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레드데드리뎀션2가 발매한지 한 3주차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발매 초기에는 좀 욕도 먹고 발매 이전에 크런치모드에 대한 이슈 때문에 욕도 많이 먹긴 했지만 여기선 그런 것 보다는 아직까지도 이 게임에 대해 망설이거나 발매를 고려하시는 분께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까 합니다.

일단 가장 많은 이야기와 불만이 나오는 조작감에 대한 이야기인데 아무리 패드로 하는 게임이라지만 그 중에서도 조작감이 다소 불편한 건 사실입니다만 사실 저는 조작하는데 큰 불편은 못 느꼈습니다. 둔감하다고 해야할까요. 사실 디 오더(...)도 그렇고 라스트 오브 어스도 그렇고 패드로 하는 게임이 조작감이라는 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거고 오브젝트의 제어가 힘든 오픈게임의 특성상 여기 저기 걸리는 게 많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럼에도 조작이 그렇게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전투의 흐름이 비교적 널널(...)한 편입니다. 나도 적을 잘 맞추는 편은 아니지만 반대로 적도 저를 잘 못맞추는 편이죠. 몇몇 도전과제에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명중률 관련 도전과제 항목이 있어서 스트레스 받으시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영화에서 봤었던 서로 빵빵대는 서부의 총싸움 느낌을 그대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중에 가서는 오히려 천천히 걸어가면서 적들을 쏴제끼는 액션같은 것도 음미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요즘 총싸움에선 좀 느낄 수 없는 거죠.

링커맨드 스타일의 아이템 사용은 좀 불편하기는 한데 마음을 좀 느긋하게 먹으니까 적응이 되긴 하더라고요. 사실 의외로 도전과제를 신경쓰지 않으면서 전투를 하면 아이템 사용 같은 건 데드아이 강장제 정도만 쓰고 오히려 도전과제 조건에 아이템 사용금지가 많아서 안쓰게 될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할 수밖에 없는 건 지나치게 불친절하다는 거죠. 분명히 게임 초반에 설명을 하긴 합니다만 게임 진행하고 스토리 보느라 정신없어서 놓치기 일쑤고 기본적인 인벤토리버튼이나 스테이터스 팝업같은 것도 버튼을 살짝 건드리는 것과 꾹 누르는 것으로 구분을 해놔서 게임을 중반까지 진행하는데도 그 메뉴의 존재를 모를 때도 많았습니다. 이런 부분은 좀 더 친절해도 되는데 아쉬운 부분이죠. 심지어 게임중반까지도 세이브 하는 방법을 몰라서(스토리라고 적어놓으면 누가 압니까요 엉엉) 그냥 소프트를 종료해서 자동저장에 의존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가장 큰 실수라고 하면 조작감의 불편함을 체감하는 부분이 게임의 초반과 후반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초반만 넘기고 자유롭게 게임을 하는 시점으로 들어가면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에 말달리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부분이 있을정도로 스파이더맨과는 또 다른 이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초반은 그 모양이고 후반도 지형이 산악으로 바뀌면서 그 조작감에 세밀함까지 요구되니 유저들이 짜증을 낼 수밖에 없는거죠. 사실 리얼리티를 살렸다라고 설명하면 납득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게임 진행에 있어서 많은 손해를 보니 뭐...마냥 납득만 하라고 하기 힘든건 사실입니다.



전체적으로 게임의 진행은 널럴한 편입니다. 친구에게 GTA도 그렇냐고 물어보니 그런 편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로 나뉘면서 자칫 오픈월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너무 높아서 뭘 할지 모르겠는 자유도도 적절하게 잡아주고 명예시스템이 있어서 플레이어가 악당이 될 수도 있고 비록 갱이지만 착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데(그래서 사실 명예라기보단 양심이라고 부르는 것도 맞다고 봅니다) 어느 쪽이든 게임 플레이에 압박을 주지는 않습니다. 악당이 되어서 마을을 이용하는데 불편하더라도 그걸 우회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고 착한 일을 하면 상점을 이용하는데 혜택을 주거나 생각치도 못했던 보상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게임이 좀 헐렁한 편입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할 수록 더 그렇고요. 가장 압박을 받는 부분이 말이긴 한데 사실 이것도 처음부터 좋은 말을 구하는 것 보다는 천천히 체감을 하시는 편을 추천하긴 합니다. 편의성을 생각한다면 제일 좋은 걸 최대한 빨리 얻는게 맞지만요. 심지어 무기를 구하는 것 마저도 일종의 언락 식이라 한 번 확보하면 뭘 버려야 한다거나 하는 압박감도 없고 무기 성능도 예민하신 분이 아니면 장탄수를 제외하고 크게 체감되는 부분도 없더라고요. 그냥 컬렉션에 의미를 두는 정도일까요?

사실 게임 진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게임 컨텐츠가 범죄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거죠. 물론 메인퀘스트의 주된 부분은 범죄입니다만 GTA와는 다르게 '내가 범죄 안저지를 거면 이 게임을 왜 해?'라는 스스로의 압박감에서 벗어나서 길을 가다가 사람들을 도와주고 나를 포함한 사람들을 습격하는 도적떼들을 물리치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모든 욕구가 충족되는 느낌입니다. 범죄는 메인퀘스트에서 하면 되고 굳이 자유시간까지 범죄를 저지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물론 동료와 할 수 있는 마이너(...) 퀘스트도 있습니다만 같이 하니 죄의식은 반감되고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컨텐츠 들이 정말 풍부합니다. 전투, 사냥, 수집, 미니게임등등 비록 하나같이 깊이 있는 디테일은 없고 간략화 되어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느 것 하나 허술하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어느 것이든 충분히 몰입하면서 게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곧 온라인이 나오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오랜 시간 즐길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심지어 이동하면서도 많은 돌발상황이 만들어져서 '아니 왜 이 게임은 빠른이동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지?'라는 불만도 나중에는 오히려 빠른 이동을 잘 안쓰게 되기도 했습니다.

가장 의외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다름아닌 스토리입니다. 1899년이라는 시대배경도 절묘하고 주인공부터 시작해서 반 더 린드 갱단의 멤버 한명 한명의 디테일이 모두 우수해서 캐릭터마다 정이가고 전형적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으며 진짜 이렇게 스토리에 감명받은 게 몇년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스토리에 빠져나오려면 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다만 다소 취향에 맞지 않는 분도 있기....는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의 취향이란 게 워낙 다양하니까요.

조만간에 이 게임은 GOTY인가? 라는 게시물도 따로 만들 생각이긴 한데 여기서 베타판 겸 평을 하자면...

GOTY 맞습니다. 스토리, 디테일, 그래픽, 기술력 등등 GOTY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비록 편의성은 좀 떨어지긴 하지만 애석하게도 편의성이 높다고 해서 GOTY를 받는 건 아니니까요.

게임을 구매를 망설이시는 분도 있고 게임을 하다가 취향에 안맞아서 그만 두신 분도 있겠지만 저 개인의 견해는... 한 번 날을 잡고 진득하게 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게임의 방식에 적응 못하시겠다면 유튜브같은 곳에 올라와있는 스트리머 영상으로 감을 잡아보시는 것도 방법 중 하나고요. 그냥 지나가기에는 좀 아까운 게임인 것은 확실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