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2/03 21:54:28
Name 싸구려신사
Subject [일반] 서울에서 대구까지 ...
안녕하세요. 싸구려 신사입니다.

다른 게시판에서는 종종 글을 써 왔지만, 자유 게시판에는 처음 글을 남겨보네요.
요즘에 과거의 회사생활을 돌이켜 보니 잡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비유를 통해 다른사람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남기려 합니다.^^

글솜씨가 없기 때문에 걱정이 되긴하지만,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피드백 해 주신다면
매우매우 감사하겠습니다 !

------------------------------------------------------------------------------------------------------
이놈의 회사에서 나의 존재가치를 부여하려면 어찌되었건 뭔가를 해야한다. 내 기준으로 보면, 담당 아이템에 대해서 새롭고 멋진 무언가를 만들어야만 하는 미션을 수행해야한다. 즉, 그 누구도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서울에서 대구까지' 무사히 이동해야 한다는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우선, 기존에 무수히도 많이 해 봤던 '서울에서 경기도까지'의 이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해 본다. 그리하여 '자동차라는 운송수단'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면 된다는 답을 얻었다. 완벽했다. '고속도로를 자동차로 달리면' 되니깐.

이 회사에는 나보다 높은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나만의 그럴싸한 계획에 대해서 거칠고 매섭게 물고 늘어지기 시작한다. (1)어느 고속도로를 타서 대구까지 갈거냐? (2)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비싼데 금액 감당이 되냐? (3)왜 하필 자동차냐? 운송수단에는 자전거, 기차, 버스 ... 많잖아? 등등.

* 부연설명 하자면, (1)번 문제 제기를 할 때 단순히 저 한마디만 오가는게 아니다. 한 명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내가 충분한 답을 하지 못하자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거든다.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타고, 경북을 갔던적이 있어요, 중부내륙 타면 될거예요.', ' 경부 고속도로 타고 가면 될껄요?' 등 각 자가 (동일하지 않은) 유사한 경험을 토대로 이래봐라 저래봐라 한다. 진짜 내보고 우짜라고?

'아, 고속도로에도 여러 종류의 고속도로가 있구나. 그 중에 나는 합리적인 고속도로를 선택해서 대구까지 가야하는 것이구나'
너무나도 허술했던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민망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신이 그렇게 잘 알면 어느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하는지 알려줘', '돈도 얼마나 드는지 알아 봐주고, 기차를 탈지 버스를 탈지 말해달라고!' 라고 (속으로) 외치며 고개를 숙인다.

나는 더욱 그럴싸한 계획을 준비한다. 준비 해야만 한다.
어느 고속도로를 통해서 대구까지 가야할지 찾아 본다. 오랜 검토끝에 경부 고속도로를 통해 갈 수 있는 방법과 중간에 상주청원 -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경유해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 두가지 방법이, 거리와 이용료도 매우 비슷함을 확인하고 머릿속에 꾸욱 담는다.
이로서 나의 계획은 완벽해졌다.

'경부 고속도로를 통해서 대구까지 가는게 가장 좋은 방법임을 증명할 수 있어? 확신할 수 있어?' 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물고 늘어지기 시작한다. 내가 검토했던 방법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은 했지만, 저렇게 물으니 얼어버리게 된다. 다시 생각해 보니, 나의 뇌피셜을 가미하여 계획을 말했던 것 같다. 쏘아붙일 때는 그 순간을 넘기기 위해 들은 내용들을 전부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했지만 혼자 남아서 막상 해보려하니, 이딴걸 왜 해봐야 하나 싶다. '아까 물어나 볼 껄' 뒤늦은 후회를 해 보지만, 이제 와서 다시 묻기는 뭔가(?) 타이밍이 안 맞는 것 같다.

