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2/08 14:09:32
Name 멜로
Subject [일반] 넷플릭스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Tinder Swindler) (수정됨)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었습니다. 영어 제목은 Tinder Swindler입니다.

레딧에서의 반응은 이 여성을 구제해줘야 하며 사기꾼을 처벌해야한다는 내용이 주류입니다. 그런 반응을 읽다보니 한국사람들을 이 다큐멘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굉장히 궁금해졌습니다. 서양과 동양이 사랑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타인에 대한 개방성에 대해 어느정도의 역치(tolerance)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 생각을 정리해보고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1. 사랑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피해 여성들의 책임이 없어지진 않는다.

틴더 앱 사기꾼은 여성들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극한으로 이해한 듯 보입니다. 일단 백마탄 왕자 신드롬(?)을 철저하게 공략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항상 성경적인 자기 희생과 이타성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소유욕도 포함되어 있고, 여성의 경우 본인의 신분상승욕구도 상당 부분 존재합니다. 여성들이 틴더 사기꾼을 사랑한것은 맞으나 그 사랑이 과연 100퍼센트 이타적인 사랑이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기가 성공하려면 피해자의 욕심을 자극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사랑한건 맞으나, 그 사랑에는 신분상승 욕구에 대한 욕심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안됐다고 생각은 해도 동정을 하거나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잘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레딧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최고의 감정이자, 그 어느 것도 대적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로 생각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이 여성들에 대해서도 무지성 동정을 보내더라고요. 사랑했으니까요. 그리고 사랑을 이용하는건 천인공노할 짓이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평가가 다를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랑이 큰 가치의 감정인건 맞지만 그게 유일하진 않다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으니까요. 단적인 예로 사랑이 밥 먹여주나, 결혼은 현실이다 등의 차가운 말들도 가슴속 어딘가에 내재화 하고 살아가는 한국분들은 이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2. 위험할 정도로 낮은 조심성

"그러게 조심했어야지" 라고 정말 말하기 싫지만, 저는 만난지 2시간 밖에 안되는 이성이 개인용 제트기 타자고 하면 기겁하고 도망갈것 같아요. 그게 시베리아 한복판 어딘가로 날아가서 저를 노예로 팔아버릴지 어떻게 알아요. 아니 길가다가 예쁜 여자가 번호 물어보면 일단 도망가고 보는게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피해 여성들 모두가 북유럽계 사람들이라 사람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자라서 그럴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만난지 2시간도 안되서 개인용 제트기에 올라타는건 선을 넘은것 같습니다. 이처럼 타인에 대한 개방성도 한국은 상당히 낮은 편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사회에 대한 불신감이라고 해야할까요? 적어도 의심이 디폴트니까요.

3. 여성의 욕구에 대한 놀라움

그냥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장 크게 든 감정은 놀라움이었습니다. 여성에게 있어서 상승혼 욕구가 이 정도로 강렬한가? 그리고 그 욕구가 수반된다면 이렇게나 심각하게 자기 객관화가 떨어질 수도 있는건가? 사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사기꾼에게 놀란게 아니라 피해 여성한테 놀랐어요. 이게 된다고? 말도 안되는 전략이라고 생각했던게 심각하게 잘 먹히는걸 보니까 여성에 대한 시각이 바뀌는것 같아요. 도대체 3주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여자가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건지 솔직히 무슨 마술 쇼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사기꾼이겠죠?

좌우지간 넷플릭스에서 Simon Leviev라는 틴더 사기꾼을 전세계에 공표하고 데이트 앱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다큐멘터리를 제작한것 같은데 저는 여성들에 대한 동정심보다도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실제로 해냈다는 것에 감탄스럽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일단은 여성들의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기꾼에 대해서 분노까지는 하지 않는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2/08 14:12
수정 아이콘
우리에겐 흔한 혼인빙자간음 같은데..
jjohny=쿠마
22/02/08 14:15
수정 아이콘
저는 일단 기본적으로 [사기꾼]이 마음 먹고 일반인을 속이려 들면 그 중에 [반드시 걸려드는 일반인들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기 범죄가 나쁜 거고요.

대표적으로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범죄를 생각해보면, 그런 범죄로 피해를 입은 적이 없는(범죄 시도를 접해본 적 없는, 또는 범죄 시도를 접했으나 속은 적 없는) 사람들은 보통 '왜 그런 데 속지...?' '피해자도 조심성이 없었네...' 하는 생각을 품기 마련이지만,

막상 당해보는 입장에서는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들, 교육과정 다 받고 대학 교수 하는 사람들도 피싱 범죄의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오히려 경제적 능력이 있기 때문에 피해 액수가 더 커지기도 하고요)

다른 얘기지만, 제가 신천지 성경공부를 속아서 몇 개월 할 때도 비슷한 느낌의 경험을 했었고요
(경험담: https://cdn.pgr21.com/freedom/84670 )

그렇기 때문에, 저는 사기 범죄와 관련해서 피해자들을 탓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고, 결국 가해자를 족쳐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엘든링
22/02/08 15:37
수정 아이콘
링크 걸어주신 글 무섭네요 덜덜
jjohny=쿠마
22/02/08 15:55
수정 아이콘
몇 년 지나니까 소위 말하는 [풀기 좋은 술자리 썰] 같은 느낌으로 정리되기는 했는데 (사실 술은 잘 안 마시고 주로 교회 친구들 모임에서 썰 풀었지만)

당시에는 진짜 끔찍했습니다. 흑흑 벌써 15년 전 일인데, 아직도 그 때의 감정들이 생생합니다.

