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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03 18:22:36
Name The xian
Subject e스포츠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OSEN] ‘e스포츠 진흥법’, 국회 통과


작년 말 임시국회에서 여러 민생현안을 포함한 법안들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_-)지각처리되는 와중에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과 e스포츠진흥법 역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아시다시피, 2년 간 계류 중이던 e스포츠진흥법이 통과되기까지는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게임이나 e스포츠 관련 개념을 탐탁찮게 보는 이들의 인식 문제도 있었고, e스포츠진흥법의 조항 중 공표된 게임물은 e스포츠대회의 종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사실상 저작권을 무력화시키는 조항이었기에 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조항으로 인해 법안이 계류되기도 했지요. 이번에 통과된 e스포츠진흥법 전문을 보니 공표된 게임물 관련 조항은 삭제된 것으로 보이며, 그 외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연 1회 이상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거나 지원해야 한다는 강제규정도 삭제되었습니다. 아마 실효성 문제로 삭제된 것 같네요.


e스포츠 섹션 혹은 전문 언론에서는 하나같이 e스포츠진흥법이 통과된 것을 반기며 e스포츠의 재도약의 기회가 열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대감은 사실 좀 섣부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e스포츠가 다변화와 글로벌화에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작년에 방송사 폐지 및 게임단 해체 등의 상황을 맞았고 그 상황이 제대로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아닌 e스포츠진흥법 하나 통과되었다고 너무 반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법 통과가 중요하지 않거나, 반가운 일이 아니라서가 아닙니다. 그만큼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게임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여론이 조성되어 있는 상황이고, 게임 관련 현안에서 계속 여성가족부에게 밀리고 이젠 아예 권한을 넘겨주다시피 하는 꼴을 보면 주무부서인 문화부의 의지도 그렇게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원래 법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어떤 상황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e스포츠진흥법은 더더욱 끝이 아니라 시작이겠지요. 시행령도 제정해야 하고,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좋게 말하면 보수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근거나 명분이 없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안 하려 하는 적잖은 주체들도 움직여야 합니다. e스포츠계는 정말, 정말 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것입니다.

지금의 위기도 극복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선수, 방송사, 게임사 등의 e스포츠를 만들어가는 주체들의 이해관계도 잘 조율해야 하며, 권리와 존중이라는 기본 개념을 무시해서 e스포츠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던 어리석음을 다시 반복하는 일이 생겨서도 안 됩니다. 특정 주체에 권한을 몰아주는 식으로 행동했다가는 e스포츠진흥법은 그 순간 악법이 되어 e스포츠 자신을 찌르는 법이 되고 말 테니까요. 제대로 된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사용하고, 각 주체들이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e스포츠진흥법은 e스포츠 중흥의 계기도 될 수 있고, 반대로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으며, 정말 잘못하면 법안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자체가 아예 사장될 수도 있습니다.


법규 통과를 계기로 새로운 법과 변화되는 e스포츠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잘 아실 분들이니 알아서 하시겠지요. 적든 크든, 제발 '권한'을 가지신 분들이, 권한도 무엇도 없이 댓가도 제대로 받지 않으며 e스포츠와 게임에 청춘을 바친 분들, 그리고 사랑을 부어 주거나 부어 줬던 팬들의 안타깝고 절박한 심정과 공감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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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03 18:57
수정 아이콘
법 하나 통과했다고 중요한게 아니죠. 진흥법은 통과되었지만 셧아웃제니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심한 규제가 이루어질지 모릅니다. e스포츠 시장이라는건 게임 시장이 붕괴되버리면 같이 붕괴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불쌍한오빠
12/01/03 19:04
수정 아이콘
요즘 힘드신 일 있으신가요?
언젠가부터 굉장한 비관주의자가 되신듯해요
e스포츠 진흥법은 분명 반길만한 뉴스죠
국가가 e스포츠 인정했다는것부터가 중요한 사항이고 게임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을 e스포츠로 풀어보려는 시도도 나올수 있고요
그리고 진흥법애기에 협회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The xian
12/01/04 01:12
수정 아이콘
- 눈 앞의 막연한 희망보다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이야기했다고 비관주의라고 한다면 저는 기꺼이 비관주의자가 되겠습니다.
- 반기지 않는다고 한 적 없습니다. 본문을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반가움보다는 할 일이 많다고 뜻을 밝혔습니다.
- 물론 저는 과거와 현재의 여러가지 일들로 KeSPA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이번 일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협회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특칭하지 않았는데 왜 제 글 속에서 특칭되지도 않은 협회를 이야기하시는지요.
실루엣게임
12/01/03 19:55
수정 아이콘
어떤 조항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는데, 어떤 부분에서 실효성이 없는지, 혹은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조항을 들어가면서 설명하셨으면 어땠을까 하네요. 기사에는 e스포츠에게 자금을 지원할 근거를 갖추고 e스포츠 시설을 구축할 수 있게 됬다는 내용이 있는데, 사실 전반적으로 e스포츠 기반시설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지원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 이외에는 정부가 이런저런 지원을 할 수 있다라고 되어있는데, 이건 나중에 정부가 실제로 얼마나 지원할지를 보고 판단하면 되는거니까요.
뭐 스타1이 현재 안정화를 위해 해야할 일이 많고 다른 리그를 육성할 필요가 있으며 그외에도 해야할 일이 이것저것 있긴 합니다만, 그건 그거고 일단 저 법의 핵심은 정부가 지원가능한 체계를 법적으로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며 이 점에 대해서는 환영하고 싶네요.
The xian
12/01/04 01:08
수정 아이콘
삭제된 조항을 제외하고서는 저는 이 글에서 어떤 조항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적도 없고. 지금 통과된 법안 중 어떤 부분이 실효성이 없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아니, 그런 것을 판단할 단계가 아닙니다. 지금 상태는 그저 법의 원칙적 부분만 만들어졌으니까요.

