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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06 19:00:30
Name 아점화한틱
File #1 20170506_182515_1.jpg (877.8 KB), Download : 58
Subject [일반] 갑상선기능저하증과 티록신수치


예전 어렸을적에 완전 깡말라서 안쓰러워보일정도였던 제가 기억납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계곡등지에서 발가벗고 물놀이하는 사진이 있는데, 마치 며칠 굶긴 사람처럼 깡말라있었죠.

뭐 먹는것도 온 집안을 다 뒤져서 찾아먹는 등 식욕은 엄청 왕성했었죠. 그러던 어느날 초등학교 5학년쯤때인가 여름에 가족들끼리 간단히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게 되었는데, 천장을 보니 파리가 날아다니는게 영 찝찝해서 계속 올려다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제 모습을 보고계시던 아버지가 제 목이 뭔가 부은 것 같다면서 병원을 가보게되었죠. 그 덕분에 다소 일찍 제가 가진 병을 알게되었으니 천운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아버지 감사...)

진단결과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하덥니다. 씬지로이드라는 레몬색 작은 알약을 하루에 1알씩 먹어야한다더군요. 뭐 가끔 어쩌다 까먹는 날도 있곤 했지만 약을 먹으면서 딱히 뭔가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쯔음, 대학병원에서 한번 약을 중단해보자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갑상선호르몬을 자가생산할 능력이 있는건지 시험해보려 했던걸까요.

충격적인건, 한달정도 약을 끊은동안 무려 20키로가 쪘습니다.(중2 어린애에게 20키로면...) 원래 깡말랐던 몸은 살집이 올랐고, 한창 성장기였던 저에겐 꽤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남겼죠. 지금까지도 뭐 다 빼지는 못할정도로... 투약을 잠깐 중단해보는 전략은 처절히 실패한 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먹던 약은 평생 먹어야할거라고 의사가 그러더군요. 컴플렉스였던 몸무게는 그래도 키가 182정도까지 크고 근육도 운동하는대로 잘붙는 타입이어서 2년전에 한두달 헬스장 다녔던걸로 어느정도 만들어놨기에 몸매에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다만 요즘들어 추위를 잘타고 무기력하고 먹는거에 비해 살도 잘붙어서 갑상선문제부터 의심하게되었지요. 그래서 이틀전 피검사를 해봤고 그래서 나온게 첨부한 사진입니다. 왼쪽이 1년전 혈액검사결과, 오른쪽이 이틀전 혈액검사결과...

콜레스테롤은 요즘 술도 자주마시고 기름진음식을 많이먹기에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는 생각합니다.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를 좀 하다가 최근에는 다른 일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냥 이것저것 다 먹었어서... 이젠 식이조절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TSH란의 수치가 1년 전 1.28에서 지금 18.5로 급격하게 늘었네요. 약도 평소처럼 레몬색 씬지로이드 2알씩(어렸을땐 1알씩이었지만 점점 늘려서 지금은 2알...) 먹고있는 등 티록신수치가 저정도로 급격하게 변할만한 유인이나 변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도 무려 15배정도(...)가 확 늘어버리니 당혹스럽네요. 일단 병원에서는 먹던 씬지로이드를 매일 0.5알정도 더먹으라고 하는군요. 그리고 한달 뒤에 다시 혈액검사하러오라고.

