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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2 01:31
어딘가에 한국적 특색(?)이 나타나는게 아닐까요? 한국인이 영어 듣기에서 어려워 하는게 음 높낮이, 연음 일텐데 한국인이 하는 영어엔 고도로 훈련된 사람이 아니라면 높낮이도 없고 칼같이 딱딱 끊어서 천천히 말해주기때문에 잘들리는거 같습니다
20/06/22 01:44
전에 어디선가 모국어 화자-외국어 화자 간의 대화보다 외국어 화자-외국어 화자간의 대화가 더 잘통한다고 봤던거 같은데 말이죠...
20/06/22 01:56
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동남아 출장을 몇 번 다녀온 이후로 Star-TV 에서 말하는 영어는 잘 들리는 편입니다.
문제는 BBC나 CNN 같은건 암만 들어도 뭐라 하는지 모르겠...
20/06/22 02:02
본인이 잘 아는 발음을 알아듣는게 아닐까요?
외국살다왔고 영어로 밥벌어먹고 사는 직업인데 개인적으로는 한국식영어 및 아시아쪽 영어가 제일 리스닝이 힘들더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제가 그쪽 언어에 익숙치 않아서인것 같아요 오히려 유럽쪽 언어 섞인 영어발음은 그쪽 모국어가 살짝 더 익숙해서 잘 들리구요
20/06/22 02:10
본문에 쓰셨듯이 '익숙'해서 일겁니다 - 안 익숙한 인도영어, 싱가폴영어, 흑인영어, 미국남부영어, 호주영어 들으면 이게 같은 영어인가 싶으실수도 크크
20/06/22 02:22
소위 말하는 한국인 억양은 정말 독특합니다. 이게 뭔지 아는 사람한테는 전세계 어느 억양과도 차별화가 돼요. 억양의 특징이 단어 하나하나의 자모음 발음은 정확하지만 문장을 이룰 때 어떤 단어에, 또는 어떤 음절에 강세를 넣어야 하는지 모르는 건데요, 아마 발음에 집착하는 교육 방식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쓴분도 아마 발음에 더 집중하시니 한국인이 사용하는 영어가 더 잘 들리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20/06/22 08:59
한국사람이 영어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한글 글자읽기가 도중에 튀어나옵니다. 'walmart'가 아니라 '월마트' 또는 '월마트'에서 출발하여 나름대로 변형시킨 발음을 하는 식입니다. 발음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한글 글자읽기의 강도와 빈도가 적어지긴 하나, 문장을 100개쯤 말해도 한글 글자의 향기가 나는 단어가 전혀 없는 정도의 사람은 대개 한국어로 말할 때 좀 이상한 경우가 많고, 이런 사람이 그리 흔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 와본 적도 없는 한국인 2세라 하더라도, 한국집에서 태어났으면 보통 이보다는 자주 한글 글자의 향기가 납니다. 즉 양쪽 다 완벽한 사람은 상당히 희귀합니다.
