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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04 20:53:02
Name Cool Gray
Subject [일반] 책을 사는 것에 대한 설(說)
유게 164101번 글을 보고 좀 뜨끔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서 가볍게 썰을 풀고자 합니다. 글의 주제가 안 잡히고 난잡하더라도 이해해 주셨으면 하네요. 그래도 큰 틀을 잡아보자면, 책을 어떻게, 얼마나, 왜, 어떤 방식으로 사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네요.

뭐 이제는 모르실 분이 없지 싶은데 전 덕력이 상당한 편입니다(...) 기숙사 생활하고 있는데, 점심을 패스하고 하루에 한 끼만 먹어 가면서 번 돈으로 라이트 노벨을 미친 듯이 지르고는 하죠. 평균 한 달에 5만원 가량 쓴 것 같습니다.

시대도 좋아졌고 결정적으로 서울 살다가 지방으로 내려와버린 바, 시리즈물로 계속 나오는 라이트노벨을 사는 것 외에는 다른 책은 못 사게 되더라구요. 안 사는 게 아닙니다. 뭔 책이 있고 뭔 책이 좋은지 그 자리에서 볼 수 없어서 못 사는 것뿐이지... 변명이기는 한데, 제가 서울 살 때는 지금보다 책값이 더 들어갔습니다. 역사코너 가서 뭐 좀 재미있는 거 없나 하고 쓱 훑어본 다음 내용을 보고 괜찮겠다 싶으면 픽업. 그래서 5만원 써야지 하고 들어가서 7만원 쓰고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모르겠는데, 심지어는 교보문고 플래티넘 회원도 찍어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프라임 회원기준 + 10만원 정도? (반 년 동안 약 30만 원을 지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그 때는 통학을 했던지라 점심 저녁값을 모조리 없애는 게 가능했던데다가 따로 아르바이트하는 게 있어서 그 부수입이 있어 가능했던 이야기였겠습니다마는...

저 같은 장서 수집벽이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수집할 가치가 있느냐"입니다. (데하카?) 교보문고에는 정수가... 아니, 수집할 가치가 있는 책이 넘치고 넘칩니다. 거기 가서 한 시간만 서서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뭔 책을 사려고 했더라 하는 목록까지 싹 잊어버릴 만큼 재미있는 책들이 많아요. 그리고 이게, 개인적으로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는 것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내용을 모르니 어디 살 수가 있어야죠. 여유가 되면 모를까 앞서도 말했지만 전 점심 패스해 가면서 모은 돈으로 읽던 라노베 계속 사는 것만으로도 꽤나 버거우니까요(안 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내용이 암울해져도 중간에 끊을 수는 없어서).

제 방의 서재에서 전공서적 들어내고 남는 책의 절반 가량은 역사책입니다. 글쎄 기숙사에 있는 120여 권의 라노베를 집안에 다시 박아두고 계산하면 한 1/3 가량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어쨌든 재미있는 책 참 많아요. 이야기 미국사, 이야기 중국사,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전격전의 전설, 독소전쟁사, 만슈타인 회고록(Lost Victories - 물론 공식번역된 책이 없어서 영문판으로), 히틀러의 장군들, 조선 선비 살인사건(책 제목이 정확한 것 같지는 않은데 하여간 열여섯 가지의 살인 사건을 재미있게 풀어 쓴 책입니다), 로마인 이야기, 헨더슨 비행장 등등... 물론 편식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역설적으로 한 분야 내에서도 그만큼 재미있는 책이 널리고 널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걸 살 기회가 잘 없다는 게, 지방 사는 저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아쉬운 이야기가 될 겁니다.

빌리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시는 분이 간혹 계신데... 장서광으로써, 그 말은, 어쩌면 이과대생에게 "너 공대지?" 하고 물어보는 것과 동급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영 이해를 못 하기는 하던데, 이게, 빌려서 읽으면 책을 읽는 '맛'이 안 나요. 재미야 있죠. 그만큼 책이 흡입력이 있어야 또 빌려서 읽기도 하는 거니까... 근데, 내가 원할 때에, 아무 때에나 꺼내서 마음껏 뒹굴면서 읽을 수 없다는 게 그렇게 큰 심적 배리어가 되어서 돌아오더군요. 게다가 저 같은 경우는(이건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만) 한 번 빌리면 연체료를 2천 원 이상 물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더 빌리는 게 꺼려지는 것 같아요.

