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12/31 21:58:38
Name 건방진고양이
Subject [일반] 샴 고양이의 기묘한 교배 역사, 그런데 살짝 인종차별을 곁들인.
안녕하세요.
어제 고양이 자랑글 (https://cdn.pgr21.com/freedom/94611) 올렸는데 또 찾아왔네요.

다름이 아니라 댓글에서 할당냥이를 못 채웠다고 해서...가 아니고 많은 분들이 저의 냥이들이 처음보는 독특한 고양이 종이라고 말해주셔서 재미삼아 설명 글을 쓰게 됬어요.

mHNbxqS.jpeg
(우리 좀 유니크 할지도??)

하지만 여러분 아십니까? 믿기지 않겠지만 하루와 하나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샴 고양이입니다. 한국 분들은 샴 고양이의 근본 외모를 아래와 같이 상상하실 겁니다.
nQcCFJY.png

그렇지만 미국에서의 샴 고양이 이미지는 많이 다릅니다. 우선 재미로 디즈니 애니에서 예를 보겠습니다.
디즈니의 1955년 "Lady and the Tramp"와 1970년 "The Aristocats" 에서 샴 고양이들이 출현합니다. 어떻게 생겼냐고요?

Disney-Siamese-cats-759x500.jpg

째진 눈, 튀어나온 앞니, 역삼각 얼굴등등 그 당시 보통 미국 사람들이 동양인(이라고 하고 2차대전에서 피 터지게 싸웠던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외모였습니다. 이런 인종차별적인 묘사로 최근에 디즈니가 욕을 아주 많이 먹었죠.

그런데 도대체 왜 동글동글한 샴이 저런 이미지로 바뀔수 있을까요? 답은 미국인들이 샴 고양이를 교배를 통해 저런 외모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본 주제인 샴 고양이의 교배 역사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평어체로 쓰니 이해해주세요.


샴 고양이는 1800년대 본토인 태국에서 줍줍당해 대륙을 건너 미국/영국에 소개되었다.

토실토실한 서양의 토박이 뚠냥이들과 달리 샴 고양이의  슬림 근육 몸매, 귀여운 털 무늬, 샤프한 얼굴, 파란 눈, 그리고 살짝 큰 귀는 많은 집사들의 심쿵을 유발했다.
샴 고양이에게 간택 받은 집사들중에는 미국 대통령 루더포드 헤이즈와 영국 빅토리아 공주가 (다들 아는 그 여왕 아님) 포함되었다.
IBBgw4L.pngXgUHgdu.png5SyL4rG.png

20세기 북미에선 샴 고양이는 선동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사육자들이 적극적으로 교배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의 교배함에 있어 샴 고양이의 특징들은 부각되었다. 50- 60년대에 이르러 길고 슬렌더 한 몸과 큰 귀, 샤프한 얼굴이 정형화되었다.

E89Ijyz.png

하지만 닝겐의 욕심은 끝이 없고 더욱 더 부각된 외모들을 원했으니.. 80년대에 이르러서는 야윈 역삼각 얼굴, 째진 눈, 큰 귀, 그리고 더욱 길고 갸름한 몸과 꼬리가 이상형으로 주름 잡았다.

필자의 킹리적 갓심으로 이런 특징들은 20세기의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동양인의 이질적 외모를 부각시켰다고 본다. 밑에 설명하겠지만 미국인들은 샴의 파생종을 오리엔탈 고양이라고 부른다. 그냥 동양적 고양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외모 특징들은 미국인들이 아직도 열광하는 동양 여성의 이상형 (Lucy Liu, 정호연, 박소담등등)과 비슷한 점이 많다. 킹리적 갓심이라고 하지만 디즈니의 샴들을 보면 딱히 틀린 것도 아닌듯 하다. 

어쨋든 현대 미국 샴 고양이의 정석은 아래 모습과 같다. 이런 형태를 가진 샴들은 “모던 샴” 아니면 역삼각 머리 (wedge-head) 샴이라고 자주 부른다. 이 예들을 보면 위에 디즈니 애니에서 묘사된 샴 고양이들이 왜 그런 외모를 가졌는지 조금이라도 이해가 될것이다.
sHqOFiT.pngpdFhmAH.png

샴 고양이의 도드라진 외모를 극치로 끌어올린 종이 있으니 그것이 오리엔탈 고양이. 정식 종 분류로 이 고양이들은 현대 샴 고양이 종에서 파생되었지만 샴과 달리 독특한 털 무늬와 색깔로 제한되지 않는다.