다행히 사태 초기에 이런저런 상황들이 얻어 걸려서 비교적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정신과나 상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 때는 그런 걸 잘 몰랐어서 아쉽습니다)
교대가즈아
22/02/08 19:44
수정 아이콘
저도 첫 줄에 지극히 공감합니다. 사기꾼이 팀 짜서 맘 먹고 조지면 엥간해선 다 걸리죠. 판검사도 사기 당하는 판에..
22/02/08 14: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게 남녀의 반응이 갈릴 문제인가요?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백마탄 왕자' 판타지가 더 있긴하겠죠

그런데 흔히말하는 꽃뱀에 물린 남자들이나 그 여자들이나 다를게 뭡니까

다 떠나서 이 사건이 보이스피싱이랑 다를게 뭔가요?

가족이 다쳤다 -> 급하게 돈을 송금했다 -> 돈을 잃어서 망했다

이랬는데도 '~일련의 과정을 실제로 해냈다는거에 감탄' 하시고 사기꾼에 대해서 분노까지는 하지않으실건가요?

저도 냉정한 분석 좋아하고 그런척도 많이하는데, 작정하고 속여서 돈을 갈취하는 사기는 그냥 사기입니다.

이걸 뭐 분석하고 흥미로워 하시는지..개인적으로는 좀 이해가 안가네요
22/02/08 15: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저는 성욕이 눈이 멀어서 몸또당하는 남자들은 제가 남자니까 뭐 고추가 뇌를 지배하면.. 하면서 이해했는데 여자들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게 새로웠습니다. 상승혼(남자의 재력)이 뇌를 지배할수도 있다는게요.
22/02/08 19:21
수정 아이콘
흔히 이루어지는 사기도 어찌보면 탐욕이라는 욕구에 눈이멀어서 벌어지는게 많죠

폰지사기같은게 뭔지 아실태니까요

사기라는게 그런 인간의 욕구에 교묘하게 파고드는건데 그게 그렇게 신기하시다는게 오히려 이해가 안갑니다

오히려 멜로님의 글과 리플이 제입장에선 더 흥미롭네요
22/02/08 21:17
수정 아이콘
그야 여성이 어느분야에 어느정도의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는 남자인 저로서는 알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냥 상승혼 경향성이 있다 정도로 이해했는데 다큐를 보고 나서 와 상승혼에 정말 진심이구나, 하는 인식의 전환을 맞았습니다.
22/02/09 00:27
수정 아이콘
거기서 인식의 전환을 받으신다는점이 오히려 놀랍습니다. 저로써는 사실 다른부분이 놀라운게요.

멜로님. 아래에 있는 문답에서 '당해도 싸다' 라는 부분에서 보고 강하게 느낀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예를들어 이런겁니다

당해도 싼 사람이 있을수 있어요. 그런데 그건 그거고, 사기꾼이 나쁘다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당해도 싼사람이 당했으니 사기꾼은 괜찮네? 이런식으로 사고 하는건 뭐랄까, 사안을 복합적으로 나누는 '머릿속의 칸막이'가 없는거에요

문제는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흔히 빠지는 테크트리가, 나는 쿨한데 다른사람들은 왜그럴까? 이상하네.. 하는 식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엄청 많습니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말이죠
22/02/09 00:31
수정 아이콘
사기꾼이 괜찮다고 한적 없습니다. 본인 머릿속이나 정리하고 오세요.
이부키
22/02/08 14:21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피해자 탓하기 아닌가요? 무슨 귀책까지 논하나요...
22/02/08 15:11
수정 아이콘
질문이 있습니다. 몸또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불쌍하다고 동정하실건가요?
이부키
22/02/08 15:27
수정 아이콘
몸또가 뭐에요?
22/02/08 15:31
수정 아이콘
아 몸캠이랑 같은 말입니다. 커뮤에서는 요즘 몸또라고 부르더라구요
이부키
22/02/08 15:34
수정 아이콘
몸캠피해자도 불쌍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위와 같은 제 개인적인 감상을 빼고 봐도 사기 관점에서 보면 무슨 귀책이 있습니까...
22/02/08 15:48
수정 아이콘
저는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만약 당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에게 당했을 것이고요. 아무튼 의견 잘 알겠습니다.
그말싫
22/02/08 14:21
수정 아이콘
뭐 남자들 몸캠 피싱 당하는 거에 대입해도 똑같죠 크크,

1. 흥분했다는 이유로 귀책이 없어지지 않는다
- 물론...
2. 위험할 정도로 낮은 조심성
-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얼굴을 까고 자위를 보여준다고?
3. 남성의 욕구에 대한 놀라움
- 상동
소믈리에
22/02/08 14:22
수정 아이콘
남성들이 자위영상 유포 협박으로 돈 뜯기거나
성매매나 조건만남 같은거 하려다가 돈뜯기는거
남성을 떠나 보이스피싱 당하는거
그냥 사기당하는거
이거저거 떼버리면 다 마찬가지죠

본인의 욕구때문에(그게 성욕이든 재물욕이든 뭐든)
생기는 일이고 사기꾼들은 그 욕망을 흔들어버리는거죠
이선화
22/02/08 14:26
수정 아이콘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한 일, 그게 끝인데 뭐가 흥미롭고 뭐가 분석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딱히 사회적 젠더적 가치차이가 드러난 사례는 아닌 것 같은데요.. 한국도 규모가 작을 뿐이지 찾아보면 저런 사례 트럭으로 나올 겁니다.

아니면 [(한국이건 외국이건)여자들은 이런 걸 걸리네. 신기하다. 분석할 가치가 있네] 뭐 이런 뉘앙스인지..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그러니까 뭐 상기한 사례가 특정 외국 여성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면야 분석할 가치가 있겠습니다마는 걍 흔해빠진 사기 중 하나잖아요?
스칼렛
22/02/08 14:27
수정 아이콘
남을 생각으로 판단하면 안 되죠. 행동으로 판단해야지.
피해자들이 무슨 생각을 가졌든 그건 문제될 게 아니고, 그들이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 스스로 남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사회적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것도 아닙니다. 근데 아무 잘못 없는 그들을 동정하는게 무지성 동정 소리까지 들을 일인가요.