저에게 있어서 교보문고란, 학부 때 스트레스를 푸는 장소이자, 동경의 대상이자, 알아서 입꼬리가 올라가게 만드는 천국의 그것이었습니다. 이건 절대 과장이 아니에요. 일단 들어가면 엄청난 양의 책을 보고 감탄을 하고, 서서 책을 몇 권 집어본 다음에 계산대에 서서 (결제할 때 잠깐 표정이 일그러지긴 하지만) 나오면서 양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무거워서 비틀대며 나올 때의 행복감이란, 경험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유게의 내용을 이제 약간 이야기해 볼까요. 남자 대 여자 독서 취향이라는 글이었고, 그게 아마 남자 쪽은 라이트 노벨이 싹 쓸고 있는(...) 그런 내용입니다. 솔직히 그 현상에 일조를 하는 사람으로써(...) 이런 말을 하기에는 적잖이 부끄러운 입장입니다만, 너무 나쁘게만 바라보지는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조금 있어요. 물론,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책이라는 게 지성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그런 매체가 아닌 단순히 재미에 치중하는 매체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니까...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비록 역사 속에 남을 명저는 될 수 없을지언정 이런 것들이 먼 훗날에 우리 조상들은 이런 걸 보고 이런 걸 읽었으며 이렇게 생활했다 하는, 시대적 상황을 잘 설명해 주는 좋은 매체가 되지 않을까. 가벼운 글일수록, 재미에 치중하는 글일수록 거기에 투영되는 시대와 작가의 성향 또한 진하게 나타나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입장이라 이런 생각이 가능한 건지도 모르죠.

저 개인적으로는, 공부하기 위해 책을 산다기보다는 즐기기 위해 책을 사는 타입입니다. 게다가 포지션이 소위 말하는 안티-자기계발 포지션인지라, 대놓고 말하면 "조언은 감사한데 그건 당신의 방식이고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가렵니다" 하는 철저한 마이페이스인지라 괜히 읽으면 우울해지는 자기계발서는 눈길도 주지 않는 타입이죠. 사실 그래서 편식이 심한 것도 있구요. 그래서 역사책과 라이트 노벨만 죽자고 사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책은, 제가 옛날 이야기 좋아하는 것도 큰 이유이지만, 하여간 한 편의 잘 짜여진(그것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서 매우 재미가 있습니다. 주변에 역사 싫어하는 사람들이 태생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공계 대학원생)인지라 좀 더 튀어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문학소설보다 역사책이 더 재미있습니다. 문학소설은 있을 법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거라면, 역사책은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니까 현실감이 더하다고 해 두죠. 그리고 정말 솔직히 말해서, 라이트 노벨이 문학보다 재미있기는 합니다(...) 예외라면 뭐 여럿 있기는 하죠. 폭풍의 언덕은 한 열 번쯤 읽었고, 셜록 홈즈 시리즈, 그 중에서도 바스커빌 가의 개는 스무 번 넘게(단, 읽은 지는 좀 됐습니다) 읽었으니까요. 셜록 홈즈 시리즈는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자꾸 기숙사로 복귀할 때 들고 내려오는 걸 잊어먹어서 그렇지...

