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5/06 22:37:20
Name 글장
Subject 제주도에서...

지금 여기는 제주도입니다.

오늘 새벽 불쑥 피지알 너무 심하다라고 되는대로

써놓고 왔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논란이 벌어졌던 듯 합니다.

곧 다시 일을 시작해야하기 때문에

다 찾아읽지도 못하겠고...

다만 한가지 제가 느꼈던 것만 얘기할게요.

저는 그동안 꽤 많은 게시판을 다니면서 제 신상에 관한 일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어요.

대강 비스무리하게 지어내거나 이도저도 아니게

흐리멍덩하게 행동하곤 했습니다.

이제 조금 그 얘길 하고 싶네요.

먼저 최악의 프로게이머..에 언급된 선수들께 하고픈 말이 있습니다.

또 그 글을 읽고 분개했던 분들께도..

여러분들은 자기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악이란 소릴 들어본 적 있으세요?

아마 왠만한 분들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을 겝니다

하지만 전 들어봤습니다.--;

전 어느 해의 최악의 작가로 뽑혀봤습니다.

네티즌들의 투표에서 경쟁자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일등했습니다.--;

제가 작가냐구요?

네, 작가입니다.

작품을 말하면 여러분들도 다 알 작품입니다.

그해 최악의 영화에 올라간 영화였으니까...

이 일이 이렇게 된데에는 저를 포함한

여러사람의 책임이 있어요.

일종의 협잡도 잇었고 대중을 기만한 행위도 포함돼 있습니다.

작가의 원고 작업은 개인적이지만 이게 세상에 나가는 순간

예기치 못한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저는 돈 받고 이름 빌려주었다가 뼈까지 아픈 경험을 해봤습니다.

최악의 작가라는 얘기는 작가로 크게 성취하길 바랫던 제겐

도저히 용납이 안가는 평가였습니다.

각 게시판에 작가 제작자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어찌나 무섭던지

일년간 단 한줄의 글도 쓰지 못하는 일이 있어어요.

(영화관련 게시판도 스타 게시판의 열기 못지 않답니다.--;)

가족들 보기 부끄러워 밥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이 전화를 해도 안받았습니다.

그들에겐 전 언제나 장기 여행중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골방에 틀어박혀 스타를 했습니다.

그만큼 타인의 평가는 아픈 겁니다.

저는 베스트 극장으로 데뷰해서 케이비에스에서 방송 드라마를 써왔습
니다.

작가를 지망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름대로 작가 엘리트 코스는

다 거친 셈입니다.

두 곳에 동시에 데뷰하기 위해 경쟁자 3000명을 떨어뜨려야했습니다.

방송에서 인정받은 후 기고만장하게 입성하려 했고 제 오랜 꿈이었던

분야..그곳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고 나니까...

그냥 죽고만 싶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나 스스로 최악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됏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엔 최악을 벗어나려고 꽤 애썼습니다.

지금도 노력중입니다.

지금은 케이비에스에서 연속극을 쓰고 있습니다.

일년간의 상처때문인지 칼날 같은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지만...

그걸 삶에 온전히 구현한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희노애락에 빠져 허우적대는 범인의 경지를 넘은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이젠 그 게시판에 난무하던

- 그게 작가냐?-

라는 말은 더 이상 개의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방송작가들의 꿈을 이제는 저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방송에서 연속극을 집필하게 되면 이젠 작가라고 인정해주는 시기입니다.

데뷰기에서 3년이 고비고,

이 후엔 연속극을 집필하게 되느냐 못하느냐가...

성패의 갈림길이 됩니다.

만약 최악의 작가란 평가가 없어다면 아직도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도 모르고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비난은 맵고 독하지만 그 이상의 약효를 거둘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격려는 때론 필요하지만  둔감을 키울 수도 있어요.

사람은 늘 깨어있기를 바라지만 ...그만큼 또 타성에 젖기도 합니다.

이 세상 어느 분야나 일류가 존재합니다.

그 무엇을 이루어내려면 ..정말 독해져야합니다.

오기가 없으면 이루지도 못할 일이 많구요.

지금 피지알에서 많은 글이 오고 갔고..

아마 각자 다 느끼는게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 약이 될 수도 있는 얘기의 가능성마저 포기하는 건

아쉽다는 쪽입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처럼 느끼하게 들리는 것도 없습니다.

언제봤다고..애정이야? 비뚤어진 마음에 저러는 거지...

그래요. 저도 개인을 딱집어서 얘기하기엔 좀 ...그런 표현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알 수 없지만 선을 지향하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요.

위선이라고 하면 딱히 더 변명할 말은 없습니다.

