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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5/25 05:22:39
Name Danial
Subject [일반]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수정됨)

원래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쓰고 있던 글이 있었는데, 오늘 전격 취소되면서 글이 쓰레기통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서,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갖는 기본적인 스탠스, 그리고 취소 배경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제 의견은 https://cdn.pgr21.com/?b=8&n=76547 과 크게 달라진 바는 없습니다.

***

결국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한의 [어떤 행동]과 미국의 [어떤 행동]을 교환하느냐에 달려있다. 북한이 낼 수 있는 패를 약한 순서에서 강한 순으로 나열하면 핵 동결, 핵 감축, 핵 폐기가 될 것이고, 미국이 낼 수 있는 패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대북 적대시 정책 변경,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제공, 제제 해제, 경제협력(혹은 원조)이 될 것이다.

이 때 김정은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북한 체제의 숨통을 트게 만드는 것, 즉 핵 동결이나 핵 감축 선에서 미국의 경제지원을 얻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은은 탄두가 아닌 발사체를 논의로 삼아 미국의 본토 타격을 할 수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폐기 같이 현재 한국이 하고 있는 것 같은 미사일사거리 제한을 아젠다로 들고 나올 수도 있다.

반면 트럼프의 입장에서 가장 원하는 그림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CVID) 핵폐기가 있기 전까지는 제제 해제, 경제협력을 하지 않는 것이며, 그 이후는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이유는 CVID한 핵폐기란 트럼프 임기 내에 종료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며, 또한 경제협력의 경우 남한이 공동투자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기능할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이것이 북미정상회담의 첫 번째 포인트이다. 서로가 가장 낮은 패를 주면서 상대방의 가장 좋은 패를 따내기 위해 어떤 식으로 움직일까? 국가안전보좌관 볼턴은 (사실 기존의 CVID와 큰 차이가 없는) PVID라는 워딩을 들고 나와 핵물질 뿐만 아니라 생화학 무기까지 의제 대상이 될 것이라 얘기했다. 이는 전형적인 크게 부른 다음에 살짝 깎아주는 방식의 협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북한은 전통적인 벼랑끝 전술을 고수했다. 바로 트럼프 주변의 강경파들 때문에 협상 자체가 어그러지고 있으며, 그 경우 공화국은 이런 무의미한 협상에서 빠져나가겠다는 발언 말이다.

***

북한은 대북 적대시 정책 변경이나 불가침조약 이상의 것을 원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첫 번째 이유로 불가침협정에 준하는 것을 이미 받은 전례가 있음에도 북한은 그 판에서 빠져나간 바가 있기 때문이며 두 번째 이유로는 핵무기만큼 자국의 안전보장을 확실히 할 수 있는 '내 손 안의 몽둥이'는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소한 제제 해제와 그에 뒤따르는 에너지 지원, 경제협력을 원한다고 보는 게 옳다. 좋다. 이것은 남한과 미국 모두 충분히 줄 수 있는 용의가 있다. 문제는 이런 북한이 어디까지 내줄 가능성이 있느냐이다. 즉, 질문을 바꿔보면 이렇다. [북한은 정말 CVID한 핵폐기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정상회담은 일반적으로 이미 실무진들이 합의한 사항을 정상이 합의해 약속의 권위를 높이는 절차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불과 정상회담이 3주 안쪽으로 들어온 상태에서 실무진 접촉은 전혀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고위급으로 보이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은 사진 한 장만을 남긴 채 내용은 두리뭉실하게 꾸며졌다. 그 말은 정상회담 전까지 아무 것도 합의되지 않을 확률이 높고, 결국 정상회담에서 양측 지도자가 합의안을 도출하고 나면 그 뒤의 실무접촉으로 그 약속의 구체적인 단계를 협의하는 방식으로 간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CVID한 핵폐기의 진짜 문제는 디테일에 달려 있다.

CVID한 핵폐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실무적인 이야기까지 간 적이 없지만 지금까지의 수많은 협상 끝에 항상 문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범위(scope), 검증(verification), 기간(duration).

첫 번째로 범위의 문제인데 이는 양쪽 모두 큰 이견 없이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플루토늄만을 포함했다가 개구멍 만들어 준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들었던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Highly Enriched Uranium)등의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핵 관련 활동, 핵물질 및 모든 핵물질 제조 시설, 핵무기 제조 시설, 핵탄두 등이 포함될 것이다.