본문같은 말은 조건만남 성매매 시도했다 돈 떼어먹히고 이런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얘기겠죠. 피해자도 행동으로서 떳떳하지 못한…
스토리북
22/02/08 14:33
수정 아이콘
자동차가 비행기로 바뀌었을 뿐, 너무나도 전형적인 사기수법입니다.
특히 "다이아몬드 거래 중 문제가 생겨..." 는 G-MAIL 있으면 누구나 받아봤을 만한 내용이고요.

합법과 불법 사이 아슬아슬한 선을 탄 것도 아니고,
뒷통수가 얼얼한 새로운 수법도 아니고,
시대를 반영하여 곱씹어볼 만한 구석도 없어 보입니다.

사기꾼이 사기를 쳤으면 욕을 해주면 됩니다.
RapidSilver
22/02/08 14:35
수정 아이콘
귀책?
그 닉네임
22/02/08 14:36
수정 아이콘
1번 보면 확실히 한국사람들이 서구권에 비해서 사랑보다는 돈돈돈 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습니다.
한국보다 심한나라는 중국 정도...? 잘 모르겠네요.
아마 사기당한 여성도 진심으로 사랑했을걸요?

제가 남중남고를 나와서, 학창시절때 가장 이해가 안됐던게 여성들의 상향혼 성향, 신분 높은 남자에 대한 욕망이었습니다.
'남자도 얼굴 예쁘고, 가슴 크고 허리 잘록하고 엉덩이 큰 여자 좋아하니까
여자도 키크고 잘생기고 어깨넓고 말랐지만 근육질 좋아하는건 OK. 근데 연봉이랑 타는 차보고 흥분하는게 가능한가?'
네 가능합니다. 아마 생각하신것 만큼의 신분상승 욕구는 별로 없을거에요.
DeglazeYourPan
22/02/08 15:53
수정 아이콘
일종의 부자 페티시...인 걸까요 ㅡㅡ;
그 닉네임
22/02/08 17:54
수정 아이콘
부자페티시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높은 사람에 대한 페티시 같아요
물론 자본주의 사회라 사회적으로 높은 사람 = 부자일 확률이 대단히 높지만...
만약 생긴것도 거지같고, 옷도 거지같이 입고, 차도 없는데 통장에만 몇백억 있지만, 사람들이 아무도 못알아보고
여자 본인만 안다면 여자들이 별로 안좋아할거같아요.

이것도 자세히 들어가면 복잡한거라 말하기가 힘든데 비유하자면 힘센 찐따보다 힘약한 일찐이 더 나은 느낌?
22/02/08 14:37
수정 아이콘
사기의 종류와 형태에 상관없이 피해자라면 언제나 귀책이 없는가? NO
본문 케이스가 그런건인가? NO

그냥 전형적인 사기로만 보여서..물론 좀 멍청해 보이는건 맞는데, 사기피해자는 열어놓고보면 대체로 멍청해보이지 '와 속을만했네' 하는 경우 잘 없더라고요. 걍 일반적인 사기의 범주 아닌가 뭐 그런생각..
22/02/08 14:37
수정 아이콘
유능한 사기꾼들이 사람 하나 타겟으로 잡고 팀을 짜서 움직이면 안 넘어갈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포함해서. (아직 당한 적은 없습니다.) 다 끝나고 난 뒤에 찬찬히 분석해보면 왜 그땐 그렇게 뻔한 거짓말에 멍청하게 넘어갔을까 싶겠지만, 막상 한창 당하고 있는 와중엔 어어 정신없이 끌려다니다 넘어가겠죠. 일종의 프로그램 해킹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생존을 위해 사람을 믿고 협동하도록 되어있는 사회적 동물의 본능과 습성과 맹점을 교묘히 찌르고 이용하는. 꼭 이성관계 뿐만이 아니라. 남자든 여자든.
브리니
22/02/08 14:44
수정 아이콘
연애는 결국 거래죠. 그런데 저런 상승혼 욕구에 눈이 멀어 새우잡이 비행기가 될지 모를 곳에 오르는 조심성 없는 행동은 무지성 거래입니다. 이후 댓글들은 감성에 젖어 연민에 찬 댓글이 주를 이룰 것 같습니다. 판검사 행세나 재벌2세 판타지 대입해서 좀더 한국스런 상황으로 머리좀 식혀야 할지도
씹빠정
22/02/08 14:55
수정 아이콘
속인놈이 나쁜거죠. 속은사람탓을 왜….
-안군-
22/02/08 14:55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픽업아티스트네요. 스케일만 좀 더 클뿐.
꼬시는 수법도 예전에 한창 유행하던 픽업강좌(?) 에서 가르쳐주던거랑 별다를바 없고요.
거기다가 사기만 약간 가미하면... 역사와 전통의 제비가 되는거죠 뭐.
22/02/08 14:55
수정 아이콘
저런 사기 행각은 한놈만 걸려라인거고 거기에 순진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거죠.
외국의 경향성 이런 걸 따질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사람도 속는 사람은 속을 걸요?
내맘대로만듦
22/02/08 15:03
수정 아이콘
스케일이 클 뿐이지 주변에서 왕왕왕 너무 흔하게 일어나는 사기사건의 예시기때문에 뭐 어떻게 생각하고말것도 없습니다.
그냥 사기친놈이 나쁜놈이고 당한놈은 불쌍한놈이죠..

