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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5/16 11:12:41
Name lunaboy
Subject 열혈남아.....자유인.....가림토.....
가림토 김동수님의 모습을 처음 본 것은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그가 첫 우승을 차지하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드코어 질럿 러쉬에 이은 질템의 환상적인 휘모리 장단으로 전장을 히드라의 핏자국으로 가득 적시던 그...(당시엔 본선에서 테란의 모습을 보기는 매우 힘들었죠..)

질럿을 꼭 닮았다는 정일훈씨의 말처럼, 혹은 농부질럿이란 그의 초기의 별명처럼, 당시의 그는 전략가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강력한 뚝심의 전사로 보였습니다.

봉준구 선수와의 결승전에서 지금은 볼수 없는 메탈릭 계통의 오묘한 메이크업과 함께 그이 모습은 그로테스크 할정도의 강력한 힘이 넘쳐흐르는.. 그야말로 카리스마의 결정체와도 같아 보였습니다.

물론 그 뒤로 보여준 그의 모습은 농부가 아니라 여우, 투사가 아닌 전략가의 그것이었고, 그 무서움은 그야말로 스타게임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생각합니다

테란의 암울한 시기를 견뎌내며 수많은 전설을 만들어가던 임요환 선수가 드디어 스타리그 우승과 함께 화려한 황제의 시대를 열어가고, 그 위세에 기름을 붇듯 더해진 1.08 패치...

그야말로 프로토스의 암흑시대가 열리고, 팍스 임요화니아 시대가 시작될 무렵...

송병석 선수의 필화(?) 사건과 더불어 김동수 선수의 가볍게 던졌던 말 몇마디가 모든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팬들간의 싸움으로 치닫고, 김동수 선수가 심한 마음고생을 했던 때가 있었죠.

김동수 선수는 프로게이머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아니 프로게이머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 심하게 회의하고 고민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때, 김동수 선수의 카페에는 김동수 선수를 일방적으로 질책하는 말부터, 일방적인 응원, 또 여러가지 격려들이 물밀듯이 쏟아졌고, 김동수 선수는 그 하나하나의 의견에 일일히 게시판을 통해 답글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도 외람되지만 이런 요지의 글을 김동수님께 보냈습니다.

가림토는 자유인을 꿈꿀지 모르지만, 이미 게임산업은 엄청난 규모의 성장을 하고있고, 프로게임계 또한 산업화의 길,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그저 게임이 좋아서, 밤 새워서 피씨방을 지키던 가림토를 비롯한 수 많은 선수들은 이제 스타크래프트 유저가 아닌, 반은 연예인, 반은 프로선수의 영역으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본인으로서는 이 현실이 답답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스타로서 팬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존재짓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림토에게도 필요할지 모른다.
더 이상 자유로운 가림토는 없을 수도 있다..

뭐 대충 이런 취지의 글이었는데... 거기에 대해 김동수 님은 이런 현실이 답답하고 서글프다. 님의 충고는 고맙지만 난 언제까지나 나로 남겠다.... 는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뜻의 답글을 남겼었습니다.

그 뒤로 한번의 우승, 그리고 또한번의 정상도전을 남기고 김동수님은 게이머의 길을 접었습니다.

그리고는 씩씩하게 가방을 어께에 가로질러 메고, 회사에 출퇴근을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넥타이를 메고 프로 게임 리그의 해설자로 나타났습니다.

그 목소리 큰 오바대마왕 (아이구 그양반 이름이 머냐..) 캐스터를 능가하는 흥분도 10000%의 괴성과....

그동안 어떤 해설자에게도 들을 수 없었던...

"아, 거기서 그렇게 하면 안되죠...저건 말이 안됩니다..."
" @@@선수, 이제 침착해야 합니다.. 정신력이 승부를 가릅니다.."(자긴 흥분하면서)
"도대체 왜 저기서 그렇게 했을까요, 전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등등의 열혈멘트를 내뱉는 그.........

그를 보면서, 아..내생각이 틀렸구나... 가림토는 항상 가림토로구나....그는 자유롭구나..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언제나 멋졌던 그가 요즘은 더 멋져 보입니다.

열혈남아...자유인.....가림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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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inmania
03/05/16 11:23
수정 아이콘
가림토를 보고있으면 부할의 "Never ending Story" 노래가 떠올라요..
그리워하면 언젠가 "가림토스"로 다시 만날 수 있겠죠..^^
휴딩크
03/05/16 11:40
수정 아이콘
혹시 "그 목소리 큰 오바대마왕 캐스터"란... 한국 프로 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하다 할 만큼 유닛의 킬 수에 광분하시고 2개 메이저대회를 동시에 진행하시는 모 캐스터가 아니실지...
최근에는 그 분의 영향으로 다른 캐스터나 옆의 해설자 분들. 그리고 게임 옵저버 분까지 격전 직후에 살아남은 유닛의 킬 수를 꼭 확인하고 흥분하는 풍토가 조성이 됐더군요... (모 캐스터님 죄송합니다. ^^;;)
ataraxia
03/05/16 14:03
수정 아이콘
오바대마왕님의 오바는 역시 피파중계가 최고가 아닐런지~^^;
03/05/16 16:26
수정 아이콘
전에 공중파에서 연예인들끼리 철권을 하는걸 "그분"이 중계하신적이 있었습니다 누군진 기억이 않나는데 하여튼 화랑(아시죠?)과 다른 캐릭이 붙었습니다 맨트가 압권이었습니다 "앞발차기!돌려차기!아~~~태권도!!코리아!!~~아~~!" 그거 보다가 웃겨서 울었습니다 정말 "그분"은 오바의 달인이신것 같아요 ^^
03/05/16 17:16
수정 아이콘
옆길로 새는말이지만 오버대마왕 말고 전*준님에게 어울리는 별명을 따로 지어드리는게...대마왕은 이미 강도경 선수가 선점했기때문에..^^;;
이건영
03/05/16 17:23
수정 아이콘
팍스 임요화니아 시대.. 오바 대마왕.. 몇 번이나 배를 잡고 웃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전용준 캐스터에게 '오바대마왕'이라는 닉네임이 계속 따라 붙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평수
03/05/16 17:3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전용준캐스터의 그런모습이 정말 좋답니다. 언제나 우리를 즐겁게 하기위해 소리를 지르시는 용준님~
03/05/16 18:41
수정 아이콘
^^ 대마왕님의 진가는 2000년 피파 중계하는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알아봤었죠 -_- 골이 들어가서 아주 일어나셔서 중계를 하시는 그 모습 아주 부스가 좁아보였습니다 ^^ 화이팅... 건강에 신경쓰셔서 현기증 다시 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나의영웅
03/05/16 18:52
수정 아이콘
어디에선가 "다시는 오버하지 않겠다!" 라고 "그분"이 말씀하셨다 하여 아주 침울해 있었는데, 여전하셔서(?) 좋습니다. 요즘은 팀리그에서 김동수님의 가끔씩의 흥분!도 좋네요^^
몬스0807
03/05/16 22:20
수정 아이콘
엠파이어 어스 중계하실때 정말 재밌었는데^^
그때는 경기보다 해설때문에 매주 챙겨봤던 기억이 납니다.
저녁달빛
03/05/17 20:25
수정 아이콘
뒷북이지만, 김동수 선수 지난주 프로리그 때 눈이 부은 채로 선글라스를 끼고 나왔었는데, 그 이유가 쌍커풀 수술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아마 날카로운 눈매를 고쳐볼려고 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좋은 생각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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