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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5/30 14:57:33
Name Judas 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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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문수씨 이야기 (수정됨)


화씨지벽和氏之璧은 ‘한비자 제13편 화씨(和氏)‘에 나오는 춘추전국시대의 얇고 넓다란 도넛 모양의 보옥으로, 벽은 왕의 권세를 상징하는 보물이고 따라서 화씨지벽은 주권자가 치국을 펴도록 보좌하는 법가의 법술을 말한다.

———
초나라 사람 화씨가 초나라 산에서 거친 옥돌을 캐내어 여왕(厲王)에게 바쳤는데, 여왕이 옥장인으로 하여금 감별하게 했다. 옥장인이 말하길 "돌입니다."라고 하니, 왕은 화씨가 속였다고 여겨 그 왼발 뒤꿈치를 잘랐다. 여왕이 죽고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화씨는 또 그 거친 옥돌을 무왕에게 바쳤다. 무왕이 옥장인으로 하여금 감별하게 하자, 또 말하길, "돌입니다."라고 했다. 왕은 또 화씨가 속였다고 여겨 그 오른발 뒤꿈치를 잘랐다. 무왕이 죽고 문왕(文王)이 곧 즉위하자, 화씨는 이에 그 거친 옥돌을 안고 초나라 산 아래에서 통곡을 밤낮으로 3일간 하니, 눈물이 다하고 이어 피가 나왔다. 왕이 그것을 듣고 사람을 부려 그 까닭을 묻길, "천하에 월형(刖刑)을 받은 자가 많거늘, 그대는 어찌 슬퍼서 통곡하는가?"라고 하니, 화씨가 말했다. "저는 월형이 슬픈 것이 아닙니다. 저 보배로운 옥을 돌이라 품평하고, 곧은 선비를 속인다 평판하니, 이것이 제가 슬퍼하는 바입니다." 왕은 옥장인으로 하여금 그 거친 옥돌을 다듬게 하여 보물을 얻었고, 이에 "화씨지벽"이라고 명명하였다.
———

*
김문수(1951)는 시대에 맞지 않다. 김문수는 고독하다. 그는 경북영천 깡촌에서 사서삼경과 제례를 떠받들고 동네에서 한줌의 공적역할과 문중에 몰두한 몰락한 양반의 말예다. 조선사를 보면 선비가 다 선비는 아니다. 그러나 척박한 경북엔 옛부터 깡마른 체구 뒤로 무언가 그늘진 카리스마를 드리우는 지사(志士)가 종종 나곤 했다. 그것은 예컨데 교사들이 책으로 민주주의와 올바름에 대해 가르친대로 그들 스스로가 행하지 않을 때, 배운대로 하겠다며 경북고3학년생도가 3선개헌 반대시위를 강단있게 주도해 무기정학을 당하며 얻는 류의 그늘이다.

70년 그는 서울대(경영학과, 1994졸업)에 들어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하며 2번 제적되고, 광주학살 이후 운동권이 과격해지면서 86년 결국 투옥되고 남산에 끌려가 밀고를 거부해 모멸적인 고문을 받고 자살을 기도한다. 그는 거친 돌이었다.


*
87년 서울엔 드디어 봄이 오고, 이윽고 91년 거짓말처럼 소련도 붕괴한다. 김문수는 대의를 잃고 체제내개혁 프로그램인 민중당도 실패하자 총재 김영삼을 따라 보수우파인 민주자유당으로 들어간다. 마치 연옥인양 명확한 답이 주어지지 않는 뒤죽박죽의 머릿속에서 청년시절 접한 가톨릭을 파고든다. 기독교의 신화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가 부활했다는 즉, 가장 비참한 패배가 가장 위대한 승리라는 역설에 바탕한다. 그는 자신의 머리로는 이론적 답을 내지 못해도 적어도 의지로는 현실정치의 뿌리깊은 부패와 타락을 이겨낼 수 있다 확신하며 조국의 더 낮은 곳을 찾아서 민족을 위해 뜨겁게 봉사할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3선 부천 국회의원(96년~)을 거쳐, 2006년 경기도지사까지 올라 연임한다. 대체로 그는 눈과 입이 아니라 귀와 다리로 고위행정관료직을 수행했으며, 뇌물과 청탁을 금했고, 경기도 공무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동시에 대국민 봉사의 무거운 사명을 주었고, 최우선으로 나병환자촌처럼 소외되고 낮은 곳을 직접 찾아가 삶의 틀 자체를 개선하고, 평택 삼성단지 같은 일자리를 유치하면서 경제발전이 낳는 격차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무한돌봄을 도입하고, 경기도 전역에 GTX 같은 심시티를 하는 와중에 시간을 짜내 부인과 봉사하러 다녔으며, 소박하게 살았다. 당시의 갖가지 기행(고위관료는, 특히 한국에선 그러는거 아니다)은 때마침 대통령 DJ의 인터넷 보급선로를 따라 방대한 망에 남겨진다.

