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7/27 18:32:17
Name addict.
Subject [잡담] 워3에 대한 단상.
워3 한정판을 모 사이트를 통해 주문했습니다.
예약판매할 때 온게임넷에선 선착순으로 피규어도 주고 그랬는데.
이상하게 그 날 다른 일 관계로 시간을 놓쳐 버려..그냥 일반판을 구매했었죠.

참고로 제 컴 사양은
CPU : P-1.4G
RAM : 128->384MB(RDRAM)
VGA : GeFORCE 2MX-440 -> ATI RADEON 8500
SOUND : OnBoard -> SB EXTIGY
이렇습니다.

'->'는 이번에 업그레이드 한 것인데..
다른 건 어차피 HTPC 만드느라 했어야 했지만..
특히 램 업그레이드는 워3를 돌리기 위해선 필수였습니다.
그러고도 이상하게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엄청나게 끊겼습니다..)
비디오 카드 셋업가지고 며칠 고생하던 중
CMOS 셋업이 최적화 되어 있지 않다는 걸 발견하고 나서야 제대로 된 워3를 할 수 있었죠.
이런 저런 일로 바뻐서 겨우 언데드 미션하고 있는..
그러다 친구들 만날 일 있으면 겜방에서 컴터랑 2:3 합니다..

워3 일반판을 첨 개봉했을때는 저 역시 적잖이 당황했는데..
씨디 한장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52,000이란 가격에 대해 이래저래 말이 많은 이유가 있구나..란 생각을 했죠.
물론 게임을 직접 해보고 나서는 좀 생각이 달라졌지만.

그러다 DVDPrime이란 곳에서 어느 분이 한정판 사진을 올려 놓았습니다.
보고 나선 참을 수가 없더군요..^^;
이런 저런 사정에 의해 뒤늦게 컬렉터 기질을 가지게 되버려서는..
(그동안 수많은  게임박스를 버려왔던 저를 저주하고 있는 나날입니다..-.-;)
일반판은 어떻게든 팔리라..는 생각으로 주문했습니다.

처음 개봉했을 때 박스의 질감에 일단 놀랐습니다.
아. 이건. 장난이 아니군..
가장 위에 있던 ART BOOK에는 각 종족별 케릭별 콘셉아트와 변천사,
약간의 제작진 코멘터리가 들어 있습니다.
워낙 그림책을 좋아하는 저에겐 +20,000이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죠.
그 외에 한정판에 더 들어 있는 것은 일종의 메이킹 FILM인 DVD와
OST CD인데..DVD엔 스포일러가 들어있다 하여 아직 보지 않은 상태이고..
조금 전까지 OST를 듣고 있었는데..흠. 정말 장난 아닌 사운드입니다.
기대하고 있던 것 이상의 사운드 질입니다..

처음 출시 되었을 때 워3에 대한 평가가 제각각이었죠.
그 때 나온 말중에 하나가 예약판매한 사람들은 적극적인 호의를..
게임방을 통해 접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많이 표출했다고 들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저 역시 후자에서 전자로 의견이 이동했으니까요.

저는 블리자드가 사운드 디자인에 엄청신경쓰는 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겜방에선 절대로 사운드효과를 다 느낄 수가 없죠..
겜방 컴퓨터 사양상 그래픽 옵션도 다 킬수도 없고..
그래서 어느 정도 게임환경을 갖춘 상황에서의 워3는 소장가치가 만빵인 '명작'이지만..
(특히나 한정판에 경우는 더욱 더..패키지 게임계의 명품.이라고 불러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그 허접했던 문명3의 한정판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일반판이었던 쯔바이-지금 OST를 듣고 있죠..소장가치 100%인 OST입니다..^^;-가
백배는 나은 패키지였습니다.
갑자기 용산 어느 매장에 짱박혀 있던 쯔바이 한정판을 사러 가고 싶어 지는 군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의 평가는 좀 더 냉정해질 수 있겠죠.

게임가격에 대해선 머라고 할말이 없습니다.
저 역시 한달 용돈이 1~2만원이었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지금도 그리 넉넉한 편이라곤 할 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니까 아깝지 않을 뿐이죠.
어쨋든 '게임으로서의 워3'는 분명히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이죠.


그러나,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어쩌면, 게임으로서의 워3만은 아니겠죠.
어차피 블리자드라면 어느 정도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겜이 나올 것이었으므로..
관심의 촛점은 '과연 워3가 스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냐..'입니다.
여기서 스타를 대체한다는 것은 크게 2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1) 국민게임으로서의 '스타'를 대체 할 것인가?
    -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겨왔던 스타를 대체할 수 있는
      게임계의 공통분모로서의 스타의 계승자로서..