또 사랑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악랄한 마음으로 비난하고 조롱했을 뿐인데 그게 오히려 약이되는 수도 있어요.

단 한조각의 진실이라도 포함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단적으로 말해 사람은 스스로 찔리지 않으면 화도 안납니다.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압니다.

그건 일시적인 성냄이나 반박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끌고 가야할 문제지요.

아무튼 저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가능성마저도

열어놓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피지알 너무 심하다..란 글까지 쓰게됐습니다.

그 글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그건 제가 이 게시판에 마지막으로 쓰는 글이라는 점으로

용서를 구할까 합니다.

많은 게시판을 다니면서 위로도 받고 싸움도 해봤습니다.

제 삶에서 이토록 제멋대로 살아본 날도  앞으론 없을 겁니다.

스스로 이제 스타와 그 게시판에서 위로 받을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스타는 상처를 끌어안고 신음하듯 해야 제맛이라는^^;

이제 좀 더 제 자신에 집중해야할 시기라는걸 직감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게시판에서 절 아시는 분들께 제가 뭐하는 넘이었는지는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런 글을 쓰게됐습니다.

가뜩이나 느끼한 글이 많다고 하는 피지알에 캡 느끼한 글을 마지막으

로 쓰게 됩니다. 이점 죄송합니다. ^_^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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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홍차
02/05/06 22:45
수정 아이콘
이야~ 정말 감동적인 글이군요^^ 비록 아직은 진행중이라 하셨지만 어려움을 딛고 재기에 성공하신거 축하드려요~~
02/05/06 23:04
수정 아이콘
앞으로 정말 글짱님의 글을 못 보게 된다는 말인가요?
너무 심하시군요. ㅠㅠ;;; 아쉬움과 함께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을걸 뻔히 아시면서...
Dark당~
02/05/06 23:11
수정 아이콘
전 여기서 글장님 글 첨 봤었고, 그게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님글 좋아 했었는데.. 여기로의 마지막을 얘기하시니 무지 섭섭하네요.. 뭔가 새로이 집중하시기 위해 아마도 여기저기 다른데 쓰시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여기서의 시간도 줄이실려는거 같네요..

만약 그렇다면 하시는 일 잘 되셨으면 좋겠네요.. 그렇드라도 짬날땐 가끔 한번씩은 글 비춰주세요.. 제가 알기로 글장님도 저처럼 임테란 좋아 하시는 걸루 알고 있는데.. 거기도 가끔씩 들러 주시구요(근데 거기선 함도 못뵌거 같네요..^^)..

암튼 희망찬 글로 보여서 괜시리 저까지 저 자신 다시함 돌아보게 만드네요.. 저도 이제는 스타도 좋고 제 취미도 좋지만 완급을 조절 해얄꺼 같슴다.. -_-;;

모두모두 항상 힘찬 날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궁금플토
02/05/06 23:25
수정 아이콘
윽..설..설마..이번일로 그러시는건 아니시건죠? ㅜㅜ
저도 글장님글 좋아한 한사람인데 ㅜㅜ
마지막이 아니길 빕니다 ㅜㅜ
ㅜㅜ
궁금플토
02/05/06 23:33
수정 아이콘
이번..일과 빗대와 말할 수는 없지만.. 전요..
풍자와 해학..독설..어린 류의 글들을 더이상 pgr에서 보기어려운게 아닐런지 ㅜㅜ 그게 안타깝습니다.
글 올리기가 너무 조심스러워 질거 같습니다.
진짜..안타깝네요..-_- 우울모드..
수시아
02/05/06 23:52
수정 아이콘
Good luck ....Have fun yo.....ㅠ.ㅠ
tongtong
02/05/07 01:14
수정 아이콘
어쩐지 글장님의 글이 예사롭지가 않더라니 작가님이셨군요...
글장님 하시는 일이 바쁘시더라도 짬을 내어 요환동에는 가끔 글을 올려주세요...
글장님의 아뒤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반가웠는데 이대로 다시는
글장님의 글을 못보게 된다면 너무너무 섭섭합니다..ㅠ.ㅜ...
글장님이 드라마 제목만이라도 가르쳐주신다면 좋겠지만 다시는 글을 안올린다고 하셨으니
이제부터 케이비에스 드라마 열심히 봐야겠네요..ㅠ.ㅜ.
글장님의 드라마 대박 터지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상처받고 힘들어할 때 저에게 따뜻한 위로의 글을 올려주셨던 글장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항상 잊지 않고 글장님의 성공과 건강을 늘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글장님이 저를 위하여 요환동에 올린 그 글은 제 하드에 저장해두고 가끔씩 읽어보고 있답니다..
글장님, 요환동에는 자주 들러주시리라 믿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twilight
02/05/07 02:14
수정 아이콘
이런얘기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다는건 참 힘든 일인데.. 뼈아픈 기억이시겠지만 지금은 극복해 내셨기에 더욱 빛이 나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식용오이
02/05/07 03:05
수정 아이콘
피지알 심하다는 글에 댓글 달아서 글장님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린 넘입니다. 글장님, 바쁘세요? 어디 가신다길래 여쭈어 봅니다. 거 뭐 진지한 표정으로 싸울 수도 있는 것이고, 드잡이질 하며 욕도 걸쭉하게 나눌 수 있는 게 세상바닥인데 그것때문은 아니시겠죠? 혹시 그런저런 일과 쪼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찜찜함이 있다면 걍 말씀해주세요. 손 들고 반성할게요.
제리스님이랑 300 300(글장님은 500-_-) 길드 만들고 p.p님 꼬셔서 아드님께 특별과외 받아서 우리도 좀 날아봐야자나요. 마실 다녀오실 거면 후딱 다녀오시길.
식용오이
02/05/07 03:06
수정 아이콘
그리고 제 고향 제주도에서 좋은 시간 보내시길.
02/05/07 04:50
수정 아이콘
지금 시각이 4시 넘었군요. 노트북을 믿고 있다가 망했습니다. 제주도의 한 피시방을 찾아들어서 작업을 했어요.

