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중반 이후에 노스마 하드리쉬가 보편화된 이후, (대회 기준으로는) 탑 라인에서 살아남는 챔프는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점점 정글러가 파밍보다는 갱과 맵 컨트롤을 중점적으로 하기 시작했고, 그걸 직격으로 얻어맞는 라인이 탑이었죠. 첫 귀환 전까지는 와드를 박을 수 없으면서 라인은 매우 길고, 설령 와드를 박는다 하더라도 봇처럼 루트마다 박지를 못하니 피해가면 그만이었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정글러가 파밍보다는 갱을 다니면서 한타에서의 기여도가 떨어졌고, 이로 인해 탑솔러들은 최소한 서브 탱커의 역할을 해야 했죠. 이는 리븐이나 피오라같은 극딜형 챔피언을 탑에서 멸종시켜버렸습니다.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 살아남은 탑 라이너는 별로 되지 않습니다. 블라디미르, 이렐리아, 잭스, 말파이트, 럼블, 신지드, 렝가, 올라프, 쉔. 이 챔피언들을 제외하고는 프로급 레벨에서 픽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죠. 피디디의 자르반같은 소위 말하는 장인 캐릭터가 종종 나오기는 했지만, 대세로 정착되지는 못했습니다. 이같은 픽들을 보면, 블라디미르나 럼블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빠른 시간 안에 코어템이 나오고, 그 코어템만으로도 한타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챔피언들입니다. 이렐리아와 잭스는 삼위일체만 20분 이내에 나와도 왕귀했다고 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방템만 둘둘 감아도 한타에서 트루뎀/마뎀을 통해서 충분한 딜량이 나옵니다. 말파이트는 뭐 방템만 둘러도 아프고, 마관템을 가면 딜도 탱도 되죠. 신지드 또한 영겁의 지팡이 이후 방템을 둘러도 되고, 유행하는 흡총-라일라이 테크 이후에 방템만 둘러도 한타하기에 충분합니다. 올라프는 방템만 둘러도 트루뎀이 아프고, 쉔은 말할 필요도 없죠.

이는 결국 방템의 효율이 공템의 효율보다 매우 높으며, 갈 공템도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입니다. 리븐을 예로 들어보자면, 리븐이 라인전 단계에서 1~2 도란검-야만의 몽둥이를 간 이후에 원딜을 물기 위한 딜을 확보하려면 피바라기를 가야 했고, 피바라기 이후에는 원딜의 딜을 버티기 위해 수호천사까지 뽑아 내야 한타에서 어느정도 역할을 할 수 있었죠. 이 중간중간에 생기는 딜로스(야만의 몽둥이 이후에 BF 대검을 살때까지 딜로스가 심하며, 그 이후 피바라기로 완성하기까지 또 딜로스구간이 생깁니다.) 때문에 이러한 캐릭터들이 힘을 써야 할 시점인 중반 구간에서 팀이 한타를 하지 못하거나, 해도 망하는 경우가 생겨서 딜로스구간이 최소화되는 위의 캐릭터들만 대회에서 보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즌 3에서 야만의 몽둥이 상위템으로 페코의.. 아니 칠흑의 양날도끼가 나오는 등 이제 리븐이나 자르반같은 순수 물리딜 탱커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중간 딜로스구간이 최소화되었고, 변경된 방관공식은 이런 순수 물리딜 챔피언들이 누커나 원딜을 더욱 쉽게 찢어발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또, 라인전 단계에서 정글러의 개입이 줄어듬에 따라서 대부분이 초반 라인전 강캐인 이러한 챔피언들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고, 정글의 보상이 증가함에 따라서 정글러가 어느정도 탱키할 수 있게 되면서 예전의 공템은 코어템으로 하나만, 그 이후에는 방템떡칠이라는 탑솔의 아이템 공식이 바뀔수도 있습니다.

자르반으로만 1700을 찍은 저로써는 매우 기대가 되는 시즌 3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자르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