그중 가장 유명한 기행은 119에 건 “도지사입니다” 갑질전화였다. 이제는 미담으로 미화되기까지 하고 있지만 그때의 김문수는 그 통화가 장난전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메타인지하고 소방관에게 상세한 설명을 하지는 못할 정도로 권력이 있었고, 지휘권한—도지사는 소방업무를 직접 총괄하며 지휘감독권이 있다—에 따른 문의와 응대규칙을 요구한 고지식한 자신이 바르다고 믿기에 대중의 분노 앞에서 길게 변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언론과 문화계와 학계를 틀어쥐고 평판권력을 휘두르는 진보진영은 변절자를 두둔하지 않았고 유력대권잠룡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오물에 담궜다. 이 기행은 그의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힌다. 그는 더러운 돌이었다.


*
연임을 마친 2014년 당시의 김문수는 마치 소년시절 품었던 낭만적인 민족주의에 화답하는 것처럼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이 명백해진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당성에서 답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당내 비박에서 친박으로, 개혁파에서 강성우파로 차차 변해간다. 그러나 연이은 악수로 보수의 심장 대구의 국회의원에 낙선하고, 이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선전은 했지만 패배하면서 김문수는 야인이 된다. 아니 정치낭인이 된다. 갈곳은 길거리 뿐이라 젊은 시절처럼 다시 시위현장으로 내려가 아스팔트 우파를 만나고 그들의 정서와 세계관을 체득하고, 어려울 때 감정을 파고든 전광훈 목사(차차 결별하지만, 결국 본인도 부끄러워서 부정하는 흑역사로 남는다)를 따라 극우에 물든다. 이즈음 개신교로 개종한 그의 영혼은 이제 별 가망없는 공적 삶의 의미를 찾아 광화문 광장에서 목놓아 울부짖고 있었다. 개신교는 종교제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단독자로서 신과 마주할 것을 가르친다. 소신을 정한 그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래 국가사회의 보편적 주도권이 진보진영으로 넘어갔음에도 박정희 40주기 추도식(국립현충원_2019)에서 보수우파시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전투력 MAX의 명연설을 남긴다.

워낙에 시끄러웠던지 20대 대권을 쥔 윤석열은 노동운동의 경험을 인정하고 정치원로로서 예우하며 22년에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임명한다. 이어서 24년, 무소속으로 고용노동부장관에 임명된다. 25년 윤석열의 이기적인 12.3 계엄사태(김문수는 계엄선포 국무회의에 부르지 않는다)의 후폭풍이 몰아치는 시국에 민주당이 인민재판식으로 국무위원들에게 강제사과를 겁박하는 와중에도 홀로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기며 김문수는 보수시민과 국힘당원의 지지를 업고 범보수 차기대권 선호도 1위로 다시 부상하게 된다.


*
YS를 따라간 이래 한평생 김문수는 철저하게 주류보수당의 비주류였으며, 이는 그의 그닥 고상하지 않은 출신성분과 더불어, 위세등등한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사회복지사 동문동료끼리 결혼하는 딸의 소식을 극비에 붙인 채 가족과 가까운 친척만 모여 식당에서 조촐하게 식을 올릴 정도로 청탁/외압/뇌물/이권거래를 받지 않는 정치인생을 살기로 결단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고독은 출신성분이 좋은 쌍권이 당권을 틀어쥐고선 민주적 절차로 선출한 김문수를 깔아보며 새벽3시의 밀실 날치기를 통해 한덕수로 후보를 교체하려 한 후보단일화 갈등에서도 나타나고, 이후 대선의 초중반에 당내 의원들의 비협조와 당의 당자금사용 불협조로 안철수 말마따나 압도적 열세 하에서 홀로 대장선을 몰고 외로이 선거운동을 전개하면서도 드러난다.

그러니 김문수의 당장악력은 국회의원 및 유력자와의 사적거래가 아니라 철저하게 중도/보수 시민 그리고 당원들의 지지에 기반한다. 이는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받은 유신공주 박근혜를 제외하면 한국의 보수당 역사에선 유일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박근혜를 긍정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던 이유의 한 축일 것이다. 왜냐면 초엘리트 정치인에 대한 관성적인 지지나 국가권력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보수시민이 구경꾼이나 관제동원의 영역에 머물고 있던 한국의 보수우파당에 있어, 평범하지만 가능한 정직하게 살고자 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과 교감하고 상징(산업화 혁명 등)으로서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이를 기반으로 당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당연한 과정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문수는 교감과 상징을 넘어서 현장에서 보통의 삶을 이해하고 개선시킬 행정력이 검증된 정치가다. 이점은 경기도지사 시절의 온갖 기행이 발굴되고 신선한 반전을 주면서 소위 내란사태국면에서 자포자기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뻔한 승부를 관망하던 중도층을 끌어당기는 원동력이 되는 와중에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대권후보로 올려놓아 보니 그는 인정받지 못하고 잘려나간 거칠고 더러운 돌덩이나 곧지 못한 변절자가 아니라, 보수당을 인민의 당으로 개혁하고 평범한 국민들이 주권구성체로서 결집해 국가의 운명과 운영을 결정하려 할 때 이를 보좌할만한 보수의 보옥이었다.


*
과거에도 김문수는 인상깊었지만 이른바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그리고 ‘타인들의 욕망을 거미줄처럼 엮어 꾀어내고 옴짝달싹 못하게 속박하는, 소위 이재명식의 능수능란’이 능력으로 여겨지고 ‘역사와 당과 자신에 대해서 티끌만한 모순도 찾아내지 못하는 고도의 확신’이 신념으로 여겨지는 한국사회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기는 어려운 사람이었다.

