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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08 17:01:31
Name becker
Subject [LOL] 삼성 화이트, 블루, KT A, 그리고 GE 타이거즈에 대한 단상
손자병법에 보면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유리한 위치를 점해 싸우지 않더라도 승패의 견적이 명확하게 보인다면, 또 그것을 승리로 가져갈수 있다면 그 이상으로 좋을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스포츠 역사상 가장 인기 있었던 두 게임 -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도 규칙은 다르지만 일종의 전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손자병법의 규칙이 통용 될 수 있다.

스타판에서 이렇게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것을 가장 훌륭하게 이뤄낸 이가 있었다면 대표적으로 최연성을 꼽을 수 있다. 전성기때 최연성의 물량이란 전례를 찾아볼수 없을정도로 어마어마한것이였고, 남들이 앞마당과 삼룡이정도에 자원선을 두고 최적화를 했다면 최연성이야 말로 이미 전 맵을 이루어 땅따먹기를 하고 있었고 더 큰 자원, 양질의 병력을 확보했기에 상대방을 손쉽게 제압할수 있었고, 그것을 본 이들은 "괴물테란"이라며 최연성을 치켜세우며 그가 압도적으로 이긴 경기들에 매료되었다.

스타판에서 최연성이 있었다면, 롤판에는 삼성 화이트가 있었다.




삼성화이트와 EDG의 시즌4 롤드컵 16강전 A조 마지막 경기. 10여분까지 팽팽한 라인전을 지속하고 있던 경기양상에서 삼성화이트가 변수를 하나 던진다. 안정적인 파밍을 하던 EDG의 미드라인을 밀어넣은 폰이 탑으로 로밍을 가더니, 바로 완벽한 스킬연계로 EDG 탑의 라이즈를 따내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놀라운건 이와 동시에 용까지 먹는 삼성의 과감한 행보였다. "탑에서 점수를 허용했으면 바텀에서 만회해라"라는건 롤에서 대표적으로 통용되는 격언인는데, 삼성은 탑과 바텀에서 동시에 득점을 하는, 동실력을 가진 팀간에서는 있을수가 없는 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 2분전으로 시간을 돌려보아야 한다. 바로 라인을 민 직후의 루퍼의 첫귀환 타이밍. 마오카이의 첫 아이템인 수호자의 카탈리스크와 함께 와드 하나를 사왔는데, 이것을 과감하게 EDG의 레드부쉬에 깊숙하게 박는다. 라이즈가 라인을 얼려놓은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갔다온 과감한 행보였다. 피즈의 탑 로밍을 재빨리 본 카직스가 최대한 빠르게 커버를 가려했지만 피즈/마오카이의 버스트를 막을순 없었고, 그 커버를 가는 카직스를 확인하자 마자 화이트의 정글-바텀은 용을 때리기 시작한다.