과학 관련 서적은 암호론 및 수학 쪽의 교양서적 몇 권과 물리 쪽의 교양서적 몇 권, 그리고 천체 관측 관련 책들을 읽은 걸 제외하면 잘 손대지 않는 편입니다. 일단 지식의 전달 자체가 너무 단편적인 탓도 있고, 게다가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이다보니 내가 그 분야에 대해 알고 싶으면 차라리 전공서적을 사자는 식이라서 말이죠 - 이 탓에 저는 화학과 주제에 Advanced Calculus나 PDE, 심지어는 Nuclear engineering(...솔직히 이건 정작 사 놓고 아직 읽지도 못했습니다만) 같은 책을 소장하고 있죠. 암호학 같은 경우는 일단 역사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다가, 무엇보다도 암호학 전공서적 같은 건 제가 아는 한 없는 관계로... 루돌프 키펜한, 사이먼 싱 등이 저술한 책이 재미있더군요. 코드브레이커는 노리고만 있다가 그새 절판 난 모양이구요(...) 천체 관측은,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천문학과에서 하는 게 아니라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망원경 들고 취미삼아 하는 것에 가까운지라... 그래서 교양서적도 많이 나온 거구요. 예전에는 88개의 별자리를 모조리 외우고 다니던 때도 있었는데, 그건 지방 산골짜기 살 때 이야기였고 서울에서는 뭐 그리 별 보는 게 힘들던지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많이 안다고 자부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하여간 이런 책을 제외하면, 소위 말하는 '심도있는' 책들을 구입해서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네요.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와 그의 강의를 모아둔 책인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이라는 책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저는 즐기기 위해 책을 사는 터라, 심도있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경제 관련. 그런 책이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저와 상극인 취향일 뿐이지... 그러한 책들이 갖는 위치의 중요성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88만원 세대라던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였나요, 뭐 그런 책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쩌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욱 악덕해진 기업 아래에서 착취당하며 등골이 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경제 사회적인 불평등을 조명하고 폭로하는 그런 책들은 분명 중요합니다. 근데, 이상하게 알면서도 잘 집지 못하게 되더라구요. 어쩌면 그건 책을 읽을 때만큼은 골치아픈 현실에서 벗어나서 꿈과 같은 이야기들 - 꼭 라노베가 아니더라도, 역사 속에 꿈 같은, 사람 설레게 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이를테면 카이사르의 개선식이라던지, (전쟁을 미화하는 것 같아서 다소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워지긴 합니다만) 롬멜의 할루시네이션 전술이라던지 - 속에서 지내고 싶은, 빙빙 돌려 이야기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현실도피를 좀 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 보네요.

그래서 저는 역사책을 사고, 라노베를 사고, 홈즈 시리즈를 샀고, 천체관측 책을 샀고, 암호 관련 책을 샀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재미를 위한 독서 생활이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그 탓에 저는 이번 달도 상위 구입 리스트를 저렇게 만드는 데(...) 적잖이 기여를 한 느낌입니다. 신작 라이트 노벨이 나왔다 하면 귀신같이 클릭질 몇 번 하고 책이 날아온 기쁨에 잠시 젖다가 곧 잔고를 확인하고 우울해지는 뭐 그런 거죠.