문제는 검증과 기간이다. 당장 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의 소재부터 문제가 되는데,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필요한 이 원심분리기는 UF6라는 기체 우라늄을 회전시키면서 우라늄 235를 농축시킨다. 회전 시간을 짧게 하여 우라늄 235의 농도가 3%정도가 되면 저농축우라늄이 되어 핵 발전용으로 쓰이지만 회전 시간을 길게 하여 우라늄 235의 농도가 90%의 고농축우라늄이 되면 무기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이 되는 것이다. 이 원심분리기는 원통 모양으로 지름이 20~30cm정도밖에 되지 않아 5,000개 정도를 별로 크지 않은 시설에 보관할 수 있다.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시설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은닉이 쉽고, 따라서 이 시설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사찰단이 찾아내기 쉽지 않다. 따라서 거증책임은 북한에게 있게 되는데, 완전한 핵폐기를 위해서는 북한이 신고한 시설 외에 아무 곳이나 사찰단이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전방위적이고 불시적인 모니터링 말이다. 그런데 의혹이 있으면 검증 과정에서 사찰 대상 시설이 확대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군사적, 안보적 이유에서 대립이 생겨 해결의 프로세스로 보였던 것은 위기의 프로세스로 돌변한다. 이런 과정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북한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일 각오를 해야 한다. 여기에 북한의 고민이 있다. 신뢰를 위해 밟아야 할 단계가 아직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핵 폐기의 결단을 할 수 있겠는가?

다음 검증의 문제는 이미 생산된 핵물질의 양과 핵탄두의 수에 대한 것이다. 북한이 어느 정도의 핵물질/핵탄두를 만들었는지는 김정은 외에 아무도 모른다. 핵물질 제조시설조차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북한이 1년에 몇 kg을 생산하는지조차 정확하지 않으며 한 발에 정확히 몇 kg의 핵탄두가 사용되는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플루토늄의 경우 1발에 6~8kg 정도가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기술이 충분히 숙련될 경우 4kg으로도 1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알려짐) 즉, 북한의 핵폐기 과정이 끝났음을 선언하려면 북미 양국이 200명 남짓한 IAEA 사찰단을 동원하여 북한 전국을 샅샅이 뒤진 후 핵 제조시설이 없으며 핵탄두는 이 정도가 생산된 것이 맞다고 정치적으로 합의를 보는 외엔 없다.

그 다음으로 기간의 문제는 CVID라는 것은 북한이 "앞으로도"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찰단이 상주해야 한다는 문제를 말한다. 초강경파 볼턴은 이에 우리가 원할 수 있다면 영원히 언제든지 들어가서 사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가 있다. 이것이 비현실적이라면, 과연 어느 정도의 기간이 현실적인 기간이 될 것인가?  

그러므로 CVID한 핵폐기는 매우 실무적인 사안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결단에 달려 있음이 명백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내 불안감은 핵협상이 좌초될 가능성보다는 실무를 포기하는 데 있었다. 트럼프가 성과에 눈먼 나머지 졸속으로 폐기를 진행한 이후, 핵 위협이 실제로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말해 버리는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남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두 번째 쟁점은, 정상회담에서 CVID한 핵폐기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가 합의된다 해도, 어느 단계에서 그것이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만약 핵폐기와 제제 해제, 경제협력이 보상안으로서 교환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언제] 그 보상을 실시할 것인가? 10년 이상이 걸릴 핵폐기 과정 이후?

한 가지 예상답변은 행동 대 행동이라는 원칙을 더 세분화하여 행동을 가역적 조치, 준가역적 조치, 불가역적 조치로 나눈 다음 상응조치를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 개시와 같은 조치는 가역적 조치로서 북한이 접촉에 나서면 미국도 접촉에 나서고, 준가역적 조치로서 제제 해제, 제도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북한의 위반이 발견될 경우 다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 불가역적 조치로서 경제 협력/지원, 북한의 핵 폐기가 완료됨과 동시에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협상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핵무기의 금지는 소위 핵의 평화적 이용(=원자력) 역시 금지하는 절차이므로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반드시 에너지 지원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며, 식량과 같은 상대적으로 끊기 쉬운 지원부터 시작하여 사찰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에너지 지원도 확대해 나가는 방법 역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기에 관한 문제이다.  

***

여기까지 썼는데 오늘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발표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협상이란 항상 체급차가 반영되기 마련이다. 지금 트럼프의 행동이 옳으냐, 그르냐를 평가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에 현재 행동은 올바른 방향인가]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취소를 발표했다. 왜?

첫 번째 가설은 이 역시 트럼프가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블러핑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여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든 지금, 도리어 찬물을 뿌림으로써 협상이 열리느냐 열리지 않느냐는 미국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을 과시한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 의견에 따르면 트럼프는 다시 북한이 숙이고 들어올 것을 바라고 있으며, 협상장에 나설 것이다. 이 가설이 맞다면 위험 요소는 북한은 1인독재 하의 신정통치국가이며, 그들이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흠집내면서까지 다시 굴복하고 협상장에 들어오겠냐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들어가는 임기응변식 정상회담이라는 판 자체가 북한에게 유리한 지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다. 정상이 직접 만났음에도 아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트럼프가 받게 될 비난도 크다. (김정은에게는 감히 비판할 세력이 없다) 예컨대 고이즈미는 2차 북일정상회담 이후 식량지원에도 불구하고 납북자 다섯 명을 돌려받는 데 그치자 공항에서 납북자 가족들에게 수모를 당한 바 있다. 그 외에 중국과의 충분한 사전조율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북한이 기존의 이익을 크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을 수도 있다. 북한이 정말로 노리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이 아니라 과거 북한이 중소갈등 사이에서 이득을 취했던 것처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앞으로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이나 제제해제 의사 표명을 한다면 이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내가 생각한 가설은 여기까지이다. 다른 가설은 무엇이 있을까?

