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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03 15:51
제 동기 중에는 두다리를 모두 절단한 친구가 있었지요...
갑자기 그 친구가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군대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이었는지를...
02/11/03 16:25
훈련소 동기 3명을 자대 배치 받은지 한 달 후에... 저녁 점오 시간에 죽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모두 구타로 인해....
훈련소 있을때 친했던 친구들이라, 면회 왔을 때 뵈었던 그 친구들의 어머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군요. 전 군대란 것에 대해 별로 좋은 감정이 없습니다. 나름대로는 정말 열심히 생활 했던 군생활 이지만... 사고사례....로 전해들은 그 친구들의 이름은 지금 생각해도 괴로울 뿐이네요. 군대는....좋은 기억도 많긴 하지만 나쁜 기억도 많은 ...저에겐 그런 곳이군요.
02/11/03 20:41
딴지 일보에 보면, 비양심적병역거부 또한 하자는 말이 나옵니다. 거기에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남자들 너무 착합니다. 군대 왜갑니까? 요구할건 요구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ㅠㅠ 어쩌다 그런 비인간적인 대우가 당연히 받는게 되어 버렸는지,,,, 예비역 중에도 자신이 받은 비인간적인 대우를 당연시 하고 또 그걸 받아야 사람된다는 헛소리 하는 사람도 많고요. --;; 전국민적인 병역거부 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그럴려면 이모후보가 당선되는 것도 좋겠군요 --;;) ps.. 나라를 지키는 군역의 숭고함을 부정하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02/11/03 22:25
전국민적인 병역거부 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그럴려면 이모후보가 당선되는 것도 좋겠군요 --;;) ..김형석님..이부분을 이해하기가어렵네요..^^; 이모후보는 가장 강경한정책을 선호하는 사람중에하나인걸루
아는데여...
02/11/03 22:35
결국엔 비판적지지에 의해서 우리가 예상하는 이모후보가 당선되겠죠.
말로는 이러니저러니해도..보수적인 나이드신분들의 선택은 하나죠. 쩝~아쉽네요...하긴 따지고보면 우리가 민주정치한지 겨우반백년이니 아직 멀었죠.
02/11/03 23:39
군대 있었을때의 일입니다. 저희 부대는 휴전선과 가까웠죠. 그런데 어느날 아침 비상이 났습니다. 간첩들의 대거침투 소식이었죠. 부대에서 선발대를 뽑았습니다. 실탄을 가득 채운 탄창을 여섯개씩 찼습니다. 수류탄도 지급이 된다더군요. 김일성 죽어 비상걸린 이후로 그런 중무장은 처음이었죠. 가면 교전을 벌이다가 부상이나 죽음을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가끔 간첩들이 들어와 비상이 걸리긴 했지만 그때처럼 일급비상은 처음이었죠. 포대장과 인사계도 표정이 비장하더군요. 같이 갈 사람은 자진해서 손을 들라고 했습니다. 반 이상이 들더군요. 저도 들었습니다. 트럭에 올라타서 무기 지급을 기다리는데 저보고 내리라더군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 경우 운전병은 중요했으니까요.
못내 아쉬웠습니다. 가슴 졸이며 그들을 기다렸죠. 반나절쯤 지나서 모두들 만면에 웃음 가득 띄우고 돌아오더군요. 다행이 간첩들이 다 돌아갔답니다. 그날 밤 점호는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얼차레도 없었고 맞는 사람도 없었죠. 전방의 군생활은 상상 이상입니다. 어찌 보면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닐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중 아무때라도 느닷없이 비상이 걸릴 때마다 느끼는 그 압박감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죠. 항상 부대원의 10퍼센트 정도는 군화를 신고 취침을 합니다. 5분대기조지요. 그리고 산골짜기 부대로 갈수록 얼차레나 구타가 심합니다. 뭐, 10년이나 지났으니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요. 누구라도 군대 가기 싫어하죠. 저 역시 그렇습니다. 군대 제대한지 7년이 지났지만 위의 글처럼 가끔씩 군대에 끌려가는 꿈을 꾸죠. 가끔 군대를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군대에 대해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는 내용을 보면 참 웃음이 납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2년2개월동안 매일처럼 느낀다는 것,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없고 어쩌면 영원히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 어떤것인지는 직접 겪어보지 못하고는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됩니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시범적 군생활이 아닌 진짜 군생활을 하루만이라도 체험한다면 말이죠. 우리는 분단국가입니다. 좋든 싫든 군대라는 모순된 조직이 그 어느 나라보다 필요한 곳이죠. 뭐, 징병제에 여자들도 포함되는 이스라엘보다는 낫군요. 분명한 것은 모병제고 징병제고 따지며 인터넷으로 토론을 하거나 티비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에 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군인들이 분명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사명감을 가지고 정말 군생활 열심히 하는 군인들 많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죽을 각오를 하고 위험한 일에 솔선하죠. 