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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 00:14
예전에 비해 규모는 줄어들고 거기 맞춰 많이들 망하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나옵니다. 기가나 유즈소프트나 사가프라 같은 00년대 잘나가던 개발사들도 건재하고, FAVORITE같은 중견(?)급도 꽤 남아있고, 하루카제나 쿠룻포 같이 동인이라든가에서 치고 올라와서 비교적 최근에 두각 드러낸 신생 브랜드도 있습니다. 물론 (살아)남아있는 브랜드라도 판매량 자체는 확실히 많이 줄었습니다.
전체적인 규모가 줄어든건 개인적으로는 첫째가 제작자들 유출이고, 둘째가 오타쿠들이 돈이 없어진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라노베 시장 활성화 될 때 작가들이 대거 그쪽으로 빠지면서(라노베 작가가 처음 보는 이름인데 책 날개에 경력에 게임 시나리오 등, 이라고 써있으면 100% 야겜쪽에서 넘어온 사람이죠. 당장 라노베판 초기 캐리멤버인 야마구치 노보루가 원래는 에로게 시나리오라이터죠) 1차로 활력을 잃었고, 가챠게임이 활성화 되면서 특전노리고 3개 4개 사주던 사람이 1개 사기도 벅차졌거든요. 전, 후자 모두 트위터에서 사례를 수도 없이 봤고, 뭣보다 후자는 제 자신이 산 증인입니다 크크. 물론 개인적인 분석이긴 한데, 시기적으로는 상당히 일치합니다. 라노베/가챠게임이 떠오르던 때랑 야겜판이 망하던 때가요. 다만 말씀하셨다시피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그 수요를 위해 가벼워진 오타쿠들 지갑사정에 맞춰 떡상한게 쯔꾸르 야겜이죠. 이쪽은 갈수록 판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C7x~시절부터 코미케 2일차에 동인게임 사러 많이 갔는데, 그때만 해도 동인게임은 시나리오 읽는 ADV랑 슈팅 정도가 대세였는데 지금은 뭐 18금이든 아니든 쯔꾸르 지분이 엄청나졌죠. 말씀하신 DLsite가 판 자체도 많이 키워놨구요. 아,질문에 몇 개 직접 답을 드리면 1. Live2D라 해야하나, 움직이는 2D라든가는 진작에 도입들 시도 했었습니다. e-mote 넣은 게임들 나오던게 거의 10년 전 얘기네요. 꽤 영세한 신생브랜드들도 e-mote 도입했었습니다. 게임은 잘 안 팔렸지만.. 2. 2번은 자본력의 문제라기 보단, 자본을 가져오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비쥬얼아츠같이 어느정도는 자체적으로 자금 동원할 수 있는 곳도 있었지만, 많은 경우는 소프X이네 X츄네 하는 실물 유통사가 선금을 주고, 물건이 나오면 유통사가 판매 대금은 그대로 다 가져가는 형태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디지털 판매로 다들 넘어갈 때 여전히 카라멜 상자에 넣어 트럭으로 날라다 팔고 DVD 꺼내 인스톨하는 형태를 10년대 중반까지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그게 또 경쟁력을 잡아먹었습니다. 이제서야 디지털 판매로 조금씩 전환중인데, 박스 안에 다운로드 코드가 있다든가 하는 지극히 일본스러운 디지털 판매인 경우도 많고, 그나마 신생 브랜드들이 스팀이라든가 fanza 등에 적극 진출하고 있습니다. 3. 3번은 음...요새 쯔꾸르 야겜이 X만장 단위로 팔리는 것 보면 어느 시대든 중요한 건 언제나 꼴안꼴 뿐인듯 합니다, 크크.
20/11/07 00:36
오 그러고 보니 하루히가 2005년이고 그때쯤 부터 야겜들이 뽕빨물 화가 심해졌으니 대략 맞네요. 예전에는 화엘 소레치루 같은거 H씬 삭제판도 순수하게 이야기가 재밌어서 많이 했었는데...
20/11/07 00:23
에로게 시장이 쭈그러들고있는 근본원인은 중국 릴그룹이 문제입니다.
