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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12 15:34:20
Name becker
Subject [LOL] (재미로 보는) 롤 게이머와 스타 게이머의 비교
며칠전에 갑자기 든 생각인데, 롤에서의 대표적인 몇몇 게이머들은 스타크래프트의 게이머들과 어딘가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요. 모든 경쟁에는 선구자가 있고, 그 바닥을 지배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실력이 최고이진 않을언정 꾸준함에 사랑을 받는 사람도 있을테고, 스타일이 확실해 팬들에게 각인을 받은 이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비교하보니 얼추 끼워맞추기가 적기 시작한, 재미로 롤게이머와 스타게이머의 비교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타를 보다가 롤을 보지 않게 된 사람들에겐 지금 롤판엔 이런게이머가 있구나를, 반대로 롤부터 e스포츠를 접하기 시작한 젊은층은 스타 게이머들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그것도 아니라 둘 다 겪어본 저 같은 사람이라면 과거를 회상하면서 지금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길 바랍니다.


편의상 비교에서 존칭은 생략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스타판의 최초의 슈퍼스타가 임요환이였다면, 롤판엔 매드라이프가 있다!]

홍민기 (매드라이프) - 임요환
각각 초창기의 롤판과 스타판을 일으킨 주역. 기피받는 포지션/종족이던 써포트와 테란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무엇보다 경기내에서 오직 그들만이 가능한 플레이들은 많은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매드라이프의 블리츠크랭크는 솔랭에서 수많은 블리츠충(?)을 양산했고, 입요환이 드랍쉽으로 동에번쩍 서에번쩍 하는 날 밤의 배틀넷에선 드랍쉽 대비는 필수였다. 이어 나온 후발주자들에 의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기도 하는 모습. 최초의 선구자였다는 점에서 그들의 업적은 해당종목의 프로게이머들을 이야기할때 단연 손가락안에 꼽힐만 하다.


이현우 (클라우드템플러) - 김동수

손은 느리지만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 기발한 픽/전략으로 초창기 팬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케이스. 둘다 조금씩 기량이 하략하는가 싶더니 미련없이 비교적 빠른시기에 은퇴하면서 박수칠때 떠났다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 후 해설자로도 성공적으로 전향했다는 점은 덤. 시간이 지날수록 해설이라는 특성때문에 폄하당하는 점도 없잖아 있지만, 전성기때는 비교불가한 위치에 자리했던 선수들.


강찬용 (앰비션) - 홍진호
비록 최강자들의 이름에 가려져있었지만, 롤과 스타의 역사를 논하는데 있어서 절대 빼놓을수 없는 인물들. 시즌 2부터 꾸준히 솔랭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앰비션과 4년연속 4강 진출을 이룬 홍진호 둘 다 롱런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별히 무언가 뛰어나다기 보단 게임을 이해하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 소위 '스타급 센스'를 지닌 선수들. 커리어에 정점을 찍은 적이 없어서 약간 안타까운 케이스. 한쪽은 빠따로, 다른 한쪽은 콩댄스와 준우승으로 의도하지 않은 희화화거리가 된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상혁 (페이커) - 이윤열

각각 솔랭/게임아이를 정복하고 프로무대에 데뷔하자 마자 엄청난 임팩트를 남긴, 문자 그대로 괴물 신인들. 그 신인들은 곧 최고의 자리에 올라 뛰어난 커리어를 쌓았다. 어린 나이, 세상물정 아직 모르는듯한 순진함이 있지만 그 뒤에는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이다. 타 게이머들과의 수준차이가 워낙 압도적이라 경기를 보는것만으로도 입이 벌어지는 정도. 롤/스타판의 실력을 가장 끌여올린 주인공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이윤열의 시대에 지금처럼 스트리밍과 UCC가 보급되어있었다면, 이윤열의 모든 솔랭 경기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았을까?. 마치 지금의 페이커처럼.


[최다우승, 최다승리를 기록하고도 과소평가 되었다는 이윤열. 그야말로 스타판의 마이클 조던이 아니였을까?]


박상면 (샤이) - 박정석

각자의 포지션에서 심장과도 같던 존재. 혜성같이 나타나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 다른 게이머들에 비해 구설수도 없는 편이라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슬럼프도 겪긴 했지만 특유의 근성과 단단함으로 부활하고있거나, 부활하여 스스로의 클래스를 증명하기도 하였다.


김종인 (프레이) - 조용호

둘다 뛰어난 피지컬과 한타에서의 능력을 높게 인정받은 선수. 도중에 슬럼프도 있었지만 나름 롱런하면서 특히 제 2의 전성기에서는 데뷔이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해당 포지션/종족에 원탑에 자리잡기도 하였다. 각각 원딜/저그의 정석으로 불려도 될 정도로 상징을 가지게 된 선수.