급격한 한국경제발전사의 질곡이 중첩된 경기동부의 소년공에서 전업한 포퓰리즘의 마술사 이재명에 대한 폭넓은 지지는 우리가 쌓아온 나름의 시대정신(억울함→분노→악으로 되갚기)에 기반한다. 더구나 개딸처럼 잔혹하게 구는 코어지지자들은 깊은 바닥에서 이재명을 진심으로 따르는 이유(어차피 다 사기꾼 그러니 나/우리의 이 정도 거짓말은 오키, 돈은 어차피 힘 있는 놈들이 수탈해서 버는 것 그러니 더 센놈이 뺏어서 나도 좀 꽁으로 나눠갖는게 뭐 어때서, 나도 X 같으니 너도 X돼 바라)가 있고 그 부분은 설득이 안되는 영역이다. 이들이 다수인 이상 힘과 세력을 타산적으로 계산해서 줄 서는 선수들 또한 줄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을 넘기 위해선 차악론으론 안되고 삼권분립 붕괴론만으로도 부족하다. 거울과 이재명이라는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이 골병 들어가며 소위 코리아 피크라는 여기까지 오는데 있어의 긍정적인 부분들과 남겨진 책무를 상기시켜 줄 시대정신의 담지자가 있어야만 아직 양가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의 의식을 책임감으로 이끌 수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만약 김문수가 이재명과 맞서거나 넘어선다면 그건 필시 이재명이 대표하는 그것이 아닌 다른 시대정신—우리의 약한 삶과 굴곡 많았던 역사에 대한 긍정과 책임감—을 택한다는 의미이리라.


*
보수의 전진은 진보처럼 거대 이데올로기와 미래에 대한 선언적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보수는 경험의 촉감과 역사의 검토를 바탕으로 한걸음에서 한걸음으로 한계적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다. 길과 걸음이 쌓이고 쌓여서 돌아보면 어느새 보수의 혁명이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김문수는 답을 찾아 좌의 끝에서 우의 끝까지 모두 걸어보았고 각 입장에 처할 때마다 각 입장의 해법을 우직하게 성의를 다해 시도해 왔다. 모순을 밟아나가며 그가 남긴 공헌을 이제 우리는 안다. 빨갱이든 도지삽니다든 아스팔트우파든 김문수의 이런저런 약점과 추태에도 불구하고 그가 어느 입장 어느 위치에 서서도 모순찬 현실역사에서 답을 찾기 위해 헤맸고, 천하를 위해 편안함을 잊고 현장으로 몸을 던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욕심 없는 사람은 신용할 수 없다. 그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문수는 사욕은 작고 공욕은 크며, 사회에 봉사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면 큰 실수도 큰 성공도 마다하지 않을 사람이다. 아이처럼 웃고 정에 우는 사람 좋고 투박한 할배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고3의 반항 이래 그는 역사의 모순에 그늘진 깡마른 선비다. 6.25 이래로 좋든 싫든 조선반도와의 단절을 겪은 자본주의/민주국가에서 이런 지사타입의 희토류로 만든 보옥을 다시 얻고 다듬어 보수당과 조국을 위해 봉사하게 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주권자라면 냉철하게 이 기연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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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샴푸
25/05/30 15:00
수정 아이콘
한줄 한줄이 명문이어서 진짜 신나게 배꼽잡고 웃었네요. 잘 봤습니다. 어후 오후에 월도 루팡 하면서 살짝 졸릴뻔 했는데 감사합니다
Judas Pain
25/05/30 15:05
수정 아이콘
올릴까 고민은 많았지만, 한 번이이라도 더 생각하셨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군
25/05/30 15:02
수정 아이콘
https://www.youtube.com/watch?v=skCQflVbySU

임경빈 작가 말을 인용하자면 [이상한 사람은 하나만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라고 하고 싶습니다 하아...
25/05/30 15:04
수정 아이콘
선거를 떠나서 저 생애는 말 못할 아릿함이 있어요
지조와 변절, 변화와 고지식함, 성공과 실패 등등
여러사람에게 다양한 방향으로 교훈을 준달까..
글 잘 읽었습니다.
25/05/30 15:05
수정 아이콘
소방관한테 도지삽니다 안하고
17대선때 박근혜 지지안하고
코로나때 전광훈이랑 난동 안부리고
윤석열 옹호안했으면

이런 수모 안당하고 준수한 행정가 이미지로 남았을텐데요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동정심은 갑니다
Judas Pain
25/05/30 15:08
수정 아이콘
끄덕끄덕, 본인의 이름에 있어 최선의 타이밍은 아마 서울시장 도전실패하고 시민운동가로 사는거였지 싶네요.
전기쥐
25/05/30 15:07
수정 아이콘
김문수를 위한 변명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4

유시민 “김문수의 변화는 신경세포 문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293324

유시민의 김문수에 대한 글이 생각나네요.
철판닭갈비
25/05/30 15:56
수정 아이콘
첫번째 김문수를 위한 변명은 명문이네요
25/05/30 15:08
수정 아이콘
직접 쓰신 건가 이런 거 올리는 데는 따로 있는 데 명문이네요 이럴 어쩔까 저는 이미 옥을 저버렸어요 ㅠ.ㅠ 무를 수도 없고 죄송합니다
Judas Pain
25/05/30 15:11
수정 아이콘
어느정도 마음이 가셨다고 해도, 고민이 많아서 늦게 올린 제 잘못이지요. 감사합니다.
25/05/30 15:08
수정 아이콘
오... 오우야
25/05/30 15:12
수정 아이콘
[보수당을 인민의 당으로 개혁하고 평범한 국민들이 주권구성체로서 결집해 국가의 운명과 운영을 결정하려 할 때 이를 보좌할만한 보수의 보옥이었다.]