김동준 해설이 가장 자주 하는 말로 "와드 배치는 바둑돌을 놓는것과도 비슷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러나 코어템도 나오지 않아서 와드하나 살 돈도 아까울 초반에는 그 워드 하나의 위치가 주는 정보를 정말 효율적으로 써야함에 분명하다. 삼성화이트의 탈수기 운영의 시작은, 결국 그 초반의 와드의 배치에 있어서 과감하지만 짤리지 않는 선에서 행동하며 누구보다도 뛰어난 효과를 거둘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빼놓지 말아야 할것이, 루퍼의 워드하나가 먹혀지기 전까지도 그 전 과정이라는 것이 있었다. 귀환에 맞춰서 적절하게 라인을 밀어놨고, 정글러의 위치를 알 길이 없는 라이즈는 프리징을 할수밖에 없었고, 그 틈을 타서 루퍼가 탑라인을 비울수 있었다. 동시에 바텀은? 임프/마타가 먼저 집에 다녀오고, 그렇기에 EDG의 바텀이 집이 다녀온사이에 용을 노릴수 있었던 것이다.  미생에서 "바둑판 위의 쓸모없는 바둑돌은 없다"라고 했던가? 플레이 하나하나에 군더더기나 쓸데없는 플레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후의 상황 역시 이것의 연장선이다. 삼성이 용을 먹는 사이에 바텀라인은 EDG가 밀리는쪽으로 형성될수 밖에 없었고, 귀환후 댄디는 조금의 지체없이 바텀을 터트린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연쇄효과를 내면서 단 5분만에 게임을 터트린다. 이쯤에서 EDG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이다. 그야말로 싸우기도 전에 이미 서로의 체급이 달라져버린것이다. 삼성 화이트는 이런식으로 싸우기전부터 유리함을 가져왔기에, 그들의 압도적인 포스는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2014년도의 삼성화이트에게 가장 크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아니 사실은 그들을 이미 꺾었기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와있었던 팀은 그 형제팀 삼성 블루이다. 블루의 경우는 화이트와는 분명 다른 색깔을 띄고 있었다. 화이트가 "싸우지도 않고 승리를 가져간다"면, 블루는 "싸우면서 승리를 가져가는" 케이스였다. 삼성블루의 경기를 보고있으면 정말 팽팽한데도, 혹은 정말 불리한 싸움에서도 불가사의한 힘으로 이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데프트의 낚시와 프리딜, 소라카/케일의 회복 메타, 야스오나 제드의 극강 컨트롤 등 방법은 정말 다양했지만 어쨌든 핵심은 한타각을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보는 팀이였고 싸움을 이길줄 아는 진정한 싸움꾼이였다. 하지만 싸움을 잘한다고 무턱되고 싸우는 양아치의 느낌보다는, 정말 필요할때만 싸움을 하는, 마치 다데의 별명 그대로 '검객'의 느낌이 물씬난다고 하면 나만의 착각일까? 불리할때도 무턱되고 싸움을 건다기 보다, 끝까지 참다가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하여 그 강제적인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뱃심이 있는 팀이였다.

싸우기 전에 승기를 잡던 화이트와 싸움을 통해서 승기를 뺏어오던 블루, 둘의 경기는 그렇기에 극강의 프로레벨 치고는 보기 드물정도로 역전이 자주나오는 경기들의 연속이였다. 6천골드, 7천골드의 차이를 화이트가 벌려놨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굳히기 한타에서 소홀하게 싸우면서 승부를 내주는 경우도 있었고, 소라카의 힐을 계산하지 못해 타워다이브에서 역낚시를 당해 초반부터 아예 게임이 터지는 일도 있었다. 초반의 벌어진 유불리가 아무리 난다고 하더라도 결국 상대방의 미니언의 숫자가 바뀐다거나, 스타크래프트처럼 먹는 자원줄이 두/세배로 커지는건 아니였기에, 동레벨간의 경기에서는 결국 아무리 싸우기 전부터 승기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싸움이라는것은 불가피한 일이였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저 둘의 전투철학은 상성관계에 놓여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스프링 시즌을 우승으로 이끌고 썸머에서도 형제팀을 꺾은 삼성블루를 결승에서 맞이한것은 KT 애로우즈였는데, 이곳에서 뜻밖의 발견이 이루어진다. 바로 싸움꾼들을 상대로 이기는 방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더 많은 싸움을 통한 것이였다. 앞서 말한 양아치(?)의 등장이다.

세트스코어 1대 2로 뒤지고 있던 상태에서 KT의 선택은 2코어템만 갖추면 극강의 캐리력을 보여주는 야스오와, 원하는 때 싸움을 걸수 있는 녹턴의 조합이였다. 이것을 바탕으로 KT는 삼성에게 끝없이 난전을 요구한다. 무모하다 싶을정도로 연속되는 싸움속에 처음 불리해진건 KT였지만, 어떻게 꾸역꾸역 2코어템이 나온 야스오가 킬을 줏어먹기 시작하더니 계속되는 전투에서 연전연승하여 역전승, 결국 5차전까지 가는데 성공한다. 이후 5차전에서도 끊임없는 싸움, 그리고 비록 패배했지만 앞선 2경기에서도 리븐을 통한 한타에서의 연속되는 승리들은 이전의 강팀들이 블루에게 대처하던것과는 다른 느낌이였다.



