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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6/02 18:30:37 |
Name |
ls |
Subject |
[관전평] 다음 스타리그 16강 4주차 경기 |
* 본문에 경기 내용 및 결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하였습니다. :)
최연성 vs 이재호 @ 몽환
이상하다. 최연성에게 앞마당 조이기를 당하긴 했지만 그렇게 불리한 상황만은 아니었다. 드랍십도 최연성보다 훨씬 이른 타이밍에 확보했고, 덕분에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교전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런데 보는 사람 머리 위에 물음표가 딱 떠오르게 만드는 야릇한 컨트롤로 그 교전을 모조리 상대방에게 내주고 말았다. 그 중 하나 정도만 잡아줬어도 훨씬 여유있게, 생산 건물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다는 최연성 빌드의 단점을 이용해 할 만한 싸움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는데, 그런 기회를 모조리 놓쳐버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연성의 한 시 멀티 파악마저 늦어지면서 고전을 벌이다 결국 GG, 2패로 16강 탈락을 확정 지었다.
지난 이영호 전도 그렇고, 이재호는 테테전에서 초반에 어딘가 나사 빠진 듯한 플레이를 펼치다가 상대방에게 크게 한 방 얻어 맞고 나서야 정신 차리고 거센 항전을 펼치지만 결국 초반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지를 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이 점을 어떻게든 극복하지 않으면 개인리그에서 살아남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조금 더 분발하기를.
최연성은 아직 과거의 연성운수급 강력함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이제 완연히 슬럼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며 1승을 올렸다. 이제 이영호 선수와의 경기가 남아 있는데,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최연성 한 줄 평 : 괴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8.5점.
이재호 한 줄 평 : 여전히 의문이 남는 테테전. 4점.
진영수 vs 이윤열 @ 몬티홀
김택용과 진영수에게 연이어 패배를 거두며 16강 탈락을 확정지은 이윤열. 요즘 들어 프로리그와 양대 개인리그에서 안 좋은 모습만 보이더니, 오늘도 천재테란 답지 않은 경기를 펼치며 유리했던 경기를 진영수에게 내어주고 말았다.
이미 1패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마저 패배하면 양대리그에서 탈락하게 된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자원력과 병력에서 앞서면서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타이밍이 몇 차례나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윤열은 적당히 상대방과 병력을 교환하고 견제를 해주면서 지속적인 우세함을 꾀하는, 지키는 플레이를 택했다.
그런 선택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진영수의 7시 언덕 멀티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 이윤열은 꾸준히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거다. 반면에 진영수는 7시 멀티의 자원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드랍십 운용을 통해 오히려 이윤열을 코너에 몰아넣었고, 결국 승리를 따냈다.
팀 상황도 그리 좋지 않고, 프로리그에도 매 경기 출전하면서 이윤열 컨디션이 말이 아닌 모양이다. 지난 MSL 32강 경기부터 시작해서 OSL 16강 탈락까지, 이윤열의 이름 값에 걸맞는 경기는 한 경기도 없었던 것 같다. 이윤열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모습이 두 번째 기나긴 슬럼프의 시작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진영수 한 줄 평 : 이번 시즌 단연 눈에 띄는 테란 플레이어. 8.5점.
이윤열 한 줄 평 : 일시적인 부진? 장기 슬럼프의 시작?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어느 쪽이든 요즘 보여주는 경기력은 실망스러울 따름. 4점.
박정석 vs 원종서 @ 파이썬
이 쯤 되면 감히 '관광' 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될 법하다. 정말 오랜만에 OSL에 복귀한 박정석이 두 경기 연속 신들린 플레이로 상대 테란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
이건 뭐, 테란이 어떻게 손을 써 볼 틈도 없겠더라. 스타팅 포인트가 가깝다는 점을 이용해 초반 질럿 찌르기로 벌쳐를 강제해 놓고, 바로 셔틀 리버. SCV 타격이 여의치 않자 서플 4개를 날려서 인구 수를 막아 놓고 다수의 드라군으로 앞 마당 견제. 그리고 게이트웨이 유닛과 셔틀을 이용한 끊임 없는 파상공세. 원종서도 꽤 잘 버텼지만, 애초에 역전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다.
휘유. 다음 스타리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마재윤도 김택용도 아닌, 바로 박정석이었다.
박정석 한 줄 평 : 미친 플레이. 끝까지 이 포스로 가면 우승이다. 10점.
원종서 한 줄 평 : 상대가 나빠도 너무 나빴다. 이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4.5점.
김준영 vs 한동욱 @ 히치하이커
초반만 무난하게 넘기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저그, 김준영. 한동욱이 다수의 SCV까지 동원하며 벙커링을 시도했지만 김준영은 터무니 없는 드론 컨트롤로 마린을 솎아내며 간단하게 막아냈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떻게 견제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수의 확장 고고싱.
초반을 무난하게만 넘겨도 못 막는다는데, 저렇게 유리하게 시작했으니 어떻게 막을 수가 있겠나. 한동욱도 특유의 화려한 컨트롤을 동반한 바이오닉으로 선전했지만, 이미 크게 기울어진 싸움을 뒤집을 방도는 없었다. 결국 쏟아지는 무수한 펀치를 견뎌내지 못하고 GG.
김준영은 그동안 실력에 비해 부진하다고 평가 받았던 개인리그 성적을 이번 리그에 갈아치울 기세다. 이번 스타리그만큼 8강이 기대되는 스타리그는 몇 없었던 것 같다. 과연 대진표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할 따름.
김준영 한 줄 평 : 이번 시즌에야말로 개인리그에서 일 낼 수 있을 듯. 9.5점.
한동욱 한 줄 평 : 가장 자신있는 저그전마저 GG. 답이 없어요.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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