여성의경우에는 상향혼욕구를 공략하고 남성의 경우에는 하향섹스욕을 공략하죠.
현실에서는 남자가 제트비행기까지 끌고올 필요도없어요. 그냥 명품시계랑 스포츠카면 충분하죠

반대 성별의 경우에도 원조교제나 데이트앱믿고 고등학생하고 한번 하러나갔다가 대기하고 있던 무리한테 신분증 사진찍혀서 전재산 털리는 거랑 딱히 다를것도 없고요...

솔직히 초법적인 구제 및 피해지원까진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기 가해자를 잡는다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민사처리하면 되겠죠...
샤한샤
22/02/08 15:03
수정 아이콘
음...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 것은 큰 문제긴 하죠
종종 엄청난 대가를 수반하기도 하는

이런 건은 뭐 갑자기 와서 힘없는 노인 상대로 재미로 집단린치를 놓는 그런 경우와는 좀 달라서
가해자만 욕해야 한다?
잘 모르겠네요
밥오멍퉁이
22/02/08 15: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여성의 열등조건을 찾기 위한 포인트를 정해두고 맥락을 읽지 않는다면 여성의 상승혼 욕구와 사기의 귀책사유가 연결될 이유가 없는거 같습니다. 여성 성 정체성에 대한 하자 찾기같은느낌.. 실제로는 욕구 앞에 어떤 단어를 붙이든 사기는 그걸 충족시키는 겉모양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하고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인간이 상대라 숭고한 판타지가 씌워지는 거지 실제로는 욕구와 갈망 그 자체니까 별로 이상할것도 없다고 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사기꾼의 경우 도의적으로는 당연히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점 (사랑하는 관계를 이용해 빌린것을 헤어짐으로 채무관계를 없애려 한다는 점)은 사기의 과정과는 별개에 놓여져있고, 싸우고 헤어진 관계라 할 지라도 채무의 성격을 정의하는 문제는 남기 때문에.. 미국의 형법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도덕적/법적 귀책이 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사기꾼 개XX라는 생각도 들고요.

한편으로는 이런 사기꾼에 대해 범죄자임과는 별개로 그 행위 자체에 대해 일종의 경외감과 비슷한 것을 갖게되어 범죄사실을 희석하거나 감정을 희석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약왕, 독재자, 전범, 블랙기업 재벌, 파생상품으로 서브프라임을 일으키고도 거부가 된 윌가의 투자자들.. 잘못된 방법으로도 동경을 이끄는 사람들이 있죠. 그러면 안되는 거라는 선언적인 생각은 있습니다만 인간적으로 옳지 않더라도 위대하고자 하는 욕망 자체를 만족시키는 거라고 생각해서 이해는 갑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위대함'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사기랑 비슷하네요.
일반상대성이론
22/02/08 15:18
수정 아이콘
그냥 걸릴 때까지 하면 걸리는게 아닌가요... 대부분은 안걸리겠죠.
이경규
22/02/08 15:19
수정 아이콘
사기꾼은 처벌해야되겠지만 피해자에게도 딱히 동정은...
22/02/08 16:39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22/02/08 15:20
수정 아이콘
일단 본문에 있는 줄거리는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제 줄거리에 대한 평가를 받는 느낌이네요. 내용이 궁금하시면 넷플릭스에서 보고 오시면 될것 같습니다.
supernova
22/02/08 15:23
수정 아이콘
레딧은 아무래도 유저층이 10-20대가 많고 특히 노출되는 추천 많은 코멘트는 너무 이상적이고 10대스러운 경우가 많죠. 여기 댓글같은 현실성있는 답변은 아래쪽에 묻혀있지만 비슷한 생각 하는 사람은 많을겁니다.
키모이맨
22/02/08 15:27
수정 아이콘
근데 윗분들 말대로 한국에도 그냥 많은 케이스 아닌가요 크크

이런 로맨스 스캠은 워낙 흔한거라...남자->여자면 의사나 검사같은 신분을 위조해서 돈뜯어내는건 기본이요 심하면 약혼에 임신까지 한다던가
여자->남자면 흔히 아는 몸캠피싱이나 미성년자랑 원조교제한다고 불러내서 협박하기, 그리고 남자->여자든 여자->남자든 정상적인 연애처럼
보이게 위조해서 돈뜯어내기 널리고널렸죠
22/02/08 15:30
수정 아이콘
네, 그래서 저는 한국사회는 상기하신 피해자에 대한 동정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댓글들 반응이 놀랍네요. 한국사회는 당한놈이 바보라는 각자도생적인 감정이 주류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지금 적잖이 또 놀라고 있어요.
22/02/08 15:43
수정 아이콘
피해자를 동정하지 않는다는게 피해자의 귀책 사유라고 생각한다는건 아니니깐요
22/02/08 16:12
수정 아이콘
제가 귀책이라는 단어를 잘못 놀리는 바람에 제가 무슨 법적 귀책 사유를 주장하는것처럼 되어 버렸네요. 그냥 간단하게 들어갈때는 욕심이었으면서 당하고 나니까 사랑이었다면서 스스로에게 도덕적 탈출구 만드는 행태를 꼬집는겁니다
22/02/08 16:23
수정 아이콘
뭐 행태고 나발이고 사기꾼이랑 피해자인데 굳이 피해자의 잘못이다 이런 식으로 포장할 필요가 있나요
22/02/08 15:40
수정 아이콘
수많은 퐁퐁남들만해도 저런 것의 작은 버젼이죠
22/02/08 15:47
수정 아이콘
로맨스 스캠의 다큐멘터리이겠거니 하고 봤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놀라웠던건 한 두명이 아닌 여러명을 상대로 비슷한 형태의 플랜으로 여기서 돈을 받은거로 다시 새로운 여자에게 돈을 쓰고, 다시 그 여자가 돈을 끌어와서 계속적인 향락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그것도 필요하다면 증명을 위조해서 만들어내고 그걸 기반으로 계속해서 그 상황을 유지시켰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폰지도 결국 처음에 고수익을 빌미로 계속해서 판을 키우다가 펑 하고 일시에 사라지는 거라면 이건 피해자들이 어떻게 하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돌고도는 끝없는 지옥의 릴레이가 됐을지도 모르죠.