[KT A와 블루의 경기. 저 많은 킬수가 보이는가?]

싸움꾼에게 더 많은 싸움을 유도해 승리를 가져간다는것의 핵심은, 결국 아무리 싸움을 잘하는 블루지만 지는 싸움도 있다는 점이다. 즉 블루의 경우는 지는 싸움을 최대한 피하면서 "최대한 많은것을 얻어올수 있는" 한번의 싸움에 최대한의 집중력을 통해 승리를 이끄는 것이지만, 그런 싸움이 세네번, 그 이상으로 계속된다면 늘 이기는 한타만을 할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도 동실력의 프로들이기 때문이다.


화이트가 KT 애로우즈의 승리를 보면서 깨달은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롤드컵 4강전 1경기에서의 아칼리의 픽은 어쨌든 이제까지의 화이트와는 전혀 다른 전략을 선보인다. 운영을 통한 스노우볼이 아닌, 아칼리의 특성을 활용한 킬을 통한 스노우볼로 블루를 무력화 시켰고, 원사이드한 경기력으로 이후의 다전제에도 분명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이트와 블루의 보이지 않던 상성을 뒤짚고 화이트가 2014년 최후의 승자로 자리잡게 된것이다.




그리고 2015년 현재, 한국의 최강의 자리에는 GE 타이거즈가 자리잡고 있다.

GE 타이거즈의 경기 스타일을 봤을때 당장 떠오르는것은 역시 삼성블루와 굉장히 닮아있다는 점이다. 초반부터 승부를 굳히는 능력보다는 중후반 전투의 대승을 통한 오브젝브 획득과 스노우볼 굴리는데 매우 능통한 팀이다. 그러나 단순히 블루와 비교해봤을때, 데프트 보좌에 힘쓰던 하트와는 달리 조금 더 시야장악과 슈퍼플레이를 만드는 능동적인 고릴라와, 초중반 탑라인 갱킹을 그 누구보다 강력하게 만들 줄 아는 리, 그리고 넓은 챔프폭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팀의 조합에 융화가 되는 쿠로가 있다. 이는 화이트의 마타/댄디/폰이 가지고 있던 특징들과 흡사하다. 즉 데프트의 포지셔닝과 딜링, 그리고 필링에 많은 비중을두었던 블루에 비해, 프레이의 포지셔닝을 신뢰하면서 캐리력에 밸런스를 맞춘 셈이다.

GE나 작년 블루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종종 보여지는것이,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가던 상대방의 실수이다. 이는 '실수안하기 게임'을 지향하는 한국의 성향에서 굉장히 동떨어진 행동이다. 제 3자의 입장에선, 천천히 다음 용/바론에서 승부를 보면 될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플레이들이 나오는지 이해하기 힘들고, 또 그런것들이 운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을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직접하고 있는 상대방의 입장으로 시야를 돌려보자. 분명 유리하게 출발했고, 스노우볼링을 굴러야되는데 경기가 사이드브레이크 걸린 차마냥 지지부진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몇분째 계속되고 있는것이다. 분명 게임을 터트려야 되는 각인데, GE의 뚝심이 워낙 좋아서 단 한번의 KO펀치만 날리면 되는것인데 그 헛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것이다. 결국 그렇기에 유리해지면서도 조급해지는 것이고, 그 조급함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봤을땐 이해하기 힘든 쓰로잉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것이다.




[파일럿의 이해하기 힘든 앞발키리. 그러나 그 전 15분동안, 진에어는 초반 3천골드의 우세를 벌려나가지 못했다. 조급함이 만든 실수인것이다.]


