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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03 23:24:24
Name KuTaR조군
Subject 憩恁神 - (2)
그로부터 약 2주 후, 오전 11시.
'따라랑~ 따라랑~.'
한 고시원에서 휴대폰에서 모닝콜같은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으하아암~~."
한 소년이 부시시한 얼굴로 일어나 휴대폰을 열었다.
"오늘의 스케쥴 - 오후 2시. 프로게이머 신인 드래프트."
"아! 맞다. 오늘이 그날이구나!"
상철이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일어나서 오랜만에 머리단장도 하고, 옷도 최대한 단정한 것으로 입었다.
"어디보자. 이 정도면 첫인상은 괜찮은것 같다. 하~. 신인드래프트라.. 어느팀으로 가게 될까? 뭐, 굳이 강한 팀이 아니더라도 pos나 plus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상철이 방을 나섰다.
"간단히 점심이나 먹고, 가야 겠다. 그러니까, Kespa 본사에서 하던 것 같던데..."
상철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고시원을 나섰다.
오후 2시, Kespa 본사의 세미나 실. 30여명의 신인 게이머와 11개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2006 상반기 신인 드래프트. 신인들의 등용문이자, 프로구단들의 신인 발굴 현장이다. 예전에는 그저 자신의 팀의 연습생들을 가져가고, 몇몇 신인선수들을 깜짝 등용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요즘은 전에 자신의 팀에 있었다는 것에 관계없이, 순수 실력 순으로 드래프트에서 뽑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선수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해 주세요."
이윽고 한 선수, 한 선수 차례대로 나와서 자기 소개를 했다. 첫 순서는 테란의 순서. 테란 진영에는 여러 팀에서 공공연히 연습하던 선수들과 여러 대회에서 입상을 한 선수들도 있었다. 그 중에는 족운배 스타리그에서 자신을 이기고 우승한 박병호 선수도 있었다.
다음은 저그의 차례. 이번 드래프트에는 저그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 다른종족의 절반밖에 안되는 4명. 하지만, 모두 프로게임팀에서 연습하던 실력있는 선수들이었다.
마지막은 프로토스 차례. 9명의 선수들이 나와서 소개를 하였다. 상철은 일부러 가장 마지막에 자기소개를 했다.
"3개리그에서 준우승을 했었다구요? 상대가 어떤 종족이었었나요?"
"2번은 테란이었고, 1번은 플토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전부 전승이었나요?"
"네. 전승이었습니다."
"어느 종족을 상대로 하면 가장 자신있나요?"
"특별히 그런 종족은 없지만, 굳이 고르라면 저그입니다."
모두 놀라는 눈빛을 나타내었다. 상철의 입에 살짝 미소가 흘렀다.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질문을 하다니, 가장 마지막에 소개를 한 것이 성공했던 것 같았다. 이윽고, 지명이 시작되었다.
2차지명까지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 박병호 선수가 상철에게 다가왔다. 둘은 결승에서 서로 맞붙은 것이 인연이 되어 친한 사이가 되었었다.
"상철아. 니가 어떻게 된 거냐. 아직까지 지명되지 않다니. 분명 자기 소개를 할때의 분위기로 봐서는 1차지명에서 지명될 것 같더만.."
"그러는 형도 아직까지 지명되지 않았잖아요. 아니, 온라인 예선에서 3000명이 참여한 대회의 우승자가 아직까지 지명이 되지 않다니, 그게 말이 되요?"
"크흑, 혹시 이러다 우리 모두 빈털터리가 되어서 돌아가는 것 아니냐?"
"그럴 지도 모르겠어요. 이거 불안해지는 데요."
"그러게 말이다."
그 뒤, 3차 4차 5차지명까지 진행되었다. 병호는 4차지명에서 GO에 지명되는 행운을 얻었다. 총 32명의 선수 중 23명이 지명되었고, 아쉽게도 9명은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그 아쉽게 물러난 9명중 한명인 상철이 잔뜩 실망한 기색으로 문을 나왔다. 분명 첫 지명이 시작하기 전에는 분위기가 좋았었다. 하지만, 2차지명까지 끝나고 다시 자기소개를 하던 때에는 자신에게 아무 질문도 없었다. 뭔가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이 현실이 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분명, 32명 중에서는 실력이 좋은 축에 속하는 것 같았는데.
무심결에 손을 주머니에 넣었던 상철은 뭔가 잡히는 것을 느꼈다. '돈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꺼내보았는데, 그것은 한장에 종이쪽지였다.
'project P.S감독 전호섭.'
실망한 상철이 명함을 버리려 할 때 뒷면에 뭔가가 씌여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다음에 연락해 주세요.'
상철이 잠시 눈을 감았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혹시, 자기가 이렇게 되리라고 알고 있었던 걸까? 명함을 건네 줄때부터 내가 거절할 것을 알고?
상철이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명함에 써져있던 번호를 차례차례 눌렀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잠시 기본 컬러링이 흘렀다. 잠시후, 상철이 말했다.
"여보세요?"

p.s1)오늘 김윤환 선수 멋지더군요. 초반에는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여서 이대로 KTF가 3:0으로 지는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이기네요. 정말, KTF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p.s2)오늘 친구 핸드폰에서 음악을 들었는데 Evanescence의 Bring Me To Life라는 곡이 있었습니다. 들어봤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던 노래였습니다. 혹시, 스타리그에서 쓰인 적이 있는 것 같아서요. 반드시 오프닝 주제곡이 아니라, 경기 시작전 경기 시작후에요. 혹시 이 음악이 어디에 쓰였는지 아시면 리플로 남겨주세요. 꼭 스타리그에 쓰이지 않았더라도 유명한 곳에 쓰였으면요. 부탁드립니다. 이거 원 답답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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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05/09/03 23:33
수정 아이콘
아흑.....더 보고 싶어라..
춤추는소년
05/09/04 00:20
수정 아이콘
재밋네요^_________^건필하세요 아직 다음내용이 상상이 안돼네요..만년 준우승선수의 우승기?? 잘보고있습니다~~
성대룡
05/09/04 00:37
수정 아이콘
이 노래는 스타리그 예고편에 간간히 나왔던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이노래 2003년도 초반 정도에 데어데블 OST 노래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WWE에서도 노웨이 아웃 2003년 주제곡으로 뽑혔고요..음반도 세계에서 1000만장 넘게 팔렸다고 들었습니다.
언제나맑게삼
05/09/04 17:41
수정 아이콘
오..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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