시스템적으로 카드 부정사용 의심, 한도 관련으로 계속 알림을 보내는 것 같은게 눈에 들어오는걸 보니 직업병인가 싶기도 합니다.

저런거 비슷한 사기는 국내에서도 사례집 뽑아보면 꽤 있을거라고 보이는데, 꽤 긴시간을 여러나라 돌아다니며 저렇게 돈을 펑-펑 쓸 수 있다는거, 그리고도 범죄로 어떻게 잡아내기엔 한계가 있다는게 다르긴 할겁니다.
DeglazeYourPan
22/02/08 15: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런 게 잘 먹히는 수단은 아닐겁니다 한명만 걸려라 식으로 N을 미친듯이 늘리면 속는 사람들이 나오는 거겠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지리멸렬한 사기라도 당한놈이 문제라는 식의 접근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워서 하는 말들일지라도 그런 분위기가 당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추가타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22/02/08 15:52
수정 아이콘
귀책? 사기친놈이 나쁜놈이죠.
22/02/08 15:59
수정 아이콘
윗 댓글에도 있지만 몸캠사기 여자버전 뭐 딱 그정도 아닌가 싶네요
이민들레
22/02/08 16:39
수정 아이콘
가해자가 사기칠 목적으로 그런건데 피해자 책임을 왜 물어요
제주삼다수
22/02/08 16:43
수정 아이콘
보이스피싱이 기존 사기보다 엄청나게 대단해서 피해액이 큰걸까요? 아니죠. 누군가 걸릴때까지 계속 빠른 무한리트가 가능하니까죠
이것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네요
22/02/08 17:57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흥미가 생겨서 방금 봤는데 법이 좀 이상하네요?....피해 금액이 상당한데 5개월만에 석방에 피해자들은 돈 한푼도 못받고..

뭐지.. 왜 저렇게 된거지
피지알유저
22/02/08 18:29
수정 아이콘
사기 당할만했으니까 그렇지 하면서 피해자 탓하는 쓰레기 논리를 펴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비슷한 논리를 성추행 사건에서도 자주 적용하고 말이죠.
22/02/08 18:46
수정 아이콘
세상에는 다 이성적이고 똑똑한 사람들만 살지도 않고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씹빠정
22/02/08 19:29
수정 아이콘
댓글분위기보니 역시 우리나라가 특이하게 사기꾼이 많은이유가 납득이 가네요.
두동동
22/02/08 19:55
수정 아이콘
경제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역시 하나의 방법일 뿐 한계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독 인터넷에서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하는 목소리가 큰 것 같아요.(최근의 '퐁퐁남' 이야기에서 절정을 찍었던 것 같네요) 갑자기 왜 경제학 타령이냐면 원글에서 말씀하신 모든 관계성이 죄다 '경제학'스럽다고 느꼈거든요. 여성의 사랑을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로 해석하시는 부분이라던가 여성의 욕구에 대한 놀라움을 '3주 동안 무얼 했길래 그렇게 빠져들지?'라고 해석하시는 부분에서 그렇습니다. 모든 걸 A와 B의 교환으로 설명하시는 느낌이려나요.
물론 여성의 사랑을 '자기 자신'과 '신분 상승'을 교환하는 합리적 거래로 볼 수 있죠. 3주 동안 사기꾼이 '여성에게 무언가 큰 걸' 지불해서 그 대가로 '여성의 진심어린 사랑'을 얻었다고 설명하며 대체 왜 여자는 그런 교환을 해줬지?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고요. 이기적 합리적 경제인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무작정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대상은 분명 이기적/악의적 의도가 있을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다큐의 여자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설명 또한 합리적이네요. 하지만 그것은 세상을 보는 하나의 틀일 뿐이지 그것만으로 세상을 해석하려고 하면 반드시 오류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가치와 인간 관계의 문제에서 더더욱 그런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해요.
레딧에서 다큐의 여성분에게 '무지성 동정'을 보내는 것은 경제적/합리적 관점에서 바라볼 문제가 아니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기에 나타난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곳이 뭐 그렇게 다르겠어요? 오히려 한국에서도 당연한 반응이 나온 거라 생각합니다.
두동동
22/02/08 20: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별로 원글 내용이랑 상관 없지만 인터넷에서 흔히 나오는 '성매매를 대체 왜 금지하는 거지?'라는, 현실에서는 말 꺼내자마자 주위 사람들에게 지탄받을 확률이 높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 또한 사랑을 보는 맥락이 경제학적 관점 하나에 몰입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사랑(결혼)을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한 교환으로 정의해버리면 사랑(결혼)이 자기 몸 팔아서 돈 받는 성매매랑 다를 바가 없게 되잖아요. 받는 게 돈이냐 지위냐 그 차이일 뿐이지. 마찬가지로 '퐁퐁남' 또한 남성의 사랑을 '높은 지위'를 지불해서 '예쁘고 젊은 아내의 몸'을 얻는 것으로 파악했으니 지불 방법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성매매랑 다를 바가 없죠.
이렇게 극단적으로 경제학적 교환의 하나로서 사랑을 정의해버렸으니 당연히 성매매가 왜 금지되었는지+왜 성을 특별 취급하는지 이유를 절대 알 수가 없죠. 왜 사람들이 '퐁퐁남' 이야기가 나왔을 때 화냈는지 이해할 수가 없으니 '아 알고 봤더니 다 퐁퐁남이라서 찔리는 거구나'라는 해석만 가능한 거고요. 이건 제 추측이지만 결혼하신 분들께서는 결혼 그 자체를 성매매로 취급하는 부분에서 불쾌감을 느끼셨지 않았을까요? '사랑' '결혼'이란 개념은 그렇게 단순히 거래로만 이해하는 순간 많은 것들이 버려지는 성격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어떤 점들이 버려지는지 예를 들려고 했더니 말문이 막히지만 크크 어쨌든 그렇게 생각합니다.
22/02/08 21:29
수정 아이콘
우선 경제학적이라는 단어보다는 거시적/미시적이라는 어휘가 더 어울릴듯 합니다. 미시적 세계관의 특수성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미시적 관계속에서만 존재하는 특수한 경험을 불특정 다수에게 나누기 어렵겠죠. 가령, 두 연인간의 내밀한 대화라든가, 눈빛 교환이라던가, 일련의 과정들을 본인이 가장 강렬하게 경험했더라도 보편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한편 거시적 담론은 불특정 다수에게 호소할 수 있는 보편성도 획득하거니와 일반화의 오류의 빠지는 것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터넷이라는 불특정 다수에게 내 의견이 배포되는 환경에서는 최대한 자신의 가치 판단과 상황의 미시적 특수성을 배제하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것이지요. 저 또한 거시적인 해석이 아니라면 여러 사람들의 호응들을 끌어내기 어렵기에 최대한 물질주의적으로 해석한 면이 있습니다. 제가 한 물질주의적인 해석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물질주의적 해석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을줄 몰랐습니다. 다들 마음 한구석에 강렬한 미시적 경험들을 하나씩 가지고 계시다보니 댓글도 짤막한 불만정도만 남기는것 같고요.
두동동
22/02/09 00:32
수정 아이콘
1. 말씀하신 '미시적 관점' 또한 결국 경제학적 관점이라고 생각해요. 경제학이라기보단 합리적 관점이라고 해야 하는지, 용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사랑이란 어떤 감정을 결국 내밀한 대화, 눈빛 교환 등의 개인적/미시적 경험의 누적을 통해 교환될 수 있는 무언가라고 전제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미시적 경험(강렬한 눈빛 내밀한 대화 등등) 거시적 경험(비행기 차 태워주기 등) 몇 회를 하면 보상으로 여자의 사랑(과 육체)을 얻을 수 있다 뭐 이런 퀘스트 보상같은 느낌으로 말이에요.
그렇게 보시는 순간 이미 사랑은 교환 대상으로 의제되어 버린 것 아닐까요? 왜 인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을 무언가와의 교환 결과로 보아야 하나요? 보편성을 위해 상황의 미시적 특수성을 배제하고 자신의 가치 판단을 배제하셨다고 하기에는 이미 시작부터 보편성을 잃고 가치 판단을 하고 들어가신 것 같습니다.

