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8/01/08 10:48:28 |
Name |
총알이모자라 |
Subject |
(08)경쟁의 묘미-슬램덩크가 재미있는 이유 |
경쟁 [競爭]
[명사]
1 같은 목적에 대하여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룸.
2 <생물> 여러 개체가 환경을 함께 하기 위하여 벌이는 상호 작용. 생물의 개체 수가 공간이나 먹이의 양에 비하여 많아지면 생긴다.
경쟁이라는 단어에 벌써 짜증과 힘겨움이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맘에 들지 않겠지만 조금 맘을 풀어 놓고 이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단언하건데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인생의 감정의 99%는 경쟁에 관련이 있다. 심지어 혼자서 경쟁하는 경우도 있다. 경쟁은 피곤하고 힘
이 드는 거라 생각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피곤하고 힘든 운동을 통해 보다 강한 육체를 만들 수 있듯이 경쟁도 그 활용의 방법에 따라
얻는 효과가 달라진다.
경쟁이라 하면 주로 적대적인 관계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쟁으로 인한 적대적인 관계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가족 안에서도 경쟁은 존재하며 연인이나 친구사이에서도 경쟁은 흔하다. 넓게 생각해보면 인간관계라는 것은 거의 경쟁
관계의 다름이 아니다. 인간의 삶에 대해 가장 포괄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경쟁인 것이다.
슬램덩크라는 만화는 경쟁관계라는 요소를 극적으로 잘 살린 내용이다. 경쟁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만화를 재
미있게 봤다면 경쟁의 의미에 대해 재고해보기 바란다.
내가 보기에 사람들은 경쟁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는 적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스포
츠 경기의 심판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수만 관중이 보는 앞에서도 심판이 실수를 하고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얍삽
한 수를 쓰거나 반칙을 해도 아무런 패널티를 받지 않는 선수도 나온다. 그런 것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심판을 욕을 하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물론 완벽한 경기를 위해서는 완벽한 심판도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한 심판이 존재 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
다. 축구 시합마다 22명의 심판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인가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심판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모든 것을 잡아내리
라는 보장도 없다.
슬램덩크가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경쟁의 묘미와 함께 심판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심판의 휘슬소리에 경기의 내용이 바
뀌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열정과 자존심의 대결이 심판의 그것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정당한 경쟁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발전적 관계가 될 수 있다. 게시판에서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기도 관리
에 대해 불만도 많고 다툼도 많다. 하지만 스포츠가 스포츠가 되기 위해선 규칙 안에서 움직여야 하고 규칙을 벗어나면 당연히 제재를
받아야 한다. 그것을 거부하면 스포츠는 성립되지 않는 것처럼 게시판도 성립되지 않는다.
슬램덩크가 재미있던 이유 또 하나는 상대 선수를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경우가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
조차 자신의 팀을 위해 열정을 다해 응원하고 아쉬운 패배에 눈물을 흘릴지언정 상대선수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
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 자신에 대한 존중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시판에서 글로써 규칙 안에서 정정당당하고 멋진 경쟁을 하자.
자신이 강백호이던 서태웅이던 벤치워머이던 상관없다.
당신은 이미 게시판이라는 코트위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 공간에서 당신이 무엇을 얻어가던 그건 당신의 책임이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9-0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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