GE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일단 그들에게 좋은 소식은, 대부분의 한국게임단들은 KT 애로우즈보단 삼성 화이트같은 운영형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GE의 스타일은 분명 그런 운영형에 있어서는, 상대가 "완벽한 운영"을 선보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상성을 띄고 있다. 기본기에서 차이가 서서히 나지 않는 이상, GE는 계속해서 승승장구 할 여지가 충분하고 그 기세가 롤드컵때까지 갈 가능성이 커보인다. 다만 여기서 잊어서는 안될점이, 검객을 이기던 양아치 애로우즈의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그 KT의 핵심멤버 카카오/루키는 중국으로 떠나버렸고, 이는 운영형을 지향하는 스코어와 좀 더 안정적인 나그네로 교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렇게 사이어인의 피를 띄며 끊임없는 전투를 지향하는 한 팀이 있다. 그것이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삼성이다. 지난 수요일 GE와 삼성의 경기는 전승팀과 전패팀의 대결이라는게 믿기 힘들정도로 팽팽했고, 또 심지어 삼성이 거의 승리를 가져갈뻔 했는데, 이것은 평소 "삼성스타일"이라고 불러도 될정도로 전투지향적이고 어떻게 보면 다듬어지지 않아 소위 솔랭냄새가 나는 미숙한 모습이 GE에게는 오히려 통했다는 것이다. 비록 GE와 삼성의 기본기 차이라는것이 있었기에 삼성이 아쉽게 패배했지만, 만약 다음시즌까지 이 스타일을 유지한다면, 그리고 갓 데뷔한 삼성의 신인들이 뛰어난 성적을 보여준다면, 스프링 시즌에서 삼성과 GE의 대결은 예상 이상으로 팽팽하게 돌아갈 수 있을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만약 GE가 정규시즌에서 1패를 기록한다면, 필자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다른팀도 아닌 나진을 꼽고 싶다. 왜냐하면 나진은 운영형을 지향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면모를 들어보면 충분히 난전을 좋아할만한 성격의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 한경기도 놓치면 안되는 나진의 입장에서, 전 나진 플레이어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는 GE와의 경기는 분명 큰 자극이 될것이고 거기에 맞는 명경기가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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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빛깔 빗방울
15/03/08 17:09
수정 아이콘
햐.. 어제 삼화 저 경기 생각나서 다시 봤거든요.

저 장면 이후 EDG 블루쪽에서의 예술적인 한타가 또 생각나네요.
마스터충달
15/03/08 17:14
수정 아이콘
전략가 / 싸움꾼 / 양아치 크크크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5/03/08 17:15
수정 아이콘
한 줄 요약: 이걸 나진이... 크크크
나비소년
15/03/08 17:24
수정 아이콘
긴글인데도 몰입하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삼성화이트의 운영은 정말 감탄밖에 안나오네요
과연 이 글은 성지가 될 수 있을지?!
Nasty breaking B
15/03/08 17:34
수정 아이콘
약간 곁가지 얘기지만, 아마 롤드컵에서 화이트는 굳이 아칼리가 아니라 뭘 했어도 블루를 이겼을 겁니다.