또한 가설 외에 확실한 것 두 가지가 있다.

1. 백악관 공동 성명은 외교문서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정제되지 않았고 표현은 천박하다. 이는 그의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면을 보여준다.
2. 한미정상회담 직후에 이런 발표를 냈다는 건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하던 문재인의 노력을 속된 말로 물먹였다고 봐야 한다. 이는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재자로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 혹은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말아먹은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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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흑인대머리남캐
18/05/25 06:03
수정 아이콘
회담 취소 발표가 한미정상회담 직후 라는게 참 온갖 해석과 시선을 갖다 붙이게하죠. 그것도 우리에게 부정적으로. 어제 11시 이전에 잠드셨던 분들은 일어나고 !?!??! 하실듯..
염력 천만
18/05/25 06:07
수정 아이콘
그러고 있네요
잠이깨는...
18/05/25 06:30
수정 아이콘
저는 둘 다 해당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단 우리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협상이 취소된 배경도 있지만, 미국은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하는 질문이 아닌가 합니다.
짐승먹이
18/05/25 06:07
수정 아이콘
원심분리기도 원심분리기지만 이미 만든 고농축우라늄을 폐기하는데 있어 북한의 '이게 전부다' 하는 말이 신뢰가 없더라도 어떻게 찾아낼 방법이 없지않으까요?
18/05/25 06:25
수정 아이콘
대기중의 미세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역시 전국을 다 돌아야 합니다.
염력 천만
18/05/25 06:12
수정 아이콘
지금 상황에서 이걸 걱정하는게 맞나모르겠는데
북한에서 김정은의 장악력이나 리더십이 온전히 유지될지 모르겠네요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강경노선으로 돌아설것같은데 겨자먹다 죽을것같은데
18/05/25 06:33
수정 아이콘
조미정상회담에 대한 김정은의 용단에도 불구하고, 미제의 오만방자한 태도는 변하지 않았음. 정도로 퉁 치고 넘어갈 것 같습니다.
문제는 중국에게 무언가를 받아내지 못했을 때, 북한이 미국의 대북제제에 노출했던 허약한 체력이죠. 북한이 제 2의 고난의 행군을 견딜 수 있는가? 혹은 그런 체제 내부적 위기에서도 김정은의 권위와 지도력은 건재할 것인가? 그리고 중국은 어떻게 행동할까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송파사랑
18/05/2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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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깽판 놓은겁니다. 뭔 끔찍한 비극 맛보게 해준다는둥 우리는 대화구걸안하니 미국이 잘해야된다는둥 되도 않는 워딩으로 깽판 놓은건 북한이에요
18/05/25 06:34
수정 아이콘
이미 이렇게 된 상황에서 취소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느냐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왜 그랬을까죠.
으와하르
18/05/25 06: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번 일의 선택 주체인 미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득실로 생각하자면 트럼프가 이번 회담 자체가 아예 파토날 때 얻는 게 없습니다. 이미 이란 핵합의에 대한 결렬을 언급했고, 그 대안으로 북한에서의 더 나은 성과를 치적으로 내밀려 한 것이 트럼프의 전략이었는데 북핵까지 파토나게 되면 기존의 핵합의만 박살내고 아무것도 얻은 게 없는 외교적 실패로 낙인찍히기 딱 좋으니까요. 그러니 가능한 한 회담을 파토낼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대신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오늘 이상의 파천황을 보일 가능성이야 꽤 있다고 보여집니다.

트럼프의 목표는 애초부터 cvid의 관철이었고, 그 외의 조건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던 걸로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폼페이오를 평양에 보내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제안은 다 했다고 언급했었는데 사실 이거 회담기간동안 계속 일관적인 태도였거든요.
트럼프는 cvid를 무조건 관철시키는 대신 다른 조건을 내밀어서 북한과 교섭하려 한 거고, 거꾸로 북한은 체제보장을 무조건 관철시키면서 다른 조건은 상대적으로 양보 - 경제 협력이야 중국이나 한국에서 뜯어먹으면 되니, 굳이 일본에게 손 벌릴 필요도 없고 - 하려는 모습이었는데 처음 교섭부터 그 폭이 상당히 적어보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 무렵의 양국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해될 수가 없죠.

주목할 것은 북한의 태도변화가 북중정상회담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인데, 이건 중국에서 끼어들면서 내건 조건이 북한에게 '이거 북미회담 굳이 할 필요 있나?'수준의 호조건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봅니다. 체제 유지에 필요한 수준의 경제적 지원과 함께 cvid보다는 단계적인 핵폐기, 암묵적인 핵보유 인정과 중국이 보장하는 안전보장 수준의 제안일 가능성이 높죠.