이정현 (푸만두) - 강민

남들이 잘 생각하지 않는 전략, 픽을 가져와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전략이 돋보였던 선수. 푸만두는 하이머딩거를 통한 미드 푸쉬, 혹은 자이라/질리언 써폿의 대중화를 만들었고, 강민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아비터 리콜과 비수류 이전의 저플전의 정석이던 수비형 토스의 창시자이기도 하였다.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통해 "꿈꾸는"플레이가 돋보였던 선수


조재걸 (와치) - 서지훈

곱상한 외모만큼이나 꾸준한 실력과 비교적 기복이 없는 플레이로 항상 제몫을 해주는 선수. 동시대 최고의 선수들에 빛이가려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경험은 비교적 적지만 항상 최고의 자리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있는 선수. 국제대회에서의 경험도 타 플레이어들에 비해 매우 훌륭한 편이다. (조재걸 롤드컵 3회 진출, 서지훈 WCG 우승 1회)


최인규 (댄디) - 박용욱
극초반부터 상대방을 조이는 플레이와 소수교전에 능해 처음부터 게임을 터트려버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지옥과도 같은 플레이어들. 실력에 비해 어째서인지 인기가 그닥 없는 편. 커리어만 놓고 보면 댄디가 좀 더 뛰어난 편인데, 이는 1:1에서 초반에 힘을 주면 뒷심이 부족해지는 게임의 특성에 기인한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세형 (마타) - 최연성
매드라이프(임요환)을 이을 후계자로 지목되어 단숨에 그 이상의 위상을 획득한 선수. 상대가 넘볼수 없는 압도감의 근원은 그 누구보다 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고 역대최강이라고 부를수 있는 전술/전략에 대한 이해도 덕분. 스스로 왕조를 건설해낸 롤판/스타판의 끝판왕.


구승빈 (임프) - 박성준
전례가 없는 미친 공격력을 보여주면서 최정상에 오른 선수. 특히 초창기의 베인/뮤탈 컨트롤은 종전까지는 볼수 없던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로 보는 많은이들의 넋을 잃게 하였다. 때론 과도한 공격력이 단점으로 다가올때도 있지만, 화끈한 플레이스타일로 확실한 스타일이 있는 선수.

김혁규 (데프트) - 박태민

라이벌이자 경쟁자에 (임프/박성준)에 비해 공격력은 덜하지만, 원딜/저그의 교과서라고 불리울정도로 모든 소양을 갖춘 무결점의 선수. 처음부터 잘했다기 보단 꾸준한 노력으로 서서히 실력이 상승해 한 시대를 풍미하기 시작한 케이스. 경기를 할때 만큼은 굉장히 민감한 성격의 소유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임프와 데프트 : 경쟁자이지만, 분명 동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최고의 두 원딜러. 다른 스타일 덕분에 박성준-박태민의 양박저그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리고, 빠진 몇명

스타리그가 개인전인데 반해 롤은 단체전이라 어쩔수 없이 충분한 업적을 가지고도 비교 대상에 생략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검객' 다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제드와 야스오를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서서히 챔프폭을 넓혀가던 다데는 굳이 비교하자면 훗날 데뷔하는 김택용과 가장 흡사해보입니다. 누구도 따라할수 없는 컨트롤과 엄청난 피지컬, 그리고 때론 아스트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그것에 기인합니다.

탑을 대표하는 플레임/임팩트/루퍼의 이름이 빠진것도 개인적으론 안타깝습니다. 플레임은 사실 박정석 현 나진 감독과 가장 흡사한점이 많다고 봤었는데 (잘생겼다거나, 잘생겼다거나, 잘생겼다거나...) 구설수없이 깨끗한 과거를 가진(...) 그의 이미지와는 어느정도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임팩트와 루퍼의 경우는 한번에 생각난게 가장 정석적인 테란을 구사하던 김정민 현 해설과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글러의 경우 댄디/와치를 제외하곤 크게 이름이 올라간 선수들이 없는데, 이는 스타와 있어서 가장 비교하기 힘든 포지션이 정글러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인섹의 경우 "사나이는 스트레이트"를 외치며 시원시원한 경기를 보여주던 변은종, 벵기는 "안전제일 토스" 전태규, 카카오는 "경락마사지" 박경락정도가 생각났지만 아이디어를 크게 표현할정도의 영감은 나오지 않아 제외하였습니다.

미드의 경우 당장 우승한번 못해본 류선수가 왠지 2를 좋아하는 한 선수를 생각나게 하는데, 단순히 준우승만 가지고 대입하기엔 아까워보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글의 핵심은 앰비션=홍진호이기도 합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두 선수들이라...) 원딜의 경우, 피글렛 선수를 제외시킨게 가장 안타깝고, 써폿의 경우도 생각나는 몇몇 선수가 있지만 그걸 직접적인 비교로 잇진 못했네요. 혹시라도 눈팅하고 계실 여러 프로게이머분들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Who's next?

눈치채셨겠지만, 여기까지의 롤 프로게이머를 비교를 하는데 있어서 2001년부터 2005년 초 - 삼신전시대까지의 프로게이머들만 고려하였습니다. 이는 제가 생각했을때 롤판이 성장해온 위치가 저 무렵의 스타판과 거의 비슷하지 않나 라는 생각에 기인해서 그렇습니다. 스타판으로 넘어가면 여기서부터 마재윤이 한 2년간 다해먹고, 그러다가 김택용이 3.3 혁명을, 이영호가, 이제동이 나타나면서 기존의 송병구와 더해져 택뱅리쌍시대를 만듭니다. 그 와중에 김정우/신상문/신동원같은 신예들의 활약속에 최후엔 정명훈과 허영무가 최고의 자리에서 싸우는 모습이였죠.