2) 보는 게임으로서의 '스타'를 대체 할 것인가?
    - 프로게이머와 방송리그를 존속을 위해 수혈할 만한 '신선한 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1)의 경우, 게임 자체로 놓고 본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워3는 잘 만든 게임이기 때문이죠. 한번 시작하면 놓기 힘든 몰입감이 충분합니다.
더군다나 스타보다 많은 부분이 세련되어 져서(일꾼관리나 유닛관리, 진형 개념등)
멀티 플레이가 힘들고 반사신경이 느린, 저 이상의 올드 게이머들에겐
어쩌면 더 하기 쉬운 게임입니다.
스타와 어느정도 조작의 유사성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겠죠.

오히려 문제는 게임외적인 면에 있는 듯 합니다.
무엇보다 현재의 스타 게이머들이 새로운 게임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겠냐는 거죠.
아무리 스타와 비슷하다곤 해도 워3를 제대로 하려면 배워야 할 게 많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도 그런 것에 아무래도 부담을 많이 느끼더군요.
아이템과 마법, 맵 분석 등..
어쩌면 워3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주5일 근무제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국민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그리 맘에 들진 않습니다.
개발사나 유통사 입장에서야 '스타에서의 영광을 다시한번'을 원하겠지만..
(한빛의 라이센스 비용을 고려하면 100만장 정도로는 손익분기도 맞추기 힘들 듯)
전 백만명이 즐기는 한게임보단, 10만명이 즐기는 10 게임이 있는 게임계를 더욱 바라기 때문이죠.


2)는 1)보다 더욱 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워3는 아직 태동기에 불과하고..
지난 몇년동안 수많은 부침에도 끄덕없던 스타와 당장 비교하기엔 무리겠죠.
전략도 그렇고, 일반 관객<?>들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단 게임 자체로만 보기에는 부정적입니다.
이는 베타 시절부터의 느낌이었는데..정식발매후에 좀 더 굳어지는 것 같습니다.
스타의 방송게임으로서의 성공은 물론 1)을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게임 자체로서는 다음은 2가지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하죠.

       a) 전투시의 타격감.
       b) 게임의 원시성.

a)는 블리자드의 전매특허라고 생각합니다.
타격감.이라는 것은 어쩌면 테크놀로지와는 상관없는 일종의 게임제작의 감각이겠죠.
디아블로 이후에 나왔던 수많은 디아블로 아류들과
스타 이후에 나왔던 수많던 스타킬러 타이틀-이라고 스스로 자리매김하려 했던-들이
스타를 넘어서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시즈 탱크 포격에 살점이 터져 버리는 히드라. 다크 템플러의 칼질 한번에 두동강 나버리는 매딕.
마린 일점사에 지상으로 피를 토하고 죽어버리는 러커.
끝도 없이 줄을 지어 내려가는 아드레날린 글렌즈드 저글링이 넥서스를 부술 때..
어떤 감정이 느껴지나요.
투박하지만 상징적인 그래픽-물론 출시 당시에는 나쁘지 않았던 그래픽 수준이었지만-과
절묘한 사운드 효과가 결합되어 정말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모든 전략 시뮬레이션이 궁극적으로는 게이머 머리속의 전장을
모니터로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스타만큼 내면 id를 자극한 게임은 없었던 듯 합니다.

FPS도 아닌 것이, 테란에게 조이기를 당했을 때는 정말 숨이 턱턱 막힙니다.
그런 조이기를 풀었을 때는 맘속에 있던 울분이 탁. 터지는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그래서 스타는 하고나면 참 피곤하고 힘듭니다..이겨도, 져도.

워3에선? 블리자드표입니다. 당연히 그 이전 아류들이 실패했던 엉성한 재현은 없습니다.
부드러운 케릭터들의 움직임에 화려한 마법효과..무엇보다 충실한 사운드 효과.
그 사이의 황금율은 여전한 듯 합니다. 그러나, 스타만큼의 박진감은..없어 보입니다.
전투가 재미있지만, 박진감은 없다. 이게 제가 워3의 전투를 할 때 느낌입니다.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엔 일단 유닛들이 잘 안 죽기 때문입니다.
유닛들끼리 맞붙어서 매우 오래 싸웁니다. 워3는 그 특성상 유닛을 많이 뽑을 수 없죠.
이건 컴의 사양문제라고도 생각되는데,
일반적인 17`모니터 안에 3d 랜더링된 케릭터들이 우글거릴 순 없습니다.
가뜩이나 엄청난 요구사양인데 말이죠.
그래서 유닛 크기를 크게 하고-풋맨과 마린의 크기비교-전체 유닛수를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투 유닛들은 인구수를 2이상씩 차지 합니다).
그럼에도 유닛들의 크기가 전체적으로 크기 때문에 화면을 가득 매웁니다.