이 글은 결과적으로 보면, 변명인 건 맞아요. 올해로 스물 넷인데 나이도 먹을 만치 먹고 했으면 책으로 현실을 접하고 그걸 바꿔나갈 생각을 하는 게 옳지 않은가 하는 그런 뜨끔한 것도 있고. 이래서 한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이런 소리 나오면 정말로 깊게 뜨끔합니다. 내가 한국을 망치고 있나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하고... 하지만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저 같은 사람이 있으면 또 다른 사람이 있겠죠. 길게 책을 사는 것에 대한 설이라 쓰고 변명을 줄줄 늘어놓은 것은,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어떤 과정으로 책을 사는가를 알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결국, 저는 여러분들이 어떤 책을, 왜 사서 읽고 계시는지, 그게 궁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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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애인이 없다
13/07/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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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책을 산다는 이야기 공감합니다.
저도 한창 새벽에 퇴근할 때 주말마다 교보 핫트랙스 가서 앨범을 두세장씩 구입하기 시작한게 2011년 중순인데 벌써 160장이 넘어갔습니다.
그거 안 샀으면 저 돌아버렸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플래티넘 회원이 안될까요...ㅠㅠ
Cool Gray
13/07/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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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찍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저도 그거 어떻게 찍었는지 지금 생각해 봐도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13/07/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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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안해요. 재미있을거 같으면 사서 보는거죠 뭐. 흐흐
에세이나 자기계발서 빼면 모든종류의 책을 즐기는 편이라, 어떤 책을 봐야 한다 어떤 책이 좋다란 얘기 들으면 솔직히 코웃음이 쳐집니다
글에는 귀천이 없어요. 예전에 그 난리났던 귀여니조차도 생각해 보면 순정만화의 전형적인 히트공식을 아주 충실하게 소화한 스토리였죠
Cool Gray
13/07/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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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귀여니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렇게 히트를 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씀에는 크게 공감하는데, 막상 또 생각하면 정말 귀천이 없는 건가 싶기도 하고... 미묘하다고 해야 할까요.
13/07/0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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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자기계발서는 한 5권 정도 읽고 난 다음부터는 안 읽게 되더라구요..
13/07/0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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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보니 꽤 수준있는 책을 많이 읽으신 것 같은데 겸손이 지나치신 것 같네요 흐흐
Cool Gray
13/07/0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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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산 책이 전부 다 라노베라서...
sisipipi
13/07/0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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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존중해주시죠. - 이게 안되는게 아닐까... 저는 아예 다른 장르 책들은 안사고 스릴러 무협 판타지 라노벨 요정도만 사는데요. 굳이 제 책 취향에 대해 머라하는 사람있으면 "내가 재밌어서 재미로 읽는데 뭔상관이야" 그런말을 합니다. 누군 스포츠 보면서 스트레스 기타 즐거움을 얻는다면 전 장르소설을 읽으면서재미를 찾거든요. 취미 존중해주시죠. 이정도면 충분한거 아닌가요?
Cool Gray
13/07/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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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게 정말 어렵습니다. 취향이다 존중해 달라는 말은 하지만, 알 만큼 안다는 제 지인들도 때로는 받아들이기 버거워하더라구요...
Practice
13/07/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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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들은 삽니다. 단순히 보는 것 읽는 것 이상으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출판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죠.
13/07/0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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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는 것은 일년에 4~5권 빌리는 건 40~50권 정도 되는 것 같네요..도서관이 기숙사 가는 길에 있어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계속 이 패턴을 유지할 듯 하네요.. 그리고 최근 학교 도서관에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이라는 책을 빌려 읽었는데 엄청 재밌더군요. 너무 재밌어서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던 중 그 소설이 라노베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집중해서 읽기는 오래간만이였던 것 같네요.. 제 생각에 소설은 재밌으면 그걸로 된 겁니다.
KalStyner
13/07/0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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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가 02년 즈음에 런칭을 때부터 06년 정도까지 NT 레이블 달고 나오는 책들 다 사다 볼 정도였습니다. 이 사이에 두번정도 가격인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만원 한장에 소설책이 두권이었으니 나름 가성비가 높았었지요.
13/07/0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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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기하고 싶은대로 하시면 됩니다. 저도 그냥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학술서는 일단 가격이 문제라 한달에 한권....사면 많이 사는거죠. 일반소설이라던가 라노베라던가 만화책이라던가...
한달에 쓰는 책 가격은 좀 되는데 말입니다. 분류로 따지면 그런데 이번에도 비잔티움 연대기 양장본으로 구입하다보니 가격비율이 빵~ 크크크