그렇게 제대하고 나왔는데 그런게 참 바보같은 짓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일부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날 수밖에 없죠. 그걸 단순히 "나도 군대 갔으니 너도 가야해!" 라는 보상심리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어느날 병역비리에 대한 글들을 읽게 되고, 그중 몇몇이 나도 비리를 저질러서라도 군대 안가련다. 군대 가는 사람은 바보다 이런 글을 읽게 되면, 병역을 피해 국적을 버린 연예인을 보고, 편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정치인의 자식들을 보고 되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네, 그네들이 흔히 말하는 본전생각 간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릴 권리를 다 누리면서 의무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이 대한민국에 빚을 지고 있는 이들이죠. 그런 사람들이 군인들에 대해 뭐라고 말할 자격은 없습니다. 군대에서 위의 상황과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들이 많죠. 죽지는 않더라도 점호하다가 턱이 깨져서 남은 군생활을 병원에서 하거나, 장비에 다리가 깔려 불구가 되거나 하는 일은 저도 수없이 봐왔으니까요. 위의 글 잘 읽었지만 마지막 부분의 모 정치인과 관련된 부분은 아쉽군요. 저런 사명감 넘치는 바보같은(!) 슬픈 군인의 이야기가 자칫 잘난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의 추종자들에 의해 변색되지 않을까 걱정되니까요. 제가 거창한 사명감으로 군생활을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제 부모님과 할머님과 동생을 위해서였습니다. 살을 에이는 추위 속에서 생각나는 것은 태극기가 아닌 가족이었죠. 자신은 물론 자식까지 군대 보내지 않는 수많은 정치인들, 연예인들을 위해 고생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치인들이 모두 깨끗하고 가진자들이 모두 깨끗해서 국민의 의무를 제대로 수행한다면 저런 글은 올라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런 글이 왜 게시판에 올라가는지에 대해서, 한 군인의 죽음이 왜 읽는 사람들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와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참 슬프군요.
02/11/03 23:49
풀수없는 딜레마..경험해보지 않곤 말할수 없는 이야기..강요하기
싫지만 입다물고 있기는 싫은 이야기. 그 이야기가 군대이야기. 공룡님의 깨끗한 정리 감사합니다.
02/11/04 01:49
군대에서 죽으면 갯값이다...
군대에서 다치면 너만 손해다... 군대에서..군대에서...군대에서....등등 수많은 말들이 있지만 모두 같은이야기 더군요..조심해라..라는 한마디를 늘여놓은 것에 불과하죠.. 제가 근무했던곳은 신막사죠..사단에서도 특별히 3층구조의 건물을 막사로 지은것은 이례적인 도전이었죠..하지만 실패적인 도전이었죠..어찌나 애들이 3층에서 뛰어 내리던지..결국 창문과 계단난간을 모두 철근을 사용해서 촘촘하게 막았지요..뛰어내리지 못하게 ..저도 그중 한명이 3층 난간에서 뛰어 내리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목격한적이 있지요..점심식사를 하기위해서 식판을 옆구리에 끼고 한팔을 힘차게 흔들며 식당으로 가던도중 "야 너머야.."하는 외침과 함께 지나가던 병사들의 시선은 3층난간으로 향하고 순간 한 이등병이 난간위에 잠깐 서있는듯 하더니 난간박으로 훌쩍 뛰어내리더군요..아직도 그때 그 장면을 잊을수가 없내요..정말 순식간이였었죠..1초도 안되는 시간이었죠..퍽하는 소리와함께 머리부터 땅으로 떨어져서....바닥은 시멘트로 포장시켜놓은 하얀바닥이었는데 순식간에 빨간피가 퍼져나가더군요...아직도 어떤날은 꿈속에서 그 장면을 보기도 하죠..그후 헌병대가 오고 기무반에서도 오고...그 병사가 속해있던 소대는 해채되서 뿔뿔이 전출가고 후일 그 병사는 전신마비가 되서 목아래로는 전혀 움직일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하더군요..위에 글을 읽으니까 문득 그때 그 장면이 생각이 나네요..아마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지울수 없는 슬픈 기억으로 남을것 같네요..정말 많은, 무언가 불공평한 세상을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네요..모르겠네요..무엇이 공평하고 무엇이 올은것인지..그냥 주저리주저리 끄적거려 봅니다...씁쓸하네요..
02/11/04 13:38
군대에 대한 나쁜 편견들이 넘 많이 있는듯 합니다...실제 군대 다녀온 분들이라면 그 따듯한 동기간의 정과 의리를 잊지 못하실듯 한데요...(몰래 밤에 화장실에서 빵이나 건빵을 동기들과 나누어 먹던것을 기억해 보십시요)
전 강원도 화천에서 7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근무했었고 군대에 적응 안 된 훈련병들의 각종 사고와 문제들도 많이 목격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은 6주간의 훈련이 끝난뒤 퇴소식에서 자기 자신과 당신들의 아들을 뿌듯해 하고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물론 자대 배치 받은후에 본격적인 군생활이 시작되기에 그 느낌이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예비역들은 군대에 대해서 뿌듯함을 갖고 있을지언정 나쁜 느낌을 갖고 있지는 않을겁니다. 그런데 그런 곳이 이런식으로 군대를 갔다오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되는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양식적인 병역거부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고생하는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편안한 삶을 누릴수 잇는것입니다...그걸 생각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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