1w7a7c9.pngsKl87iv.pngkfMRr4y.png
(실제로 오리엔탈 고양이들은 집사들에게 애칭으로 고블린, 도비라고 불린다. 레알루다가 페북 팬카페 보면 "저의 고블린 봐주세요"라는 게시물이 많다. 계속 보다 보면 얘들도 귀엽다?)

어쨌든 사육자들중에서도 꾸준한 순정파가 샴의 본 모습을 계승하고 있었다. 그들이 교배하는 샴들은 “전통 샴”, 별명으로는 사과 머리 샴이라고 한다. 몸집은 모던 샴들의 거의 두배에 가깝고, 토실하며, 얼굴이 동글동글하다. 이 샴들이 여러분이 익숙한 샴 고양이들인 것이다.

웃기지만 얘네들은 미국 공식 쇼에서 샴으로 인정받지 않고 “태국” (Thai) 고양이로 따로 분류된다.
yfUUJX4.pnglKykOFB.png

정파, 사파가 있으면 중도가 있어야하니 그것은 "클래식 샴"이라고 불린다. 모던 샴과 전통 샴을 적당히 섞어놓고 이것이 참 미로다 하는 사육자들이 있다. 외모는 60년대 정석 샴 고양이와 비슷하다.
PKUlfcV.pnggjoqLzc.png

마지막으로 샴 고양이들은 원래 단모 (짧은 털)인데 자연적 돌연변이로 장모 샴들이 등장했다. 미국인들은 이 장모들은 따로 교배시키며 발리니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막상 써보니 부족하지만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입양한 하루와 하나는 모던 발리니즈 (장모 샴)입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한국에서 흔한 샴 고양이들의 가까운 친척이에요. 설명 글은 이정도로 됬으니 어제 못 미친 할당냥이 하고 끝낼게요.

qEwmERe.jpegDbEXCaX.jpegyvFQizf.jpegPzcA1Mt.jpegDAUXzQl.jpeg8OQeSe7.jpeg8N7RYYB.jpegwPc6cHO.jpegpM9nTOt.jpeg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valewalker
21/12/31 22:10
수정 아이콘
어우 샴고양이 단모종 중에선 정말 매력적인 외모라고 봤는데 저 미국 개량종들은 정말 제 취향에는 안 맞네요ㅠㅠ
건방진고양이
21/12/31 23:53
수정 아이콘
넹 전통 샴들이 확실히 고양이스럽고 매력적이죠. 미국에서도 개량종의 외모는 호불호가 심해요.
저도 개량종들이 사진으로는 불호였는데 입양할 애들 영상으로 보니까 혹했어요 흐흐.

