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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1/11 22:42:27
Name 슈테판
Subject [일반] 일론 머스크와 독일 대안당 알리스 바이델의 대담 (수정됨)
이제 기업가일 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물이 된 일론 머스크는 최근 들어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독일의 선거에 개입해 오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번에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독일 정치의 유일한 희망이다'라는 포스팅을 올려서 논란이 되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엑스 라이브를 통해서 독일을 위한 대안당의 당수 알리스 바이델과 1시간 짜리 대담을 올렸고, 저도 흥미롭게 영상을 감상하는 중입니다. 어제 막 올라온 영상입니다.

[일론 머스크와 독일 대안당 알리스 바이델의 대담]
https://www.youtube.com/watch?v=cpjKbWKZn00&t=866s

독일 정부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물러난 이후에는, 사회민주당 올라프 숄츠가 총리가 되고, 사회민주당, 자유민주당, 녹색당이 연합하여 이른바 신호등 연정(암펠 코알리치온, Ampel Koalition) 체제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독일어로 교통신호등이 Ampel(암펠)이고, 3개 정당의 당 컬러를 합치면 신호등 색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의 암펠 연정은 집권 이후 계속 비판을 받아 왔는데, 결정적으로는 독일 경제가 악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독일의 암펠 연정은 작년 말 붕괴되었습니다. 자유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의 재정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가 해소되지 않아, 숄츠 총리가 자유민주당 기재부 장관을 해고하고, 자연스럽게 연정도 붕괴되었습니다. 숄츠 총리에 대한 재신임 투표가 있었으나, 재신임되지 않았고, 결국 독일은 올 2월 23일 조기 총선거를 다시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독일이 이렇게 조기 총선 국면이 되자, 머스크가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독일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위 대담 영상에서 일론 머스크는 알리스 바이델과 대화하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독일 집권 세력의 실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 에너지 정책 : 쉽게 말해, 원전, 화력발전 포기하고 태양광, 풍력발전, 가스에 올인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독일은 해가 잘 안 뜨는 나라라 애초에 태양광은 말이 안 되었고, 가스는 러시아가 가스를 끊으니 에너지 비용이 치솟았다. 독일은 제조업 국가다. 제조업 국가를 원전과 화력발전 없이 돌린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

2. 관료제: 독일의 관료제 심각하다. 기업 활동 한 번 하려면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너무 많다. 온라인도 아니고 페이퍼로 작성해야 한다. 여기서 머스크도 크게 하소연합니다. 자기도 독일에 테슬라 공장 지으려고 했는데, 말 그대로 트럭 한 대 분량의 서류를 작성해 허가를 득해야 했다고요.

3. 교육 정책: 독일의 교육 정책 망가져 있다. 학교가 사회주의-젠더 이데올로기의 프로파간다로 전락했다. 학생들의 언어, 수리 능력은 떨어지고 있다. 능력주의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

4. 국방정책: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국방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고, 미국의 국방력에만 의존하면서, 무책임하고도 위험하게 러시아와의 긴장과 갈등을 고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것처럼,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독립적으로 방위할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머스크는 이 영상에서도 다시 한 번 노골적으로 대안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합니다. 미국민들이 미국의 변화를 위해 트럼프에게 투표했듯이, 독일인들도 독일의 변화를 위해 알리스 바이델과 대안당에게 투표해야 하며, 대안당만이 독일을 지킬 수 있고, 알리스 바이델은 상식을 말하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머스크는 알리스 바이델에게 대안당의 극우 이미지에 대한 해명의 기회를 줍니다. 바이델의 주장은, 자신들은 극우가 아니라 보수이고, 독일의 다른 정당들이 좌파이며, 특히 기민당은 중도보수가 아니라 녹색 좌파 정당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바이델은, 독일 미디어가 대안당을 '극우'로 규정하며 '나치즘'과 결부하지만, 나치즘이야말로 국가 [사회주의]였고,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 좌파였으며, 자신들이야말로 그 정반대에 있는 자유지상주의-보수주의 정당이라는 것입니다.