2. 예전에 친한 형동생 집에 심부름 핑계로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형과는 고등학교 친구고 동생과는 1년 반 동안 수학 과외를 하고 나서 친구가 되었네요.(어쩌면 그 형보다 더 이야기 많이 했을지도..?) 형 가족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10시 반이 넘어갔고, 너무 폐를 끼치는 것 아닌가 해서 불편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니까 형이 하는 말이, "만약 내가 너 집에 놀러갔는데 똑같은 이유로 내가 불편해 하면 너 기분이 어떨 것 같냐?" 였네요. 바로 납득하고 사과했네요. 교환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부담을 계속 주는 상황이지만, 신기하게도 부담을 주는 쪽이 불편해하면 부담 받는 쪽이 기분 나빠지는 이상한 상황이었죠.
친구 사이에도 이렇게 '교환'으로 직관적으로 해석되기 어려운 감정들이 있는데 사랑은 또 어떨까요. 그래서 감정은 '교환'의 대상으로 정의되어 분석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석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것 또한 (미시적 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해요.
22/02/09 01:11
수정 아이콘
사랑에도 서로의 시장가치에 대한 교환에 대한 만족감이 있을 수 있고 단순 교환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정서적 교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직 한 가지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부분의 가중치가 클 수도 있고, 교환의 이해득실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들은 실제로 2~3번 밖에 만나지 않았을 뿐이며, 대부분의 대화가 인터넷 메신저와 전화로 오고갔습니다. 고작 몇번 대화하고, 제트기를 탔다는것, 구글링과 인스타그램을 조사해본것 만으로 누군가를 철썩같이 믿고 "사랑"해서 돈을 빌려주는 행위 자체에 정서적 교감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자그마치 3억에 달하는 돈을 모르는 사람에게 빌려준 이유는 신분상승에 대한 물적 욕심이 상당 부분 수반되어 있다고 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때문에 저는 말씀하신것처럼 "교환"이라는 관점에 무게를 두고 사건을 분석하고 있는겁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신성시하며 그 어떤 종류의 담론도 거부하며 불쾌감을 표현하는것이 강렬한 개인적 경험에 의한 감정적 반감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두동동
22/02/09 09:56
수정 아이콘
사랑에 대한 물질주의적 해석을 거부하고, 교환적 해석을 거부하는 건 사랑 또는 감정을 신성시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방법이 적절하지 못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강렬한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감정적인 반감, 말초적 반발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교환'의 틀 안에서 감정을 분석한다는 건 너무나 한계가 명확하고 불완전하니 의미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반대로 말하면, 왜 물질주의적 경제적 해석만이 합리적이고 보편적인가요? 왜 물질주의적 해석이 적절하지 않다고 거부하면 감정적인 비합리적 반응이고 '신성시'하는 것이 되나요? 3주 만에 사랑에 빠진 여자의 마음은 물적 욕심에 기반한 것이라고만 설명 가능한가요? 그 여성 분 마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과 생각이 있었는지 어떻게 단언할 수 있나요?
3주가 지나고 3억이란 큰 돈을 보낸 여성의 행동은 명백하게 교환, 물질주의적 분석 안에서는 비합리적입니다. 그러면 억지로 그 물질주의적 틀 안에 사례를 끼워 맞추기 위해 '여성의 상승혼 욕구가 이렇게 대단하다니'라고 하실 것이 아니라, '이 방식은 이 부분의 해석에 한계가 있구나.'로 관점을 바꾸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다큐 속 여성 분도, 글쓴 분도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입니다. 행성의 역행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천동설에 억지로 주전원을 끼워 넣지 마시고 지동설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이 더 낫지 않냐는 겁니다.