어쨋든 그런 유닛들이 스타처럼 한두방에 죽어버린다면 게임 전체 발란스가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여기서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결과 스타에서처럼의 박진감 넘치는 힘싸움은 사라졌습니다.

물론 워3와 스타는 다른 게임이고,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타가 방송경기로서 성공할 수 있던 재미중의 큰 요소가 박진감 넘치는 힘싸움
(KPGA가 온게임넷에 근접할 수 있었던데는 힘싸움을 유도한 맵들에도 공로가 있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워3는 방송경기로서는 핸디캡이 있습니다.

이와는 좀 달리, 워3가 3d로 만든 DIABLO + STARCRAFT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DIABLO하면서 듀얼 굉장히 많이 하죠.
어차피 몬스터야 왠만하면 다 잡히니, 바알이니 디아니, 세계구원은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든 좋은 아이텀 얻어서 남들보다 우수한 듀얼 장비를 갖추는 것으로 게임이 바뀌어 버립니다.
(디아의 최고 인기<?>몬스터가 디아도 바알도 아닌 메피라는 아이러니..)

디아블로의 듀얼은 나름대로 박진감, 긴장감 만빵입니다.
전 나중에 하드코어를 주로 했었는데 하드코어에서의 듀얼은 정말 목숨걸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하코에서는 서로 루팅을 허용하니까요. 전리품까지 걸렸으니 장난 아니죠.
액트 4에서 파티지어서 놀고 있는데 일단의 무리가 접속하더니 단체로 pk를 걸었다.

순간 온몸에 혈류가 급하게 뛰고,
장난치며 노닥거리던 이름모를 베넷인들은 갑자기 전우로 바뀝니다.
죽거든 기필코 살아 남아 루팅해 달라고 말을 남긴 후,
소서의 오브를 엄호 삼아 상대편 아마존의 화면을 뒤엎는 멀티샷위로 맆어택...
순식간에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 되버리죠.

그런데, geMBC에서 하는 듀얼전을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는 듀얼전은 그리 재미도 박진감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롤플레잉에서의 p vs p는
많은 요소들을 사후에 추리.해야 전투의 전모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상황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가 없습니다.
보고 있다보면 갑자기 떠버리는 전사 메세지.
거기에 이어지는 해설자들의 긴 설명.

스타만큼이나 인기있는 디아블로의 듀얼을 어떻게든
방송용으로 만들어 보려는 노력들이 있었지만-슬로 비디오로 보여주기도 하는등..-,
온게임넷에선 파일럿 프로그램만 만들고 접었으면,
겜비씨의 경우도 거의 아이템 세팅 구경에 지나지 않습니다.  
디아블로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p vs p 방송 시도가
거의 호응을 얻지 못한 듯 합니다.
사실 대전 격투게임도 중계가 그리 녹녹치 못한 상황에서 롤플레잉의 p vs p는
재미있는 방송으로 만들긴 힘들다고 생각되네요.

현재 워3 방송을 보고 있으면, 롤플레잉의 p vs p 전투의 확장판의 느낌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단점들이 묻어 나옵니다.
이건 워3 자체의 게임성이기에 좋다-나쁘다로 판단할 성질은 아닙니다만,
방송용으로는 역시 또 핸디캡입니다.

b)의 경우, 이 때문에 프로게임이 가능해지지 않았나 합니다.
전 스타가 너무 원시적이라 매우 싫어했었죠.
일일이 모든 것을 콘트롤해주어야 한다는 것.
이건 전략게임이 아닌 마우스 노가다라고 혹평을 했던 저였습니다.
지형-진형개념도 보급 개념도 없는 전략이라니.

그러나, 그렇기에 그 모든 것을 콘트롤해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예가 되었습니다.
러커가 온다. 현실속의 분대장이라면 당연히 부채살 모양으로 산개! 라고 수신호를 외치겠죠.
스타에선 그런 명령어가 없습니다. 그런데 프로게이머들은 그것을 마우스질로 해냈습니다.
다시 말해 프로그램속에서 지원되지 않는 기능을 자신의 손놀림으로 만들어 낸 거죠.