애초에 아칼리 픽이 '화이트의' 준비된 픽이 아니라 경기 당일에 루퍼가 자신있다면서 고른 픽이었고(팀원들도 몰랐음), 경기양상 자체도 탑캐리라기보단 전 라인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과거 치고받던 때와는 다르게 그땐 단순히 실력차가 나서 이겼다는 느낌이었어요. 어쩌면 진출전 때 무서운 포스를 냈지만 롤드컵 때는 무력하기만 했던 실드처럼 팀의 바이오리듬이 화이트는 정점, 블루에겐 안 좋은 때였나 싶기도 하고.. 그때 느낌이 딱 SKT K 대 삼성 오존의 윈터 결승 3:0하고 비슷한 정도였죠. 압도적인 격차.
15/03/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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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롤드컵을 준비하면서/치루는 동안 뭔가 화이트와 블루에게 넘을수 없는 벽이 생겨버린 느낌도 좀 있었고요. 근데 그것도 이미 기본기에서 화이트가 블루를 찍어누른 느낌이라, 뭘 해도 블루를 이겼을것 같긴 합니다. 그냥 아칼리픽이라는게 매우 신선했기에 글의 컨텐츠를 위해 어느정도 끼워맞춘 점은 저도 인정하지만, 저 픽을 보는 순간에는 그런느낌을 받았었습니다.
Nasty breaking B
15/03/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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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선하기로는 그 다음 경기 에이콘의 갈리오를 따라올 게 없죠. 물론 결과는 그말싫...
사티레브
15/03/0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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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4렙 w를 2개째 찍는건 실수인데도 이긴..
엘데아저씨
15/03/0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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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은 픽밴에서 최소 절반의 성과를 냈을 때를 가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까지의 모습으로 예상해보면 분명히 또 지고들어갈 게 뻔할 것 같은데....쩝
15/03/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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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입니다. 밴픽에서 지고가면 나진 할아버지가 와도 힘들겠죠. 무난하게 가도 힘들겠지만, 나진은 명분만 따지면 GE만큼 꺾어야 하는 상대는 없기때문에 아마 많은 연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리기
15/03/0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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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검객과 양아치 관계가 참 와닿습니다.
치고 받고 해서 결국 우승을 차지했지만 결국 선발전 나진의 압도적인 포스에 롤드컵을 못나간 KTA도 또 하나의 전설의 팀이 되버렸다는..
영원한초보
15/03/08 19:46
수정 아이콘
GE와 나진을 보면 소드와 쉴드가 생각나요
반니스텔루이
15/03/08 19:47
수정 아이콘
삼성 화이트는 이래저래 형제팀인 블루한테 연달아 막혀서 시즌4 롤챔스 우승을 못한게.. 롤드컵 우승으로 다 메꿨다 치지만.. 그래도 롤챔스 1회 우승이란 커리어는 많이 아쉽긴 합니다. 구멤버는 다 떠나서 전설의 팀으로 남아버렸고..

과거 블레이즈도 잘나가던 시절 형제팀 프로스트한테 가로막혔고.. 이후에 소드한테 와르르..
15/03/08 20:30
수정 아이콘
결국에 삼화가 블루에게 그나마 밀리는 유일한 요소였던 한타력을 보완하면서 완전체가 된 것울 보면 검객과 전략가의 요소 모두 갖추는 것이 최종형태가 아닌가 싶어요. 싸우지 않았는데 게임은 이미 이겨있다는 느낌을 가장 자주받았던 스1 개이머는 마재윤이었는데 결국 성적 하락할 때는 하이브 이전 레어 단계에서 센터싸움을 지나치게 양보하고 운영으로만 하려다가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거든요. 반대로 이제동의 경우는 운영와 공격성 모두 갖춘 완전체였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었고. 결국 인간은 적응의 존재기 때문에 특정 스타일의 고착화보다는 모든 스타일을 다 다룰 수 있는 상태가 최적임에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양아치 스타일의 경우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공격적인 경기운영으로 이득을 보는건데 사실 이건 카카오, 댄디급의 상대 정글러 보다 한 수 위에서 노는 정글러라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메타가 딱 이 양아치 스타일인데 kta가 이걸로 작년에 우승까지 간 걸로 보아 무시할만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자주 들더군요. 다만 상향평준화가 되면 될수록 이 스타일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봅니다. 롤에서 다이브 등의 공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보다 리스크가 근본적으로 더 큰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서;

