 뜻밖에도 유순하고 정중했다.
“소인 서지훈이라고 합니다. 폭풍검과 같은 고수를 만나게 되니, 영광일 따름입니다.”
******
오래전부터 이런거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서지훈 선수가 등장하는 소설-_-;;
이 이야기는 모두 제 머리에서 나온 것이며, 실제 선수, 실제상황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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