개인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다 즐길수있고 릴그룹은 그런 유저들 쫙 모아서 수금하고 게임은 한개씩만 사다 공유하면되니까 남는장사죠 어차피 중국에선 에로게 못사니 우리가 구입해주니까 일본제작사한테도 이득이라고 주장하는데 뭐...개소리죠
20/11/07 00:32
실제로 에로게 회사들 연합해서 만들기도 했고 우타와레루모노 모바일 게임도 나오고 그랬지만 뭐 결말은...크크
가챠겜에 몇십만엔 우습게 꼴아박는 것 보면 완전히 눈먼 돈 같지만, 오타쿠 비위맞춰서 지갑열게 하는게 참 어려운 일이죠
20/11/07 00:56
웹게임쪽으로 생각해서 머리속에서 지웠는데, 생각해보니 가챠겜 얘기였지 모바일 네이티브 앱인지 브라우저겜인지 문제는 아니었군요 흐흐
20/11/07 01:07
라이트노벨이 인기 끌면서 씹덕신?을 미연시가 주도하던 시대가 지났죠. 옛날에는 수요자들이 달빠 키빠 잎빠하면서 페이트 클라나드 셔플이러고 놀았다면 이젠 킹세계물 라노베의 시대가..
20/11/07 01:09
큰 얼개는 terralunar님이 말씀하신것과 같고, 저도 동의합니다. 라노베 떡상하면서 야겜판이 그대로 파이를 뺏겨버렸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태초부터 이 판이 생겨나고 발전할 때는 팔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 방식을 R18 PC게임으로 말곤 별 수단이 없던 때였는데 2000년대 후반부터 라노베라는 접근성이 쉽고 가격이 저렴한(에로게는 아무튼 특전먹으려면 만엔 전후인데, 라노베는 그 1/10도 안되죠) 매체가 대세로 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요즘에도 간간히 게임이라는 매체 특성을 잘 활용한 작품이 1년에 두어개 씩은 나오지만, 기본적으로는 소설로도 무리가 없는 내용이 다수이기 때문에 파이를 뺏기면서 인력유출, 시장축소, 자금악화의 악순환을 계속 하고 있죠. 여기에 일본의 PC보급율 상태가 영 좋지 않은 건 덤입니다. 또 하나, 에로게는 엄청나게 시간을 상당히 많이 잡아먹는 장르입니다. 에로게 스케이프 같은 비평공간을 보면 풀 프라이스 작품이 20시간 전후면 풀 프라이스 주제에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평이 달려요. 30시간 전후는 되야 이런 소리가 안보이죠. 하지만 20시간이면 애니1화를 OPED짜르고 20분이라고 했을때 무려 60편, 5쿨에 달하는 분량입니다. 라노베는 책이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본인이라면 10권이상은 충분히 볼 수 있겠죠. 이게 문제가 되는건, 자연스럽게 작품이 긴 호흡의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요즘엔 그런 길게 보는 스토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유입이 더 적어지게됩니다. DL에 관해서는.. 요즘 DL병행하는 회사가 많긴 한데, 이 판의 코어층은 매장특전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유통사를 안 쓸 수가 없는데, 이 것도 메이커가 부담하는 비용인지라 그냥 악순환의 연속이죠. 덕분에 요즘은 초회한정판을 넘어서 호화판 장사로 15000엔은 기본이고 3만엔에 파는 게임도 나오고, 작년까지는 라이브행사로 굿즈팔이 하던가(올해는 코로나로 망했습니다), DMM에 올리는 가챠겜을 만들기도 하고 온갖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죠. 대세에서 밀려났고, 시장악화에 따라 수많은 메이커가 문을 닫거나, 흡수합병되곤 했지만 일본이 워낙 다양한 수요가 많은 나라라, 어느정도의 수요는 유지될 거라고 봅니다. 일러스트, 텍스트, 보이스, 배경음악이 하나로 묶였다는 건 상당히 유니크하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텍스트 ADV라는 매체를 정말 잘 써먹던 마루토 후미아키가 사에카노의 대성공으로 돌아올 거 같지 않다는 점은 좀 아쉽네요.
20/11/07 02:25
늙으니까 이제 사쿠라 모유같은 프롤로그만 봐도 아 40시간 코스네? 싶은 게임은 엄두도 안나요 엄두도 흐흐. 40시간이면 평일기준 엄청 열심히 해도 10일이고, 사실 좀 무리해봐야 2시간이니 20일 코슨데 다 포기하고 한달간 에로게 하나는 힘들죠 크크. 할게 얼마나 많은데!