명문인데 특히 이부분이 심금을 울리네요.
25/05/30 15:15
수정 아이콘
반가운 닉네임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타깝게도 김문수는 당과 그 지지자들의 눈치에 못이겨 내란에 대해 우물쭈물한 시점부터 그 쓰임이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의 한국 정치권은 선비가 머무르기엔 너무 가혹하네요.
Judas Pain
25/05/30 15: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김문수는 국무회의에 초대되었으면 반대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계엄이 진압된 이후에는 원칙상에서 대통령 고유권한이니 공정한 사법처리 절차를 받아야 하니 할 사람이긴 합니다. 그가 더 강단있게 선을 그었다면 사실 그 이름이 더 예쁘게 남았을텐데 그랬다면 당내경선에 참여도 못했을거라, 개인적으로 우물쭈물한건 지지도가 갑툭튀 폭등한 후 마지막 대권각을 본게 아닌가 싶긴합니다. 공적 욕심이 없는 양반은 아니라서요. 반갑습니다.

여담이지만 선비는 조선시대에도 자기가 머무를 자리 같은 건 사실 없었을거라 생각하네요.
자급률
25/05/30 15:16
수정 아이콘
상처받고 좌절하면서도 서툴게 길을 나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김문수를 조명한 부분이 의미있다고 생각되네요.

한편으론 이재명도 이런 관점으로 재조명해보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반대편에서 그에 대해 '완성된 빌런, 아수라'로 자주 묘사하곤 하는데, 정작 개인적으로 말하는걸 들여다보면 마찬가지로 인생이나 정치에 있어 본인만의 답을 찾아 서툴게 더듬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편린처럼 보인달까 싶더라구요.
Judas Pain
25/05/30 15:45
수정 아이콘
자기입장에 따라 평이 가지가지로 갈리는 와중에 NL이 심쿵!!하는 사람이라는 평도 그렇고 이재명은 복잡하고 심연 같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포퓰리스트라는 면에선 대개 동의하실 거 같네요. 한국사의 한꼭지로 할애할 열전이 필요한 사람이고 흥미롭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정도의 혼란이 아니면 원래 정치엔 크게 신경쓰거나 뭔가 쓰고 싶진 않았던지라 누군가 해 주시겠지요!
25/05/30 15:17
수정 아이콘
좋은데요? 저는 재밌게 잘 봤습니다 크크크크
라투니
25/05/30 15:17
수정 아이콘
명문입니다.
cruithne
25/05/30 15:19
수정 아이콘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흐흐
스핔스핔
25/05/30 15:24
수정 아이콘
김문수 맥이는거 맞나요?? 오독한건가요??
다크서클팬더
25/05/30 15:31
수정 아이콘
시대를 잘못만난 인물입니다. 헌정 초기~고도개발기에 더 어울릴만한 인물이죠.
수메르인
25/05/30 15:33
수정 아이콘
웬만한 언론사 주필의 필력이 떠오르는 글이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은 제가 봐온 선거 중 가장 입체적인 후보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이전 대통령들은 소속 정당이나 이념을 떠나 나름 시대의 거인들이었지만 상징성이 워낙 강한 탓에 인물 자체는 좀 평면적이었다고 보는데, 그들과 비추어보면 이번 대선의 세 후보는 삶의 명암이나 모순 같은게 하나 같이 명확해서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25/05/30 15:40
수정 아이콘
엄청 오랜만이네요.
Judas Pain
25/05/30 16:14
수정 아이콘
KDD! 오랜만입니다
몽키.D.루피
25/05/30 15:43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보는 아이디 반갑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김문수는 왠지 밉진 않습니다. 
Judas Pain
25/05/30 16:15
수정 아이콘
(__) 저도 그렇습니다. 
25/05/30 15:52
수정 아이콘
뭐 이렇게 선해하면 이완용으로 명문을 뽑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Judas Pain
25/05/30 16:20
수정 아이콘
김문수는 일제치하에 태어났으면 가산 다 팔고 조선공산당에서 임정 등으로 이적질해가며 총폭탄으로 무장독립운동할 사람이라, 저라도 이완용은 무리…
25/05/30 16:36
수정 아이콘
일제 시대 한반도에 살 던 우리 조상님들의 국적을 일본이라고 하던 사람이요?
Judas Pain
25/05/30 16: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당연하죠. 나라를 뺏겨서 자기 국적이 일본으로 바뀐 조선인이니까.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 이를 갈고 다 걸겠죠.
국적과 민족정체성은 구분하셔야 합니다. 저는 절대다수의 위세를 업고 김문수에게 함정질문을 하면서 오늘의 헌법조문에 따라 과거의 일제시대때 대한민국이 있었다는 식으로 정신승리 합리화 하는 국감의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그때 물러서지 않고 국적과 민족정체성에 입각해 소신을 밝힌 김문수가 독립운동을 할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일제치하에서 소수의 입장에 있을 때 정신승리와 합리화는 열심히 하겠지만 다 걸고 독립운동을 할지는 의문스럽다 생각합니다.
라이징패스트볼
25/05/30 16:51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 사람이라면 자기 남은 정치인생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1차 탄핵 결의안 때 최소한 투표도 안하고 나가지는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메르인
25/05/30 16:54
수정 아이콘
김문수는 애초에 표결권이 없지요. 국회의원이 아니라 내각에 있던 사람이니.
라이징패스트볼
25/05/30 16:56
수정 아이콘
아 그러면 이 말은 제가 실수한거네요.
25/05/30 17:03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어느 시점에 태어났냐에 따라서 다를거라고 봅니다.

