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상상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저는 이것저것 해보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생각했던 건 'AI를 활용해 자소서를 첨삭하다가, 묘하게 자소서에 환각 현상이 발생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니까, 자소서를 쓰던 경험과 환각이라는 경험을 섞어서 묘하게 반쯤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던 겁니다.
처음 그래서 들었던 아이디어는, 제가 자소서에 써야할 '제가 느낀 바'에 대해, AI의 첨삭이 굉장히 '오묘한' 단어를 선택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가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가 탐색해보지 않았던 감정과 생각에 대해 AI가 대신 '깨닫게' 되는 구조면 어떨까란 상상을 덧붙여서요.
문제는 여기였습니다. 그러니까, 경험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뭐 복잡 다단한 다양한 사례들을 어떻게든 끌어올 수 있을텐데, 그 '오묘한' 단어 선택이 굉장히 어려운 지점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느끼기에도 그 오묘한 단어어야 하고, 또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도, 그 오묘함이 느껴져야 하는 단어라는 점이죠. 그리고 저는 그러한 감정 단어가 풍부한 사람은 못되는 성격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오묘한 상황과 그 상황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AI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ChatGPT에다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말하고, 어떤 예시로 창작을 하면 괜찮을까 물어봤습니다. 감정 단어와 비유를 결합해서 어떻게 표현이 가능할까, 뭐 이런 질문을 한 셈이죠.
문제는 이겁니다. 그러니까, 그 표현의 예시가... 너무 뛰어났거든요.
더 정확하게는, 그 표현이 제가 경험했던 하나의 사례와 너무나도 적합하게 맞아 떨어지는 그런 경험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사건 전체를 제가 되짚어 보게 되었다고 해야할까요.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일종의 랜덤하게 꽂히는 표적지라고 한다면, 그 애매하고 미묘한 지점을 정확하게 찌른 그런 표현이었습니다. 제가 약간의 열등감을 느낄 정도로요. 그저, 말이 되는 말을 하기 위해서 검색한 내용을 종합한 무엇인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표현은 너무나도 대단했습니다.
동시에 불현듯, 내 감정에 대해서, 표현이라는 게 어쩌면 제 감정을 정의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우선하는게 아니라, 행복하다는 표현이 우선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튼, 그 표현을 보고 제가 느낀 감정에 대해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표현을 여기 담기에는 그 사례가 조금은 부끄러운, 개인적인 사례라 그 사례를 떠올리게 할까봐 조심스럽지만, 표현만큼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존재할 수 없는 표현이기에, 저는 그 표현을 보고 빠져든 것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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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수정에 대한 보르헤스적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는데
그냥 난해한 무언가가 튀어나온 느낌이 드네요.
어렵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