그런 점에서 보자면 트럼프의 갑작스런 회담 취소는 북한보다는 중국의 개입에 대한 경고, 중국과의 신경전일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북한 제재와 관련, 중국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계속 언급해 왔었지만 지난 달에는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중국에 상당한 손실을 안겨주기까지 했으니까요. 그간 시황상 등극 건으로 인해 북한과의 관계에 소홀, 외교에서 한 발짝 뒤쳐졌던 중국이 이를 만회하는 한편 미중간 무역분쟁에서 쌓인 불만도 반영하여 북한에 과거보다 대폭적으로 풀린 좋은 조건을 제시하여 남북미 회담을 남북미중 회담으로 바꾸어 동북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을 지속하려 한 것에 트럼프가 불만을 가지고 북한에게 양자택일을 선택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담의 연기가 아예 북미간 교섭의 파토로 보는 건 시기상조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그 복원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이 중국에 더 많은 제재를 가하여 중국을 회담 무대에서 탈락시키건, 혹은 북한에 더 양보를 하여 불만족스런 교섭을 성사시키건 3자에서 4자로 늘어난 교섭 당사자들의 이해득실을 다시 조정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대로 트럼프가 cvid에 대해 완전한 관철 이하의 조건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중국이라는 대항마가 끼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섭에서 가장 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역시 미국이라는 점에서 최종적인 승자는 미국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겁니다. 그 다음 가능성은 북한의 경제적 고사, 혹은 군사적 파멸이라는 암울한 결과일 테지만요.


사족이지만, 마지막으로 언급하신 미국의 말아먹은 예의야 사실 그냥 미국이 미국했네. 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 물먹이기 전에 일본 목덜미에 드럼통째 물을 쏟아부어 아베를 익사시키려 한 게 미국이기도 하고, 그 앞으로 가면 같이 시리아 거하게 쳐보자고 변죽 울리던 프랑스와 영국에게 토마호크 몇발 쏘는 시늉만 하고 엿 먹인 것도 미국이거든요.
18/05/25 06:43
수정 아이콘
사실 양측이 전혀 합의된 바가 없어보이는데, 계속해서 회담기간은 가까워져 온다는 것이 이상하긴 했습니다. 정상간의 밀실합의로 해결될 만큼 가벼운 문제는 아니었으니까요. 예전 글에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쓴 적이 있죠. 그리고 둘의 워딩은 트럼프 주변의 참모(특히 존 볼턴)들이 계속해서 북한이 받을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수위의 발언들(생화학 무기 포함, 핵과학자 인도 등)을 하는 와중 트럼프는 곧 있을 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수준의 두리뭉실한 발언 뿐이었잖아요.

북한의 태도 변화가 트럼프가 느낄 정도로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중국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중국이 호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북한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처음 발표했던 한국의 대북특사, 그리고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승낙의 흐름에서 중국이 통상전쟁으로 인해 배제되어 있자 중국이 급하게 찾아간 듯한 움직임이었죠. 왕이의 방북과 김정은의 긴급 방중, 김정은과 시진핑의 회담은 북한의 결정은 중국과 북한이 합의한 선에 기초하여(~based on) 거기서 조정을 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취소의 결과는 차차 두고봐야겠지만 한국의 입장에서는 현재 미국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북미정상회담 취소 이후 한미관계) 를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고, 한미관계에 큰 균열이 생기지 않는 이상 잠깐 찾아왔던 평화의 기류가 다시 떠나고 차가운 기류가 왔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전향적인 움직임,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자로서의 등장으로 기존의 남방3각 vs. 북방3각의 구도가 흔들린 것인데 각자 한미관계, 북중관계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봅니다.
으와하르
18/05/25 07:55
수정 아이콘
방금 나온 북한 반응이 생각보다는 희망적이긴 하네요.
아무래도 중국의 조건이 생각했던 것만큼 북한에게 유리한 건 아니었고, 아마 중국 - 미국간의 힘겨루기 속에서 북한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수준이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걸 상큼하게 씹어낸 트럼프의 조치에 즉각 반응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듯.
아마 어젯밤 문통이 NSC에서 머리 싸매고 계실 무렵 김정은은 중국에 연락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생각한 것만큼 문제가 심각하게 벌어지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말씀하신 대로 당분간 조정기로 차가운 기류가 온 것까지는 맞는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약간의 의견만 조율하면 된다는 느낌보다는 좀 더 첨예하게, 냉정하게 주판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보이네요.
그만큼 우리의 중재 난이도도 높아진 듯 하고 말입니다. 그간 2인 3각이 유지되던 한미 공조가 균열을 보인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18/05/2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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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빼면 시체인 북한도 이렇게 전향적으로 나올 때가 있군요. 역시 힘은 쎄고 봐야.

저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신중하게 썼다고 생각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이 가능합니다.

너희들이 밝힌 이유는 너희들의 발언이 너무 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상회담이라는 기회는 원하고 있다.
6/12일이 취소되더라도 북미정상회담이라는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단계적]이라는 말이 단계적 핵폐기 방식을 암시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상회담에서 한 단계씩 긴장의 수위를 낮추기를 기대한다.