김문수는 자신이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해서 어떤 대의를 따르는 사람이라기 보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출력값이 정해진 스타일이라고 봐서요.
Judas Pain
25/05/30 17:12
수정 아이콘
대의를 찾기 위해 머리 아파하는 사람이면서 완전한건 찾지 못해서 물드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하지만 현장으로 뛰어드는 실천력이나 공적인 봉사에 대한 의지는 어릴때 부터 일관됩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25/05/30 19:14
수정 아이콘
공적인 봉사에 대한 의지가 강해서, 내란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그랬군요. 놀랍습니다.
Judas Pain
25/05/30 23:59
수정 아이콘
김문수의 정확한 입장은 계엄이 내란인지는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받은 다음에 해야 한다이고, 같은 취지에서 탄핵을 반대한 것도 헌재가 탄핵 기각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지 탄핵소추를 반대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에 안드실지도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저건 지나치게 고지식할진 몰라도 공적인 원칙 준수 차원의 레벨에 아직 있습니다
전기쥐
25/05/30 19:57
수정 아이콘
계엄 시국이 아니었다면, 김문수가 윤석열을 비호하지 않았다면 저도 님의 말씀에 공감을 했겠죠.
Judas Pain
25/05/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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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하지만 계엄시국이 아니면 김문수는 그냥 돌이었겠지요. 절대 그래선 안되는 자리에서 이기적으로 굴었던 윤석열을 비호하는 것에 화가 나시는 것은 당연히 그러실수 있다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원칙 준수의 차원을 넘어서 윤석열에 대한 비호가 뚜렷해지면 질수록 김문수에 대한 시선이 사그러들겠지요.
25/05/3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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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굉장히 오랫만에 예전 pgr의 기분이 느껴지기도 하네요(어서와 내 꿈에...??)
김문수가 꼬장꼬장한 선비의 기상은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다만 방향성에서는 공감을 할 수가 없네요.
김문수 계파(?)라고 할 수 있는 멤버(차명진 등...)만 보더라도요
Judas Pain
25/05/31 00:20
수정 아이콘
향… 하하;;; 제가 옛사람이긴 하죠

요새 변수가 너무 많아서 앞으로의 국면이 어떤 방향성으로 실제 귀결될지 예측이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차명진 보다도 안철수나 나경원이 동지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고요
좋든 싫든 국힘도 나라의 일부니까 일단 국힘이 낼 수 있는 상당히 유의미한 카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메르인
25/05/30 16:50
수정 아이콘
젊은 시절의 김문수라면 누구보다 극렬하게 투쟁했을 것 같습니다.
25/05/3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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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글을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유력 대선후보쯤 되면 현대사의 질곡이 삶 구석구석에 켜켜이 쌓여있는 듯 합니다. 김문수도 그렇고, 이재명도 그렇고 이념을 떠나 그들의 삶을 조용히 들여다 보면 뭔가 짠함이 있습니다.
라이징패스트볼
25/05/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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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지금 시점에서도 김문수보다는 이준석이 훨씬 나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뭐 이재명은 말할 필요도 없죠. 그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인생을 살았든 친위 쿠데타를 비호한 정치인을 좋게 볼 수는 없네요
국힙원탑뉴진스
25/05/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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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자체는 김문수가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은 김문수에요.
그놈의 내란과 전광훈만 안 묻었으면 괜찮은데 많이 묻어서 패스.....
Qrebirth
25/05/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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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계셨네요 글 자주 써주세요
깨끗한선율
25/05/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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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정치글 눈팅만 해왔는데 이 정도 글이면 댓글을 다는게 예의 같네요. 이런 글이 많이 올라오면 좋겠습니다. 어느 진영이든 상관없이.

