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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2/11 15:03:32
Name 현직백수
Subject [일반] 두번째 휴가를 나와 첫 여자친구와 헤어진 군인이 엄마 품속에서 으어어엉 하고 울었는데 그것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고 그 이후로 엄마한테 한번도 그 이야기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았다.

엄마도 딱히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는 거보니

나의 부끄러움은 엄마의 몫이었는지도 모른다.


입대 9개월만에 두번째 휴가를 나왔다.


2년가까이 사귄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은 너무 당연했고

뭔가 모성애가 가득해보이는 친구라 언제나 내 여자친구일 줄 알았다


점심~오후 데이트를 하고 친구들을 만나러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자주 하는 친구도 아니고, 버스탄지 얼마 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불안함 : 놀라움 = 5:95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전화를 받았는데


"여보세요? "

이후 고작 4초정도 흐른 정적동안 그 비율은 반대가 되었다.


헤어짐이란것을 경험해본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그것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동갑이었던 친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백수야... 나 이제 너 안좋아하는 것같아. 너무 미안해"

그리곤 울었다.


버스의 빨간벨을 겁나게 누르고 다음정거장에 뛰어내려

다시 성신여대로 돌아갔다 .


그때 어디서 내려서 어떻게 갔는지 기억은 아예 없다.

뇌가 하얘지는것이 그런느낌인가

하나는 기억난다.

만나기로 했던 대학동기들중 한명에게 전화를 걸어

" 나 여자친구랑 헤어질 것같아 오늘 못볼것같은데 "

라고 말했고 그 친구는 더 안묻고 잘다녀오라고 말하고 끊었다.


어떻게든 잡고있어야만 할 것 같아

휴가나오기위해 모아뒀던 월급을 싹다털어

칵테일바를 처음 갓다.

맛도 딱히 없고 비쌌는데 세 잔은 시킨 것 같다. 젤 독한걸루

아직도 내가 칵테일마시면서 세잔을 먹어본 적은 없다.


결국 돌아선 친구의 마음을 다시 돌리지 못하고 어영부엉 보내주고

집에 돌아와서 엄마를 보고 눈물이 났다.

질질짜기 시작하다가 엄마에게 안겨서

"엄마 으어으어 개가 으어으어 나랑 으어으어 헤어지재 말이돼? 으어어으ㅓ"




지금 보면 참 말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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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베스트
18/02/11 15:05
수정 아이콘
어째서인지 두번째 휴가를 나와서 먹었을듯한 치킨 사진이 있기를 기대했......
어두운하늘
18/02/11 15:08
수정 아이콘
주위에 대해 어리광이 좀지나쳤다고 해석해야 할까요
현직백수
18/02/11 15:09
수정 아이콘
한 때 그런적이 있다는 것으로.....ㅜㅜ
18/02/11 15:09
수정 아이콘
저도 상병 3개월였나 4개월차에 헤어지자고 하길래
헤어졌다가
CC였던터라 복학하고 학교에서 얼굴보다보니
다시 정들어서 만나서 지금도 만납니다

왜 그랬을까...
현직백수
18/02/11 15:16
수정 아이콘
...노코멘트를
마그너스
18/02/11 16:31
수정 아이콘
한편으로는 부러우면서 한편으로는 크크크크 오묘한 감정이 드네요
18/02/11 17:10
수정 아이콘
치직... 경위님 절대로! 치직...
Finding Joe
18/02/11 15:10
수정 아이콘
전 하나밖에 없던 동기가 일말 휴가 복귀했을 때 반기러 갔다가 엄청 침울해있는 거 보고 놀라서 물어보니 헤어졌다고T.T

...그리고 그 친구는 상말 때 부대 내에서 일하던 젊은 여성 군무원 한 명에게 대쉬해서 잘 사귀었습니다.
VrynsProgidy
18/02/11 15:19
수정 아이콘
그 데이트 할때 삘이 안오셨나요?
저는 왔는데...
현직백수
18/02/11 15:20
수정 아이콘
그...돌아보면 삘이 옵니다. 아..그래서그랬구나

하고...당시엔 눈치 꽝이라 흐흐
18/02/11 18:33
수정 아이콘
저는 끝까지 몰랐다는 크크크
18/02/11 15:20
수정 아이콘
100일 휴가 3일차에 보기 좋게 차이고, 다음날 KTX 타고 울산 내려왔을 때 중대장에게 보고를 하는데 ...
'RedSkai야, 여친 잘 만났냐'
'에.... 잘 안됐습니다'
'(......) 야, 나 오늘 빨리 퇴근할테니까 바보사거리로 나와!'