북한의 맞대응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이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까 결국 어떻게 될 지 정해진 바는 없는데 아예 "취소"한다고 했다가 다음날 다시 한다고 하면, 이 미국 대통령이 지금 당장 하는 말은 하나도 믿을 만한 구석이 없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이 북미정상회담의 양측 스탠스는 말 외에 행동에 대한 부분은 없네요. 그나마 볼 만한 부분은 트럼프식 해법과 단계적이라는 말?
홍승식
18/05/25 10:18
수정 아이콘
본문에 써주신 대로 미국이 원하는 것은 정상회담으로서 최종단계의 협의를 바라는데 북한은 정상회담도 단계로 보고 있는 것이 서로 근본적인 시각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18/05/25 06:19
수정 아이콘
미국은 세계경찰국가와 경제/군사적 패권을 위해 악의 축이 필요하다.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외교 스탠스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공화당-트럼프라면 더욱.
18/05/25 07:12
수정 아이콘
네오콘의 경우 국가 자체를 선/악으로 나누는 관점은 쭉 관찰되었죠. 어떤 분들은 북한의 장기적 목표는 친미 독재 국가로 전환하는 것으로도 생각하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보기엔, 이것은 과거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예측하기에 어렵다고 봅니다. 당장, 바로 22일로 돌아가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지만 미국은 불량국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은 취소될 것이다라고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밴가드
18/05/25 06: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북미회담에 많은걸 걸었던 문통만 모양새가 참 그렇게 되었는데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할수 있는 내에서 잘하고 있다는게 그동안 대외적 평가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저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늘 뉴스가 보여주듯이 싱가포르 회담 자체가 외교적 참사가 될 가능성이 높게 내재되어 있던 거라면 차라리 미리 취소되는게 낳을수도 있기는 합니다. 트럼프 취임후 아베,메이,마크롱,메르켈이 연이어 겪었듯이 이번 사건도 우방국 지도자들이 아무리 잘 보여도 트럼프(공화당 행정부?)에게 뒷통수 맞는건 국제외교에서 상수라는걸 다시 확인하는 케이스 수준으로 남는게 되지 않을려나 싶네요.

싱가포르 회담이 결렬된 이유를 분석해보자면 근본적으로 '비핵화'라는 의미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매우 달랐고 특히 북한으로썬 CVID를 할 생각이 없어서 벌어진 것이죠. 제가 예전에 어떤 댓글에서 언급했듯이 4월달에 김정은이 내놓은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자기네 핵개발 완성을 자화자찬하며 핵기술을 해외이전 하지 않겠다라는 선언으로 그 의도가 표출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김계관,최선희가 겉으로 볼튼,펜스를 때리면서도 그 성명들안에 CVID에 대한 거부는 늘 포함되어 있었고요. 이에 추가로 김정은이 폼페오에게 먼 싱가포르르까지 회담을 가는 것에 대해 안보적,물류적 불안감을 표출했다는 WP지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자기가 나라를 비운 사이 벌어질수 있는 쿠데타의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있었다고 하네요. 저 두 요인들이 결합되어 북한으로써는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울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럼 미국쪽에서는 왜 회담을 하필이면 문통이 방미한 다음날이며 풍계리 실험장이 폭파되는 시점에 취소시키는 악수를 두었는지 봐야 되는데 이건 애당초 트럼프 측근들이 리비아식 모델이 아닌 비핵화에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당장 원하는게 CIVD가 아니라 정상회담이었으면 그냥 입장을 후퇴했으면 될일인데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폼페오가 몇칠전 이란에게 내놓은 요구사항들을 보면 이건 핵협상 다시 하자는게 아니라 그냥 손들고 항복하라는 일방적 요구사항에 지나지 않죠. 트럼프는 협상관철이라는 photo-op기회를 위해 유연성을 좀 보일수도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김정은이 회담장에 나오지 않아 네가 망신당할수 있다는 식으로 언지를 해 트럼프로 하여금 협상에 대해 겁을 먹게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판에 들어간 사람치고 트럼프는 대중적으로 망신당하는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죠. 예전에 스테판 커리가 백악관 초청을 거부한 일이 있었는데 트럼프가 제깍 트위터에 글을 올려서는 '백악관 초대는 영예인데 (커리가) 망설이고 있어서 초대를 내가 취소한다'라고 쇼를 부린적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는 이란 핵협상를 파기함으로써 스스로의 운신폭을 엄청 좁혀버렸습니다. 솔직히 트럼프가 내놓을수 있는 북핵 협상 결과물이 오바마의 이란 핵협상 결과물보다 좋았을리는 없었을텐데 (특히 사찰 관련) 후자를 파토내면서 미국에게 용납될수 있는 협상의 기준치를 비현실적으로 올려놔버렸죠. 무식하면서 일방적이고 도둑놈 심보로 외교를 하니 지금까지의 외교 성과가 저 수준인거죠.

