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3/19 16:21:35 |
Name |
Apatheia |
Subject |
[잡담]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
처음 스타 중계를 보게 만든 건 최인규 선수와 임요환 선수였습니다.
그들의 경기를 찾아보다 보니
그 상대역^^;으로 자주 모습을 비추던 앳된 테란 유저를 하나 알게 되었고
'그다지 잘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도 이상하게 잘 이기는' 선수 정도로만 생각했던 그 선수에게
눈을 두고 마음을 두고 관심을 두면서
그의 곧음과, 탄탄함과, 차분함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게임매니아로서의 세월이 짧았던지라
이름과 아이디 정도 밖에는 잘 몰랐던 선수가 하나 있었습니다.
한 번 두 번 메일을 주고 받고 베넷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고
인터넷을 뒤져 그 선수의 경기들을 다시 보면서
그 열렬함과 솔직함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 고충과 고민을 안스러워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반댓말은 증오가 아닌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사랑하지 않는 대상에겐 관심이 가지 않고
그러다 보면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애써 목청 돋우어 꾸짖을 일 또한 없어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꾸짖음=사랑 이라는 등식이 무조건 성립하는 걸까요?
애정에서 나온 비판과 단지 비난만을 위한 힐책은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야단치는 사람이나 야단맞는 사람이나
심지어 구경하는 사람들의 눈에도 훤히 보일만큼
양자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른 것이죠.
애정어린 비판은 마음에 각인되겠지만
감정섞인 비난은 생채기만 남기게 마련이니까요.
누구를 두고 무어라 말하든
그건 우리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최소한 그 대상을 사랑해 보려고 노력은 해 봐야지 않을까요.
테란유저 아무개는 정석밖에는 할 줄 모른다 라고 할 것도
그 님은 정말 안정적인 플레이의 대가이시죠 라는 말이 되어 나올 것이고
테란중심 랜덤유저인 아무개는 요즘 승률이 너무 좋지 않다 라고 할 것도
그 분은 멋진 게임이 뭔지를 아는 분이죠 라고 말하시게 될 것입니다.
비난하기 전에, 먼저 사랑하세요.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입니다.
-Apatheia, the Stabl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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