100일휴가 복귀 전날 밤에 소속 중대장과 새벽 2시까지 술 퍼마신 분 있으면 나와보십쇼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제가 집도 울산, 부대도 울산인데다, 중대장이 살던 군인아파트가 울산대 근처라 가능한 이야기였죠.... 그 중대장은 전역하고 미국 갔는데 잘 살고 있으려나....)
현직백수
18/02/11 15:21
수정 아이콘
전 복귀할때 담담하게해서 걍헤어졌다그랬는데
관심병사취급 은근히하던데요...일주일만에 풀렦지만 ㅜㅜ
18/02/11 15:24
수정 아이콘
그 시기에는 아마 진짜로 관심병사로 등록해서 관리했을걸요? 여자친구와 헤어진 건 신상에 큰 변화라...
18/02/11 15:36
수정 아이콘
저도 당직서는날 전화통화하다 헤어진거라
전화끊고 당직실 돌아갔더니
사령이 인사치레로 요새 별일은 없고?

이러는거에 5분전에 여자친구랑 헤어진거 말고 별일 없습니다

이랬다가
일주일짜리 관심병사 목록 들어갔습니다

그런거 들어가면 좀 내비두나 싶었는데
아무차이 없더군요
열심히 워드치고 빈 시간에 나가서 공구리 비비고
솔로13년차
18/02/11 18:48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와 헤어지면 당연히 관심병사입니다.
관심병사가 지금은 뭔가 수준이하의 병사로 취급받습니다만,
말그대로 간부의 '관심대상'인 병사거든요.

본래 병사가 건드리면 안됩니다만,
군대가 다 그렇듯 관심병사 관리를 제가 했었는데요.
저도 여친과 헤어졌을 때 중대장이 대놓고 절 관심병사로 올려놨었습니다.
지니팅커벨여행
18/02/11 23:03
수정 아이콘
일주일만에 풀리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아마 다음 휴가 때까지였을지도...
저희 부대에선 그랬거든요;;
VrynsProgidy
18/02/11 15:22
수정 아이콘
댓글만 봐서는 좋은 중대장님 같네요
18/02/11 15:26
수정 아이콘
저한테는 좋았죠. 자대 전입하고 선임들한테 들었을 때는 개돌I라고 했는데, 저 갔을 때는 말년이어서 그랬는지 (ROTC로 6년 4개월 채우고 전역했지요) 저한테 되게 잘해줬어요... 왜 그랬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지만 크크크크크
아저게안죽네
18/02/11 15:46
수정 아이콘
울산 부대면 127연대인가요.
18/02/11 21:56
수정 아이콘
예 맞습니다. 본부는 아니고 예하대대 출신입니다 :)
연어초밥
18/02/11 15:41
수정 아이콘
솔직하고 좋은 글이네요.
La La Land
18/02/11 15:42
수정 아이콘
제목이 웃기지만 내용은 슬픈 내용이군요
마그너스
18/02/11 16:31
수정 아이콘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괜히 먹먹하네요
고전파
18/02/11 17:01
수정 아이콘
라노벨같은 제목 크크
Gregory Polanco
18/02/11 17:54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D1X2NBnQKlY

떠오른 노래입니다
물리쟁이
18/02/11 18:11
수정 아이콘
제목 크크
카발리에로
18/02/11 18:47
수정 아이콘
제 군대시절 동기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약 5년을 사귀었는게 그놈의 군대 와서 8개월만에 깨졌었다고......한 두, 세 달간 생활관에 멍하니 서있는 모습 볼 때마다 쟤 뭔 일 나는거 아닌가 하고 정말 불안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22raptor
18/02/11 19:37
수정 아이콘
위추드립니다
18/02/11 20:08
수정 아이콘
돌아보면 이불킥할 일들이 많죠..
그래도 두 번째 휴가까지는 잘 사귀셨네요
저는 자대배치 된지 얼마 안돼서 이별통보 받고
100일 휴가 나와서 알고 지내던 친구랑 어쩌다 보니 사귀게 됐는데
돌이켜 보면 그 친구가 군생활에 이래저래 큰 도움이 됐으니 전화위복..
18/02/11 20:19
수정 아이콘
첫면회온 여친이 이별통보해서 질질 짜던 1달선임 기억나네요. 너무 안쓰러웠음 진짜 ㅜㅜ
18/02/12 00:12
수정 아이콘
제목만 봐도 느껴지네요. 잘은 모르지만 그나마 휴가 나와서 이별을 통보 받은 게 잘 된 일이죠? 엄마라도 옆에 있으니 다행이지 군대 안에서 그랬으면 상상만해도ㅜㅜ
근데 생각해 보면 저도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아요. 군대가 그렇게 힘든줄 몰랐어요ㅜㅜ
신공표
18/02/12 13:25
수정 아이콘
힘들어 죽을 것 같은 병사의 심정도, 기다릴 수 없는 여자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결국, 인생의 황금기에
데려가서는 노예처럼 부려먹고 제대로 된 대우도 안해주는 군대가 문제인 걸로.
간바레
18/02/12 17:32
수정 아이콘
역시 마법의 일말상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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