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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09/04 14:41:22 |
Name |
언뜻 유재석 |
Subject |
[기타] [스타1] OME망겜리뷰 - 박세정vs신상문 |
박세정님 2014년 현재까지 이게임 하고 계시답니다. 방송 내려주세요.
누군가 경기 후반 채팅창에 남긴 말이다...
피로가 누적되는데 잠은 안오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내 나름의 잠을 청하는 꼼수를 연구한 것 중 하나가 나는 조용하면 안되고 티비나 여튼 쫑알거리는 소리가 조금이라도 나야 그나마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방에서 자며 티비를 틀 수는 없으니 고심 끝에 내놓은 묘수는 휴대폰으로 다음팟 라이브에 들어가 적당한 방송을 틀어놓고 잠드는 것이었다. 최근 맘에 드는 방송을 하나 발견했으니 그것은 역대 스타리그나 프로리그, MSL등을 틀어주는 방송이었다. 나름 추억팔이도 할 수 있고 비교적 최근 경기들은 퀄리티도 매우 우수했다. 어제의 방송은 2011년 서바이버리그로 진행되었다. 방송을 처음 켰을 때 아마 윤용태vs고인규(이분 서황) 써킷브레이커 경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나는 이때까지 이 첫 경기가 복선이라는걸 깨닫지 못했다. 중반부터 그야말로 “눈썩”이었는데 나름 윤용태의 팬인 내가봐도 용태는 평정심을 잃은게 보였다. 그런데 이겼다. ‘이…이거시 서바이벼 퀄리티인 것인가… 덜덜덜..’ 하지만 다음경기 조일장vs김대엽 태양의제국 경기를 보면서는 나름 눈정화를 하기는 했다. 토스잘잡는 저그가 저그 잘잡는 토스와 서바이벼 패자전에서붙으니 실수가 보이긴 해도 나름 꿀잼이었다. 이윽고 방장은 3연벙을 틀어준 후 오늘 리뷰 할 박세정vs신상문 써킷브레이커 경기를 틀어주었다.
나는 OME경기 보는걸 두려워 하지 않는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할 때 한동안 애용했던 경기가 변길섭vs최가람 전이기도 할 정도로 오히려 즐긴다는 표현이 맞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OME경기가 언급될때마다 회자 되었던 박세정vs신상문 경기를 본 기억이 없다. 그리고 그 경기가 이 경기일줄은 몰랐다. 20분이 넘어 분위기가 요상해졌을 때는 등에서 이미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암덩어리가 생성된 것이다.
경기를 다시 리뷰해보겠다. 굳이 스샷을 넣고 싶지는 않다. 그럼 다시 봐야 되니까…
그래서 기억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아니 상당히 많을수도….
글 말미에 동영상을 넣었으니 보시면서 리뷰를 다시 보시길 추천한다.
경기 초반 – 빌드싸움
맵은 써킷브레이커-일반적인 네귀퉁이 스타팅에 앞마당이 있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먹을 수 있는 삼룡이 미네랄멀티가 있다. 3,6,9,12에 중립 가스멀티가 있다.
신상문은 11시, 박세정은 5시.
신상문은 비교적 과감한 배럭더블, 박세정은 원게이트 사업으로 출발한다. 대각선이라 신상문이 빌드상으론 점수를 딴 상황. 역시나 벙커를 치는 사업드라군과 수리하는 SCV, 익숙한 장면이 펼쳐진다. 여기서 박세정은 초반 불리함을 타개하기 위해 원게이트 상태로 삼룡이까지 먹는다. 그런데 여기서 신상문의 이경기 최초의 알 수 없는 플레이가 나오는데 정찰이 안되었다곤 하나 원팩상태에서 엔베를 올리고 터렛을 박았다. 정찰이 안된 상태에서 뭐가 올지 모르니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는데 두번째 팩을 올리고 스타포트를 올렸다. 신상문의 성향을 봤을 때 드랍쉽인가 했었지만 퍼실리티를 올리고 베슬 체제를 갖추었다. 덕분에 팩토리 유닛이 현저하게 적어 삼룡이를 먹는데 애로사항이 꽃 피웠다. 타이밍도 아니고 방어와 테크를 동시에 타는 덕분에 박세정은 삼룡이를 꽤 오랫동안 먹었고 신상문의 삼룡이 타이밍에 이미 다수 게이트와 아비터까지 보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극초반 빌드는 신상문의 승이었지만 결국 초반 빌드는 아무것도 안한 박세정이 이겼다. 박세정도 의아했을 것이다.