그래서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집이 넓으신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서가 확장도 불가능한 상황이군요 -_-;;;; 제방 옆벽 뒷벽 반대쪽 벽까지 전부 책장인데 그 5단서가 남는 윗쪽까지 소형 나무박스 올려서
추가 서가로 써버려서... 이젠 더 사면 터져나갈것 같아요.. 그리고 지진나면 100% 책에 깔려서 사망... -_-;
Cool Gray
13/07/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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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는 이미 책장이 꽉 들어차서 위험 수위에 오르기 시작했고, 집에 있는 제 방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네요. 기숙사의 경우, 방이라도 옮길라치면 꼼짝없이 이삿짐 센터 불러오던가 아니면 미리 택배로 부치던가 해야 할 판입니다.
13/07/0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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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센터가 책을 보더니 추가금 더 내셔야겠네요.. 말 듣자마자 제가 싸서 집차로 옮겼습니다.. 40박스가 넘더군요. 그득그득 실어서 ;;
하지만 지금 이사하기전보다 책이 1.7배정도 늘었다는게 함정 -_-;;
13/07/0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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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래서 스스로와 약속했습니다. 생업과 관련되서 보는 서적 제외하고 1000권 마지노선 하자고. 그래서 1000권 넘어가면 가차없이 팝니다. ;;;;
이게 겨울엔 얇은 벽을 대체해줘서 좋은데, 장마철만 되면 종이냄새 때문에 숨이 막혀요. -_-
카엘디오드레드
13/07/0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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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책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책사서 모으는 것은 다른 많은 취미처럼 수집욕이 대부분의 이유더라고요.
사면 택배만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받으면 바로 읽는 책은 얼마 안되고 시간 날 때 들여다 보게 되네요.
엘에스디
13/07/0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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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는 물론 구매력이 있는 계층이지만, 넷덕후들의 호언장담을 믿으면 망한다... 라는 것 또한 진리죠...
책이든 게임이든 넷덕후들이 사준다고 주장하는 양의 반의반 정도 물량을 잡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3/07/0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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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력있는 덕후와 넷덕후는 전혀 다른건데 출판사든 게임사든 이거 모르고 남초사이트들 눈팅하고 질렀다가 고생 많이 했죠. 흐흐.
2-30대 여성덕후동지들 끼고 가면 대박 안나는 게 없다는 건 진리입니다.
13/07/0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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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사지도 읽지도 않습니다. 읽을 거리는 인터넷에 널렸거든요. 그래서 읽고 싶은 욕망은 모두 해소가 됩니다.
물론 책하고는 다르죠. 근데 굳이 책을 '돈 주고' 사서 읽을 유인이 없는 거 같네요.
예전에는 이론물리학 책(교양서적) 사서 읽었었는데 그것도 요새는 내용이 다 비슷비슷해서 관심이 사라지더군요.
펠릭스
13/07/0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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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한창 책을 읽었던 시기가 이미 10년은 지난 이후라서.. 트랜드에 뒤쳐졌을까 하는 두려움이 좀 있습니다. 지금도 21세기 책을 보고 있으면 가끔 놀란다니까요. 왠지 모르겠지만 1990년대에 70, 80년대 책을 읽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희한하게 2000년대 발행된 책을 읽으면 신기해 하곤 합니다.
자전거세계일주
13/07/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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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책 사고, 읽는 것에 대한 이유에 대해 설을 푼 것 - 재미라고 표현하셨네요 - 처럼, 남들이 자기 계발 사는 것과 읽는 것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 주잔 얘기죠. 간혹 보면 PGR에 인문학 우월주의에 빠져서 단칼에 자기 계발류 도서들을 폄훼하는 다소 경솔한 글들이 보이더군요. 그러나저러나 서점에서 책들에 파묻혀 그 책들 들고 나오는 순간은 정말 꿀재미인 건 인정합니다. 제 경우 기독교 개혁에 관한 지식을 얻고 싶어 '에이든 토저'와 '부흥과 개혁사' 시리즈 다 구매하고 싶은데 돈이 없네요..흠.
jjohny=Kuma
13/07/0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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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과 개혁사 비교신학 시리즈 다 모으는 게 목표였는데, 사 놓은 것들도 다 읽지를 못하니...ㅠㅠ
Cool Gray
13/07/0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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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변에서 제게 거는 기대가 많은 축에 속하다 보니, 게임을 하면 너는 아직도 어린애들이 하는 거나 하냐, 만화를 사서 보면 너는 아직도 어린애들이나 읽는 걸 사서 보냐, 이런 소리를 하도 많이 들었거든요. 진절머리가 납니다. 비록 제가 본문에는 자기계발서나 경제 관련 심도있는 책은 저와는 영 맞지 않는다고 써 놓긴 했지만(놓고 보니 자기계발서 쪽은 조금 심하게 표현했네요.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걸 즐길 저와는 정말 다른 이유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사실 이 글을 쓴 것은 그런 쪽에서는 왜 그런 책을 사고 또 때로는 재미있게 읽는가에 대한 반응이 듣고 싶어서였습니다.
13/07/0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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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점에서 돈이 없네요는 핑계십니다 크크크크크크~
13/07/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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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런 것도 있습니다. 일반 책은 굳이 사지 않더라도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읽을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한데,
라노베는 보통 서점에선 랩에 싸여있고 동네 도서관에 신청해도 안들어오기 때문에(학교 도서관엔 들어왔었지만요) 결국은 사는 게 마음 편하죠.

.... 인데 왜 나는 라노베고 뭐고 닥치는대로 사들였던가-_-;
jjohny=Kuma
13/07/0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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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책을 읽을라고 샀는데, 점점 관심 있는 책을 수집하는 의미로 바뀌더군요. 물론 여전히 결제할 때는 읽을 생각으로 사지만, 막상 다 읽어주지도 못하고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책들이 안쓰럽습니다.