어쨌든 샴의 진짜 매력은 개냥이 성격인데 그건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좋아요.
도라곤타이가
21/12/31 22:45
수정 아이콘
후후 이제 만족스럽읍니다( 저도 귀여운 샴 하나 집에 있읍니다. 블루포인트 트레디셔널 샴이에요)
건방진고양이
22/01/01 00:00
수정 아이콘
블포 추! 제 생각엔 컬러 포인트 중에 블포의 은은함이 제일 매력적이라능.
혼다 히토미
21/12/31 22:54
수정 아이콘
샴은 울음소리가 다른애들이랑 달라서 귀여워요... 물론 특유의 꾸꺅 껙껙 소리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종특인지는 모르겠는데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애교많은 녀석들이라 고양이 치곤 좀 개스럽다고해야되나...
건방진고양이
21/12/31 23:58
수정 아이콘
제 냥이 하나는 야옹하는데 하루는 조용한 새 지저귐 소리를 내요....
이상한화요일
22/01/01 01:44
수정 아이콘
저는 전통샴고양이가 예뻐 보여요.
고양이 집사가 오랜 꿈인데 쉽지 않네요.
기술적트레이더
22/01/01 02:39
수정 아이콘
오리지날 샤미즈네요.
근데 익숙해져서 그런지 일반적 샴깽이들이 정감가네요
22/01/01 02:48
수정 아이콘
다른 품종들도 한국이랑 다른가요?
건방진고양이
22/01/01 03: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샴처럼 확 다른 종들은 별로 없을거에요. 하나 생각나는 건 러시안 블루이겠네요.
순종 러블은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러블보다 훨씬 샤프하고 갸름하며 털 끝이 은색이여서 살짝 빛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러시안 블루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코랫 (Korat)종인 경우가 있어요.
대충 비슷해 보이지만 러블과 코랫 사이에는 미미한 차이가 많습니다.
22/01/01 15:16
수정 아이콘
korat이 남한에 수입된 적은 없고, 순종 러시안 블루가 도메스틱 숏헤어와 믹스되면 생기는 고양이가 korat와 유사하게 되는데, 이를 코숏 + 러블 → 코블 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둘을 같이 놓고 보면 누구나 담박에 차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22/01/01 03:50
수정 아이콘
근데 님이 키우는 애들은 정말 특이한게, 얼굴에서 사자같은 느낌이 상당히 많이 나요. 밑에서 9번째 사진 왼쪽 애 같은 경우는 특히 두드러지는거 같고. 어제부터 굉장히 인상적으로 본게, 그 사자상 때문이네요. 저도 고양이 꽤 좋아해서 나름 사진 좀 본 편입니다만, 저렇게까지 사자상인 친구는 첨본거 같네요. 굉장히 귀한 친구와 인연 닿으신거 같단 생각도 들고 그러니, 더더욱 서로 행복하게 잘 지내셨으면 하네요.
22/01/03 20:05
수정 아이콘
역시 중도가 최고야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000 [일반] 유포터블 그는 신인가..(귀멸의칼날 2기 10화 감상기, 스포 약간?) [69] 대장햄토리10752 22/02/08 10752 9
94999 [일반] 넷플릭스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Tinder Swindler) [77] 멜로17874 22/02/08 17874 13
94998 [일반] 요즘 본 영화 감상 [7] 그때가언제라도6762 22/02/08 6762 0
94997 [일반] 1분기 애니 감상 [24] 그때가언제라도7545 22/02/08 7545 2
94996 [일반] 사기업의 직원 성비 균형에 대하여 [174] Gotetz18235 22/02/08 18235 27
94994 [일반] 노래방에 안 들어갔지만 들어갔으면 좋겠고 자주 듣는 노래 둘 [34] A112767 22/02/07 12767 1
94993 [일반] 잡설) 두 번의 베이징 올림픽 - 중국은 왜 퇴보한 걸까요 [156] 올해는다르다20003 22/02/07 20003 27
94992 [일반] 제 부모님이 평생을 노동해야 하는 이유 [64] 아라라기 코요미22207 22/02/07 22207 36
94991 [일반] 디즈니+)다큐 리뷰: 역시 네셔널지오그래픽이야 [9] 타카이10193 22/02/07 10193 2
94990 [일반] '성관계 녹음' 없었더라면...성폭행 무고에서 간신히 벗어난 남성 [137] 톤업선크림20687 22/02/07 20687 38
94989 [일반] 아프간 특별기여자 '미라클 작전' 그 이후 이야기 [36] 은하관제12882 22/02/07 12882 2
94988 [일반] 술 먹고나서 쓰는 잡설 [35] 푸끆이13737 22/02/06 13737 47
94987 [일반] 미국시장에 관한 개인적인 뇌피셜 뷰 [70] 기다리다17555 22/02/06 17555 11
94986 [일반] 철마는 달리고싶다 [4] seotaiji8501 22/02/06 8501 8
94985 [일반] 12시는 존재하는 가. [29] singularian11428 22/02/06 11428 1
94984 [일반] [성경이야기]이스라엘 vs 가나안 다섯 연합국 [8] BK_Zju13466 22/02/06 13466 25
94981 [일반] [한국 드라마&영화 추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천일의 약속 리뷰 (스포 보통) [8] 마음속의빛7383 22/02/05 7383 1
94980 [일반] <돈 룩 업> - 끓는 점의 코미디(약 스포) [50] aDayInTheLife9720 22/02/05 9720 0
94979 [일반] 보면서 헛 웃음이 계속 나왔던 일드 '일본침몰' 리뷰 [66] 마빠이14660 22/02/05 14660 10
94978 [일반] 뚜룩뚜룩 옆비싼 허리가운을 입고 콩댄스를 추자. 추억의 엽기송 모음 [10] 라쇼12907 22/02/05 12907 13
94977 [일반] 이웃나라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49] 클래식11575 22/02/05 11575 5
94976 [일반]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특별기획 - 배캠이 사랑한 음악 100(1) [18] 김치찌개8954 22/02/05 8954 20
94975 [일반] (스포) 영화 '사도' 간단 리뷰 [20] 원장6972 22/02/04 6972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