경기중반 – 중요한 분기점
아비터가 나오는 시점에서 물량도 우세했던 박세정은 셔틀도 두대나 데리고 다니는 럭셔리 운영을 시작했다. 센터에서 와리가리 하던 중 이 경기 가장 큰 분기점이 등장한다. 방어가 허술하던 신상문 본진에 대박 리콜이 떨어지게 된 것.. 셔틀까지 모셔와서 규모가 상당했고 병력이 부족해 본진방어에 신경 쓸 여력이 없던 신상문은 마인도 박혀있지 않아 시설물에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된다. 핵심인 스타포트와 퍼실리티가 파괴되었고, 추후에 삼룡이에 건설한 서플로 보았을 때 서플도 10개 이상 파괴 된 것으로 보인다. 병력피해가 없는 것도 아니여서 첫 리콜에 이정도 피해면 사실상gg가 맞다. 초반도 유리하게 시작한 플토라 그냥 회전하면서 리콜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그랬다면 내가 이 게임을 리뷰할 일은 없었겠지…
경기중후반 – 그 스멜이 나기 시작한다.
유리해진 박세정은 6시 중립멀티와 1시멀티를 먹는다. 피해가 막심한 신상문은 작정하고 늘어질 각오로 안나오면서 12시로 발을 넓힌다. 여유가 없는 신상문은 벌쳐로만 견제를 다니기 시작하는데 이게 먹힌다. 탱크는 눌러 앉고 벌쳐 한부대 가량만 운용했는데 이게 쏠쏠해서 12시를 먹을 시간을 벌었다. 이 사이 박세정은 템도 뽑고 1시에 게이트 농사도 짓고(이게 함정이었다) 아비터도 쌓여갔다. 지형을 이용해 나오지 않고 눌러앉은 신상문에 약간 당황한 박세정은 그냥 멀티를 먹는다. 3시를 먹고 1시 먹은걸 이용해 1시 앞마당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이 때 12시를 먹고 옆으로 늘어지려던 신상문이 한시 앞마당을 먹으려던 박세정을 밀어내고 그곳에 엎어진다. 1시게이트 병력과 보유병력 그리고 아비터로 충분히 싸움이 될 법 했는데 1시를 밀렸다. 왜냐면 그곳엔 게이트만 있었기 때문이다. 병력이 음슴!! 쿨한 박세정은 1시를 주고 5시를 먹는다. 돈이 많으니 그랬겠지.. 만수르 세정은 1시를 주고 5시, 5시 앞마당, 5시 삼룡이를 먹는다. (개이득) 그리고 5시에 캐논두개와 게이트 두개를 짓는다. 나는 이것을 토스유저지만 홍진호를 존경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 와중에 1시를 먹으려던 신상문의 야심찬 계획은 저지당하고 게임이 끝나나 싶었지만 그랬다면 내가 이 게임을 리뷰할 일은 없었겠지…
공3업된 벌쳐가 왠일인지 5시, 5시앞마당, 5시 삼룡이를 밀었다. 왠일인지 말이다.
그리고 6시도 견제했다. 안되겠다 싶었던 (전)만수르 세정은 코어를 하나 더올리고 플릿비콘을 지어 캐리어를 준비했다.
하지만 끝끝내 캐리어찡은 나타나지 않았다..