한글이 깔려있는데가 없어서 한참 헤메다 겨우 지금 송고했습니다.

그리고 피지알에 들어와봅니다.

댓글이 많이 달려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송구하기도 해서 글을 답니다.

우선 오해를 풀 분들부터 말씀드릴게요.

식용오이님 심기 불편하지 않았어요. 심기불편하라고 도발한 쪽은 제쪽이구요.

이미 그런 사건은 무수히 많이 저질러봤답니다--;

겜큐에서 쫒겨날때, 요환동에서 30대분들 염장지르고 나올때 --;

가는 곳마다 그런 짓하고 다녔습니다.

저 의외로 사건을 많이 저지른 몸이라 새삼 변명할 것도 없어요. 그냥 죄송하기만 해요.

글구 언젠가 식용오이님께 스타 도전하겠습니다. 언제 한판 해요.

사실 이제 게시판 출입하면서 글쓰지 않으려는건

중독을 끊을 수가 없어요.--;

아무리 원고 마감이 닥쳐도 피지알 겜큐를 쉼없이 들락거리는 제가 이상합니다--;

글을 안쓰겠다고 해놓으면 자연 안쓰게 될 것이고
그럼 점차 금단 현상을 치유할 수 있게될 수 있을 거 같아서입니다.

이제껏 겜큐, 요환동 중독증세를 그런 식으로 해결햇거든요.

이상입니다. 한동안은 피지알에 들어와서 여러분들의 글을 읽기는 하겠지만..차차 정상인의 모습으로 돌아올거라고 믿어요.

익명이 주는 용기도 이젠 포기하려 합니다.

안녕히들 계세요.(__)
불멸의저그
02/05/07 07:47
수정 아이콘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아부와는 거리가 먼 단순무식한 사람입니다만, 님의 글은 감동적이네요.그리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타인의 평가는 그만큼 아픕니다. 정말 아프죠..
그래서 그런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독해져야(?)하는 것이 이 세상이라는 것 정말 정말 동감합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한 기분 .. 그런 기분 아십니까? 수많은 논쟁. 이런 저런 말.. 다 읽어봐도 다 들어봐도, 이 세상 독해져야 한다 말, 오기가 있어야 된다는 님의 글만 지금 머리속에 뱅뱅 돕니다.
식용오이님이랑 스타를 하신다면, 저도 끼워 주십시오..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글이 마지막 글이라니 정말 아쉽네요.
02/05/08 18:42
수정 아이콘
아......제가 피지알을 알게된 기간은 6개월정도됩니다.
이때까지는 눈팅만 하면서 여러사건들을 때론 아파하고 때론 내일마냥 좋아했드랫져.
개인적으로 글장님을 흠모(ㅡㅡ;; )했드랫는데 붓을 놓으신다니 안타깝군요.
불멸의 저그님 저도 30대 중반이지만 식용오이님이랑 스타맞짱 뜨면 질것같지않거든여^^; (오이님 지송)
우리피지알 눈팅족끼리 스타대회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진정한 노땅강자를 가리는것도 좋을틴디.
물론 2차로 술한잔 하면서말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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