앞으로 어떤 모양새로 판이 흘러갈지 예측하기는 힘든데 북한이 현 상황의 미사일,핵 실험 동결만 유지한다고 하면 전쟁이 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되겠죠. 중국의 입지도 더 강해지게 생겼고요.
18/05/25 07:01
수정 아이콘
사실 리비아식 모델은 이미 핵개발의 규모/발전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비현실적이긴 하죠. 1~2년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니까요. 이명박의 비핵개방 3000과 비슷한 얘기였습니다. 내 임기 안에는 지원할 생각 없음. period. 이명박과 트럼프가 다른 점이라곤 보증의 신뢰성과 능력뿐...문제는 북한이 CVID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6자회담 때부터 줄기차게 안 받았는데)는 것인데, 김정은은 김정일과 다르다는 의견을 트럼프는 아니라고 봤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물밑에서 정확히 어떻게 틀어졌는지는 모르지만 트럼프가 취소의 주체라면

-북한이 어차피 CVID한 핵폐기를 안 받을 것 같아서
-정상회담 자체가 불리한 것 같아서
-북한이 미중 사이에서 몸값을 올리는 것 같아서

했던 것 같고, 김정은이 취소의 주체라면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는 꼴을 보니 미국의 보증이란 게 신뢰성이 없는 것 같아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해서
-트럼프가 요구하는 CVID가 너무 말도 안 되게 허들이 높아서

같은 이유들이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적고 보니 잘 될 이유보다 안 될 이유가 더 많군요. 크크.

미국은 애꿎은 이란 핵협상만 파기하여 신뢰도를 낮췄고, 한국과의 동맹 신뢰관계 역시 흔들리게 됐습니다. 앞서 어떻게 될 것인가는 위에 잠깐 생각을 달아뒀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현재 미국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북미정상회담 취소 이후 한미관계) 를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고, 한미관계에 큰 균열이 생기지 않는 이상 잠깐 찾아왔던 평화의 기류가 다시 떠나고 차가운 기류가 왔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전향적인 움직임,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자로서의 등장으로 기존의 남방3각 vs. 북방3각의 구도가 흔들린 것인데 각자 한미관계, 북중관계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봅니다.
사악군
18/05/25 09:04
수정 아이콘
풍계리 폭파같은 쇼는 내 마음에 차지 않고, 이런 매물 들이대지 말고 애초에 광고한 물건 내놓으라는거죠. '완전한 비핵화'
18/05/25 06:48
수정 아이콘
왜 지방선거시즌만 들어가면 맨날 이럴까요?
18/05/25 06:5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이걸 한국의 지방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게 더 신기한데요...
18/05/25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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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북한이 왜 남북정상회담 했는지에 대해서 다 문통이 잘해서 했다고 생각하는게 문제인것 같네요.

오바마는 전략적 인내했고 트럼프는 중국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하면서 지금 북한핑계대며 중국 조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이 너무커진 일본을 반죽여놨듯이 중국도 그리할거라고 생각하네요. 그 큰 그림 안에서 북핵문제도 포함되어 있는 거겠구요.

미국이 중국한테 어떻게 하던 솔직히 북미회담에 대해서 우리가 기대할건 종전밖에 없었잖아요? 근데 종전선언해봤자 뭐 달라질게 없다라고 생각되어서 말이죠. 어차피 전쟁은 안일어날것이니까요.

그리고 김정은 체재보장해주면 그것또한 문제죠. 김정은이 살아있는한 통일도 없을것이고 종전해주는 대가로 (핵포기) 돈만 엄청 들어갈것이고 그에비해 얻는것은 적을것이라고 봅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봐도 현상유지가 제일 바람직해보이고 북한 내부에서 쿠테타를 하던 암살을하던 스스로 무너지길 기다리는게 우리나라에겐 가장 피해가 없을것 같네요.
18/05/25 07:05
수정 아이콘
저는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의견 중 이 판을 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라는 의견에 동감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단한 악수를 저질렀다거나 혹은 일을 못했다는 건 아닙니다. 그는 남한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했어요. 다만 이것이 네고시에이터의 힘이다라는 데 동의하지 않았을 뿐이죠. 왜냐하면 냉정하게 대한민국은 북한이 원하는 걸 줄 능력이 없고, 결국엔 북한과 미국이 만나야만이 이 일이 끝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전은 기존의 남북회담에서 항상 의제로 올라오곤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와 능력이 변함없는 한, 말뿐인 평화협정은 안보위협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약간의 균열을 남긴 채,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로 돌아갔을 뿐이죠.
처음과마지막
18/05/25 07:17
수정 아이콘
앞으로 다시 북미간에 외교적 줄다리기가 더 심해지지 않을가요?
서로 다시 협상으로간다고 해도 더 오래 걸리고 서로 더 믿지 않을것 같아서요
18/05/25 07:38
수정 아이콘
속보 떴네요 김계관이 미국하고 언제든 대화로 풀 생각 있다고 했답니다 kbs1 뉴스네요
독수리의습격
18/05/25 07:38
수정 아이콘
http://m.news.naver.com/hotissue/read.nhn?sid1=100&cid=1079165&iid=2782707&oid=001&aid=0010106400

北김계관 "美와 아무 때나 마주앉아 문제 풀 용의"

http://m.news.naver.com/hotissue/read.nhn?sid1=100&cid=1079165&iid=2782709&oid=001&aid=0010106408