건강이 안좋아지다보니 최근에 다소 방탕하게 막살아버린 제 자신을 돌아보게도 되고... 급 우울하고 싱숭생숭하네요. 창밖을 봐도 미세먼지때문에 하루종일 뿌옇고 참.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해봤습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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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야한다
17/05/06 19:27
수정 아이콘
아이고 건강 유의하세요.
아점화한틱
17/05/06 19:4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다시읽어보니 글 참 못쓰네요 ㅠ 요즘 유행하는 의식의흐름기법인가...
17/05/06 19:47
수정 아이콘
와이프가 임신준비하는데 저하증으로 임신수치보다높다고 매일 약을먹고있는데요.
평생먹게되는건아닌지 걱정되네요
아점화한틱
17/05/06 20:14
수정 아이콘
저같은경우에는 만성적인 평생질환이라 평생먹어야하지만 다 그런건 아니니까요. 출산 후에 다시한번 진단받아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다행히도 임산부에게 부작용이 거의 없이 안전한 약이라고 하네요.
냐옹이
17/05/06 20:26
수정 아이콘
저도 결혼준비하며 받은 스트레스때문에 생겼었는데요, 거의 2년 정도 약 먹다가 점차 약 먹는 양을 줄여가다가 지금은 안먹고 있습니다.
아점화한틱
17/05/06 20:31
수정 아이콘
오 축하드립니다. 부럽네요.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게... 근데 반대로말하면 결혼준비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시킬만큼 스트레스받나요? ㅠ 저도 지금 여자친구랑 3년내로 결혼할생각인데 겁나네요 크크
마리아나스
17/05/06 20:43
수정 아이콘
그 이상의 스트레스일 수도 있는 경우를 주변에서 몇 번 본 입장이라..
언어물리
17/05/06 20:45
수정 아이콘
저는 만성두통환자입니다. 몸이 아프시다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 정말 슬퍼요. 몸건강이 안 좋아지면 정신도 힘들어지더군요.
건강 나아지시길 바래요. 이 말밖에 못 해드리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아점화한틱
17/05/06 20:49
수정 아이콘
부끄럽긴요 감사하죠. 오늘 결과나온거보고 싱숭생숭해서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한건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어물리님도 차도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설사왕
17/05/06 23:02
수정 아이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아니라 항진증에 걸리신 것 아닌가요?
갑상선이 커져서 지나치게 output이 많아져 몸무게가 빠지는 게 항진증이고 output이 적어서 몸무게가 늘어나는 게 저하증인데요.
저도 옛날에 기능 항진증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운동이였습니다.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약 복용 꾸준히 하시고 운동 열심히 하시면 분명히 큰 차도가 있을 겁니다.
아점화한틱
17/05/06 23:07
수정 아이콘
살이 급격하게 찐 것, 무기력증, 오한 등 전형적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증상입니다. 먹는것에 비해 아웃풋이 적어서 몸무게가 잘 늘어나지요. 그걸 씬지로이드로 억제시키고 있는거구요. 운동을 워낙 싫어하는 게으른 성격이라 ㅠㅠ 좀만 해도 근육이 쉽게붙는 체질이라 맘잡고 3달만 하면 확바뀌기는 할텐데 역시 의지력 약한 저로써는 절레절레입니다... ㅠ 그래도 적당히 걷기운동정도는 많이 하고있어요. 더 늘려봐야겠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설사왕
17/05/07 00:27
수정 아이콘
제 말은 어렸을 때는 식용은 왕성했는데 삐쩍 말랐다고 하셔서요. 게다가 목에 있는 갑상선이 커져 만져지는 건 전형적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 증세입니다. 그런데 진단 결과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고 하셔서 이상해서 말씀드린 거구요.
지금은 거꾸로 살이 급격하게 찌셨다면 그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맞습니다.
모..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저도 한참 안 좋을때는 정말 심각해서 화장실도 혼자 못 갈 정도였고, 몸에 힘이 없어서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쓰러진 적도 몇 번 있습니다. ㅠㅠ
그 때는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스스로가 비참했었죠. 똥 마려운데 화장실을 혼자 못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람마다 치료 방법이 다르겠지만 저는 운동을 좀 하고 몸무게를 줄여서 지금은 전혀 약을 먹지 않고 있습니다.
약 먹은지 한 7년 이상 된거 같네요.
꼭 완치하시길 기원합니다.
자유형다람쥐
17/05/07 00:08
수정 아이콘
TSH가 증가했다는 의미는 항진증이 생겼다는 게 아니고 기능저하증이 악화된 걸 의미할 텐데요.
TSH는 Thyroid Stimulate Hormone이니까 갑상선을 자극해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지금 갑상선 호르몬이 제대로 안 나오니까 TSH가 과도하게 분비되는 겁니다.
갑상선 호르몬을 의미하는 수치는 Free T4를 보는 게 맞구요. 갑상선이 비대해지는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능저하에 의해 정상요구치만큼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기 위해 커질 수 있습니다.
파블레테
17/05/06 23:25
수정 아이콘
전 항진증을 앓고 있는데 증상이 반대네요. 극심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이고 무기력한건 비슷한데 항진증은 살이 급격하게 빠지고 조금만 육체적으로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80kg이었는데 한창땐 50kg까지 빠졌었네요.
저는 메티마졸이라는 약을 심할때 하루 2알, 수치가 좀 돌아오면 한알 그리고 정상수준이면 몇년 끊었다가 다시 발병하면 약먹고 있는데, 비슷하게 약먹으면 괜찮아지지만 평생 안고가는 병은 맞는거 같네요.
약먹으면 괜찮아지긴 하지만 항진증은 그레이브스인가 하는 병이랑 같이 오는데 안구돌출은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도 돌아오지 않고 한번 바뀐 땀이 잘나는 체질은 고쳐지지 않아 여름이면 아주 곤욕이네요.
저하증은 군면제 사유가 아닌가요? 전 항진증이 군생활때 발병해서 의병제대 사유였는데 어렸을때 발병하셨으면 군면제신지가 궁금하네요..
아무튼 건강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아점화한틱
17/05/06 23:50
수정 아이콘
항진증도 무기력증 생기는군요. 안구돌출도 예전에 찾아봐서 알고있던 대로군요. 개인적으로는 항진증이 더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군관련해서는 거꾸로 항진증이 4급사유, 저하증이 5급 면제사유이더군요. 파블레테님도 항진증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버블티
17/05/07 00:12
수정 아이콘
제 친동생도 갑상선기능저하증을 가지고 있는지라 남의 얘기같지않네요. 제 동생의 경우는 어릴때는 씬지로이드를 하루에 여러알 먹었다가 성인이 된 후에 하루 1알로 복용량이 줄었던걸로 기억이 되서 한틱님과는 그점이 다릅니다. 평생 복용해야하는걸로 알고 있구요... 그래도 어릴때부터 꾸준히 약먹고 병원다닌 덕분인지 키도 잘컸고 별달리 큰 문제는 없었네요. 한틱님도 잘이겨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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