우습게도 스타에서 '은퇴'하여 디아로 돌아선 저를 다시 스타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물론. 더 이상 디아에선 할 게 없다는 것도 있었겠지만..(마침 복사파동까지)
바로 '이니셜 D'라는 만화 덕분이었습니다.

주인공 탁미가 그렇게 후지고 후진 86트레노를 가지고 다른 고급차들을 연파할때
86이라는 원시적인 머신은 탁미의 현란한 콘트롤로 인해 누구보다 빠른 차가 됩니다.
오로지 두발과 한손으로 당연히 86엔 없는 ABS기능을 해낼때의 감동속에서
스타가 가진 원시적 게임성과 프로게이머들의 손놀림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일년동안 선수들의 콘트롤은 날로날로 발전되어 왔죠.
이 이상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히려 이전에 스타를 배척하는 요인이 되었던 것이 이젠 스타의 가장 큰 매력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가 연습한 만큼 강해진다니..
또 이렇기에 아마추어와는 비교가 안되는 프로-하루에 열시간씩 마우스질을 할 수 있는-가
탄생할 수 있었겠죠.

작년에 출시된 수많은 RTS중에 해외에서 가장 호평을 받았던 것이
바로 'KOHAN'이라는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인) 'Heroes of Might & Magic' 씨리즈의 RTS판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우수한 게임성을 자랑했었죠.
최근에 잡지 번들로 나와서 저와 같은 정품 사용자에게 분루를 삼키게 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RTS에 가까웠습니다.

보급 개념이 정확하게 들어가 있고, 진형은 전부 간단한 키조작으로 설정이 되며,
자원과 유닛의 생산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이머는 정말 사령관처럼 전제적인 전략만 생각하면 되는 게임입니다.
무척 재미있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가 허전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게임은
전투마저 자동으로 이루어 집니다.
개개 유닛을 콘트롤할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전투의 성패는 여태까지 키운 유닛과 히어로의 레벨과
당시 설정해둔 진형과 전장의 지형에서 우리편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맡겨야 합니다.
무척 합리적인 시스템이긴 하지만, 스타의 수공업적인 매력에 길들여진 저로서는,
그리고 수많은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먼가 심심한 게임이 되버렸습니다.

결국 RPG적인 전투의 핵심은 '레벨높은 놈이 이긴다'는 것이죠.
따라서 어떻게 레벨을 올릴 것인가가 문제지 일단 레벨이 오르고 나면
왠만큼 콘트롤이 안되도 몬스터를 이길 수 있습니다. 빨리 잡느냐 늦게 잡느냔의 문제일 뿐이죠.

워3에서 콘트롤은 여전히 중요한 듯 합니다. 주로 마법사용에 있어 여러 콘트롤이 필요하죠.
하지만, 스타와 같은 완전 수공업 콘트롤과 코핸같은 완전 자동 전투를 양극단에 놓고 생각한다면,
워3의 전투는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기초적이나마 지원되는 진형개념, 콤팩트해진 일꾼 관리, 적어진 유닛수,
레벨업이 전투에 미치는 영향, 각종 패시브 스킬등).

스타에서 코핸쪽으로 온 만큼 일반 게이머들에겐 훨씬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프로에게 있어선 그만큼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진 듯 합니다.
마치 DOS에서 윈도우로 넘어올때 많은 코어 유저들은, 게임개발자들을 포함해서,
도스를 더웃 선호했던 것처럼.
많은 부분 알아서 자동으로 해주는 윈도우보다
DOS가 시스템에 대한 강한 통제력을 가질 수 있었던 탓이죠.

