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가 높이 솟아있으며, 스타벅스와 쉑섹버거도 들어와있습니다. 자본주의가 곳곳에 스며들어있고 한때 국영백화점이었던 “굼” 백화점에는 루이뷔통, 프라다, 아르마니가 입점해서 일반인들은 감히 쇼핑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급 부티크로 변했습니다. 심지어 공산주의의 심장인 붉은 광장에서는 레닌이나 스탈린 분장을 한 사람들이 사진 찍으면서 돈을 요구하기도 하죠. (참 아이러니 하죠 크크)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소련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로 도시를 하나로 연결시키는 지하철, 그리고 관공서에서 이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지하철이 매우 인상적인데, 지하철 역 하나하나가 미술관이니 박물관을 연상케합니다. 웅장함과 화려함은 가히 루브르나 내셔널갤러리에 못지 않습니다. 과거 소련이 프로파간다 목적을 위해 지었다고 하는데, 동시에 유사시 방공호로 사용할 수 있을만큼 실용적이기도 합니다.
지하철역을 돌아보면, 소련의 역사, 그리고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는 자부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천장에는 어머니 러시아가 나치독일을 밟은 모습을 그린 모자이크를 볼 수 있으며, 또한 소련군이 베를린에 입성하는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 벨라루스카야라는 역에는 벨라루스의 전통적인 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소련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또 지하철의 문양자체도 벨라루스의 전통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제2차세계대전인 거 같네요. 크렘린 궁 앞에는 이름모를 용사들을 기리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는데 이곳은 대통령 직속부대가 지키고 있습니다. 나치독일에 맞서 소련은 자그마치 2천만명 희생되었는데, 이들을 위해 공동묘지(?)를 마련한 것이죠. 그리고 그곳을 기준으로 나란히 주요 격전지를 기리는 비석이 쭉 나열되어 있는데 레닌그라드, 스탈린그라드, 키에프, 스몰렌스크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헌화를 합니다.
러시아인들이 대조국전쟁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심지어 한 지하철의 문은 1941-1945라고 도색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러시아 현지인 가이드도 지하철역의 역사와 대조국전쟁에 대해 설명할 때 뭔가 숙연한 표정을 지었는데, 자기 조부의 가족들도 여럿 희생되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엄청나게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마지막까지 버틴 러시아인의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영감의 원천이 된다고 합니다.
한편 소련과 공산주의에 대한 자부심도 읽을 수 있는데, 지하철역 곳곳에 쇠낫과 망치 문양을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현재 러시아 외교부 건물에도 공산주의 문양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 자체가 사실 압도적인 위압감을 주긴하죠. 엠파이어 스테이트와 하위호환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소련은 미국과 세계를 양분했던 초강대국이었고, 그 영향력은 지대했으니 자부심을 가질만 합니다.
그런데 원래 지하철역 곳곳을 장식했던 스탈린의 동상이나 모자이크는 모두 사라졌는데 흥미롭게도 소련 붕괴한 후 제거한 게 아니라 스탈린 후임자 흐루쇼프가 제거했다고 해요. 갓갓 흐루쇼프!!
모스크바는 무척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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