영상의 후반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그리고 머스크의 우주 진출 계획(?)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흥미롭게도 알리스 바이델은 이-팔 전쟁에 대해서 자신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는 보존되어야 하고, 팔레스타인에 번영을 가져다 주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특히 불안해하고 있는 국내의 유대인들을 위한 유일한 보호자는 대안당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알리스 바이델이 독일인이라,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분명하게 개진하지만, 아무래도 반복되는 표현이 많고, 단어도 단순합니다. 아무래도 머스크가 훨씬 영어를 더 잘해서, 중간에 끼어들어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기도 하고, 바이델의 의견을 보충하기도 합니다. 독일 정치 경제의 방향성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은 대부분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상에서 두 사람의 호흡도 감상 포인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그린란드, 캐나다, 파나마를 향해 팽창주의적 영토확장에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인지... 사전 공감대가 있는 것인지... 머스크도 독일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자신만의 팽창주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런 식으로 막 나가도, 생각보다 유럽이 속수무책입니다.

머스크의 이와 같은 개입주의적 행보가 독일의 정치에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지 궁금합니다. 이미 오스트리아에서도 극우정당 자유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총선에서 1위를 하였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마크롱이 어렵게 르펜과 국민전선의 부상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총리 조르지오 멜라니는 젊은 시절 무솔리니를 찬양하기까지 했던 인물로 유명합니다. 유럽의 극우화 경향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2025년부터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땔감을 대는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는 점이 충격적입니다.

대안당과 알리스 바이델은 이 번 독일 선거가 자신들의 집권의 호기라고 생각한 모양인지, 상식을 갖춘 대중정당의 이미지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나치스와는 선을 긋고, 에너지 정책, 관료제, 교육, 국방 정책의 실패에 집중합니다. 대안당의 핵심 주장은 언제나 이민 문제에 관한 것이었고, 대안당을 둘러싼 논란도 이민 정책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이번 영상에서는 이민 문제를 크게 부각하지는 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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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11 23:07
수정 아이콘
끼리끼리 노는군요
자두삶아
25/01/11 23: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런데 열거해 주신 네 가지 대담 내용을 보니 틀린 말이 없긴 하네요.
권력을 잡았을 때 저걸 얼마나 개선할 능력이 있는지는 일단 차치하고.
크레토스
25/01/11 23:17
수정 아이콘
전기차 시장이 성장해도 테슬라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던데 다른 나라 정치 개입이나 하고 다니는 게 참 대단하다 해야할지...
안그래도 미국서 테슬라 이미지가 머스크 때문에 마가의 심볼처럼 되버렸는데
전세계에 테슬라 이미지 똥칠을 하려고 하네요.
슈테판
25/01/11 23:35
수정 아이콘
머스크가 영상 후반부에서 자신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데,
인류 문명의 생존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하려고 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미국 정치 독일 정치 관여하고 다닐 시간이 남는 것인지 살짝 의문이 들기는 했습니다.
박근혜
25/01/11 23:18
수정 아이콘
머스크가 한국 정치인과 대담을 한다면.. 전광훈과 대담을 하겠네요.
25/01/11 23:31
수정 아이콘
머스크는 한국에 대해선 그냥 강 건너 불구경 보듯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티아라멘츠
25/01/11 23:31
수정 아이콘
1234 까지는 그냥 읽었는데 나치당이 좌파라는 거 보고 절레절레..
아니 아전인수를 해도 정도가 있지 이 사람들아.. 극우의 끝으로 간 정당을 좌파라고 하면;;;
슈테판
25/01/11 23:37
수정 아이콘
영상을 보면 상당히 영리하다는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나치는 국가 [사회주의]이고, 그러니까 나치는 [사회주의]인데, 우리는 [사회주의] 정말 싫어하는 자유지상주의 보수정당이거든. 이라는 논리입니다. 3% 대 지지율로 줄어든 자유민주당의 포지션을 완전히 빼앗아 오려는 낌새도 보입니다.
25/01/11 23:41
수정 아이콘
열거해주신 네가지 정책에 대한 견해를 보면 당분간 인기가 오를수밖에 없어 보이긴 합니다.
지구 최후의 밤
25/01/11 23:46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도 자주 나오는 주제네요.
동의하진 않지만.
자칭법조인사당군
+ 25/01/11 23:58
수정 아이콘
진짜 끼리끼리 노네요
사일런트힐
+ 25/01/11 23:59
수정 아이콘
나치는 사회주의자들인데 AfD 유럽의회 의원이 무장친위대 옹호발언을 해서 극우...라고 하면 화내니까 우파 정당 교섭단체에서 쫒겨났으니 AfD는 좌파 정당이네요.
+ 25/01/12 00:38
수정 아이콘
우리도 가정에서 전기, 가스료로 월 100~200만원씩 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겠죠. 유럽에서 우파가 약진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에너지입니다. 내용에서 난민, 이민 이야기가 없는 것도 그런 이유로 보이고요.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가스발전 의존도가 매우 커져서 에너지 구조가 고비용으로 바뀝니다. 그나마 PNG니까 버틸 수 있는건데 갑자기 배로 가스를 날라야 하니까 원가 감당이 안 되는거죠.