北 "트럼프 입장,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


북한의 첫 반응이 나왔는데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는 모양새군요. 대범함 어쩌구 하는건 그냥 으레 하는 가오 살리기 발언이고.....북한이 일단 판은 깨고 싶어하지 않은건 분명해 보입니다.
방향성
18/05/25 07:54
수정 아이콘
첫 문장에서 수뇌회담이 취소되었다고 하지 않은 걸 보면, 계속 진행할 것으로 봅니다. 양측이 모두 어느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걸 보면, 대화 할 것으로 봅니다.
18/05/25 07:54
수정 아이콘
하루만에 바로 이런 성명이 나온 것 보니 북한도 이번 수를 예상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방향성
18/05/25 07:56
수정 아이콘
전격적으로 평양 방문을 할 때가 온 것 같네요.
으와하르
18/05/25 07:56
수정 아이콘
그나마 가장 우려가 덜한 상황으로 진행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행이에요.
치아바타좋아요
18/05/25 07:41
수정 아이콘
북한은 그냥 여전히 미국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거 같네요. 궁지에 몰렸던 북한이 미국을 이용해서 중국과 다시 가까워졌고, 줄타기를 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 됐으니 다시 옛날 처럼 나오겠죠.
방향성
18/05/25 07:54
수정 아이콘
그때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18/05/25 07:43
수정 아이콘
북한이 일단 쫄은 모양새긴 합니다
Been & hive
18/05/25 07:43
수정 아이콘
이러면 트럼프가 어느정도 득점을 하는 모양새네요. 참 국제관계라는게 이렇게 무섭네요. 미국도 무섭구요.
방향성
18/05/25 07:55
수정 아이콘
북미관계는 늘 이런 식이었어요. 합의후에 북한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합의에 없는 걸 지적하면서 모든 것을 엎어버리는게 늘 미국의 방식이었죠.
18/05/25 08:38
수정 아이콘
제일 중요한 합의에서 북한은 약속의 주요 위반자였습니다.

94년 제네바 합의의 경우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개발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 IAEA 안전협정, 제네바 합의에 대한 위반입니다. NPT 제 2조의 핵비보유국의 핵무기 및 핵폭발 장치 제조, 획득 또는 그 과정에서 그와 관련한 원조 수령 금지 위무를 위반하였고 또한 이러한 시설 및 기술을 IAEA에 신고하여 안전조치하에 두도록 한 NPT 제 3조 1항도 위반하였습니다.

또한 북한이 2002년 당시 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모든 핵분열 물질을 안전조치하에 두도록 한 IAEA-북한 간 안전조치 협정 제 1조 위반이며,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 중이라 하더라도 설계 단계에서 이러한 사실을 IAEA에 신고하도록 한 제 42조 및 보조 약정 관련 규정 위반입니다.

마찬가지로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자체는 제네바 합의 내 제 4조 1항 위반, 핵 재처리 시설 및 우라늄 농축 시설 보유를 금지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92.2.19) 제 3항 위반입니다.
방향성
18/05/25 08:57
수정 아이콘
2001년에 악의축 발언부터, 합의에 없던 특별사찰을 들고와서 중유공급을 협의없이 끊어버린건 미국이죠. 제네바합의의 어떤 지원도 실제로 이루어진게 없어요.
DaisyHill
18/05/25 07:50
수정 아이콘
미국이 이정도로 강하게 나올지 예상하지 못한건지 긴장관계 조성과 주도권 다툼과정에 있는 일종의 쇼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벽동안 상상했던 상황들보단 조금 더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갈만한 발언이 나왔네요. 좀 더 지켜봅시다.
18/05/25 07:58
수정 아이콘
그 과정에서 노출된 한미 양국간의 상황이 같이 공유되지 않은 점은 여전히 남아 있기에, 북한이 굽히고 들어와 회담이 진행된다 해도, 이 점은 계속해서 체크하면서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DaisyHill
18/05/25 08:09
수정 아이콘
트럼프가 문재인대통령에게 몰리는 포커스를 본인에게 돌리기 위해, 우리에게는 무례하게 보일수도 있는 강한수를 던진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정부가 지속적으로 발언해온 노벨상 타시라~ 발언들이 미국언론을 통하면서 발생한, 소위 말하는 조종당한다는 이미지를 벗기위한 주도권 찾아오기의 무리수일수도 있어보이구요. 그 과정에서 우리정부와 문통에게 따로 언질이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지른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던 우리는 최대한 뒤로 물러나서 조연역활에 충실할 필요가 있겠네요.
18/05/25 08:16
수정 아이콘
이게 트럼프와 김정은, 혹은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의 샅바싸움이라면 몰라도, 문재인과 트럼프의 포커싱 싸움으로 볼 만한 여지는 적다고 생각합니다.
염력 천만
18/05/25 07:56
수정 아이콘
http://naver.me/Gu9Jtv9I
북한의 첫 공식반응은 직접 읽어들보시죠
독수리의습격
18/05/25 08:03
수정 아이콘
거의 9.11 테러 때의 북한 논평 수준인데요 이 정도면......
진짜로 당황한듯 보입니다.
18/05/25 08:12
수정 아이콘
또한 《트럼프방식》이라고 하는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있다.
하지만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것이다.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끝)

정상회담으로 유인하고자 하는 듯 합니다.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 우리.
염력 천만
18/05/25 08:16
수정 아이콘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력사적뿌리가 깊은 조미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수뇌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있다.]