이러는 와중에 출발은 해야하는 상황이 닥쳐버렸다. 어떻게 출발할지 물어본다면, 위에 나열했던 수많은 얘기들을 다시 한 번 해야하고, 얘기한들 답이 나오지 않을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에 우선은 (언급은 했으나 결정 된 바 없는)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하행한다. '고속도로 갈아탈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제발 좀 늦게 왔으면...'  바라면서 말이다.
------------------------------------------------------------------------------------------------------
글을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내일 이어서 써보려합니다.
혹시라도 너무 무리한 비유로 많은 분들이 생각하신다면 더이상 쓰지 못할수도 있겠습니다. 흑흑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싸구려신사
18/02/03 22:01
수정 아이콘
글을 쓸 때와 글을 올리고 나서 읽을 때가 느낌이 너무 다르군요.
Cazellnu
18/02/04 00:30
수정 아이콘
경험만한게 없죠
경부 영동 중부내륙 경부 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5705 [일반] 일본 아베 총리, 올림픽 이후 조속한 한미연합훈련 실시 요청키로.. [66] 光海8941 18/02/04 8941 6
75704 [일반] 2017 모터쇼 뒤늦은 후기 1편 (데이터,스압) [21] 소시10292 18/02/04 10292 5
75703 [일반] [암호화폐] 저점 찍고 반등중이라는데 지금 들어가면 어떨까? [66] TheGirl16621 18/02/04 16621 6
75702 [일반] 최교일과 안태근. 가해자의 이름이 사라지는 마술. [82] 곰주12941 18/02/04 12941 36
75700 [일반] [팝송] 크랙 데이빗 새 앨범 "The Time Is Now" [5] 김치찌개5880 18/02/04 5880 0
75699 [일반] 너무 오른 공단기 수강료와 2배수 정책 [67] style29631 18/02/04 29631 3
75698 [일반] [정보]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도 자녀할인특약이 생겼습니다. [11] 인간흑인대머리남캐8382 18/02/04 8382 0
75697 [일반] 서울에서 대구까지 ... [2] 싸구려신사7067 18/02/03 7067 3
75695 [일반] [뉴스 모음] 개그콘서트 녹화장(?)이 된 원내대표 연설 외 [46] The xian14974 18/02/03 14974 38
75694 [일반] 도종환 장관의 무능? [121] 세인12501 18/02/03 12501 16
75693 [일반] 방금 빵사러 가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네요. [59] Tyler Durden19292 18/02/02 19292 1
75691 [일반] 다키스트 아워 / 올 더 머니 [5] Rorschach6146 18/02/02 6146 1
75690 [일반] [단독]수도권 GTX '노인 무임승차' 없애 민자 철도사업 적자누적 막는다 [96] 군디츠마라16222 18/02/02 16222 1
75689 [일반] 일본여행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190] shangrila4u43111 18/02/02 43111 29
75688 [일반] 서지현 검사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에 관해서 [147] 트와이스 나연13377 18/02/02 13377 11
75687 [일반] 똥이 누웠다. [4] RookieKid6362 18/02/02 6362 8
75686 [일반] 국민의당x바른정당 통합신당명 "미래당" 으로 확정 [108] 발적화11844 18/02/02 11844 1
75685 [일반] 채널A의 평창단일팀 관련 인터뷰 논란 [226] 이영나영217998 18/02/02 17998 8
75684 [일반] [영화] 원더 휠, 우디 앨런, 김빠진 유진 오닐의 희곡 [10] herzog5778 18/02/02 5778 0
75683 [일반] 스마트폰을 이용한 암표 해결 방법 아이디어 [61] 홍승식11273 18/02/02 11273 0
75682 [일반] 군대가기직전 이틀동안 인터넷에서 고민상담해 준 이야기 [14] VrynsProgidy7153 18/02/02 7153 14
75679 [일반] 10년전 딸아이 출산 기억 [73] 영혼의공원8757 18/02/01 8757 13
75678 [일반]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시사회 후기 [48] CastorPollux11515 18/02/02 11515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