분명히 e스포츠진흥법에는 e스포츠에게 자금을 지원할 근거를 갖추고 e스포츠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런 법이 만들어졌다고 그 전까지 지원을 하지 않던 주체나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조문을 보시면 알 수 있으시겠지만 법의 구체적인 시행 규약은 대통령령이나 장관령등의 시행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고, 그것을 근거로 e스포츠에 대해 지원을 하도록 각 단체와 주체를 움직이는 것은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나서 각 e스포츠 주체가 나름의 기획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요약하자면. 법이 당장 만들어졌다고 지원이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지금 e스포츠에는 해결 못한 현안도 많고, 게임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e스포츠진흥법은 통과되었지만 시행령을 정하고 그에 맞는 시스템을 정비하기까지는 정말로 할 일이 많고, 새로운 근거를 만드는 것이므로 과거의 실수를 까딱 잘못하여 반복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e스포츠진흥법이 당장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으며, 시행령 만들기 이후 세부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등, 전체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간단하게 단계적으로 말했고, 그것들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기대하는 실효성을 찾기 어렵다고 한 것이지요. 그것을 어떤 조항이나 부분에서 제가 부정적 태도를 취했다고 해석하시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열혈남아T
12/01/03 20:11
수정 아이콘
(삭제, 벌점)
열혈남아T
12/01/03 23:27
수정 아이콘
(삭제, 벌점)
12/01/04 00:35
수정 아이콘
(삭제, 벌점)
Impression
12/01/04 00:48
수정 아이콘
제목만 봤을때는 열렬한 환영을 하고싶네요
어쨌거나 돈이 돌아야 뭐가 되든지 말든지 하지
자유수호애국연대
12/01/04 00:57
수정 아이콘
구구절절 공감가는 글이군요.
위에 어느 분 말대로 저도 한심한 모양이죠.
이게 어딜봐서 지나치게 비관적인 글인건지 모르겠고,
저번 드림팀 글 시즌 투 같은 느낌이 든다는 거는 더더욱 모르겠구요.

이 법안 통과된 거 자체는 확실히 고무적인 일이고, 시안님도 그 점을 부정하진 않는듯 한데요?
다만 거기에 몇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차 만연하고 있는 현 상황, 주무부처 문광부의 무기력함, 진흥법 통과로 인한 케스파의 권한 집중 및 그에 따른 남용 우려 등을 제시해주셨는데 충분히 우려할 만한 사항들이란 생각입니다.
낭만토스
12/01/04 01:05
수정 아이콘
불쌍한오빠님이나 실루엣게임님의 댓글같은 이의제기는 타당하고 매우 좋은 댓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e스포츠 진흥법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러든지 말든지 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위에 비아냥거리는 댓글은 참 보기 힘드네요.

운영자분 계시면 벌점 요청합니다.
자유수호애국연대
12/01/04 01:08
수정 아이콘
그리고 아마 "뭐? 내 세금들여서 오락구경질에 붓는다고? 정부 도란나?"라는 분들 역시 꽤 될 거 같네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결코 긍정적이라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칫 이 법안에 대한 저항이 만만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aficionado
12/01/04 09:09
수정 아이콘
특정 주체에 권한을 몰아주는 식으로 행동했다가는 e스포츠진흥법은 그 순간 악법이 되어 e스포츠 자신을 찌르는 법이 되고 말 테니까요. 제대로 된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사용하고, 각 주체들이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e스포츠진흥법은 e스포츠 중흥의 계기도 될 수 있고, 반대로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으며, 정말 잘못하면 법안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자체가 아예 사장될 수도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
시애틀에서아순시온
12/01/04 09:42
수정 아이콘
정치가들의 허무맹랑 시리즈의 한 파편이 될 공산도 있지만 어찌됐든 '명분' 이란 것은 만들어졌습니다. 이 명분을 어떻게 써 먹느냐가 중요하지요. 관계자 분들은 이 명분을 잘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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