+) 애초에 결혼 대상으로서 여성을 만나지 않았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는게, 상승혼 욕구가 여성만의 특별한 것인가요? 당장 저도 결혼하면 이왕이면 돈 많고 좋은 집안의 분과 만나서 결혼하고 싶은데요. (당연히 그 이전에 전제되는 마음이 있어야겠지만요.) 상향혼에 대응하는, 남자들의 하향혼 욕구가 증명되어 있는지(관련 설문조사라던가) 궁금해요.
22/02/09 10:48
수정 아이콘
물질주의적 해석이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주류라면 각종 결혼정보회사, 고스펙 전용 데이팅앱의 성행과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결혼은 현실이다, 사랑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등의 격언들, 아니면 드라마 단골 소재인 재벌남자와 흙수저 여자의 로맨스 장르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하실건가요? 오히려 사랑에 물질주의적 해석을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저 다큐멘터리의 피해자들이 이런 물질적 사랑의 특성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고 따라서 우리가 이들이 물질적 가치관을 제외한 표면적으로 사랑이라는 순수한 감정으로써 도덕적 구제를 받는것이 못마땅한겁니다. 만약에 한 여성과 오랫동안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지고 정서적 교감대를 쌓았다면 저는 그만큼의 동정을 보냈을 겁니다. 그런데 한달정도 만나고 경험해본것이라고는 남자의 재력밖에 없는 상황에서 왜 그들에게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랑들과 같은 수준의 동정을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RapidSilver
22/02/09 04: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https://www.youtube.com/watch?v=fGecCVJBwHA
조던 피터슨은 많은 주제에서 저랑 생각이 많이 다른 인물이지만, 인간의 사고에 초월적 가치를 완전히 배제하면 그 방식은 이성적 방식이라 할수 있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를 하고 있는 영상이라 생각해서 공유합니다. 본인이 확고하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그 전제 자체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피터슨같이 대중들에게 철저히 합리주의적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사람들도 사고에서 초월적 가치의 완전한 배제를 이성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22/02/09 08:01
수정 아이콘
그 초월적 가치관에 현재 사건이 부합하지 않는다는거에요. 저에게 있어서 사랑은 적어도 두 사람이 오랜시간 정서적 공감대를 쌓고, 상대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며 얻어지는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하고요, 한달만에 만난 사람에게 큰 금전적 규모의 사기를 당한것은 제 기준에 있어서 초월적 가치관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RapidSilver
22/02/09 13:43
수정 아이콘
초월적 가치는 문화권이나 개인 성향마다 다르니까요. 랜선으로 만나서 결혼까지 하는 시대가 됐는데요 뭐. 어떤 사랑이 더 숭고하다고 제3자가 외쳐봤자 ... 요즘에는 꼰대소리 안들으면 다행이죠.
22/02/08 21:14
수정 아이콘
심플하게 의도와 목적을 갖고 행한 범죄의 피해자일뿐인데 왜 비난당해야합니까
12년째도피중
22/02/08 23:04
수정 아이콘
활동하시는 다른 사이트가 있으시면 이 글을 그곳에도 올려보시는건 어떨까요?
이곳 자게와는 반응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궁금합니다. 스샷을 따서 jpeg형태로 유게에만 올려도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저는 거시적 접근법 자체에 대해서는 존중합니다. 제가 지금 쓰는 글 하나도 거시적 접근법으로 하고 있어서 사람들의 미시적 경험을 해칠 우려가 있긴 하거든요. 다만 '누구의 잘못'인가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민감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거기서 해당 내용을 여성 고유의 특성(어감대로면 '종특' 또는 '선천적 한계')으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소위 피해여성에 한정지을 것인가. 아니면 걸린 사람을 가엾은 동정과 사회적 구제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는 매우 첨예한 부분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말씀하시는 한국 문화의 특징 중 '가해자'와 '피해자' 구분에 목숨을 건다(?)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걸 수 밖에 없는 사회이기도 하고.
atmosphere
22/02/09 03:58
수정 아이콘
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예쁘게 포장해놓은 상향혼에 대한 원초적인 강렬한 욕구 (모 성교육 강사님은 이걸 여성들이여 불공정 거래하려고 시도하지 마라 라고 표현하기도 했죠) 가 너무 적나라하고 역겨웠다는 말씀 아닙니까? 사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공감은 갑니다만...
남자로 치환하면 여초에서 몸또를 논하며 남성의 성욕이 역겹다고 하는 모양이 되겠죠... 하지만 성욕을 논하는 어조 또한 여초마다 다를 수 있으니... 상향혼 욕구에 대해 남자로서 온정적 공감적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의 전반적 분위기는 그냥 첫댓글의 법칙 + 피지알의 유구한 특성 중 하나인 반대를 위한 반대 라고 생각하고 이해하시지요 크크
Faker Senpai
22/02/09 07:44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어요. 원래 사기의 기본이 상대가 원하는걸 제공해줄수 있는것처럼 보이는거죠.
사랑이라기 보단 끌림이겠고 설사남자가 진퉁이였따고 해도 사업이 망하거나 해서 더이상 여자의 니즈가 충족을 못해주면 남자가 버림받을거에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봐봐야 겠군요.
이민들레
22/02/09 08:21
수정 아이콘
영상보고왔는데 마지막 보니 남자 피해자도 있는거 같던데요.
22/02/09 08:31
수정 아이콘
결국 피해자 여성들이 백마탄 왕자에 대한 허영심만 없었어도 그렇게 됐겠냐. 니네 잘못도 있다. 이런 시각인건데..