관심 있는 책이라고 다 사주지도 못하고 꼭 지금 당장 사고 싶은 거 아니면 나중에 사려고 장바구니에 박아 두고 있는데, 방금 보니 장바구니에 담긴 책값이 250만원이 넘었네요. 이 쯤 되면 사려고 담는 건지 장바구니에 수집하려고 담는 건지... 헣헣
Cool Gray
13/07/0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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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원이면... 못 되어도 200권 가량 된다는 말인데... 그 정도로 정보를 얻는 게 가능한 일이었나요; 저도 전쟁사 관련 책을 한창 탐독할 때에도 사 놓기만 하고 읽지는 못한 책들이 좀 있어서 매우 안쓰럽습니다. 에이스 파일럿 이야기라던지...
13/07/0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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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정보는 각 구립,시립,공립,국립도서관만 뒤적거려도 나오는게 책의 바다..
Cool Gray
13/07/0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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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도서관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탓도 크군요. 주말에 시간 나면 공대 도서관 들어가서 눈에 불 켜고 훑어야겠습니다.
jjohny=Kuma
13/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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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아니구요 흐흐
좋아하는 출판사 네다섯군데 신간만 가끔 훑어보면서 개중에 '사야겠다' 싶은 것만 골라 놓아도, 나중 가면 양이 방대해집니다. ㅠㅠ
멜랑콜리
13/07/0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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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훌륭하시네요.
켈로그김
13/07/0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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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책은 집계도 안될겁니다.
중고만화책이라서..
스테비아
13/07/0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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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여건상 사서 볼 수밖에 없었는데 달마다 10만원을 초과하려 해서..;;
장바구니 대신 보관함에 넣어둔 책들을 다시 도서관에 있는 책만 걸러내니까 한 200권 되네요.
취업할때까지 다 보려고 합니다. 아니 다 못보면 취업안해요 크크
runtofly
13/07/0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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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들 책 위주로 삽니다. 고인이되신 박완서작가님과 신경숙 성석제 하루키.. 그리고 문학상모음집을 사거나 빌려보고 맘에 들었던 작가의 신간이 나오면사고.. 신경숙작가는 별로였는데 부석사를 읽고 그 문체가 좋아져서 팬이되었어요.. 자기 계발서는 싫어하지만 장하준교수의 책들 같은 교양서도 가끔 삽니다.
13/07/0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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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글에는 귀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진명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를 같은 소설가로 묶는데 혐오감을 느낍니다. 물론 소설은 재미가 1순위지요. 다만 이미 재미를 갖춘 소설가운데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클래스가 다른것들이 있다고 느껴요.

스1의 이영호와 듣보잡 피시방리거의 실럭차이는 너무나 확연했잖아요? 책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래서 자기개발서에 혐오감을 느낍니다. 제대로 된책이 없어서요. 장르의 한계가때문이 아니라 지금 이시대의 자기개발서 장르의 수준이 형편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또 모르죠. 형편없던 비평계의 신형철이란 귀인이 등장한것처럼 자기개발서계에도 언젠가 귀인이 등장할지도요.
구밀복검
13/07/05 02:46
수정 아이콘
자기계발서 이야기는 접어두더라도 글(혹은 책)에 귀천이 있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세상천지 모든 물질에 우열이 있고 수준차가 있는데 책에만 없다는 건 무리죠. 오히려 이거야말로 책이라는 물상을 다른 대상들보다 <특별한 무언가>로 간주하는 관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죠. 책도 결국은 물질적인 것이고 물질은 우열이 있기 마련..책의 취향, 책을 고르는 기호에 우열이 없을 따름이지 책 자체에야 우열이 있죠.
Cool Gray
13/07/05 03:52
수정 아이콘
심정적으로는 글에 귀천이 없다고 하고 싶지만, 결국에는 수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잘 짜여진 한 편의 완벽한 글과, 내용도 전개도 없는 허투루한 글이 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같은 역사책이라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수작 반열에 넣을 수 있는 반면 환단고기는 책을 펴낸 종이가 아깝듯이 말이죠... 다만, 개개인의 취향의 차이를 책의 귀천에 반영하는 모습은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구분하기도 쉬운 건 아니고...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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