1시수복, 다시터짐, 신상문이 9시먹음, 밀어제낌, 12시리콜, 센터만살림, 12시리콜, 센터터짐 다섯시먹음, 벌쳐에 털림, 본진리콜시도, 아비터의문사, 베슬 너 이색히 너무 거슬려 너만얼림!! 시전 등등 개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측다 서로의 자원은 말라가고 경기는 종반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후반 – 위대한 OME
지속적인 12시 견제에 센터가 다 터져 이제 본진 센터밖에 남지 않은 신상문은 쿨하게 병력을 이끌고 주요멀티를 파괴한다. 병력과 조합에서 우위였던 박세정은 왠지 싸워주지 않고 전병력을 이용해 신상문의 본진을 정리하려 한다. 굳이 전병력을 데리고 말이다. 병력의 위치가 노출된 덕분에 신상문은 주저없이 전병력을 이끌고 박세정의 본진을 밀고 엎어진다. 이 와중에 깨알 같은 장면이 있는데 신상문은 릴레이할 일꾼도 없는 반면 박세정은 세기가 저 멀리서 미네랄을 들고 날랐다. 애초에 움직일 생각 없이 벌쳐 두기(?)로만 깔짝대던 신상문이라(그나마 그 벌쳐도 나중에 잡힘) 다른거 안하고 그 일꾼세기 호위하면서 야금야금 먹고 넥서스 소환했다면 어쩔수 없이 신상문은 나와야 했을텐데 엘리전을 결정한 덕분에 이 경기는 OME베스트 레벨에 올라가게 되었다.
마무리 – 이 부분만 봐도 된다. 베뤼~~굿!!
솔직히 앞 부분 다 필요없다. 후반부 20분… 여기만 보면 된다.
5시에 엎어진 신상문의 병력은 탱크 대다수와 골리앗 한 기(이것이 신의 한 수) 그리고 베슬 두 대, 엔베 하나!! 그 앞에서 방황하는 토스의 병력은 아비터 한대와 드라군 다수, 질럿 소수 그리고 하템 두마리…꽝!! 하고 싸우면 본인이 질 것이라고 예감한 신상문은 나가지 않고 최대 무승부만을 노렸다. 그리고 신상문은 알고 있었다. 토스가 어떻게 하면 자기가 질 것인지를… 그래서 그는 한기남은 골리앗을 신주단지 모시듯 아끼며 아비터의 타겟이 되지 않게 엔베로 가려버렸다. 물론 탱크는 리콜 밥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간격 유지하며 배치했다. 신상문이 자리잡고 한 일은 베슬로 슥슥 다니다가 아비터나 하템이 보이면 최대한 안전한 포지션에서 EMP.나 쏘는 것 말고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맞출 생각이 없었다. 컨트롤 할게 그것 밖에 없는 토스가 그걸 맞으면 사람도 아닐 테니까…반면 박세정은 우왕좌왕 했다. 공황장애에 빠진 듯 했다. 브론즈에서 미드 억제기타워를 미는데 봇2차 때리고 있는 마이의 백도어에 어찌할줄 모르는 우리네 모습 같았다. 의미없이 움직이던 몇 분후 심판은 포즈 후 무승부 의사를 양측에 묻는다.
여기서 1차 큰웃음…. 최대치가 무승부였던 신상문은 당연 오케이…
무아지경의 박세정은 거부했다. 이길거야!!
관중석, 중계진, 이 게임을 처음보는 채팅창의 동지들… 모두가 공황장애가 왔다.
재개된 경기.. 내가 볼 때 신상문은 알트탭 하면서 인터넷 했을 것 같다. 할게 없거든….