대선은 그 시대 대한민국의 시대정신 간의 충돌이라고 생각하고, 18대 대선과 20대 대선에서 그걸 여실히 느낀 입장에서 이번 대선은 왜 특정 당이 30% 이상의 지지를 받는지, 그게 콘크리트라는 말로 납작하게 대변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이 글을 보니까 무릎을 치게 되네요.
25/05/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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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애써서 포장하려고 해봤자, 지금의 그는 전광훈 따위와 손잡고 내란세력을 옹호하면서 나라를 어지럽히는 폐기물에 불과합니다.
메르데카일일팔
25/05/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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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라는 인간의 인생의 굴곡이 낭만이 있는 건 맞는데, 거기에 너무 취하신 거 같습니다. 당원들의 지지...는 애초에 그 보수 당원들의 입장에서 그냥 한덕수랑 단일화 잘 해줄거 같아서 아닌가요? 절차에는 민주적 정당성이 있지만 결국 목적은 민주적이지 않은데 무슨... 애초에 윤석열도 우파 대중들의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었죠. 총재 정치에서 벗어난 광범위한 대중 동원은 그냥 노무현 노사모 이래로 한국 정치권의 메타입니다. 박근혜조차도 박사모가 있었죠.
거기다 문화나 주류화는 그렇다쳐도 평판 권력이 진보는 뭔... 진보가 변절자라 물어뜯은 것보다, 그보다 훨씬 언론 권력을 가진 보수에서는 족보 없는 무근본이라 굳이 실드 안쳐준게 크겠죠. 그러니 그 정통성 얻어보겠다고 대구 갔다가 김부겸에게 낙선한거고.
Judas Pain
25/05/31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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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반 행적을 찾아보면 사람의 눈길을 끄는 면이 있죠. 
범보수 진영에서 눈에 띄어서 차기대권 선호도 1위가 된 것은 경선에서 한덕수랑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기 훨씬 앞의 이야기이며, 당경선에서 승리후 실제 쌍권이 새벽3시의 후보교체로 날치기를 하고 전당원 여론조사로 한덕수를 대선주자로 확정하려 했을 때, 국힘당 당원들이 표결로 추인을 거부해서 무산되고 쌍권의 난이 끝난 겁니다. 따라서 그는 전반이든 후반이 범보수와 당내당원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윤씨는 모릅니다. 중요한 인간도 아니고 본래 문통이 밀고 민주당쪽에서 애호하는 검사였죠. 함량미달이지만 찍는다는 말이 많았고 문통의 실정과 조국 내로남불이 제1원인이라고 봅니다. 박근혜는 바로 제가 그걸 이야기 하고 싶은 겁니다. 박근혜 이전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한국의 보수우파당은 그런 밑에서부터의 조직되는 힘이 허접한 당이었지요. 사실 총재들도 대중동원력은 노무현보다 결코 약하지 않았지만 총재들과 붙었던 군정들은 그냥 관제동원 수준이었고요.

진보는 강력한 평판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쪽은 동의하실 거고, 언론도 안티조선운동과 노무현 사후엔 힘이 옮겨가고 있었죠. 특히 학계의 인사들이 평판에 있어선 주요소스가 되는데 이쪽도 386세대의 약진 이래 주류는 진보쪽이죠. 그러고보니 이걸 뺐네요. 보수당 실드는 무근본도 있고 김문수가 청탁/외압을 일절 안받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사구 살 때 택배기사가 다른 국회의원은 명절선물이 수백개씩 오는데 김문수 집으론 오지 않아서 존경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죠.  대구가서 김부겸 낙선은 동의합니다.
메르데카일일팔
+ 25/05/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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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 차기 대권 선호도 1위가 된 것부터가 12.3 계엄 선포에도 불구하고 탄핵 반대하는 저질화된 국힘 주류 지지층과 그거 사수하던 김문수 스탠스 때문이죠. 중도나 범보수층까지 운운할거라면 차라리 그 포지션은 한동훈에 가까웠죠. 그럼 4월 중순부터 한덕수가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대권 선호도 1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일화 과정에서 날치기 시전하고 한덕수 행보가 가망이 안보이니까 이긴건 맞는데, 애초에 그 자리는 김문수든 한덕수든 지지층의 탄핵 반대라는 스탠스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민주주의적 가치를 파괴하려 하는 우파 대중 세력에 영합하는 걸 우리가 극우 포퓰리스트라 부르죠.

그리고 사회학 같은 학계가 진보 우위라지만 그 한줌 학계에서 하는 소리 언론 지면에서 안써주면 아무 힘도 없죠. 안티조선운동이 조중동에 타격을 입히고 노무현 사후에 언론 권력 옮겨갔다고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건 그냥 Pain님이 갖고 계시는 굴원이라 더 이상 이야기해도 의미 없을 거 같네요.
compromise
25/05/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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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모스에서 프로토스 글 잘 봤습니다. 글 여전히 잘 쓰시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25/05/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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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내면의 정신적 충동에 충실한 사람 이상도 이하도 아닌걸로 보이는데. 운동할때도 전향할때도 도지삽니다 할때도. 근본적 철학이 있는 사람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런 삶을 살진 않았을 것. 그나마 물질적 충동에 휩쌓이는 사람이 아니란건 저도 인정하긴 합니다만.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5/05/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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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을 정하면 그 쪽에 충실한 타입이져.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문제는 그 컨셉이 잘못되면 너무 피곤... 크크
안군시대
25/05/3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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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문수가 강성운동권에서 강성우파로 변모한 이유에 대해서 좀 알고 싶습니다. 본인이 그 이유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은 없었던가요?
노동운동을 하다가 감옥까지 간 사람이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운동을 극혐하는 포지션이 되기는 쉽지 않거든요.
보통 그럴 경우엔 결정적인 인생의 전환점 같은 게 있는 법인데, 김문수에게는 그게 무었이었을지.. 단지 소련이 붕괴와 공산주의의 몰락 만으로는 다 설명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그 부분에 대해 짚어주셨을까 싶어서 꼼꼼히 읽어봤는데, 제가 원하는 해답은 얻지 못했네요.
전기쥐
25/05/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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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소련과 공산주의의 몰락을 보고 충격받아서 운동권에서 저쪽으로 넘어간 사람들 많습니다. 김문수도 거기에 영향받았을거고 또 집안 형편이 운동하다가 쌓아놓은 돈도 없으니 허탈감 같은 것도 있었겠지요. 그래서 변절한 겁니다.