솔직히 이젠 라노베랑 같은 필드(평범한 '학원'배경 러브코미디라든가)에선 경쟁해도 답도 없을거라 생각해서, 누키타시마냥 에로게 아니면 그 어디서도 못써먹을 소재로 달리던가, 노라토토마냥 최대한 맛깔나게 쓴 다음에 그걸 성우를 통해서 최대한 증폭하는 쪽이 그나마 경쟁력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쪽의 최대 무기인 CG 물량 때려박고 성우 갖다부은 후에 스팀으로 판매하는 마르코와 은하룡(..에로게는 아니지만)이 좀 잘 팔려야 될텐데...으흠흠. 누키게들은 뭐 DMM에서 어찌저찌 살길 찾고 있긴 하던데, 그 외에는 동인쪽에 진짜 탈탈 털릴 기세라더라고요. 동인이 동인이 아니지만서도..
20/11/07 03:18
사쿠모유는 분량의 상당수가 했던말 또하는거라 하면서 힘들었습니다 크크크...
요즘 호불호의 끝판왕인 니이지마 저는 좋아해서 지난 주말에 아이코메 19시간정도 이틀동안 박았는데 일본인들 평보니 15시간전후라 이 사람 스토리 호인 사람들도 볼륨에 불만들이 많더군요. 저는 볼륨은 그냥 해탈해서... 본진인 Key도 섬머포켓을 구작에 비해 굉장히 컴팩트하게 냈고, 9월 화제작이었던 백일몽도 좋았는데 확실히 스토리게 작품들 힘을 준 것들은 플레이타임이 부담이라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이 만엔은 특전값이지 벽돌값이 아니죠 ㅠㅠ 라노베서 못할 보이스 CG 이펙트 음악으로 연출하는것과 다른 루트, 다른 시점에서 세계관을 던져주는 텔링기법에 공을 들이던가... 아니면 유자처럼 진짜 캐릭터로 끝을 보는 수밖에 없어보이긴합니다.
20/11/07 01:24
윗분들이 다 설명해주셨지만 라노벨이 올라오면서 야겜판 파이가 라노벨로 넘어온게 제일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야겜과 라노벨의 규모도 차이가 나고, 활동반경도 차이가 나고, 인식도 차이가 나니, 대부분 능력있는 사람들은 야겜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라노벨로 넘어가서 라노벨에서 활동하죠.
20/11/07 05:12
글로 승부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었는데 다 라노벨로 가고, 그나마 몇몇 있던 게임성이나 기술력으로 승부하던 회사들은 대가 끊겨버린 수준이라... 그마저도 그 고인물 회사들도 힘이 빠지는 단계구요. 앨리스 소프트는 란스 완결 이후로 핵심인물 고령화로 은퇴하고 몇년쨰 잠잠하죠.
20/11/07 09:42
제 뇌피셜이긴 한데 애초에 에로게 문화가 그렇게 잘 팔리는 문화였을지 의문입니다. 일본에서도 게임이라 하면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를 생각하지...둥X짓는 드X곤 이런 걸 생각하진 않을 거 같네요...페이트가 특이한 케이스고
20/11/08 02:06
00년대에는 1년에 1개 정도 나오는 초 인기작은 20만장 정도 팔렸는데, 요새는 10만도 어려운 상태까지 왔습니다. 보통 메이저한 제작사 게임이 3-5만장 정도 팔았었는데 그 반절로 줄어들었구요.
다만 판매수와는 별개로 일본 서브컬쳐 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지대했습니다. 당장 지금 서브컬쳐의 핵심인 라노베가 에로게의 직계 후손같은 존재고, 그 이전으로 가도 애니메이션쪽에 영향력이 상당했고(애초에 에로게 회사들 중 상당수가 애니메이션 회사 출신들이 세웠습니다. 애니메이터랑 겸직하던 원화가도 많구요), 캐릭터 속성도 에로게에서 불이 붙어 유행한 게 많았거든요. 판매량은 몰라도 문화적 영향력은 충분히 행사했죠. 근데 지금은 그 영향력조차도 많이 축소됐습니다. 에로게 출신 라노베 작가라든가 작품이 남긴 발자취는 큰데, 더이상 새로운 영향을 주진 않으니까요. 과거에는 에로게 출신 시나리오라이터가 라노베 작가가 되고, 에로게 출신 원화가가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았지만, 이제는 소설가가 되자라든가 픽시브에서 바로 라노베로 데뷔하죠. 목요일마다 서점 입구에 쫙쫙 깔리는 라노베가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성을 독점한지도 오래된 일입니다. 어쩌면 판매수가 줄어든 것보다, 이제는 더이상 유행을 선도하는 장르가 아니라 유행을 따라가는 장르가 되어버린 게 에로게판의 쇠락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일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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