2024년 유럽에서 증시 상승률 1위, 전세계 4위가 올해 31% 상승한 헝가리인데 대러 제재를 반대하고 에너지를 계속 수입해서 인플레 억제하고 이런 성과를 얻었죠. GDP도 23년 -0.5%에서 +2%입니다. 독일은 23 -0.3%, 24 -0.2%이고 제조업은 전기, 가스 많이 쓰는 순서대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고요.
크낙새
+ 25/01/12 01:08
수정 아이콘
독일의 에너지 문제는 러시아에서 노르트스트림을 통해서 값싸게 들여오던 천연가스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중단시키고 3배나 비싼 미국산 LNG를 어거지로 쓰는게 근본원인입니다. 노르트스트림1은 22년 9월에 우크라이나놈들이 파괴시켰고 노르트스트림2도 며칠전 우크라이나놈들이 잠궜습니다. 한마디로 독일은 우크라이나를 돕다가 오히려 뒤통수를 두대나 맞고 나라가 망조가 들은거죠. 이미 임기가 한참 지나서 근본도 없는 젤렌스키 네오나찌정권이 최후의 발악으로 '나토에서 파병해주지 않으면 우린 다 같이 죽는다' 식의 막가파짓거리를 하는데 빨리 손절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마이너스 성장으로 망해가는 독일경제에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습니다.
설사왕
+ 25/01/12 01:45
수정 아이콘
노르트스트림2는 우크라이나가 잠근게 아닙니다.
전쟁 중에 미국과 eu가 그냥 프로젝트 홀딩, 중단 시킨거죠.
아마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관을 착각하신거 같은데 그것조차 그냥 계약 종료된 겁니다.

참고로 우러 전쟁 와중에도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해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여전히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가 공급되어 왔습니다.
즉, 전쟁중인 적국에게는 자원을 주고 나는 적국에게 그 댓가로 돈을 받아 전비로 쓰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져 왔죠.
크낙새
+ 25/01/12 01:51
수정 아이콘
헉 맞습니다. 제가 착각을 했네요. 좀 창피하지만 제 댓글은 수정하지 않고 걍 두겠습니다 흐흫
뻐꾸기둘
+ 25/01/12 01: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광대가 돈이 많아지니 이런 참사가...

하다하다 극우까지 세탁질 하고 있군요.

유럽 에너지난의 원인은 우러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가스 중단인데, 속칭 블루팀이라는 미국은 이와중에 동맹에 에너지 팔아서 돈 아주 짭짤하게 만졌죠.
그렇군요
+ 25/01/12 01: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Weidel: "Adolf Hitler war ein Linker!"
(히틀러는 좌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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