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0/30 00:18:58 |
Name |
고로록⌒⌒ |
Subject |
[잡생각] 이상한 나라의 고로록 |
2002년 10월 30일 00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무슨무슨 학원이라는 간판 아래로 고등학생들이 몰려 나온다.
아아 가련한 이땅의 수험생들이여-_-.
그들 중 일부가 학원 맞은편의 문구점으로 달려간다.
거기엔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앉아도 비좁을 만한 조그만 나무 의자와
높이가 내 무릎 정도밖에 안돼보이는 조그만 아케이드 오락기 두 대가 있다.
한판에 100원 정도 하지 않을까?
얼핏 보이는 화면은 메탈 슬러그와 사무라이 쇼다운이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보이는 그 고등학생들은
허리를 있는 대로 굽히고 목을 자라처럼 뽑구선
손바닥에 완전히 가려져버리는 레버를 잡고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게임이 무엇이길래.
안타면 그냥 갈거라고 소리지르는 학원 봉고 아저씨를 기다리게 하고
저 불편한 자리에서 이 피곤한 시간에 저들을 붙잡는 걸까.
생각이 딴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저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아마 열명 중에서 열명 모두
스타라는 게임을 알고 있겠지.
그리고 그 열명 중 일곱 명쯤은 스타를 해본 적이 있겠지.
그리고 그 일곱명 중 두 명쯤은 '제가 좀 해요' 라고 얘기하겠지.
길거리에 나가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안다고 하겠지.
내가, 한번도 본 적 없는 어떤 남자랑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혹시 스타 할 줄 아세요? 라고 물어보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괜히 기분이 유쾌해져서
나도 모르게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난 참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거구나!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집에 도착했다.
이제 자야지^ ^
피쥐알 여러분 즐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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