최소한 앞으로 콘트롤 자체가 화제시 되는 것은 스타때보다 줄어 들 듯 합니다.
이건 프로와 방송사의 입장에선 또 핸디캡입니다.
전 임테란 인기의 1/3은 그의 믿어지지 않는 마메콘트롤 때문이며,
박정석 선수가 프로토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근거도 그의 '신의 왼손'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워3에서 요구하는 마법 콘트롤은 화려한 마법효과를 생각하면 의외일수도 있는데,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디아 듀얼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것이 소서전이었으니까요
-물론 정신없는 텔레포트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여태까지가 워3가 방송용으로 성공하기 힘든 단점이라면. 물론 장점 또한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스타가 스타리그화 되기까지와는 다른 것이 스타는 모든 것이 맨땅에 헤딩이었다면,
워3는 스타리그라는 너무나도 훌룡한 벤치마크 상대와 기존의 '스타'들이 있다는 것이죠.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리그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한 노하우와
만만치 않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의 존재는
(한빛에서 가장 열심히 해야 하는게 is게임단으로 하여금 워3를 하게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워3의 새로운 스타탄생을 기대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임요환 효과'를 무시할 수 없겠죠)
방송국이 기댈 수 있는 훌룡한 버팀목입니다.
지금 k-리그가 그러하듯, 스타라는 게임보다는 스타의 스타에 대한 팬층이
훨씬 튼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빛과 방송사들 역시 워3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 또한 무시 못할 요소죠.
이정도로 마케팅을 해대는데 기본적으로 뜨지 않을 게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이머들의 전반적인 워3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위에 지적한 단점들도 많이 줄어 들 것입니다.
저만 해도 디아 듀얼마저  그럭저럭 볼 수 있었으니까요.  

역시나 이런저런 이야길 주절거렸네요. 쓰고보니 또 한참인데..(이래서 안 쓰려 했건만..-.-;;)
워3의 향방은 앞으로 이런저런 변수들 중 어떤 쪽이 가장 힘이 쎄지는가 일텐데..
흥미롭게 두고 봐야 겠네요..
다만 스타에 이어 상대방을 섬멸해야 하는 게임이 국민게임이 되는 건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만..
스타를 통해 느꼈던 감동..워3에서도 느낄 수 있다면 또한 좋겠습니다.



p.s I : 요새 PGR에 글 쓰기를 꺼려지는 이유중에 하나지만...
          이젠 아무도 'pgr에 처음 오셨습니까?'란 글은 읽어보지도 않는 모양입니다.
          '이 곳도..'란 말은 참 쓰기 싫지만 말이죠.

p.s II : 요새 블리자드의 모회사라고 할 수 있는 비벤디 유니버셜이
          회계부정과 실적악화로 넘어갈 것이라는 뉴스가 연일 들리네요.
          3년전과 같은 벤쳐 붐 시대였다면, 코스닥에 상장된 한빛으로선 블리자드를 사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훗. NC가 리차드 게리엇을 사들였을때 말들이 많았죠.
          한빛이 블리자드를 인수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시나리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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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27 18:4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
02/07/27 19:22
수정 아이콘
워3를 하면서 뭔가 허전하다고 느끼는 그것을 표현하기 힘들었었는데... 그것이 바로 게임을 하는 사람의 능력이 스타보다 덜 표현된다고 하는 그것이었군요...
02/07/27 19:53
수정 아이콘
하코에서 루팅 허용이라..
전리품 ㅡㅡ++ 잼 있 겠 네 요
글 잘 쓰시는군요 잘 읽었씀니닷~~~
02/07/27 19:56
수정 아이콘
[잡담]으로 시작되는 글들...
잡담 같지 않게 진지한 내용들을 잘 풀어 주시는 글이 대부분이군요.. 그게 진정한 잡담인가 .. ㅡㅡ;;
이러다간 잡담 중독 되겠다 후훗 ..
02/07/27 20:32
수정 아이콘
전 99PKO 리그부터 봐왔는데.. 실력상승을 위해서였습니다..플겜머들 하는거 보고 배우고 고수가 되고자 했죠. 점점 더 알아가면서 중계를 보니 정말 재밌었습니다.. 요즘은 워3만 하는데 정말 재밌습니다. 스타 하던게 있어서 10연승씩은 기본으로 하면서 레벨 10을 훌쩍 넘겼습니다. 첫 아뒨데 승률도 80이 되구요. 근데 여기서 한계에 봉착 하더군요.. 랭킹이 높아 질수록 이기기가 쉽지 않더군요.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욕망이 다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죠. 겜비씨, iTV 워3중계가 그렇게 기다려지고 재밌을 수가 없습니다.. 워3중계도 플레이 잘하길 원하고 어느정도 알고 본다면 정말 재밌습니다.
02/07/28 00:02
수정 아이콘
D!!! 보면 볼수록 숨막히는 명작이지요.
은하늘이
02/07/28 05:05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네요.
waterbrood
02/07/30 11:26
수정 아이콘
단상이라고하기에는 너무 좋은글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워3의 결정적인 단점 한가지를 추가하자면... 아이템 잘잡으면 거의 무조건 이기게 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레드드레이크에그 하나구하니까 풋맨러시 휴먼한테는 쥐약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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