보통 피해자가 미련한 탓으로 사기를 당한 경우에, 멍청한 피해자한테 욕이 나올지언정 사기꾼한테는 그와 별개로 분노하지 않나요?
제 기준에선 피해자보다 사기꾼에 분노가 안느껴진다는 글쓴이 시각이 더 독특한 것 같네요.
Dr.Strange
22/02/09 10:34
수정 아이콘
객관적으로 부유한 남성의 사랑을 절대로 받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신 것 같은데요,
첫번째 피해자는 노르웨이에서 석사 과정 재학 중인 UX 디자이너, 적당한 금발 미녀, 틴더에서 7년 간 많은 데이트를 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두번째 피해자는 사기범과 맞지 않는다고 느끼고 친구가 되는 것을 택했고, 이전에도 다이아몬드 업계 종사자와 데이트를 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근거가 없지는 않았지요.. 사랑과 우정으로 눈멀게 해서 만달러 씩 대출 꺼내게 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그저 저 사기범이 대단히 특출난 겁니다
개인적으로 상향혼에 욕구가 있었던 쪽은 명품업계 종사자인 마지막 피해자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역시 역으로 사기범의 통수를 치고 자기 스스로 피해구제를 조금이나마 했더군요 크크
규범의권력
22/02/09 12:46
수정 아이콘
멍청한 사람은 동정이 아닌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거기에 딱 맞는 케이스인 것같네요.
셧더도어
22/02/10 08:45
수정 아이콘
욕 좀 자셨으니 생각이 좀 정리됐나요?
22/02/10 09:22
수정 아이콘
네~!
22/02/11 14:30
수정 아이콘
상향혼이나 코인대박 노리는 것이나 뭐
다들 경제적인 자유를 바라잖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000 [일반] 유포터블 그는 신인가..(귀멸의칼날 2기 10화 감상기, 스포 약간?) [69] 대장햄토리10753 22/02/08 10753 9
94999 [일반] 넷플릭스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Tinder Swindler) [77] 멜로17875 22/02/08 17875 13
94998 [일반] 요즘 본 영화 감상 [7] 그때가언제라도6762 22/02/08 6762 0
94997 [일반] 1분기 애니 감상 [24] 그때가언제라도7546 22/02/08 7546 2
94996 [일반] 사기업의 직원 성비 균형에 대하여 [174] Gotetz18236 22/02/08 18236 27
94994 [일반] 노래방에 안 들어갔지만 들어갔으면 좋겠고 자주 듣는 노래 둘 [34] A112767 22/02/07 12767 1
94993 [일반] 잡설) 두 번의 베이징 올림픽 - 중국은 왜 퇴보한 걸까요 [156] 올해는다르다20004 22/02/07 20004 27
94992 [일반] 제 부모님이 평생을 노동해야 하는 이유 [64] 아라라기 코요미22208 22/02/07 22208 36
94991 [일반] 디즈니+)다큐 리뷰: 역시 네셔널지오그래픽이야 [9] 타카이10193 22/02/07 10193 2
94990 [일반] '성관계 녹음' 없었더라면...성폭행 무고에서 간신히 벗어난 남성 [137] 톤업선크림20688 22/02/07 20688 38
94989 [일반] 아프간 특별기여자 '미라클 작전' 그 이후 이야기 [36] 은하관제12883 22/02/07 12883 2
94988 [일반] 술 먹고나서 쓰는 잡설 [35] 푸끆이13739 22/02/06 13739 47
94987 [일반] 미국시장에 관한 개인적인 뇌피셜 뷰 [70] 기다리다17556 22/02/06 17556 11
94986 [일반] 철마는 달리고싶다 [4] seotaiji8501 22/02/06 8501 8
94985 [일반] 12시는 존재하는 가. [29] singularian11429 22/02/06 11429 1
94984 [일반] [성경이야기]이스라엘 vs 가나안 다섯 연합국 [8] BK_Zju13467 22/02/06 13467 25
94981 [일반] [한국 드라마&영화 추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천일의 약속 리뷰 (스포 보통) [8] 마음속의빛7385 22/02/05 7385 1
94980 [일반] <돈 룩 업> - 끓는 점의 코미디(약 스포) [50] aDayInTheLife9721 22/02/05 9721 0
94979 [일반] 보면서 헛 웃음이 계속 나왔던 일드 '일본침몰' 리뷰 [66] 마빠이14662 22/02/05 14662 10
94978 [일반] 뚜룩뚜룩 옆비싼 허리가운을 입고 콩댄스를 추자. 추억의 엽기송 모음 [10] 라쇼12908 22/02/05 12908 13
94977 [일반] 이웃나라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49] 클래식11577 22/02/05 11577 5
94976 [일반]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특별기획 - 배캠이 사랑한 음악 100(1) [18] 김치찌개8956 22/02/05 8956 20
94975 [일반] (스포) 영화 '사도' 간단 리뷰 [20] 원장6974 22/02/04 6974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