박세정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재경기를 거부했을까…
2차 큰웃음…
그는 아비터 밑에 하템 두기를 은신해서 끝자락에 걸린 탱크 두기를 스톰으로 잡아냈다. 놀란 신상문은 가장자리 탱크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흠…
사실 아비터의 체력은 그렇게 낮지 않다. 골리앗에 한대 맞고 죽지 않는다. 엔베 밑에 가려진 골리앗의 위치가 확인되었을 때 골리앗에게 스테이시스 걸면 그 시간동안 신상문의 모든 유닛&건물은 공대지에 노출된다. 아니 그냥 골리앗한테 스테이시스 걸고 베슬을 세월아 내월아 때려서 두대 터뜨리면 디텍팅이 없으니 걍 끝난거다.. 이걸 아는 신상문은 골리앗과 베슬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리지 않았다. 아비터가 골리앗에 접근할 때 얼른 EMP를 써서 골리앗이 얼려지는 경우만 막으면 되니까 말이다.
3차 그 시각 다음팟을 보고 있던 사람들의 베리 빅 올해의 큰 웃음…
지리한 움직임만 있던 그 때 칼을 뽑은 건 재경기 따위 거부한 박세정…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적진으로 파고든 아비터가 거짓말 같이 베슬 두대에 각각 스테이스 두방을 적중시킨다. 관중석, 중계진, 다음팟 시청자 삼위일체가 한꺼번에 홀리 쉿, 디스이즈어썸을 외친다. 이제 디텍팅 수단이 없던 신상문은 끝난것이다. 재경기를 거부한 그의 판단은 옳았어!!
… 그랬다면 내가 이 게임을 리뷰할 일은 생각 좀 했었겠지…
흥분한 박세정은 어택땅을 찍었고 입구에서 질럿이 터질때즘 자신의 아비터가 그들 머리위에 있지 않다는걸 깨달았다. 황급히 아비터의 기수를 돌리던 박세정이지만 개판인 그 이동경로에는 골리앗이 있었다. 결국… 으앙 나 입구로 가야해~~ 하던 아비터는 쥬금…ㅠㅠ
바로 중단되고 심판이 부스에 들어와 재경기 의사를 물었다. 아니 들어왔다기 보다 난입했다. 여성 심판분 이셨는데 난 똑똑히 봤다. 그녀는 비웃고 있었다. (안 비웃은거라고 해도 그냥 그렇다고 하자. 비웃었다고 뭐라 할 사람 없다.) 그리고 신상문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다음팟은 이미 “크”가 점령하고 있었다. 시무룩.. (힘내 세정찡)해진 박세정도 재경기에 동의.. 결국 이 희대의 명경기는 재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재경기는 차마 볼 수 없어 소리만 들었는데… 후…..sad
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임까다. 내가 임까임을 드러낼때는 확고한 철칙이 있는데 게임만 가지고(혹은 게임과 관련된 일만 가지고) 까는 것이다. 그리고 모욕적이거나 상처가 될 만한 단어는 쓰지 않는 것 이 두개다. (가끔 머리크다고 놀리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라 합성이므로 놀리는게 아니다.) 여튼 그런 내게 아마 스갤에서 지어졌을 박세정의 별명은 상당히 불편했는데 멀끔하게 잘 생긴 청년에게 그 옛날 KT정수영 감독님의 빠따정과 비슷한 어감의 그 별명은 당사자는 상당히 불쾌할 수 있어(이것도 주 모 감독님을 생각나게 하는군) 눈살이 찌푸려졌다.
어젯밤 게임을 같이 보던 채팅창에도 그 별명이 도배되다 시피 했는데 여전히 기분이 나쁘고 불편했지만 한 편으론 왜 그런 별명이 생겼는가
알 것도 같은 참 오줌 싸다 방구꼈는데 뭔가 나온 그런 기분이었다.
다보고 나서 괜히 택뱅리쌍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을 훌륭하게 장식해준 허영무와 정명훈에게도… 김민철에게도, 김명운에게도..
하지만 제일 고마운 건 역시 박세정 너. 오늘 부로 내 마음속 토스 원탑은 너.
파이팅 빠..
후…..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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