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때 제가 가지고 있는 스갤에 대한 인식은 솔직히 말해서 좋지 못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의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선수들 사진 갖다 이상한 짤방만들기...게다가 서로 싸우기는 또 왜 그리 많이 싸우는지...뭐 그쪽에서는 PGR보고 가식적인, 폐쇄적인 사이트라고 말한다면 뭐라고 할말은 없지만 어쨌든 제가 느끼는 스갤에 대한 인식은 그랬습니다.

그곳의 게시판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 팬으로서 그곳을 안갈수가 없더군요. 카더라 통신류의 풍문이 많기도 하지만 어쩔때는 PGR보다 더 많은 정보를 거기서 얻고는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평소때와 같이 스갤 게시판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제 상식범위 안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최수범 선수가 안타까운 일을 당하신것은 다들 아실겁니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최수범 선수의 팬카페도 아닌, PGR도 아닌...선수들의 비난이 가장 거센 사이트였던 스갤에서 최수범 선수에 대한 모금 운동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모금에 참여를 했다는 것입니다. 거의 백명 가까이 참여한것 같더군요.

그리고 모금을 추진하신 분의 글에는 모금 내역이 담겨있는 인증샷, 조문 현장에 최수범 선수를 만난 이야기들까지...액수를 떠나서 팬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좋은 일을 추진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다 같은 E-스포츠 팬인데 선수들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게이머에 대한 비난과 욕설이 잘한 짓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이것으로 스갤에 대한 저의 인식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스포츠로서 E-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은 선수와 팬의 거리감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좋은일들 하나하나가 E-스포츠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