누가 롤판의 이제동이 될지, 이영호는 언제 나타날지, 김택용같은 인물은 언제 혁명을 일으킬지도 궁금합니다. 점점 고착화되어있는 롤의 선수층이기에 신예가 나오기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라고는 하지만, 그럴때마다 새로운 '물건'들이 나오면서 시대를 들썩였죠. 그 새로운 선수들의 비상과 기존의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재미로 썼던 글이니까 누가 누구보다 더 낫다고 너무 열올리진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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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2 15:38
수정 아이콘
편집하다가 존댓말과 반말이 좀 섞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읽는데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케이아스123
15/03/12 15:57
수정 아이콘
이런 비교라는게 다른 점을 찾자면 끝이 없는지라 말씀해주신 느낌만을 보면 공감이 가네요.
앰비션과 홍진호의 비교도 공감이 됩니다. 둘다 기대값을 고려한 최적해를 찾는데 능한 플레이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보니 아웃라이어들에게 발목잡히는 일이 많은 것까지도...
15/03/12 16:04
수정 아이콘
고석현,이제동이영호선수는 아무래도 현역이라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있죠 흐흐
머스터드
15/03/12 16:06
수정 아이콘
롤은 잘모르지만 재미있네요!
버그사자렝가
15/03/12 16:0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근데 클템 과 김동수라면 클템에게 굉장한 실례가 아닐까요. 클템의 해설이 그정도로 못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재미로 보는거지만 최고의 해설로 꼽히면서 특정 스타일로 유명한 만큼 강민이나 김정민 해설이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15/03/12 16:12
수정 아이콘
해설 비교는 아니라 해설실력은 딱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클템갓의 해설은 매우 좋아합니다.
작은 아무무
15/03/12 16:09
수정 아이콘
저도 모르게 설득당했습니다...덜덜
15/03/12 16:09
수정 아이콘
아직 이런 비교를 하기엔 무리가 아닐런지....
15/03/12 16:18
수정 아이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정성이 들어간 재미있는 글이네요.
15/03/12 16:25
수정 아이콘
주로 서포터들이 당대의 전략가들과 매칭되는군요 크크크
이혜리
15/03/12 16:28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런 글의 시작자체가 한 두명의 유사성 때문이라 수가 늘어나면 어거지가 생기기 마련이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Nasty breaking B
15/03/12 17:08
수정 아이콘
사실 비슷하냐 아니냐를 떠나 그냥 이런 글들을 읽는 게 전 좋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15/03/12 17:26
수정 아이콘
전 박성준은 인섹에 한표.. 외모도 그렇구요 크크
15/03/12 18:25
수정 아이콘
벡터맨 베어~
PoeticWolf
15/03/12 17:29
수정 아이콘
어떤 부분은 무릎을 탁! 어떤 부분은 갸웃.
그래도 전체적으론 재밌게 읽었습니다.
성세현
15/03/12 19:18
수정 아이콘
저도 박성준-인섹에 한표 던져봅니다.
공격형 저그의 선두주자와 공격형 정글의 선두주자 정도가 되려나요. 한때 박성준만 할 수 있었던, 그리고 그 이후 저그들의 기본기가 되어버린 뮤탈짤짤이 - 그리고 한때는 인섹의 전매특허였던, 그리고 그 이후엔 리신의 기본기가 되어버린 인섹킥 같은 필살기면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네요.
15/03/13 02:52
수정 아이콘
저도 막상 다시 생각해보니 박성준/인섹이 은근히 더 맞아보이긴 하네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사티레브
15/03/12 21:03
수정 아이콘
정합성이 맞을래야 맞을 수 없는 매칭이긴 하지만 재밌네요
후대의 프로게이머도 남겨둔게 더 좋구요
15/03/12 21:28
수정 아이콘
박성준은 뱅으로 고정된거 아닌가요?
15/03/12 23:41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적당히 괜찮은 매칭인것 같습니다.

매라는 임요환, 마타는 최연성, 페이커는 이윤열, 앰비션은 홍진호.. 이건 저랑 생각이 완전 똑같아서 놀랐어요.
15/03/13 09:35
수정 아이콘
선수-선수 매칭보다는 스타선수-팀의 매칭이 더 잘맞는것같아요.. 예를들면 삼성 화이트- 송병구, 삼성블루-이제동 이런식으로요
놀라운 본능
15/03/14 12:03
수정 아이콘
머가 비슷해 하면서 글을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끄덕거리며 글을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마술
15/03/15 23:52
수정 아이콘
우와 정말 좋은 글인 듯 합니다. 다만 저에게 최고의 선수였던 최인규(ChRh)선수가 없는 것은 좀 아쉽지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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