- 저는 이부분이 특히 인상깊었는데
트럼프가 북미회담 취소한것에 대해서 이거야말로 북미회담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이런 워딩까지 한건 정말 굽히고 들어간거고 정말 북한이 회담이 파토나기를 원하지는 않는것같다 싶었어요
18/05/25 08:32
수정 아이콘
네. 이로서 북한이 정상회담 완전 파토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은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염력 천만
18/05/25 08:12
수정 아이콘
TBS 뉴스공장에는 손학규를 초대했네요
아니 타이밍 무엇..
18/05/25 08:19
수정 아이콘
cvid하려면 북한어디든 갈수 있어야 하는데 정치범수용소에 숨길수도 있잖아요.. 미국 입장에서는 그런데도 다 access해야 하고 북한은 절대 허가 못할건데 이게 수뇌들이 만난다고 해결될거 같지 않아요. 미국은 단순 핵무기 포기가 아니라 핵포기 + 인권문제 개선을 요청하는거 같아요. 김정은이 받아들일수 없는 조건...
18/05/25 08:44
수정 아이콘
네. 그렇기 때문에 태영호씨였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핵사찰을 받아들이면 북한 인권의 실태가 공개될 것이기 때문에 무작위적이고 사전통보 없는 사찰을 북한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했던 것 같네요. 북한의 사찰에 대한 거부감은 국제식량기구가 식량원조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는지 보겠다고 요구했었는데, 가장 심각한 함경도 지역에 대한 사찰을 거부했었다는 데서 알 수 있죠.
18/05/25 08:21
수정 아이콘
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나 없고 저들의 행동과 결과 하나하나에

이렇게 조마조마해야 한다는것이 슬프네요

일단 그나마 가장 긍정적으로 북한이 나와줘서 다행이긴 하지만..
18/05/25 08:26
수정 아이콘
그냥 단순 개인 음모론이라면 풍계리 말고도 북한이 빼돌린 핵시설이나 장치가 있어서 미국이 그것을 파악하고 밀당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순전히 제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너무 뜬금이 없어서 별별 음모론이 다 생각나네요.
부디 밀당없이 서로 다 까고 안전하게 진행했으면 국민들 심정이 더 불안하네요.
18/05/25 09:28
수정 아이콘
풍계리는 이 논의와 아무 상관 없습니다. 핵실험장은, 그냥 실험장이에요. 문제는 핵 제조공장이죠.
하심군
18/05/25 08:3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북한의 군 반응인데...
18/05/25 08:39
수정 아이콘
그건 저희가 알아낼 방법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킹보검
18/05/25 09:10
수정 아이콘
옛날 조선시대였으면 트럼프한테 최선희 목을 보내서 사과하고 외교관계 맺자고 해야 할 분위긴데요.
어차피 미국 북한 관계가 공화당 민주당 차원에서 주도하는게 아니라 트럼프가 독고다이로 뛰는거라 트럼프 기분만 맞춰주면 술술 풀릴것인데 왜 간을 봐가지고 ;;
18/05/25 09:13
수정 아이콘
트럼프가 원카드 하다가 마지막 한장 남은건가요 ㅠ
18/05/25 11:17
수정 아이콘
북한이 먼저 원카드 외쳐서 한 장 다시 먹었다고 합니다. ㅠㅠ
고타마 싯다르타
18/05/25 09:55
수정 아이콘
미국이 한미동맹에 예의를 밥말아 먹어도 한국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으니 미국이 한국 체면을 고려할 필요가 없을거 같네요.
미국이 한국에 통보안해준다고 해서 우리가 이렇게 된 이상 광해군처럼 중립외교 한다면서 중국 러시아 친해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미국이 강경하게 해도 한국이 독자노선으로 평화분위기 유지하자 남북끼리라도 경제협력 개성공단재개 금광산관광하자 할 수도 없어요.
그저 한국은 미국을 따라가야할뿐 미국이 한국에 쫑줘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강미나
18/05/25 10:10
수정 아이콘
지금 미국 분위기는 펜스나 네오콘이 문제가 아니라, 미 의회 내에선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북한과의 회담을 다 싫어하는데
트럼프 혼자 노벨상 + 재선 욕심에 뛰어들었다고 보는 게 정확한 상황이라.... 트럼프 입장에선 대내적인 반대와 냉소를 무릅쓰고
독고다이로 회담에 임하는 상황인데 북한이 평소의 미국 대하듯 간보기를 하니 이렇게까지 회담할 생각이 안들었던거죠.

지금 이럴거면 내가 왜 의회 욕을 먹어가면서 회담을 해 때려쳐 하는 분위기라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오면서 달래주지 않으면 진행이 쉽지 않아보여요.
18/05/25 18:25
수정 아이콘
노벨상/재선보다는 중간선거가 더 옳은 설명일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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