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닉네임 '가슴아픈사연'입니다.
닉네임과 관련되어서 조심스럽게 제 가정사를 꺼내려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사업을 하십니다. 원래는 회사에 근무하셨는데 지방으로 발령받으신 후 그만두시고 퇴직금으로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15년 정도 하셨습니다. 어머니와 저, 그리고 동생은 사업이 잘 되는지, 이런 정보는 모른 채 아버지께서 주시는 생활금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성인이 되자 저는 경제적으로 독립했고요, 두살 아래 동생은 아직 부모님께 돈을 타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 아버지께서 당신의 형, 큰아버지께 큰 빚을 졌고, 현재 당신께서 갚으실 능력이 부족해서 저에게 일부 상환에 도움을 줄 수 있냐고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는 아버지 성향 상 정확한 경위는 알지 못하나,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현재 빚은 2억이고, 10년 동안 꾸준히 빌려오던 것이 누적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15년 사업 중 초창기 5년 동안은 적자였다가, 6년 차부터 흑자가 나서 빚 상환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하셨지만, 임대료 문제로 가게를 옮기면서 다시 적자가 나셨다고 합니다.
   그 동안 아버지 사업에 대해 물어보면 '잘 되고 있어. 걱정하지마' 이렇게 이야기하셨던 것을 굳게 믿고 있었던 저로써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돈을 빌려 주셨던 큰아버지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더군요.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빚 상환 계획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매년 3000만원씩 상환하는데, 매달 250만원씩 드리면 되고, 제가 매달 150만원, 아버지께서 100만원씩 상환하는 계획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저는 대학원생의 신분으로 수입이 변변치 않습니다. 매달 150만원은 아직 저에게 큰 돈입니다. 저는 과외를 하면서 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세웠고, 현재 과외를 이곳 저곳 수소문해서 그나마 150만원을 드리고 대학원 등록비, 개인 생활비를 해결하면 돈이 수십만원 남는 수준으로 벌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직까지 별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이실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제 터졌습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시더군요.
'내가 경제관념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누구에게 피해 안주고 산 것 같다. 그런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너도 잘 자라서 나를 잘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빚 상환 도와줘서 고맙다. 그런데, 내가 사업을 하다 보니 다른 메꿔야 될 빚도 있고 해서 매달 돈을 마련하기 어렵다. 너가 250만원 다 책임져 줄 수 있겠니?'
피해를 안 주고 사셨다고 했는데, 정말 큰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 하나도 없는지, 그 점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저에게는 미안하실 필요가 없는데, 10년동안 돈을 빌리기만 하고 한 푼도 상환하지 않으신 동생의 입장으로서, 그렇게 떳떳할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커뮤니티에 제 가정사를 적은 것에 대해 불편해 하실 분도 있으실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다만, 그래도 제가 커뮤니티에 글을 적은 이유는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의 조언을 듣고 싶고, 몇몇 분들은 공감을 해주시고 저에게 응원을 해주시면 힘을 낼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으로서 연구, 과외를 병행하기 정말 힘들었던 최근인데 어제 발언으로 더더욱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아버지의 빚을 상환하겠다는 저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에 대해 관심을 안 가졌던 저의 가족에게도 책임이 있죠. 저는 저의 두 살 아래 동생이나 어머니께서 빚 상환에 돈을 대 주시지 않는 것에도 불만이 없습니다. 빚을 갚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버지를 원망했습니다만, 그래도 그 동안 보여주셨던 모습에 저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만, 오늘 부로 부양해야 될 한 힘없는 노인으로밖에 보이는 저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돈 갚는 것도, 아버지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큰아버지께 너무나 죄송하고 제가 책임져야 겠다는 생각에서 하고 있습니다.
댓글로 질책을 해주셔도 겸허히 받겠습니다.

+ 내용 추가할 부분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빚을 최근에라도 갚으시려고 한 이유는 큰아버지께서 빚 상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셨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큰아버지께서도 채권자로서 돈을 상환받을 의지는 있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