그런데 영어 발음 중에서 한글 글자의 발음과 완벽하게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만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d와 디귿, t와 티읕처럼 한국인에겐 거의 똑같이 들리는 것도 실제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고, f나 r처럼 애초부터 대응된다고 할 수 있을만한 글자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표준적으로 한글로 적는 방식과 실제 발음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 또한 매우 많습니다. 'asia'와 '아시아' 같은거야 한국 사람도 듣자마자 차이를 알지만, 'today'와 '투데이' 같은건 알려주기 전에는 모르는 한국 사람이 많습니다('day' 부분 조차도 1:1 대응이 안 되는 관계로 'to' 부분을 한글로 적을 방도가 없지만, 대강 터/트/투 사이 어딘가쯤 됩니다). 그러니까 한글 글자로 적힌 버전의 발음에 익숙하고 영어 발음에 안 익숙한 사람은 한국인이 하는 영어가 잘 들릴 수밖에 없고, 원래 영어 발음에 익숙해지면 차이는 없어집니다. 완전히 익숙해지고 나서도 한국어를 잊는 것은 아니여서, 여전히 한국인이 하는 영어는 자기가 못 하는 언어의 네이티브 스피커가 하는 영어(가령 중국인이 하는 영어)보다는 잘 들립니다. p.s. 추가로 영어 발음조차도 한가지가 아닙니다. 지역이나 인종별 발음 차이나 이민자의 발음을 논외로 하더라도, 맞는 발음이 정해져있으나 이상하게 발음하는 네이티브 스피커가 더러 있는 단어도 상당히 많습니다(예. financial을 fee로 시작, prescription을 per로 시작 등). 이런 것들은 정석 영어 발음 자체에 익숙해져도 그 버전을 처음 접할 때에는 다른 단어로 오인하거나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단어는 셀 수 없이 많고 한국인이 하는 변형발음보다 다양성이 훨씬 높습니다. 결국 다양한 버전에 친숙해지기까지 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p.p.s. 마지막으로 이건 순수 발음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용하는 표현/단어의 다양성이나 문화적 차이, 배경지식 등에서 오는 차이도 있습니다. 아는 표현이면 일부 단어나 음절을 실제로 듣지 못했다 하더라도 무의식이 구멍난 부분을 채워줘서 다 들은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표현은 무슨 말인지 모르니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고, 무의식도 모르니까 못 들은 부분을 채워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알고 있는 발음이 비슷한 다른 표현으로 잘못 채워버리는 경우가 흔히 발생합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선 대중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나 물건 같은 것을 지칭하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에도 애초에 뭔지 모르는 단어니까 알아듣기가 어렵고, 한국인은 주로 의미를 한두가지 밖에 모르는 단어를 7번째쯤 흔한 의미로 사용하면 그 역시도 문맥상 맞는 단어가 아니여서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기인하는 듣기 실패도 매우 흔합니다. 발음 자체는 92%만 정확히 들었다 하더라도 알고 있는 내용이면 자동으로 100% 들은 것처럼 채워지는데, 모르는 내용/표현이 많이 섞여있으면 92%에서 멈춰있거나 오히려 더 내려가니까 잘 안들리게 됩니다. 반면 한국인이 영어를 하면 목적을 가지고 제한적인 표현만 사용해서 간단한 문장을 구성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고, 13번째 뜻 같은 것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한국인이 알아듣기 어려울만한 개념/배경을 잘 사용하지도 않으니 차이가 납니다. 또한 한국 문장을 무조건 직역하는 형태로 문장을 구성하면 대체로 영어에서는 전혀 쓰지 않거나 흔치 않은 표현이 됩니다. 한국인이 이런 문장을 들으면 원본 한국문장이 어느 정도 느껴지니까 뭔 말을 하려고 하는건지 짐작이 되는데, 영어권 네이티브가 들으면 짐작도 안 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한쪽 방향만 그런게 아니라 반대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권에서는 흔한 표현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영어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의미를 제대로 짐작하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처럼 본인이 뭔 소린지 모르는 의미불명의 발음은 상대적으로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20/06/22 10:11
작성해놓은 문서를 봐도 한국인이 쓴 문서가 훨씬 읽기 쉽습니다 크크
논문 읽다가 잘 읽혀서 보면 한국사람 or 일본사람 논문이더라구요. 그 다음은 미국인이고...
20/06/22 13:31
nice와 cheese는 1음절인데 한국어/일본어에서는 3음절, 2음절로 발음하죠. 중국어/베트남어도 글자 하나당 소리 하나라는 규칙이 있어서 뭔가 발음을 쪼개주는 느낌이라 잘 들릴것 같네요. 신기하게도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five를 들려주면 들리는 그대로 인식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파이브라고 들은 후에 한국어에 없는 f와 v 발음으로 바꿔서 fㅏ이vㅡ로 발음한다는 겁니다. 원어민은 그냥 faiv로 듣죠.
20/06/23 14:15
비영어권 유럽에 반년정도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영어로 대화하면 저도 개떡같은 한국영어쓰고 걔들도 개떡같은 유럽영어쓰는데 자기들끼리는 찰떡같이 알아듣더라고요. 아마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끼리의 코드가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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