GE가 약간 삼블의 느낌이 난다면 삼화와 같은 운영형을 지향하는 팀들 중에서는 현재는 SKT가 완성도가 제일 높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작년에 삼화에게 가장 뼈아픈 패배를 많이 맛본 팀이기도 해서 삼화식 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어떻게 보면 구 삼성의 모든 유산이 공중분해된 와중에 그에 적응하려고 했던 팀들에게서나마 그 명맥이 이어져나가는 것이 아닌지.
15/03/09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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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결국 편의상 전략가/검객/양아치 뭐 이런식으로 나누긴 했지만, 전략가도 당연히 싸움 잘하고, 쏠랭에서는 개판치듯이 싸움도 잘하는 선수들이니까요. 결국 팀의 철학이라는것은 "우리가 제일 잘할수 있는게 뭐지?"를 바탕으로 한다고 보는데, 화이트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운영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적극적 와딩/냉철한 판단력이 우선이였고, 블루는 한타에서의 능력에 큰 자신감을 가진 상태였으니까요.

양아치 스타일에는 정글러의 성향이 크게 작용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같이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면서도 낚시를 좋아하는 정글러가 있던 KTA에게도 큰 힘이 실려줬구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한타는 운영을 이기고, 난전은 한타를 이기는데 다시 운영이 난전을 잡는 꼬리물기, 이른바 스타일의 가위바위보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상향평준화라는건 결국 '운영의 발전'을 의미하고, 이런걸 따져봤을때 운영이 발전될수록 난전이 하이리스크가 되기때문에 한계에 봉착할수 없는것도 그와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에스테반
15/03/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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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팀이 없었는데도 KT A 대 삼블 경기는 참 재밌게 봤습니다. 새삼 생각나네요. 지는줄 알았는데 어어어하는 사이에 야스오가 크면서 역전하던 그 장면이 짜릿했었죠.
다크템플러
15/03/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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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SKK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K는 개개인의 캐리력이 그야말로 극에 다다른 팀이 아니었나 생각하는데 본 글에 작용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이 팀이 정말 무섭다고 느껴진건 미친듯한 페이커는 명불허전, 페이커 좀 견제하면 피글렛의 미칠듯한 딜능력, 둘이 그럭저럭하면 갑자기 나타나는 임팩트. 거기에 커버형 이미지였던 벵기가 마스터즈였나 리신한번잡더니 전라인 터뜨리고다니고, 푸만두야뭐 말할필요가..
반니스텔루이
15/03/0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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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즈 개막전이었고 리신이 아니라 판테온..
Helix Fossil
15/03/08 21:29
수정 아이콘
SKK는 철저히 운영으로 승리하는 팀이죠. 라인스왑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팀이죠. skk가 mvp, 삼성한테 질땐 라인스왑이 파훼당하고 라인전부터 무너져내렸습니다. 그 결과 현재 sk단일팀에는 라인전 딸리는 skk 멤버들이 나가고 sks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Nasty breaking B
15/03/08 21:41
수정 아이콘
이건 이미 대강 공식이 나와있죠.

1. 후반캐리형 원딜을 뽑고 탑봇 라인스왑을 한다.
2. 우리 탑솔러는 세계에서 2:1 수행능력이 가장 좋은 탑솔러. 최소 상대 탑보다 cs 잘 먹고 피관리도 잘 된다.
3. 그럼 유일하게 맞라인을 서는 라인은 미드인데 우리 미드라이너 닉네임이 페이커
4. 정글러는 커버하고 미드 역갱각만 보다가 역갱 한번만 치면 게임 거기서 터짐. 미드 안 온다? 그럼 어차피 터짐. 미드주도권 쥔 상태에서 양쪽 시야먹고 짜르거나 탑봇 다이브
5. 이 과정에서 비등하더라도 이미 처음에 들어뒀던 보험이 있다. 스왑을 통해 충분히 파밍해서 템 뽑은 후반캐리형 원딜. 그리고 그 파일럿도 충분히 캐리 가능한 레벨의 월클 원딜러->한타로 쇼부