https://cdn.pgr21.com/election/6948#432884
유시민 글도 읽어보면 참고가 되고요.
Judas Pain
+ 25/05/3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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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논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강성우파로 변하는 시점의 문제입니다. 김문수가 공직을 가졌던 부천 국회의원~경기도시사 시절은 당내 보수개혁파로 강성우파는 아니고 이후 대구 선거전 즈음부터 차차 강성쪽으로 기울다가 정치낭인이 된 다음에 아스팔트 우파를 찾아가서 물든 다음부터 강성우파가 됩니다. 전환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다음의 공직은 24년의 노동부장관인데 그는 취임식에서 5인미만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과 노동약자보호법을 추진을 공언했고 첫번째 업무지시로는 임금체불 전액 청산과 체불사업주 엄벌을 지시했습니다. 이로 보아 그는 여전히 노동자 친화적입니다.

둘째, 노조와 노조운동에 공격적인건 주로 대기업의 강성노조를 대상으로 합니다. 한국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는 사회주의혁명분파에 묶인 분들도 한탄할 정도로 난제이자 위선의 문제라고 지적하는데, 김문수는 노조가 파이나 파워를 지나치게 꽉쥐고 놓치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며, 정규직 확장확대가 아니라 유연화와 노동자에 대한 국가의 복지강화에 초점을 맞추므로 확실히 기업경영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그가 추진한 노동약자보호법은 기존에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비전형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노동계 출신이라 노조에 대한 입장은 힘의 균형을 위해선 필요하다지만 동시에 경영학도 배웠으므로 노조가 필요없을 정도로 화합한 이상적인 기업이란 지향도 있다고 생각하리라 추정합니다. 김문수는 현장에 빠꼼하기 때문에 노사 양측의 입장을 이해해서 타협점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란 평도 있고, 이번 대선에서도 전국퇴직공무원노동조합(100만), 한국노총 서울, 인천, 경기, 경북, 부산 지역본부, 항공노련 등이 이례적으로 지지를 표명한 것을 보면 그가 마냥 노동계와 적대적이라 생각되진 않습니다.


소련 몰락은 크죠. 본인을 혁명가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세계관과 현실인식이 무너진 거니까. 공산주의 혁명가에서 YS의 보수우파정당으로 갔을 때 김문수는 연옥의 고통을 겪었다고 표현합니다. ‘사회주의는 인류의 높은 이상이고 평등의 가치는 포기될 수 없지만 우리나라 발전단계에서 좌파방식으로 가능하겠냐, 자유민주주의로 생산성 향상과 기술발전을 가지고 사회소득2만불 까지 끌어올리는게 평등을 위해서 더 좋겠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사실 처음의 긴기간 본인이 좌파인 우파인지 헷갈려 했습니다. 이후론 도지사를 직접 해보고 차차 박정희를 긍정하면서 보수 개혁파가 되고요. 이후 강성우파가 된 것은 길거리 시절이라 본인이 남긴 기록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로선 연이은 낙선으로 공적소명에 대한 좌절의 문제가 첫째 있고, 둘째 청년시절 왼쪽길거리운동의 반대버전으로 아스팔트우파+개신교에 파고들어 세계관에 동화된 측면이 있고, 셋째 혁명가 시절에도 주사파하고는 선을 그었는데, 이 양반들이 진보나 노동운동계에 많이 퍼져있고 점차 주류로 올라오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돈과는 상관없을 겁니다. 김문수는 고위공직자였으면서 평생 치부하지 않고 청렴하게 살았고 민주화운동보상금 수령도 거부했습니다. 단 세명만이 거부했다고 알려져 있죠. 그외 유시민씨는 정치 외의 이야기는 볼만한데 정치에 대한 글은 콤플렉스가 있어서 별 영양가 없다 생각합니다. 전 공력을 많이 안들이시는걸 권합니다
전자수도승
25/05/30 20: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단하면서도 안쓰러운 위인이죠 문수형님은
하지만 작금의 변절에 곡절이 없을리 만무하더라도
노동자에게 그렇게까지 적대적일 필요는 없지 않나 싶어요
그것도 부창부수라고 내외가 나란히 동일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을 보면 소싯적에 청년 김문수가 어느 노동자에게 납치 고문 당한건가 싶기도 하고
조갑제도 이근안한테 고문 받았지만 오늘날의 모습을 하고 있듯이 김문수에게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존재했을진데
그게 무엇이었을까 참 궁금해집니다
딸기우유먹보
25/05/3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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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급격한 한국경제발전사의 질곡이 중첩된 경기동부의 소년공에서 전업한 포퓰리즘의 마술사 이재명에 대한 폭넓은 지지는 우리가 쌓아온 나름의 시대정신(억울함→분노→악으로 되갚기)에 기반한다. 더구나 개딸처럼 잔혹하게 구는 코어지지자들은 깊은 바닥에서 이재명을 진심으로 따르는 이유(어차피 다 사기꾼 그러니 나/우리의 이 정도 거짓말은 오키, 돈은 어차피 힘 있는 놈들이 수탈해서 버는 것 그러니 더 센놈이 뺏어서 나도 좀 꽁으로 나눠갖는게 뭐 어때서, 나도 X 같으니 너도 X돼 바라)가 있고 그 부분은 설득이 안되는 영역이다. 이들이 다수인 이상 힘과 세력을 타산적으로 계산해서 줄 서는 선수들 또한 줄지 않을 것이다.] -본문에서 발췌-

김문수를 지지하시니까 글에서 그의 모든 삶의 궤적을 선해하고 추앙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저는 글의 내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저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의 입장도 이해할 수는 있으니까요. 그런데 글쓴이는 정작 자신과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 전부를 그저 본인의 얄팍한 편견에 기반하여 악마화하는 걸로 보입니다. 특히, 타인을 설득하고자 하면서 정작 타인을 그저 선동 당한 바보로 여기시면 누가 당신의 의견 또한 존중하고자 하겠습니까. 차라리 담백하게 본인의 김문수에 대한 지지와 기대만 적으시는게 나았을 것 입니다.
전자수도승
25/05/31 01:09
수정 아이콘
뭐...... 여태 제대로된 검증 안 받던 김문수가 도지사 시절 파묘하니까 줄줄이 나오는거 봐서는 글쓴이가 이 글의 많은 부분을 뜯어고쳐야겠지만
애초에 윤색된 미담을 엮어서 신화로 직조한 신도에게 스스로 작품을 찢으라 말하는 것은 가혹한 요구죠
그냥 그러려니 해요
적어도 이준석과 그 지지자들의 게시글처럼 재미마저 없진 않으니
Judas Pain
+ 25/05/31 06:35
수정 아이콘
경기도지사 김문수의 업적은 경기도지사 이재명과 비교하느라 드러난 것이고, 그것들이 하나둘씩 파묘되었기 때문에 소위 내란사태 이후라는 세팅 하에서 이재명은 과반을 넘고 김문수는 17%대였던 압도적인 국면에서도 격차를 좁힌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문에 게시한 경기도지사 시절의 업적 중 잘못된 것을 제보해주시면 검증하고나서 고쳐놓겠습니다.


제말이 얼마나 맞든 틀리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전자수도승
+ 25/05/31 07:49
수정 아이콘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5052510260000869

그 당은 평소에 검증을 참 안 받아요
누가 이야기 했던가요? 민주당 1/10 정도만 털어도 국힘에 붙어있을 만한 사람 없을거라고?
게다가

https://newstapa.org/article/2P00t
https://newstapa.org/article/Wl26W

https://www.google.com/amp/s/www.yna.co.kr/amp/view/AKR20250526093900530

https://v.daum.net/v/20250519142502086

구글에 [김문수 경기도지사 비용] 3가지 워딩만 검색해도 나오는게 이런데 그냥 자료 조사를 안 하신 거죠
Judas Pain
+ 25/05/31 06:00
수정 아이콘
전 김문수가 흠이 적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대 정치인으로선 맞지 않는 부분도 많고요.

사실 대선에 올라가 이재명과 비교되지 않았다면 끝까지 조명되지 않았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문수는 이재명과 비교해서 의미를 가지며, 손가락혁명군을 이끌며 SNS에서 타겟을 지정해 언어폭력을 가한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재명이 순발력이 좋고 뛰어난 포퓰리스트라는 것은 큰 이견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포퓰리즘엔 기세에 선동되는 사람도 있지만  동조하고 공명하는 사람도 있으며, 논란 많은 사람인 이재명이 한국에서 긴 기간 강고한 지지를 받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시대정신을 담지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저는 받아들입니다. 그건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바라보는 한국인으로서 제 안에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모순과 불만을 캐치하는 것은 장점이나 전 이재명의 방식에 동의하고 싶진 않습니다.

물론 개딸처럼 협박은 애교고 물리력도 불사하는 극단적인 코어지지층이 자연스럽게 생겨나 이재명이 휘하에 두는 것은 정말 위험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건 이미 존중을 받고 말고 자시고할 영역을 넘어가 버리니까요.
딸기우유먹보
+ 25/05/31 08:22
수정 아이콘
저는 정의란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살아온 환경과 경험, 가치관에 따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님은 나름의 합리적 이유와 가치관을 가지고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고 저 또한 마찬가지의 합리적 이유와 가치관을 가지고 정의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논쟁에서 보수 진영 지지자들이 자주 보이는 패턴이 있습니다. 논쟁이 깊어지면 적당히 자극적인 소재 몇 가지를 내세워 상대방에게 '빨갱이', '친중', '포퓰리스트', '페미니스트' 같은 라벨을 붙여 절대악으로 낙인찍으려 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복잡하고 다층적인 정치적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며, 결국 상대방과의 진정한 소통을 차단해버립니다. -물론 이 방식은 보수진영만의 문제는 아니긴 합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사용빈도적으로 보수측의 상투수단인 것은 부정할 수 없죠.-

님은 이재명을 '포퓰리스트'라고 부르실 수 있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감각 또한 놓지않는 실용적 정치인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같은 현실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그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인류 사회의 발전을 가져온 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름이 없으면 변화도 없으니까요. 그렇기에 저는 님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런 판단에 이르게 된 배경과 논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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