대충 이렇고 이 승리공식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역시 3번이 있기 때문이었다, 로 정리 가능하다고 봅니다.
피지알중재위원장
15/03/0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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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성기때는 라인전조차 강하긴 했습니다. 라인전을 피하려고 상대편에서 라인스왑을 거는 경우도 많았어요.
KTB의 열혈팬으로 저거 어떻게 한번 잡아보나 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봤었거든요.
13섬머때도 스코어 마파가 폼이 최정점을 찍고, 당시 김동준해설이 "정말 너무 잘한다. 라인전 지는걸 본적이 없다." 뭐 이런식으로 말했었는데
SKT랑 맞라인 서면 항상 밀리는걸 겨우 붙잡고 버티는 모양이었죠. 그래서 라인스왑 걸면 더 밀리고...
헤나투
15/03/08 22:46
수정 아이콘
저도 전성기 KTB랑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운영보다는 라인전에 강점이 있는 팀이라고 봅니다. KTB가 SKK랑 할떄보면 라인전만 어찌어찌 잘 넘기면 좋은 경기를 하고 질떄는 라인전에서부터 압도당했죠 ㅠㅠ
피지알중재위원장
15/03/08 22:58
수정 아이콘
그런데 KTB도 다른팀이랑 붙을때는 라인전 대부분 이겼거든요ㅠㅠ 그래서 항상 아쉬웠죠.
SKT랑 할때도 보면 이길때는 진짜 온 힘을 쥐어짜내서 겨우겨우 이기는데 질때는 상대 펀치 한두방에 다리풀려서 쉽게 지는 그림이라.
헤나투
15/03/08 23:02
수정 아이콘
물론 KTB도 라인전 강했죠. 다만 KTB는 대부분 이겼다기보다는 '절대로 지지는 않았다'라고 표현해야 맞는거 같아요.
순수 라이너들의 라인전 능력만 보면 탑, 미드는 특출나진 않았죠.
하지만 최고수준의 정글러가 항상있었고 5:5이상의 라인전이후 운영싸움에서 정말 강했죠.
피지알중재위원장
15/03/08 23:05
수정 아이콘
예예. SKT처럼 압도적으로 찍어누른건 아니고 최소 5:5 이상은 늘 가져갔었으니까요.
근데 옛날얘기를 할수록 더욱 슬퍼지네요.
헤나투
15/03/08 23:14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러네요 흐흐.
롤팀중에서는 가장 열심히 응원했던팀인데 결실을 못맺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우승은 몰라도 롤드컵이라도 나가봤으면 좋았을텐데...
치토스
15/03/0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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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가 나진 상대로 인섹이 탑리신 텔포 들고 로밍,운영으로 상대 농락 하던 경기 생각나네요.
반니스텔루이
15/03/0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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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스크는 라인전도 강하지만 .. 개인적으로는 장기전 운영이 정말 명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전을 가도 지는 경우가 거의 없을정도로..

당시 타베가 스크를 평가하기로 질때는 20분 칼서렌 받아내지만 본인들이 이길때는 40~50분까지 가서 겨우겨우 이길 경우라고 할 정도로..

사실상 약점이 거의 없던 팀이나 다름없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질줄이야..
15/03/0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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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강팀별 특징들을 잘 캐치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좋은 글이네요. 참 좋은 글인데 '무턱되다' 말고 '무턱대다'입니 ...
공고리
15/03/0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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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소라카의 힐을 계산하지 못해라는 부분을 보고 댓글답니다.
제가 경기들을 본 이후엔 소라카 서폿을 프로경기에서 한번도 못봤거든요.(미드인가 탑은 오히려 봤습니다.)
언제 열린 경기인지 궁금하네요.
새벽하늘
15/03/0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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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스프링 4강요. 당시 블루는 소라카로 픽벤에서 심리전을 거는 팀이었어요. 지금 룰루처럼 말이죠.
헤나투
15/03/0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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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때 경기는 미드소라카였을거 같긴하네요. 한때 라인 소라카가 좋아서 밴도 자주 당했습니다.
말씀하신 서폿 소라카도 저당시 삼블이 했던걸로 기억해요. 소라카를 라이너로 먼저 뽑아놓고 나중에 소라카를 서폿으로 돌렸던걸로 기억해요.
언제경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반니스텔루이
15/03/08 23:39
수정 아이콘
스프링 4강 경기였고.. 그때 삼블이 데프트한테 몰빵하는 주유소 메타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다데가 미드 소라카였던걸로
소라카랑 나미랑 ... 무한 힐힐힐힐힐힐힐..
공고리
15/03/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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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하늘, 헤나투, 반니스텔루이님 감사합니다. 꼭 찾아봐야겠네요^^
반니스텔루이
15/03/0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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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3경기였을겁니다~
새벽하늘
15/03/08 23:43
수정 아이콘
ge의 뒷심은 정말 엄청나죠. 라인전이 약한거도 아니고..
15/03/09 01:56
수정 아이콘
진짜 글 멋드러지게 잘쓰세요. 부럽습니다.
GE 대처법은 이미 다 나와있죠..
리의 집요한 초반 탑갱킹을 안당하고 초반에 쿠로를 서폿 불러서 프레셔 주고 용싸움에서 한타 이기면 됩니다.. (참쉽지않죠..?)

과연 GE가 언제까지 패배하지 않으면서 약점을 노출할지.. 궁금하긴하네요..지금도 위태위태한 느낌이지만요..
이번시즌 스프링시즌 롤드컵 모두 기대됩니다.
과연 GE가 어디까지 날아오를수 있을지..
Helix Fossil
15/03/09 03:30
수정 아이콘
이분 최소 진에어전 안보신분
리 망쳐놓고, 아군 탑 노데스, 초반에 쿠로를 서폿 불러서 2킬따고, 초반 kda스코어 5:0 ,용스택 2:0.
이걸 꾸역꾸역 CS 먹고 역전한게 지난 진에어전 입니다.
15/03/0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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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기를 떠올리면서 쓴 댓글입니다.
진에어가 하드쓰로잉 몇번 하지 않았다면 이길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서요.
1라운드 skt전이나 이번 진에어전은 GE가 위기상황이 정말 많았죠.
月燈庵
15/03/09 02:01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좋아하던 팀들이 주력 멤버들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팀 명명만 남아 아주 폭삭 망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젠 화도 안나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간만에 그들의 모습을 다시 돌려보고 싶어지네요.

우선 삼성 화이트가 SK K와의 롤드컵 진출 결정전에서 3:0 으로 여유롭게 승리 하는것 부터 시작 해봐야겠습니다.

그냥 사족을 달자면. 작년 롤드컵 MVP는 댄디 선수가 받았어야 한 단 생각이 여전히 드네요.
그가 잡은 렝가는 너무 무지막지 해서 무서웠던. SK S와의 3,4위 결정 전 때 한복판에서 만난 상대 이즈리얼을 그냥 솔킬 내버리는 거…공포였어요.
아닌밤
15/03/16 01:16
수정 아이콘
becker님, 돗자리 까셔야겠어요. 지난 번 누누, 바이 밴픽 맞춘 것보다 앙아치 메타가 GE를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번 IEM에서 맞아떨어진 것이 더 대박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도 성지순례를 안왔네요. ^^ 중계진분들 PGR 보신다던데 불판만 보시는지 양아치 메타란 전문용어를 놔두고 우루루 메타라고 표현하시더군요. 양아치는 한 번 밟았을 때 확실히 밟아서 다시 기어오를 틈을 주면 안 됐는데, GE가 이 세트에서 풀 밴픽을 하지 않은 것이 계속 아쉽네요.
15/03/16 05:55
수정 아이콘
성지라고 하기엔 제가 봐도 좀 끼워맞추는것 같아서 쑥쓰럽네요.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성이 어떻고를 떠나서 밴픽에서부터 라인전 한타 운영까지 다 차이가 나서 발생한 거의 일방적인 패배라 저도 좀 많이 놀랐습니다. 중간에 멘붕이 온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흥미로운 결과였습니다. 어떻게 될진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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